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관장님 돈 많이 벌어 좋겠네.
진혁은 루드산포드 백작령의 자신의 저택으로 와서 그 동안 모아 두었던 재료를 이용하여 창고에서 또 하나의 키메라를 제작하는 중이었다.
-아니야.
그런 진혁을 옆에서 돕고 있는 피란체바의 잔소리는 끝임 없이 이어졌고, 진혁은 잔소리를 듣지만 자신에게 유익한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피란체바가 가르쳐 주는 대로 배우고 익혔다.
“뼈와 힘줄 그리고 피부는 최상급의 재료를 사용해야 해. 이것들은 키메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들이니 말이야.”
“그래?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최상급의 재료는 순수 흑철인데 그걸 가공하여 뼈로 만들까?”
광물 중에도 등급이 나뉘어 있는데 가장 낮은 등급은 불순물이 섞인 광물, 그 다음은 일반 광물, 가장 좋은 등급이 순수한 광물이었다.
-아니, 그건 육체적으로 다 성장한 키메라에게 사용해야 하는 거야. 이 키메라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금속으로 뼈를 만들어 대체하면 육체적으로 성장할 수가 없어.
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 키메라는 금속을 사용하면 안 되겠네?”
-응.
“어디 보자. 그럼 내가 가진 재료들을 한 번 조합해서 좋은 재료를 만들어 봐야겠어.”
진혁은 재료 합성을 통해서 보다 좋은 재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재료들을 소모하였고, 나름 만족할 만큼 재료를 얻을 수가 있었다.
“정제된 순수 드레이크의 뼈라면 괜찮겠지.”
-아주 좋아. 그걸로 이 아이의 골격을 완성시켜.
진혁은 드레이크 뼈를 가판에서 몇 개 구입해 두었는데 그걸 이번 키메라 제작에 모두 사용하였다.
진혁은 만든 키메라는 어린 사벨타이거였는데 이름을 리틀 백호라 지었다.
어린 사벨타이거는 전투용이라기보다는 피란체바가 타고 다닐 수 있는 용도로 제작을 하였는데 이 역시 유니크 대작이 나왔다.
어린 사벨타이거라 그런지 같은 유니크 대작인 백호보다는 능력치가 부족하였지만 재능은 백호보다 더 높았다.
*이름:리틀 백호(유니크 대작) *레벨: 100레벨
*직위: 키메라 *종족: 샤벨타이거
*피로감: 3,000/3,000
*체력: 2.000/2,000
*마력: 500/500
*재능: 500
*캐릭터의 전투에 영향을 주는 스탯
공격력: 500 방어력: 700
민첩함: 1,000
진혁은 두 번째 키메라를 만든 후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좋은 작품이 나왔어. 이게 다 피란체바가 나를 잘 가르쳐 줘서 그런 거야. 고마워.”
-응, 또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 봐. 내가 가르쳐 줄게.
피란체바는 진혁의 어깨 위에서 내려와 작은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리틀 백호의 등에 올라탔는데 리틀 백호는 거부하지 않았다.
“우리 이제 페루산디스 백작령으로 갈까?”
-응!
*
인더스 세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진혁은 기지개를 한 후에 캡슐에서 나왔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에 식사를 하기 위해서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몇 가지 반찬과 함께 햇반을 하나 꺼내어 데운 후에 천천히 식사를 하였다.
한 끼의 밥을 먹는 동안 진혁은 휴대폰 문자, 전화 음성을 확인하였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포유 사이트에 접속을 하였다.
컴퓨터가 아니라고 해도 검색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천천히 게시글들을 읽어보며 천천히 밥을 먹었다.
“다들 메인 퀘스트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하는 모양이구나. 하긴 메인 퀘스트를 받았다고 해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처리할 테니까.”
진혁은 게시글을 쭉 읽어보다가 흥미로운 글을 발견하였다.
-강화 고수들이 말하는 강화 방법의 꿀팁.
“강화에 꿀팁이 있나? 그냥 운에 좌우되는 거 아닌가?”
진혁은 글을 클릭하여 재미 삼아 읽어보았다.
-강화는 보통 안전강화까지 한 후에 비슷한 효과의 아이템을 획득하게 되면 강화를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음··· 재물을 바친다고?”
강화에는 확률이라는 것이 있고, 그 확률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법으로 예를 들어 강화 성공 확률이 30%이면 네 번 중 한 번은 성공을 하니 앞서 다른 아이템을 강화하여 실패하게 만든 후에 세 번째나 네 번째에 강화를 하고자 하는 아이템을 강화하면 성공할 확률이 올라간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음, 그럴싸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아이템을 강화할 때, 성공 확률이 그렇다는 것이니 열 번 강화하면 무조건 세 번 성공을 한다는 그런 뜻은 아니란 말이다.
“그래도 흥미롭기는 하네.”
진혁은 또 다른 글이 없나 찾아보다 그리 관심을 끄는 이야기를 찾지 못하였다.
식사를 끝낸 후에 대충 정리한 후에 소화도 시킬 겸 하여 집을 나섰다.
“가끔은 이렇게 햇빛도 보고 살아야 하는데.”
진혁은 익숙한 길을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체육관까지 갔다.
체육관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몇몇 이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국내 대회에 선수로 뛰는 이들도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 선수로 뛰는 이들도 있었다.
의외로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바닥이 좁아서 유명한 관장이 있는 체육관이나 유명 선수가 있는 체육관으로 지망생이나 선수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렇기에 돈을 버는 체육관은 많은 돈을 벌지만 그렇지 못한 체육관은 늘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도 많이 있다.
최달수가 운영하는 체육관은 한국에서는 제법 알아주는 곳은 많은 이들이 등록하여 선수, 혹은 취미로 종합격투기를 배우고 있는 곳 중 한 곳이었다.
“왔어?”
봉수가 진혁을 반겨 주었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네요?”
“너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늘었어. 새로 들어온 관원들도 많고.”
“그래요? 관장님만 노 났네요.”
“그렇지.”
“관장님은요?”
“나갔어. 너 방송 출연하기 전에 우리 체육관을 방송에 먼저 내보내기로 했나 봐.”
진혁은 방송 이야기를 듣고 매니지먼트 계약을 할 때, 방송 출연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 떠올랐다.
“방송으로 광고도 하고···, 우리 관장님 곧 엄청난 부자가 되겠네요.”
“인간극장 그런 다큐 형식으로 촬영하는가 보던데 너도 촬영시간 맞춰서 나와야 할 거야.”
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당연하죠. 관장님이나 선배들이 잘 되면 저도 좋으니까요.”
진혁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탈의실로 가서는 옷을 갈아입었다.
“방송이라······.”
이제 UFC에서 3전을 뛴 선수에게 방송 출연을 하라고 하니 어색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격투기 선수로 이름을 조금 알리다 지금은 은퇴를 하고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가 한 사람 있었다.
그는 격투기 선수를 할 때와는 달리 지금은 겁이 많고 조금은 어수룩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가 과거 격투기 선수였었다는 사실을 가끔은 잊어버릴 정도로 방송에 잘 적응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었다.
“하긴 요즘은 스포츠 선수들이 방송에 많이 나오니까······.”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진혁은 다른 사람들의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쪽에서 몸을 풀었다.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줄넘기로 몸을 달군 후에 샌드백을 치며 자신만의 루틴에 따라 훈련을 하였다.
간혹 진혁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진혁은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할 일에만 집중하였다.
파아앙!
샌드백을 치는데 총성이 울리는 것처럼 소리가 들렸다.
“저거 맞으면 그대로 뻗겠다.”
주먹으로 샌드백을 치면서 가끔은 발로 차고 그랬는데 그 소리를 듣는 봉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형!”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최상호를 불렀다.
“왜?”
“진혁이 조금 이상하지 않아요? 샌드백을 치는 소리가 더 묵직해진 것 같은데?”
최상호는 샌드백을 치고 있는 진혁을 보았다. 들리는 소리는 확실히 묵직하게 들려왔다.
“저거 살 찐 거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근육의 양을 늘린 건가? 집에서도 훈련을 한다고 하더니······.”
봉수는 한 동안 진혁이 샌드백을 치고 있는 걸 보더니 곧 시선을 다른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에게 돌렸다.
이곳에는 진혁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봉수가 훈련을 봐 줘야 할 이들이 몇 명 더 있었다.
“상수, 더 간결하게 치고 빠져야지.”
최상호 역시 마찬가지, 그는 관장이 없을 때는 관장의 역할까지 해 주고 있었다.
“따라가서 붙어.”
선수를 훈련시키는 그들의 소리가 가끔은 진혁이 샌드백을 치는 소리에 묻힐 때도 있었다.
파아앙!
진혁은 자신의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샌드백을 가상의 상대로 생각하고 주먹과 발을 사용하여 치고 빠지고, 붙으며 혼자만의 훈련에 열중하였다.
*
찌이이익······.
불판 위에 삼겹살이 맛있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고 있었고, 그 옆에 삼겹살이 익으면서 흘러나오는 기름을 이용해서 굽는 김치는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군침을 절로 삼키게 만들었다.
김봉수는 한 손에는 고추, 한 손에는 가위를 들고는 김치 위에 얇게 잘라서는 김치에 매운 맛이 스며들게 만들었다.
“적당히 잘라서 넣어. 너무 많이 넣으면 매워.”
“맵찔이··· 남자가 이것도 못 먹어요.”
최상호에게 한소리를 하고는 김치와 고추가 잘 섞이게 뒤집었다.
“맛있겠다. 그치.”
“많이 드십시오.”
진혁이 훈련을 끝내고 최상호와 김봉수가 체육관에서 수고를 하니 고기 한 번 산다고 두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이다.
“그래. 잘 먹을게.”
고기가 익자, 최상호와 김봉수의 손이 빨라졌다. 그들은 소주잔에 술을 채운 후에 한 잔 들이켰고, 진혁은 술 대신 콜라를 먹었다.
“이모, 여기 고기 추가요.”
건장한 장정 세 사람이 고기를 먹으니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다.
안 그래도 고기에 진심이 이들이 각 잡고 먹으니 세 명이서 10인분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렇게 고기를 먹는데 집중을 하던 세 사람이 어느 정도 배를 채웠는지 그제야 대화를 나누었는데 의외로 인더스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말이 많지. 지금 메인 퀘스트에 관해서 감도 잡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래요?”
“우리 왕국도 비슷해.”
최상호 역시 인더스를 하고 있는데 진혁과 봉수와 달리 그는 두라스 왕국이 아닌 리케어 왕국에서 시작을 하여 즐기는 중이었다.
봉수나 진혁처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슬로우 게임 라이프스타일이라 레벨은 진혁보다 조금 높은 편이지만 얼마가지 않아 따라 잡힐 것이 분명하였다.
슬로우 게임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하나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다크 앰버서더의 음모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메인 퀘스트에 대해서 이래저래 알아보았지만 딱히 단서라고 할 만한 것을 얻지 못하였다.
“길드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긴 한데 쉽지 않나 봐.”
“길드라고 해 봐야 인원이 몇 명 되지 않잖아요.”
“그렇긴 해도 혼자서 움직이는 것 보다야 낫지. 그리고 그들은 모두 고레벨들이 일단 단서만 잡으면 무섭게 치고 나갈 거야.”
길드 레벨 제한으로 인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길드원의 수가 제한되어 있다. 길드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길드 퀘스트를 통해서 인지도를 쌓아 길드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길드 레벨 퀘스트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렇겠죠. 우리 왕국에서는 케빌로스 길드가 조금 앞서나가고 있는데 형네 왕국은 어느 길드가 앞서나가고 있어요?”
“아틀란티스 길드, 듣기로는 길드 레벨이 2레벨로 올라가서 길드원을 50명까지 늘렸다고 해.”
“우와 그 빡신 길드 퀘스트를 벌써?”
“듣기로는 퀘스트만 전문적으로 하는 플레이어들이 따로 있다고 들었어.”
“그럼 두라스 왕국이 리케어 왕국에게 밀리겠네요.”
“뭐, 그런 걸로 밀릴까. 문제는 메인 퀘스트지.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정치에 참여를 하게 되면 더 많은 고급 정보들과 숨겨진 던전에 대한 정보들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하니까.”
진혁은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다.
‘상호 형도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알아야 할 건 다 알고 있네.’
“진혁이 넌 좀 어때?”
“저는 아직 저렙이라 레벨 올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요.”
“레벨이 얼마인데?”
“212레벨이에요.”
프라다와 함께 산적들을 처리하면서 6레벨을 올렸다. 다른 이들에 비해서 경험치를 조금 더 많이 획득하고 있어 레벨업은 빠르게 할 수가 있었다.
“빨리 쫓아오고 있네. 난 230레벨인데.”
최상호가 말을 하자, 진혁은 곧 따라 잡을 것이라 말을 하며 봉수에게 물었다.
“형은 레벨이 얼마인데요?”
“난 280레벨.”
“와우!”
인더스를 플레이하는 이들 중에서 레벨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는 312레벨이었다.
소위 랭커라 불리는 플레이어들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빠르게 레벨 업을 할 수가 있다.
진혁의 경우 전직을 해야 레벨을 올릴 수가 있어 많은 레벨 업 기회를 손해 보긴 하였지만 그래도 이제 랭커들과 100레벨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직 전에전 손해를 보았지만 고대 대작으로 진화한 후에는 나름 빠르게 레벨 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이템과 스탯을 비교하면 진혁이 최고 레벨인 312레벨의 플레이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았기에 이에 대한 불만 같은 건 없었다.
다만 자신의 클래스가 듀얼 클래스이고,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일반 플레이어보다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불만이 아닌 불만이었다.
“그런데 형, 그거 어떻게 생각을 해?”
“뭐?”
“강화하는데 제물을 사용해서 실패 확률을 줄이는 거.”
“개소리지. 강화는 운빨이야. 앞서 실패를 하였으니 이제는 성공하겠지 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거지. 그거 믿고 강화하다가 아이템 날린 플레이어들이 수두룩하다.”
“그렇죠. 근거 없는 헛소리죠.”
“못 믿겠으면 네가 한 번 해 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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