후회는 항상 늦은 법이다.
-고요한 샘의 수중동굴 3층 던전의 네임드 몬스터 중 한 명인 홉 고블린 킹을 처치하였습니다.
-전직을 하지 못하여 레벨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고요한 샘의 수중동굴 3층 던전의 1층을 클리어하신 진혁님께서는 2층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고요한 샘의 수중동굴 3층 던전의 1층을 클리어 하신 진혁님께서는 발리칸 산맥의 전진기지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발리칸 산맥의 전진기지로 귀환하신 후 다시 고요한 샘의 수중동굴 3층 던전에 오시면 전투 경험치, 스탯 누적치 20% 상승효과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진혁은 알림 메시지에 표정이 일그러졌다.
나가서 포션을 사서 다시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스탯 누적치 20% 상승효과를 얻지 못하니 고민이 되었다.
“그래. 전직을 안했으니 죽음에 대한 패널티가 없으니 일단 갈 때까지 가 보자.”
진혁은 그렇게 결정을 하고 쓰러진 마드몽에게 다가갔다.
그가 죽으면서 남긴 것이 제법 있었다.
“네임드 몬스터라 그런지 제법 많이 떨어뜨렸네.”
진혁은 떨어진 아이템을 주섬주섬 집어 들었다.
검과, 방어구, 장신구는 물론 마법석과 소속성까지 챙길 수가 있었다.
“이건 뭐지?”
한 권의 책이었는데 마법서는 아닌 것 같았다.
“일기장?”
책에는 저자에게 일어난 일들이 기록이 되어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겠습니까? 발리칸 산맥의 전진기지로 돌아가시겠습니까?
다시 알림메시지가 들려왔고, 진혁은 2층으로 올라가고자 하였다.
-고요한 샘의 수중동굴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크르르르릉······.
동굴의 한쪽 벽이 열리면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진혁이 계단 위로 올라서자, 다시 동굴의 벽이 닫혔다.
파아아앗!
사면이 어두웠다가 벽에 박힌 야광석에 불이 들어오자,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 환해졌다.
“잠깐 쉬면서 체력이랑 피로감을 채우자.”
진혁을 계단에 걸터앉았고, 그냥 있기에 뭐하여 마드몽에게서 얻은 책을 읽어보았다.
-대륙력 46년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가 일어났다.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는 몬스터 차고 넘쳐 인간들이 사는 마을, 영지를 공격하는 일을 두고 말한다.
“대륙력 46년? 지금이 대륙력 396년인데······.”
무려 350년 전의 일기였다.
-나와 친우들은 몬스터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몬스터를 처치하기보다는 마을 사람들을 이웃 영지로 보내는데 주력을 하였다.
“일기인가?”
진혁은 누군가의 일기를 꾸준히 읽어 보았다.
-마법사! 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강력한 마법으로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모습에 전율을 느끼곤 하였다. 우리 마을에도 마법사가 있었더라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가득한 내용이었다.
-대륙년 50년! 정말 안 되는 걸까? 왜, 마법을 익히지 못하는 걸까?
내용이 바뀌었다.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마법을 익히기 위해서 노력을 하였지만······.
“마법을 익히려고 하였구나.”
-마법도 마나, 검술도 마나, 몽크도 마나를 사용하는데 왜, 마법사만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까?
진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옛 문헌에는 분명 마검사라는 존재도 있었다고 하던데, 왜 나는 마법을 익힐 수가 없을까?
“그래. 그렇지. 분명 전직할 수 있는 직업에 마검사도 포함이 되어 있는데.”
진혁은 인더스의 직업들을 떠올렸다.
“오히려 반대가 아닐까? 마법사는 마검사로 전직할 수 없지만 검사는 마검사로 전직을 할 수가 있는데?”
일기를 쓴 사람이 뭔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진혁은 일기를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다.
-마나 홀! 문제는 마나 홀이었다.
“마나 홀?”
-마법사에게 마나하트라는 마나홀이 존재를 한다. 마나홀은 마나를 몸속에 축적할 수 있는 공간을······.
진혁은 일기를 읽어가며 플레이어들과 NPC의 차이점을 알 수가 있었다.
“NPC는 직접 마나 홀을 만들어야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시작부터 마나 홀을 가지고 있으니까 NPC에게는 마검사나 마나몽크가 되는 것이 힘들 수도 있겠어.”
진혁은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일기를 읽으며 충분히 쉬어서 그런지 체력과 피로감이 모두 채워져 있었다.
일기를 보니 몇 장 남지 않아 모두 읽고 2층으로 가기로 하고는 일기를 모두 읽었다.
-몽크 마스터 마르테우스의 일기의 첫 장을 모두 읽었습니다. 피스터로 전직을 할 수가 있습니다.
피스트는 격투가를 시작하는 첫 직업을 두고 말을 한다.
-몽크 마스터 마르테우스의 일기 두 번째 장을 찾으면 특수 직업인 마나 피스터로 전직할 수가 있습니다.
진혁은 특수 직업이라는 말에 관심을 가졌다.
“두 번째 일기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진혁은 잠시 고민을 하였다.
“어차피 몸 쓰는 직업을 택하려고 하였으니까.”
결론을 내린 진혁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피스터로 전직을 하겠습니다.”
-진혁님께서 피스터로 전직을 하셨습니다. 전직에 따른 혜택은 다음과 같습니다.
-레벨 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전직에 따른 직업 스킬을 배울 수가 있습니다.
-전직에 따른 상위 직업으로 변형이 가능합니다.
-전직에 따른 퀘스트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전직에 따른 명성, NPC의 호감도에 따라 마을, 영지, 왕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집니다.
-진혁님께서 피스터로 전직을 하셨습니다. 전직에 따른 패널티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망시 레벨의 조건에 따라 습득한 경험치 다운, 혹은 1레벨 다운이 될 수 있습니다.
-사망시 레벨의 조건에 따라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 중 1개에서 3개까지 떨어뜨릴 수가 있습니다.
-사망시 레벨의 조건에 따라 익힌 스킬 중 1개에서 3개까지 사용제한이 됩니다. 일정 퀘스트를 통해서 사용제한을 풀 수가 있습니다.
-전직에 따른 악명, NPC와의 적대관계에 따라 마을, 영지, 왕국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로 인해서 불이익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피스터로 전직을 하신 진혁님께 축하를 드립니다.
알림 메시지는 끝났지만 진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빌어먹을, 그럼 이제 죽으면 패널티를 받는다는 말이잖아. 이럴 줄 알았다면 20%를 포기하고 포션을 사올 걸!”
후회라는 것은 항상 빨라도 느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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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진혁은 만신창이가 된 채로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던전의 2층에서 나온 몬스터는 블랙베어리치라는 몬스터로 저주 받은 마법사 리치의 실험물로 탄생한 몬스터였다.
일반 블랙베어보다 체력과 방어력, 공격력이 월등히 뛰어난 블랙베어리치는 이제 막 전직을 한 진혁이 상대할 수가 없는 몬스터지만 그간의 수련을 통해서 놈들과 싸워 이길 수가 있었다.
하지만 몸은 만신창이 되어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체력과 피로감이 떨어져 있었다.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철문!
“저 안에 2층 네임드 보스 몬스터가 있겠지.”
2층 네임드 보스 몬스터는 안 봐도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진혁은 힘든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리치는 마법사니까 어쩌면 상대하기 더 쉬울지도 몰라.”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한 후에 철문 앞으로 가서는 손을 가져다 놓았다.
끼이이익!
듣기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 진혁이 안으로 들어가자, 철문은 자동으로 닫혔다.
“내 실험물을 다 죽인 놈이라 대단한 줄 알았더니 애송이구먼.”
예상대로 깊은 후드를 쓰고 있는 존재가 서 있었다.
‘능력치는 못 알아보지만 레벨은 알아보는구나.’
진혁의 눈이 번쩍였다.
‘방심을 유도하면 내가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진혁은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여 일단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기로 하였다.
“나의 소개를 하지. 나는 벨리아 마법 학파 소속의 마법사 칼로파라고 한다.”
-고요한 샘 수중동굴의 3층 던전 중 2층 던전의 네임드 몬스터 칼로파를 만났습니다. 그를 물리치시면 3층으로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능력도 안 되는 애송이가 어떻게 나의 실험체들을 소멸시키고 여기까지 왔을까?”
그의 말에서 여유를 느낄 수가 있었다.
“한 놈씩 때려 잡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던데?”
“큭큭, 분명 조력자가 있었겠지. 그 놈들의 죽음으로 네가 여기까지 온 것이겠지. 그런 면에서는 네놈도 나처럼 사악한 놈이구나.”
‘그래, 그렇게 방심해라.’
진혁은 눈치를 보았다.
“마음에 들어.”
쩌어어엉!
그의 머리 위로 아이스 에로우가 만들어지더니 곧장 진혁을 향해 날아왔다.
“허엇!”
엄청난 속도 날아오는 아이스 에로우를 보고 바닥을 굴러 피했다.
‘투수가 강속구를 뿌리는 것 같다.’
빠르기는 하지만 진혁은 이보다 더 빠른 것도 피한 경험을 하였고, 히든 스탯 감각과 시야로 인해서 쉽게 피할 수는 있었지만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최대한 힘들게 피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쉐이이익!
아이스 에로우가 계속해서 만들어지며 진혁을 공격하였고, 이를 피하면서 리치인 칼로파에게 접근을 하였다.
“클클!”
고양이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쥐를 연상하게 만드는 진혁의 모습을 보고 즐거운 듯 소리를 내어 웃었다.
“바닥을 구르는 기술만큼 최고이구나.”
“치사하게 마법 쓰지 말고 주먹으로 한 번 붙어 보자.”
“미친 놈, 마법사에게 주먹으로 싸우자고 하면 마법사가 그리하겠다고 하겠느냐?”
진혁은 가까워진 거리에서 아이스 에로우를 피하고는 한 번에 도약하여 칼로파의 허리를 잡으려 두 팔을 뻗었다.
“크크, 노력은 가상하다만 네놈의 수법이 눈에 뻔히 보이는구나.”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칼로파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사라지고, 진혁은 허공에 손짓을 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커어억!”
그런 진혁을 향해 아이스 에로우가 날아와 등을 때렸다.
-체력과 피로감이 위험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포션을 복용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알림메시지가 텍스트와 음성으로 알려왔지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바닥을 굴러 그 자리를 피하는 진혁은 칼로파를 보았다.
공격을 해 올 것이라 생각을 하였는데 그렇지 않고 자신이 바닥을 뒹구는 모습을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어서였다.
놀림을 당했다고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러 올랐다.
“이 새끼가!”
“클클, 너는 바닥을 구르는 것에 특화된 놈이구나. 망구스보다 더 잘 구르는 것을 보니 말이다.”
진혁을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그럼 되겠다.”
“뭐가?
“널 잡아서 윔이랑 개조를 해 봐야겠구나. 그럼 땅속도 잘 다닐 것 아니더냐.”
“누구 마음대로!”
진혁이 칼로파에게 달려갔다.
그와 동시에 생겨나는 아이스 에로우가 진혁을 향해 날아왔고, 상체만을 움직여 피하였다.
쩌어어어엉!
칼로파에게 접근할수록 만들어지는 아이스 에로우의 개수가 많아졌고, 진혁은 이를 악물고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 이를 피하고 칼로파의 앞에 도착해서 주먹을 뻗었다.
“제법이구나.”
“빌어먹을!”
이번에도 순간이동으로 진혁의 공격을 피하고 물러났다.
“이제 보니 네놈의 민첩함이 바이탈 캣을 능가하는구나. 웜이 아니라 바이탈 캣과 합성하는 것도 재미가 있었어.”
진혁은 놈을 향해 중지를 올린 후에 그에게 접근을 하였다.
방심을 유도하려고 하였지만 상대의 조롱에 열을 받은 진혁은 오히려 자신이 칼로파의 심계에 걸려들었음을 알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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