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얼굴이나 보러 가자.
진혁은 집을 나와 무작정 인천공항으로 가서 이탈리아로 가는 항공편을 알아보고 티케팅을 하였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무비자로 오갈 수 있도록 수교를 맺어 여권만 있으면 언제든지 오갈 수가 있었는데 한국은 이렇게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제법 많았다.
진혁은 손에 든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는 항공권을 보고 피식 웃었다.
프라다가 밀라노에서 패션쇼와 전시회를 한다는 말이 기억이 나 충동적으로 티케팅을 한 자신이 왠지 어설퍼 보여서였다.
“뜻하지도 않은 여행이라··· 뭐, 이런 일탈도 괜찮겠지.”
진혁은 최달수 관장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관장님과는 나중에 고기 먹으면서 풀면 되겠지.”
진혁은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시간이 되자,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대략 12시간을 타고 가는 비행이라 비행기 안에서 한참을 자고, 먹고 쉬고 하여도 여전히 하늘 위였다.
하늘 위라 처음에는 뭔가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그것도 잠깐 같은 환경에 금방 지겨워지고 만다.
진혁은 시합 때문에 외국으로 많이 다녀봤기에 이럴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잘 알고 있었다.
신문을 보고, 잡지를 보고 기내식을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 신문보고, 잡지보고 기내식 먹고, 잠시 눈을 붙이고 이렇게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12시간이 지나가고 저 아래 나폴리 국제공항이 눈에 들어온다.
“다 왔네.”
아무리 편하게 온다고 해도 장거리 비행은 피곤한 법이었다.
진혁은 항공기에서 잠깐 기다렸다가 짐을 챙긴 후에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간단한 몇 가지 질문을 받았고, 성실히 대답을 한 후에 공항을 나섰다.
“그러니까 내가 전에 쉬었던 호텔이······.”
진혁은 자신의 기억을 되살려 예전에 이탈리아에 왔을 숙박을 하였던 호텔을 기억해내고는 공항 앞에서 택시를 탔다.
“베르나 밀란으로 가주세요.”
이 정도의 간단한 영어는 할 수 있었고, 이탈리아 택시 기사들 역시 간단한 영어는 알아들을 수가 있었기에 목적지까지 가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택시를 타고 베르나 밀란 호텔로 간 진혁은 데스크로 가서 휴대폰을 꺼내어 통역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방이 있는지는 물었다.
“며칠 동안 머무실 겁니까?”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있을 겁니다.”
통역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대화를 주고받은 진혁은 데스크의 직원에게 물었다.
“호텔 룸서비스 중에 가상현실 인더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접속기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해 주세요.”
“숙박요금과 가상현실 인더스 게임의 접속이 대여에 관하여 일주일 정도 선불로 계산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얼마죠?”
“숙박비와 서비스 비용 포함하여······.”
진혁은 자신의 카드로 일주일 치를 먼저 계산을 하였다.
“2306호입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십시오.”
진혁은 방 열쇠를 받아들고 2306호로 올라갔다.
호텔 방에 도착한 진혁은 먼저 간단하게 샤워를 한 후에 침대에 누웠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대략 7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는데 한국이 7시간 정도 빠르다.
“잠을 안자고 버티다가 밤이 오면 자는 것이 낫겠지.”
시차 적응을 위해서 잠을 자기보다는 조금 버티기로 하였다.
진혁은 대여를 한 인더스 접속기를 사용하여 접속을 시도하였다.
-개인 접속기가 아닌 대여 접속기입니다. 홍체 인식을 합니다.
개인 접속기는 고유 번호가 있어 홍체인식과 지문 인식을 한 번만 해 놓으면 자동으로 인식해서 바로 접속할 수가 있지만 대여 접속기는 처음부터 절차에 따라 접속을 해야 했다.
-진혁 님, 반갑습니다. 지금 접속하신 곳이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베르나 밀란 호텔이 맞습니까?
“맞습니다.”
진혁은 절차에 따라 접속을 진행하였고, 모든 절차가 끝나자 인더스 세상으로 접속할 수가 있었다.
진혁은 접속해서 프라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일을 가장 먼저 하였다.
-나, 이탈리아 밀라노에 왔어. 바르나 밀란 호텔인데 못해도 일주일 정도 있을 거야. 시간 되면 얼굴 한 번 보자.
진혁은 프라다에게 시스템 메시지를 보낸 후에 벨리아 마을로 갔다.
몇 번의 위프 게이트를 이용해야 하니 약간의 돈은 들지만 그래도 빠르게 이동할 수가 있어 좋았다.
벨리아 마을에도 제법 많은 플레이어들이 들어와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몬스터 서식지가 있는 그린우드는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에게는 인기가 좋은 사냥터 중 한 곳이었다.
진혁은 플레이어들의 눈을 피해서 잊혀진 신전으로 이동을 하였다.
아직까지 플레이어들에게 발견되지 않았는지 잊혀진 신전은 많은 몬스터들로 득실거렸다.
-여기에 왜 왔어?
진혁이 몬스터를 만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피란체바였다.
“수하 한 명 만들려고.”
-반데시?
“그래. 이제까지 내가 만난 놈들 중에서는 제일 강한 놈이니까 나에게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래. 반데시는 진혁을 많이 도와 줄 거야. 나도 도와줄게.
“피란체바가 곁에 있어 늘 든든해.”
-어서 저놈들 때려잡자.
피란체바가 진혁을 재촉하였고, 진혁은 구울 병사를 소환하였다.
구울 병사들이 땅에서 천천히 솟구쳐 올라왔다.
“백호, 리틀 백호 소환!”
마법진이 생성되면서 천천히 키메라인 샤벨타이거 백호와 리틀 백호가 빛무리와 함께 소환이 되었다.
“스켈레톤 나이트 동동일 소환!”
마지막으로 산적두목으로 스켈레톤 나이트로 만든 동동일이 소환되었다.
이전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수하들이 제법 많았다.
“피란체바 서몬 버프를 부탁해.”
-알았어.
진혁 역시 소환한 소환수들에게 버프를 걸어 주었다.
준비가 끝나자, 진혁은 곧장 이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고, 얼마가지 않아 몬스터들과 조우를 하였다.
데몬들이 우르르 마중을 나왔는데 그 동안 레벨을 많이 올려서인지 구울 병사들은 데몬들과 싸워도 밀리지 않았다.
스걱··· 스걱······.
동동일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는데 데몬들을 상대로 자신의 검술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스켈레톤 레이즈 폰!”
동동일이 죽인 데몬에게 저주 마법을 걸어 스켈레톤 병사로 만들어 소환하였다.
피란체바는 알아서 서몬 버프를 걸어 주었고, 진혁 역시 소환한 스켈레톤 병사에게 버프를 걸어 주었다.
데몬들이 쓰러지면 진혁이 스켈레톤 병사로 소환하여 자신만의 군대를 만들어 나갔다.
군대를 앞세워 몬스터를 사냥하는 진혁은 확실히 이전보다 쉽게 사냥을 할 수가 있었다.
“이러니 흑마법사는 5서클부터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진혁은 피란체바가 리틀 백호를 타고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말을 탄 기사처럼 검은 색을 띤 검을 만들어 스켈레톤 병사들을 움직이며 전투를 이끌었는데 스켈레톤 병사들이 데몬의 체력을 깎아 놓으면 리틀 백호가 마무리하며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경험치를 얻을 수 있게 하였다.
“동동일이 백호를 타고 기마병처럼 다니면 엄청나겠다.”
진혁은 이런 생각이 들자, 키메라를 샤벨 타이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5서클의 흑마법사는 키메라를 3마리까지 만들 수가 있으니 반데시를 수하로 만들고 샤벨 타이어를 한 마리 더 키메라로 만들어 동동일과 반데시가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하고, 동동일은 구울을 인솔하고, 반데시는 스켈레톤 병사를 인솔하면 되겠어.”
시선이 리틀 백호를 타고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피란체바를 보았다.
“물론 최고 사령관은 피란체바가 맡아야겠지.”
진혁은 잠깐 지켜보다 자신도 싸움에 끼어들었다. 소환수에게 전투를 맡겨 놓으면 자신의 스탯이 오르지 않는다. 스탯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몬스터들과 치고 박고 싸워야 했다.
진혁이 가세하자, 몬스터들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들은 데몬들을 정리한 후에 더 안으로 들어갔고, 오피랄스데몬들이 있는 곳에서 그들과 싸웠는데 놈들의 강력함은 여전하였다.
진혁의 능력치가 이전과 분명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스켈레톤 병사들은 이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구울 병사들은 공격력보다 체력이 더 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견딜 수가 있었지만 얼마가지 못해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오피랄스데몬들에게 처참하게 부서졌다.
“어차피 오피랄스데몬으로 스켈레톤 병사를 교체하려고 하였지만 이렇게 차이가 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스켈레톤 병사들이 오피랄스데몬에서 모두 부서지는 동안 동동일은 여전히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었다.
강력한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진 오피랄스데몬이었지만 동동일의 지속적인 공격에 결국 피를 뿌리고 쓰러졌다.
동동일은 전투에 있어 결코 서두름이 없었다. 천천히 상대를 쓰러뜨리는 그런 전투 스타일을 선호하여 안정감이 있어 보였다.
진혁은 쓰러진 오피랄스데몬을 스켈레톤 병사로 소환하였다.
오피랄스데몬이 스켈레톤 병사로 소환되자, 금세 분위기가 바뀌었다.
“쿠오오오!”
크고 강한 괴성으로 인해서 오피랄스데몬들이 영향을 받았는지 오피랄스데몬 스켈레톤 병사를 향해 몰려갔다.
그의 괴성이 진혁의 광호한 자신감과 비슷한 어그로 효과가 있는 듯 하였다.
오피랄스데몬 스켈레톤 병사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며 몬스터들 앞에 서서 들고 있는 돌방망이를 휘둘렀다.
구울 병사들은 오피랄스데몬 스켈레톤 병사를 공격하는 몬스터들을 공격하였다.
피란체바가 소환수의 움직임을 조율하고 있어 가능한 연계였다.
피란체바의 명령을 받는 구울병사들이 몬스터를 일점사를 하듯 한 놈씩 공격하니 제아무리 방어력이 좋은 오피랄스데몬이라고 해도 금방 쓰러졌다.
진혁은 쓰러진 오피랄스데몬에게 저주 마법을 걸어 스켈레톤 병사로 소환을 하였다.
그렇게 한 마리씩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여 12마리를 모두 소환하자, 이들은 실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였다.
몬스터의 고유 능력과 소환자의 능력 일부가 플러스가 되어 공격력과 방어력으로 나타나니 같은 오피랄스데몬을 압도하였다.
“커프스 익스플로젼!”
간간히 진혁이 시체 폭발로 주변 몬스터들에게 대미지를 주니 손쉽게 오피랄스데몬을 쓰러뜨릴 수가 있었다.
“이런 재미가 또 있네.”
혼자서 싸울 때는 치열하게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고 하는 재미가 있었다면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싸우는 지금은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그런 재미가 있었다.
진혁은 이들을 데리고 조금씩 전진하면서 주변의 몬스터들을 정리하며 잊혀진 사원의 가장 안쪽까지 들어갈 수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이미 데스 나이트 반데시가 소환되어 있었다.
진혁과 그의 군대가 안으로 들어가자, 이에 반응하여 크고 작은 동굴에서는 바실리스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피란체바, 넌 이들을 데리고 바실리스크들을 정리해. 난 저 놈을 맡을 테니까.”
-알았어. 조심해야 해.
“걱정 마. 몇 번이고 쓰러뜨려 본 놈이니까.”
진혁은 안쪽 깊숙한 곳, 단상 위 자리에 앉아 있는 반데시를 향해 움직였다.
-구울 병사들은 왼쪽, 스켈레톤 병사들은 오른쪽을 맡아. 동동일, 넌 구울 병사들을 도와 줘.
피란체바는 진혁의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린 후에 자신도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메스 서몬 버서커!
피란체바가 마법을 사용하자, 소환수들의 몸이 어둠으로 물들었다가 원상태로 돌아왔다.
-메스 서몬 레지스트!
피란체바는 소환수들에게 서몬 버프를 모두 걸어 준 후에 허공에 다크 에로우를 만들어 바실리스크를 공격하였고, 이 공격을 시작으로 이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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