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복이 터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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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혁은 프라다와 함께 아드리안 상인회의 본부에서 중간 간부들을 만났는데, 예상대로 그들은 각 자의 고충을 가지고 있었고, 그 고충은 두 사람에게 퀘스트로 이어졌다.
“혹시 최근에 성장하고 있는 상인회나, 혹은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상인회가 있습니까?”
진혁이 묻자, 아드리안 상인회의 간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알게 모르게 상인회가 생겼다가 사라지곤 하니 말입니다. 우리 세계가 경쟁이 워낙 치열한 곳이라······.”
“그렇군요.”
“아, 최근에 헤리안 상인회라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상인회가 있습니다.”
“헤리안 상인회요?”
“그렇습니다.”
진혁은 헤리안 상인회가 옛 루다스 상인회가 아닐까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상인회는 왜?”
“다른 상인회가 산적들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성장하는 상인회가 있다는 건 그들을 한 번쯤 의심을 해 봐야하지 않을까 해서요.”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헤리안 상인회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열심히 활동을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저희들이 말씀하신 산의 산적들을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진혁은 이들과 대화를 끝낸 후에 프라다와 함께 상인회의 본부를 나왔다.
“넌 헤리안 상인회가 루다스 상인회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해?”
“그건 알 수 없지.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움직이는 것이 좋으니까. 일단 퀘스트부터 하자.”
“알았어. 나도 퀘스트를 끝내고 클래스 길드로 가서 한 번 알아볼게.”
“그렇게 해. 일단 가까운 루마니 산으로 가자.”
두 사람은 의뢰받은 산의 산적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산적들의 레벨은 210레벨에서 250레벨 사이로 일반 산적은 210레벨, 산적 조장은 220레벨, 산적 간부는 230레벨이었다.
그리고 산적 두목의 경우 240레벨에서 250레벨 사이였는데 이들은 각 개인의 특성에 따라 레벨의 차이가 있었다.
진혁과 프라다는 산을 돌아다니며 산적들을 처리하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레벨도 몇 개 올릴 수가 있었다.
산적두목의 경우 네임드 몬스터였기에 좋은 아이템도 얻을 수가 있었는데 획득한 아이템들은 공평하게 나누는 것으로 하였다.
“헉··· 헉··· 항상 이런 식으로 사냥을 했어?”
저질체력의 대명사인 마법사 클래스의 프라다는 숨을 헉헉거리며 진혁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그래야 피로도가 빨리 늘어나지.”
“피로도가 얼마인데?”
“삼만!”
“삼만··· 뭐? 피로도가 삼만이라고?”
“그래. 한계치까지 사냥하다보니 빨리 늘어나던데.”
“야, 그래도 삼만은 아니잖아.”
“넌 얼마인데?”
“난 삼천이백!”
아무리 저질체력의 마법사라고 하지만 자신은 레벨도 진혁보다 높은데 피로감이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나는 것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 너 나랑 함께 퀘스트 하면서 피로감도 함께 올려. 삼천이백이면 금방, 금방 올라가겠네.”
진혁은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였지만 사실 이번에 전직을 하면서 고대 대작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다면 이처럼 피로감이 높지 않았을 것이다.
프라다는 긴가민가하였지만 진혁이 이렇게 말을 하니 그러려니 하였다.
프라다는 루마니 산을 시작으로 롬벨 산, 리우 산, 펠라딘 산 등에 자리 잡은 산적들과 싸우면서 자신의 전투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고치고 싶어서 고친 것이 아니라 진혁을 따라가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진혁은 흑마법사이면서도 몽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근접 클래스이기에 마법을 주력이 아닌 부수로 사용하면서 몸으로 싸우는 전투 방식을 선호하였기에 그런 그와 함께 사냥을 하다 보니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검술을 부수로 마법을 주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대미지가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여 몬스터를 최대한 빠르게 사냥하였다면 진혁과 사냥을 하면서 대미지가 강한 마법이 아닌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산적이 검을 들고 공격해 오자, 프라다는 손에 든 마법검으로 상대의 검을 쳐낸 후에 파이어 볼로 산적을 날려버렸다.
자신이 마법사라고 뒤로 빠져서 마법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몬스터들과 직접 싸우며 마법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부터 상황, 흐름에 맞게 조금 더 효율적이고 실용성이 있는 마법을 사용하였는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였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제 프라다도 잘 싸우는데.
피란체바는 해골병사 부대를 이끌며 프라다가 싸우는 힐끔힐끔 보았는데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고,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싸울 만큼 잘 싸우니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 산적들이 프라다의 레벨보다 낮으니까 그런 것이겠지.”
-그럴 수도 있겠다.
실제로 프라다의 레벨의 276레벨이라 산적들과의 레벨 차이가 났다.
프라다는 산적들을 사냥해도 레벨 차이로 인해서 경험치 패널티를 받아 경험치를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산적을 사냥하는 이유는 퀘스트를 받아서이기도 하지만 진혁과 함께 사냥을 하다보면 자신도 배울 것이 많아서였다. 그리고 진혁이 이야기한 메인 퀘스트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기에 사냥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
“우리도 서두르자.”
-알았어.
피란체바는 샤벨타이거 백호의 등에 올라타고 스켈레톤 병사들을 움직였다.
백호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키메라의 진가가 발휘되었는데 백호의 앞발 펀치 공격에 산적들이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분명 백호의 레벨이 산적의 레벨에 비해 낮긴 하지만 일대일의 싸움에서는 산적을 압도하였다.
레임드 몬스터인 산적 두목 니골은 진혁이 상대를 하였는데 딱히 다른 이유는 없고, 레벨 차이로 인해서 프라다가 니골을 상대하면 아이템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서였다.
사실 프라다는 산적을 사냥해도 아이템을 얻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획득한 아이템은 모두 진혁이 사냥한 몬스터에게서 나온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공평하게 아이템을 나누었고, 프라다는 그런 진혁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중이었다.
“진혁아!”
“왜?”
“‘우리 길드에 들어가지 않을래?”
“싫어.”
“그럼 길드 만들래?”
“싫어.”
진혁이 대답은 간단하였다.
“함께 사냥하면 편하지 않아?”
“흑마법사는 혼자 사냥을 해도 편해. 나만큼 강력한 해골 병사가 몇 명인데.”
스켈레톤 병사들에게 시선을 옮기는 프라다는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는 그들을 보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네. 넌 파티가 필요 없구나.”
그 말에 진혁은 피식 웃었다.
“이제 몇 개 남았어?”
“일곱 개 정리했으니 세 개 남았어. 간부들이 준 퀘스트는 끝냈으니 이제 산적이 있는 산을 찾아 다녀야 해.
“그럼 그렇게 하자. 일단 영지로 가서 퀘스트 클리어 한 후에 각자의 볼일을 본 후에 내일 보자.”
“너, 뭐 할 일 있어?”
“키메라 만들려고.”
“키메라?”
“어. 많이 만들면 그만큼 나에게 도움이 되니까 일단 재료를 모으는 대로 키메라를 제작할 생각이야.”
“알았어. 그럼 난 현실에서 일을 좀 처리해야겠어.”
“그렇게 하자.”
두 사람은 영지로 가서 아드리안 상인회의 간부들을 만나 퀘스트를 완료하고 명성을 보상으로 받았는데 이로 인해서 제법 많은 명성을 올릴 수가 있었다.
“진혁님!”
아드리안 상인회의 회주인 브람스 백작이 돌아가려고 하는 진혁을 불렀다.
“저에게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투자에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 그럼 자리를 옮기시지요. 난 백작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 갈 테니까 너 먼저 가. 내일 보자.”
프라다와 헤어져 진혁은 브람스 백작을 만나 그의 집무실로 갔다.
“진혁님께서 저희 상인회의 어려움에 대해서 일을 처리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들로 인해서 제가 투자를 하였는데 손해를 보면 안 되니까요.”
브람스 백작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생겼다.
“사실 최근 들어 산에는 산적, 강에는 수적, 바다에는 해적, 초원에는 마적, 그리고 알 수 없는 도적들이 많이 생겨나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요?”
“산길과 더불어 물길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운송수단이 되지요.”
“알고 있습니다.”
“이드라실 강은 우리 두라스 왕국의 중요한 물길 중 하나입니다. 이드라실 강은 왕국의 일곱 개의 영지에 걸쳐 뻗어있고, 이 물길을 이용하여 일곱 개의 영지는 활발한 교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 강에도 수적들이 나타났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이전에도 수적이 있긴 있었지만 최근에 나타난 수적들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약탈을 일삼고 있습니다.”
진혁은 루다스 상인회가 전방위로 활약을 하여 상인회를 압박한다고 생각을 하였다.
“저에게 그 수적들을 처리해 달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퀘스트: 브람스 백작의 부탁
설명: 브람스 백작은 이드라실 강에 새로이 나타난 수적들로 인해서······.
진혁은 자신이 퀘스트를 독점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상인회의 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루다스 상인회의 잔재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산적들만 처리하고 헤리안 상인회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진혁은 잠깐 생각을 하다 수적이 아닌 헤리안 상인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결정을 하였다.
“죄송합니다. 수적에 관한 일은 클래스 길드에 의뢰를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건 저의 역량에서 벗어난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산적들은······.”
“육지와 강, 혹은 바다에서 싸우는 건 전혀 다른 경우입니다. 저는 용병이지만 아직 강에서는 한 번도 싸워 본 적이 없습니다.”
“음······.”
“저 역시 상인회에 투자를 하였으니 상인회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못하는 일을 하겠다고 하여 신용을 잃는 것보다 백작님께는 조금은 무능하게 보이겠지만 그래도 못하는 일은 못한다고 말을 하는 것이 옳다 생각하여 청을 거절하였으니 너무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브람스 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소한 허풍만 심한 용병들보다는 믿을 만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가 있어서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클래스 길드나, 다른 길드를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 아닙니다.”
진혁이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브람스 백작이 나지막하게 말하였다.
“진혁님께서는 혹시 루다스 상인회에 대해서 들어 보신 일이 있습니까?”
진혁이 브람스 백작을 보았고,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어떤 대답을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려는데 입은 생각과 달리 먼저 대답을 하고 있었다.
“책에서 읽어보았습니다. 오래전에 루다스 상인회가 상인회를 연합하여 왕국의 권력을 넘보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역사책에서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진혁의 눈앞에 알림창 메시지가 떠올랐다.
퀘스트: 브람스 백작의 고민.
설명: 최근 들어 왕국의 상인회에 이상한 분위기가 조성이 되고 있다. 상인회의 상인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들이 가져가야 할 이익을 귀족들이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일부 상인회의 상인들은 그러한 생각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러한 불만은 전염성이 강하게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상인들은 물론이고, 일반 영지민들에게까지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게 브람스 백작은 페루산디스 백작의 명령을 받아 상인회 소속의 상인들 중에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이들을 찾아 달라고 하는 부탁을 받았지만 자신 역시 귀족이라 사람들이 견제를 하고 있어 선동자들을 쉽게 찾아낼 수가 없다. 브람스 백작은 상인회의 상인들과 친분을 쌓고 있는 진혁 님께 이런 선동을 하는 자들을 대신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의 부탁을 들어 주자.
진혁은 퀘스트의 내용을 보고 메인 퀘스트의 서브 퀘스트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상인들이 돈을 벌어 세금을 내는 것은 정당한 것입니다. 그런데 상인들은 이 세금이 너무 과하다고 말을 합니다.”
“세금이 얼마입니까?”
“이것저것 다 합쳐서 40% 정도 됩니다.”
진혁은 현실에서도 세금은 그 정도 되지 않나? 수익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현실에서도 그 정도의 세금을 내고 있고, 선진국은 그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 많은 건 아니군요.”
“영지의 입장에서는 군사들을 운용해야 하니 많은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으니 그리 불만이 없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로 일반 상인들이 그런 생각들을 하겠지요.”
“그렇습니다. 사실 그들이 벌어가는 것과 귀족들이 벌어가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대신 귀족들은 진혁 님처럼 돈을 투자하고, 또 위험분담금을 지출하고 있으니 그건 당연한 것이라 생각을 하는데 일반 상인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돈이 나가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진혁은 잘 알지 못하지만 하나는 알고 있다. 회사가 망하면 직원들은 다른 직장,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면 되지만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은 빚더미에 앉고, 가정은 풍비박산이 난다는 것을······.
“그건 쉽게 해결할 수 있겠군요.”
“쉽게요?”
“네. 불만을 가진 상인들은 다 그만두게 만들면 됩니다.”
“네에, 그들이 그만두면 일은?”
“상인회에서 일을 하고자 하는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정 안 되면 노예들을 사서 그들에게 일을 시켜도 되고 말입니다.”
“음······.”
“노예들은 구매 비용이 초기에 많이 들어가지만 그 후에는 소액의 돈으로도 그들을 부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군요.”
상인의 특성상 노예에게 상점을 비롯하여 상행을 맡기는 걸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하였다.
“그렇게 10년 정도 열심히 일하면 노예에서 풀어 주고, 그 시점에서 상인회에서 상인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하면 정말 성실하게 일을 할 노예들이 많을 겁니다.”
“불만을 가진 상인들이 해코지를 하면 어찌합니까?”
“기사, 병사들이 그들을 단속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용병들에게 의뢰를 넣는다면 큰 문제없이 해결해 줄 겁니다.”
브람스 백작은 진혁의 해답에 대해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제가 상인회의 상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선동자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퀘스트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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