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은 나쁜 놈들이니까 혼나야지.
“그래?”
-일단 추진은 하고 있는데 UFC측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어. 일단 긍정적이라는 신호를 받았으니까 두, 세달 안에 결정이 날 것 같아.
진혁은 엘리스 강의 전화를 받고 뮤라스 엔터에서 진혁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그 노력에 대한 성과들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고마워.”
-고맙긴, 이것도 다 비즈니스인데. 우리도 손해를 보면 안 되잖아.
“그렇긴 하네.”
-그런데 진혁, 너 집은 언제 완공이 돼?
“왜?”
-왜긴, 나에게 방 하나 준다고 그랬잖아. 그러니까 나 쓸 가구들이랑 생필품 사서 두려면 완공 되는 날짜를 알아야지.
진혁은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들어올 때, 엘리스 강이 한 말을 떠올렸다.
“아, 집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
-그래?
-공사 책임자가 자기 마음대로 자재를 결정해서 처리하려고 하기에 처음 계약한 것으로 자재를 사용해 달라고 그랬거든.”
-그래? 그런 걸 보면 한국은 좀 이상한 나라야. 계약서가 있는데 왜, 그리 생 때를 쓰는지.
“한국적인 정서 때문이지. 인정이라는 정서 말이야.”
-하여간 잘 이해가 안 돼.
“아, 내가 전에 메일로 보내 준 거 있잖아. 허위기사를 작성해서 유포한 기자들 말이야. 그 사람들 고소해 줄 수 있어?”
-물론 할 수 있어. 정말 고소할 거야?
“할 수 있으면 해야지. 일부러 악의적인 기사를 써서 보도하는데 그냥 두면 계속해서 사람들을 괴롭힐 거야. 이런 기자들은 기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을 해.”
-알았어. 그럼 뮤라스 한국 법인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고소를 진행해 줄까? 아님 네가 뮤라스 엔터 스포츠 매니지먼트 소속으로 회사 측에서 악의적인 내용으로 인해서 손해를 보았다고 고소를 해 줄까?
“뮤라스에서 미국에서 고소 해 줘. 아주 벌금을 세게 때려버리게.”
-호호, 그건 힘들어. 그렇게 해도 한국 사람이니 한국 법원에······.
엘리스 강은 진혁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었다.
“그래?”
-대신 회사 입장에서 확실하게 보상을 받아 줄게.
“그렇게 해 줘.”
-알았어. 그런데 운동하는 건 좀 어때? 혼자서 운동하는 게 어렵지 않아?
“혼자 아니야. 체육관에서 아시아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있어. 그러니 내 걱정은 말고 시합만 주선해 줘. 굳이 UFC가 아니라도 상관없어. 종합이든, 입식이든 가리지 않을 테니까. 시합만 만들어 줘.”
-그래. 우리도 노력할게.
“고마워.”
-변동 사항이 생기면 바로 알려 줄게. 혹시 시합이 급하게 잡혀도 상관없지?
“그래. 15일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누구라도 상관이 없어.”
-그래. 다음에 볼 때까지 건강해. 난 지금 사우디 가 봐야 해.
“사우디아라비아?”
-응, 우리가 가진 기술에 관심이 많은 가 봐. 뮤라스에 투자한다고 해서 회장님 모시고 수행원들이랑 가 봐야 해.
“여전히 바쁘네. 조심해서 다녀와.”
진혁은 엘리스 강이랑 통화를 끝낸 후에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 출국한다고 그랬지. 그 동안 받은 스파링 페이, 현지 가서 맛난 거 사 먹으라고 돌려주고 와야지.”
그 동안 스파링을 해 주며 받은 돈을 고스란히 모아 두었기에 그 돈을 전해주기 위해서 진혁은 집을 나섰다.
*
“시X, 그래서 한 번 해 보자는 거야.”
“죽기 싫으면 이번 퀘스트에 참가하지 말고 찌그러져 있어라.”
인더스 월드의 두라스 왕국은 드러난 다크엠버서더 소속 서드 오더인 후드 백작을 잡기 위해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베로니카 후작령으로 모여들었다.
그 동안 메인 퀘스트를 플레이어들에게 강탈하여 독점하다시피 하여 진행하던 케빌로스 길드와 연합인 아틀란티스 길드를 비롯하여 파이어 길드, 디스트로이드 길드 등, 중소 연합 길드 소속의 플레이어들이 메인 퀘스트인 서드 오더 후드 백작을 잡기 위해서 베로니카 후작령으로 모여 들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능력 없으면 찌그러져. 필드 나가자말자, 내 칼에 맞아 죽었다고 억울해 하지 말고.”
메인 퀘스트에 욕심을 드러내는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길드의 플레이어들은 중소 길드의 플레이어들을 협박하고 다니면서 메인퀘스트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이들에게 협박을 받은 중소 길드 플레이어들은 이들의 횡포에 대항하며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일으키며 영지에서 티격태격 하였다.
이를 지켜보는 플레이어들은 케빌로스 길드와 아틀란티스 연합을 편하게 연합길드라 불렀고, 중소길드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연대를 하며 대항하였는데 이를 혈맹 길드라 불렀다.
처음에는 연합길드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했지만 연합길드의 사냥터 통제를 비롯하여 인더스 월드에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며 많은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며 플레이어들이 레벨 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지 못하고 강제를 하자, 이에 불만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혈맹에 참가하면서부터 연합과 혈맹의 힘이 조금씩 균형이 맞추어졌다.
한쪽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하면 몰라도 비슷하게 되자, 이들의 충돌이 자주 일어나며 NPC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저들을 믿고 어떻게 후드 백작을 잡으러 간단 말이야.”
“저리 싸워도 막상 후드 백작과 싸움이 일어나면 저들은 물불가리지 않고 후드 백작을 잡으려고 할 것입니다.”
베로니카 후작은 이미 기사와 병사들을 동원하여 후드 백작을 붙잡기 위해서 나섰지만 실패를 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의 도움을 청하였지만 막상 플레이어들은 후드 백작과 싸우기 전에 서로 편을 나누어 싸우고 있으니 미덥지가 못하였다.
“로드리안 백작을 구한 그 자는 어디 있는 건가?”
“로드리안 백작의 상인회 소속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로드리안 백작을 구한 뒤에 본령을 떠났다고 합니다.”
“음······.”
한편 베로니카 후작령에서 플레이어들의 다툼이 심화되는 가운데 진혁은 베로니카 후작령을 떠나 크로만 후작령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크로만 후작령으로 가는 길에 얀쿤 백작이 관리하는 얀쿤 영지에 도착하였는데 얀쿤 영지는 해안가를 따라 길쭉하게 자리를 잡은 영지라 영지 전체에서 해안가의 바다를 볼 수가 있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얀쿤 영지의 해안가에서 해안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를 획득하였는데 몬스터의 레벨도 다양하여 저레벨부터 고레벨까지 다양한 레벨군의 플레이어들이 이곳에서 사냥을 하는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얀쿤 영지는 해안가의 도시답게 휴양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귀족들의 휴양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영지 중 한 곳이었다.
“피란체바, 우리 바다 구경하러 가자.”
“피란체바는 물을 싫어하는데.”
“넌 백호를 타고 있으면 되지. 사냥은 내가 할 테니까 넌 구경만 해.”
“안 돼. 나도 몬스터를 사냥할 거야.”
“그래. 그럼 넌 모래가 있는 곳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난 물이 있는 곳에서 몬스터를 잡고 그러면 되겠다.”
“응, 빨리 가자. 내가 다 잡아 줄게.”
진혁은 피란체바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아마 해안가에 도착해서 처음 보는 몬스터를 보면 신기해서 그놈이랑 논다고 자신을 비롯하여 소환수의 어려움은 본채, 만 채 할 것이 뻔하였다. 그럼에도 진혁에게 피란체바는 천군만마보다 더 든든한 조력자였다.
“그래. 영지 들렀다가 워프 게이트 활성화 시킨 후에 준비할 거 좀 준비하고 가자.”
영지에서 필요한 것이라 해 봐야 체력회복 포션과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여 귀환 스크롤이 전부였다.
진혁과 피란체바가 준비를 끝낸 후에 해안가로 오니 해안가에서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있었는데 이곳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리자드 맨과 킹크랩이라 불리는 자이언트 바닷게, 해안가 선착장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해적들, 그리고 해안가 방책 너머 해적소굴이 있었다.
해안가가 필드 사냥터라고 하면 해적소굴은 일종의 개방형 던전으로 해적소굴을 둘러 싼 방책의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외부에 보는 것과 달리 엄청 넓은 장소로 변한다. 이 안에서는 해적들이 훈련을 받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해적소굴 안으로 들어가면 내성으로 들어가는 방책에 하나 더 세워져 있는데 그곳에는 방책 위에 경계를 서는 해적들도 있었다.
내성 안에 있는 해적들은 군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잘 훈련된 자들이라 이곳 얀쿤 영지에서는 가장 높은 레벨의 몬스터이기도 하였다.
이런 걸 보면 양쿤 영지는 해적들의 침탈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영지이기도 하였다.
“진혁, 저기 봐. 거북이야.”
“거북이는 몬스터가 아닌데.”
“그래? 나 거북이 볼래.”
진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혹시 모르니까 리틀 백호 등에 타고 거북이랑 놀아.”
“응.”
진혁이 피란체바를 위해서 리틀 백호를 소환해 주었다.
피란체바는 리틀백호 등에 올라타고는 명령을 내려 거북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럼 나도 여기서 몬스터를 사냥 좀 해 볼까.”
진혁은 해안가에서 리자드맨과 자이언트 바닷게를 사냥하면서 조금씩 영지에서 멀어지면서 해안가 한 가운데까지 진출하여 몬스터를 사냥하게 되었다.
진혁은 영지에서 조금 멀리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부서진 선착장이 나왔고, 그곳을 어슬렁거리는 해적들을 볼 수가 있었다.
“가만, 내가 메인 퀘스트를 하면서 산적, 수적, 마적들과 싸우면서 관련 정보들을 얻었는데 저놈들은 관련이 없을라나?”
진혁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해적들을 모두 소탕해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동동일, 동동이······.”
진혁은 소환수를 소환한 후에 레이즈 구울 폰 마법을 사용하여 구울 병사를 소환하였다.
스켈레톤 병사는 해적들을 쓰러뜨린 후에 소환이 가능하니 일단은 이들을 대동하고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이놈들 뭐야!”
해적들이 진혁의 소환수를 보고 두려워하기보다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소환수들에게 달려들었다.
알려진 바로는 스켈레톤 병사들과 구울 병사들은 그리 강한 언데드 몬스터가 아니니 해적들이 진혁의 소환수를 쉽게 생각한 것이었다.
“서몬 레지스트!”
진혁은 소환수들에게 버프를 걸어준 후에 자신에게도 버프를 건 후에 해적들을 향해 달리며 추진력을 얻어 점프를 하였다.
긴 체공력을 이용해서 공중에서 해적들을 향해 발차기를 하였는데 세 명의 해적이 진혁의 발차기에 맞고 나뒹굴었다.
진혁은 움직이기 불편한 해안가의 모래사장보다는 부서진 선착가 위로 올라가서 싸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여 선착가로 이동을 하였다.
“동동일과 동동이는 선착가에서 위치를 잡고 자리를 확보해.”
진혁의 명령에 동동일과 동동이가 먼저 움직였다.
“동동삼은 구울 병사들을 이끌고 해적들이 선착장으로 오는 걸 막아라.”
진혁의 소환수들은 진혁의 명령에 움직이며 전투 대형을 완성하고 몰려오는 해적들을 상대하였다.
“이놈들은 뭐야?”
갑자기 나타난 피란체바가 진혁에게 물었다.
“해적들, 우리가 산적, 수적, 마적과 싸워 봤으니 마지막 남은 해적들과도 싸워 봐야지.”
“아, 그러니 해적이 사적의 마지막이구나.”
“사적?”
“응, 산적, 수적, 마적, 해적. 다 적이 들어가니까. 적은 나쁜 놈들을 가리키는 말이잖아.”
듣고 보니 그랬다.
“그러니까 사적이지.”
“피란체바는 엄청 똑똑하구나.”
“응, 피란체바는 모르는 것이 없어.”
언제나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피란체바라 그러려니 하였다.
“그런데 너 작은 백호는 어디다 두고 왔어.”
“리틀 백호? 저기 거북이이랑 있는데.”
“데리고 와야지. 리틀 백호가 저기서 사람들에게 공격을 당하면 어떻게 해.”
“괜찮아. 리틀 백호는 엄청 귀여워서 여자 사람들이 몰려와서 많이 쓰다듬어 주고 그래.”
“그래?”
“피란체바보다 더 인기가 많아.”
피란체바의 말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백호만 예뻐하니까 셈이 나서 그냥 두고 온 듯하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얼른 리틀 백호를 데리고 이리로 와.”
“알았어. 해적들은 내가 다 잡을 테니까 진혁은 잡지 말고 가만히 여기 있어. 알겠지.”
“그래. 그렇게 할게. 얼른 가서 리틀 백호 타고 이리로 와.”
피란체바가 사라지자, 진혁은 피식 웃었다.
“언제 사람 만들지. 아, 정령이니 사람은 안 되겠구나.”
저 멀리서 리틀백호를 타고 뛰어오는 피란체바가 보였다.
“그래도 무료한 생활에 피란체바로 인해서 활력을 얻을 수가 있으니 내가 고마워해야지.”
백호를 타고 오다 피란체바는 허공을 날아서 빠르게 해적들이 있는 곳으로 가더니 마법으로 해적들을 공격하였다.
콰아아아아앙!
마법으로 지상을 퍼붓는 피란체바를 본 해적들이 외쳤다.
“정령이다. 떨어뜨려!”
해적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권총 같은 걸 꺼내어 들었는데 물리 공격에 면역력을 가진 정령이나 팬덤, 혹은 고스트 속성의 몬스터들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마력 총이었다.
마력 총은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없는 아이템 중 하나로 대미지도 약하고, 사거리가 짧다. 무엇보다 연사 속도가 엄청 느리기 때문에 NPC들조차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템이기도 하였다.
타아앙··· 탕··· 탕··· 탕··· 타아앙······.
해적들이 피란체바를 향해 마력 총으로 겨냥하고 총을 쏘자, 피란체바가 화들짝 놀라 날아오는 마력탄을 피하였지만 몇 발은 피란체바의 몸에 적중 되었다.
“아야···, 이씨!”
피란체바는 자신을 공격한 해적들을 향해 짜증을 내며 분노를 드러내었다.
“너희들 저리 가! 내가 다 죽여 버릴 거야.”
피란체바가 화가 나서 진혁의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소환수들이 흠칫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모습에 진혁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피란체바를 말릴까도 하였지만 그냥 원하는 대로 해 보라고 그냥 두었다.
“너희들 다 죽었어!”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