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아쉬운데.
진혁은 자신을 찾아와 공격을 한 플레이어들과 싸워 이길 수가 있었다.
그들은 고레벨의 플레이어들이었지만 진혁과 달리 스킬을 위주로 사용하는 전투 방법을 택한 것이 그들의 패착 이었다.
물론 진혁이 큰 대미지가 들어 올 수 있는 마법사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였기에 포션이나 힐링을 사용하여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은 것도 한 몫 하였다.
그렇다고 고레벨의 플레이어들을 쉽게 이길 수 있었던 아니었다.
특히 전사가 가진 스턴이라는 스킬로 인해서 진혁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는데 이상상태면역 효과로는 스턴을 무마시킬 수가 없었다.
다만 이상상태면역 효과가 높으면 높을수록 스턴이 걸려 있는 시간을 줄일 수가 있었는데 그 차이가 미비하지만 2, 3초의 여유가 사람 목숨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또 와라. 나머지 아이템도 싹 벗겨 줄 테니까.”
진혁은 자신을 죽이러 온 플레이어들 중 가장 마지막에 죽은 레인져 플레이어를 보고 말을 한 후에 리스 포인트로 돌아가자, 그들이 죽으면서 떨어뜨린 아이템들을 챙겼다.
진혁은 아이템을 모두 챙긴 후에 허겁지겁 벨리아 마을의 방책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동료들이 벨리아 마을을 침공해오는 몬스터들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 플레이어의 아이템들을 챙긴 후에 확인하고 자시고 할 시간이 없었다.
“피란체바, 버프 좀 걸어 줘.”
-알았어.
피란체바가 각종 버프를 걸어 주자, 진혁은 자신의 버프를 걸어 중첩 시켰다.
“타앗!”
기합과 함께 허공으로 도약한 후에 날아 차기로 몬스터의 등을 차고 바닥으로 내려서는 그대로 몸을 비틀어 돌려차기를 시도하였다.
빠아악!
몬스터 한 마리가 강력한 힘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며 다른 몬스터들과 부딪치며 넘어졌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피란체바가 허공에 다크 에로우를 무수하게 만들어 넘어진 몬스터들을 폭격하였다.
“쿠에에엑!”
몬스터의 비명을 들은 피란체바는 홀로 신이 나 있었다.
“죽어라. 죽어라.”
진혁은 혼자 신이 나 몬스터를 향해 마구잡이로 마법을 사용하는 피란체바의 모습을 보니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일에 집중을 하였다.
성루에서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는 흑마법사들도 진혁의 합류로 인해서 힘을 내었다.
“파이어 윌!”
프라다가 불의 장벽을 만들어 돌진해오는 몬스터의 수 제한하였고, 그 사이 흑마법사들은 힘을 합쳐 최대한 빨리 몬스터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였다.
독과 저주, 스켈레톤 병사와 골렘을 이용한 흑마법사들의 마법과 강력한 위력을 지닌 화염계 마법, 그리고 몸으로 때우는 몽크의 조합은 생각보다 더 대단하였다.
처음에는 위태위태하게 몬스터의 침공을 막아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또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차츰 손발이 맞으면서 상상이상의 위력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진혁아, 마법 쓸 거다. 앞으로 나가!
프라다가 광역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진혁에게 알려 주었다. 진혁을 제외하고는 파티를 맺었기에 프라다가 광역마법을 사용하더라도 스켈레톤이나 골렘에게는 영향이 없지만 진혁과 피란체바, 그리고 진혁이 소환한 스켈레톤 병사들은 아니었다.
대미지를 입을 뿐만 아니라 공격을 받으면 정당방위까지 성립이 되어 자칫 서로에게 오해를 살 만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어서이다.
진혁은 프라다의 메시지를 받자 스켈레톤 병사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가서 몰려오는 몬스터들과 싸웠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불의 고리는 방책 앞에 있는 몬스터들을 덮쳤다.
불의 고리가 쓸고 간 지나간 자리에는 몬스터들이 큰 충격을 받았는지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을 만큼 비틀거렸다.
스켈레톤 병사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용맹하게 달려들어 비틀거리는 몬스터들과 엉켜 싸우지만 생각만큼 좋은 성과는 내지 못하였다.
흑마법사들은 자신들이 창조해 낸 키메라와 소환을 한 골렘들에게 더 신경을 써야 했기에 스켈레톤 병사들에게는 신경을 쓰지 못하였다.
그에 반해 진혁은 스켈레톤 병사 하나하나 신경을 쓰며 그들에게 버프를 비롯해서 힐까지 사용해가며 체력을 유지시켜 주며 싸우도록 만들었다.
이유는 간단하였다. 소모하는 마력이 새로 소환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진혁은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레벨을 하였고, 레벨 업을 할 때마다 체혁과 피로를 모두 회복하니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체력, 혹은 피로도가 부족해서 지치는 일은 없을 듯하였다.
‘몬스터의 특성과 장신구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정말······.’
장신구를 착용할 수 있는 건 목걸이 한 개, 팔찌 두 개, 그리고 반지 두 개가 전부이지만 진혁은 몬스터의 특성으로 인해서 목걸이 두 개, 팔찌 네 개, 반지 네 개를 착용할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손가락이 10개라서 반지를 10개 다 착용할 수 있는 줄 알고 좋아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은 실망을 하였다.
그래도 다른 플레이어보다 장신구를 한 세트를 더 착용할 수 있다는 건 한 세트만큼 더한 옵션을 얻을 수 있으니 같은 조건이면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진혁이 더 유리한 입장이었다.
특히 장신구에는 체력회복, 피로도 회복, 마나 회복과 같은 옵션들이 붙어 있었기에 장신구만 받쳐 준다면 혼자 오랫동안 몬스터와 싸울 수 있었다.
그러다 레벨 업을 하여 체력과 마력, 피로를 모두 회복하면 여건만 되면 무한으로 싸울 수 있는 이가 바로 진혁이었다.
한참을 몬스터를 사냥하다보니 곧 레벨 업을 할 때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진혁은 마나의 응집현상을 느끼고는 자신이 있는 자리를 피했다.
“피란체바, 피해!”
피란체바는 진혁의 소리에 반응을 하였고, 진혁과 피란체바가 있는 자리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진혁은 자신에게 죽은 마법사들이 다시 왔음을 알고는 폭발과 함께 일어나는 자욱한 먼지 속에 몸을 감추었다.
“피란체바, 너 빛을 반사 시켜 놈들에게 안 보이게 할 수 이지?”
-응.
“그럼 그렇게 해서 놈들이 어디 있는지 찾아 봐. 혹시 모르니 조심하고.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 금방 알아 올게.
피란체바가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금방 찾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찾았어. 네가 있는 곳에서 5시 방향으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놈들이 있어.
피란체바가 위치를 알려주자, 몇 명인지를 물었다.
-모두 일곱 명인데 너에게 죽은 놈들이야.
진혁은 피란체바의 말을 듣고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무기 방어구 제대로 갖추지 않은 놈들 잡는 건 일도 아니지.’
-피란체바, 공중에서 놈들을 한 번 공격해 줘. 내가 놈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면 돼.
-알았어. 나에게 맡겨.
피란체바는 허공에서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 마력을 응축시켰다.
진혁은 자신의 마력이 소모되는 것을 느끼고는 피란체바가 제법 대단한 마법을 사용할 것이라 생각을 하는 기다렸다.
-달려!
허공에서 피란체바가 진혁에게 외치자, 진혁은 흙먼지 속에서 뛰어나와 그들을 향해 질주하였고, 그와 동시에 7명의 플레이어가 있는 곳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앙!
어둠의 폭발이 일어나면서 한 자리에 모여 있던 놈들을 덮쳤다.
“크아악!”
놈들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진혁에게 일부 아이템을 빼앗긴 그들이었기에 다크 익스플로젼의 충격을 온전히 흡수할 수가 없어 대미지를 입어야 했다. 그러는 사이 진혁이 그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허공을 날아 마법사의 안면을 향해 플라잉 니킥을 적중 시켰다.
*
3주차 이벤트는 연일 화재가 되었는데 플레이어들이 생각보다 몬스터의 침공을 잘 막아내고 있어서였다.
거대길드는 거대길드대로, 중소길드는 그들 나름대로, 또 길드에 포함이 안 된 플레이들은 서로 힘을 합쳐 25차 몬스터의 침공까지 막아내었다.
이벤트에 참석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각 영지와 사냥터에 이벤트 마을의 상황을 볼 수 있기에 모니터를 설치해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플레이어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영상은 벨리아 마을에서 몬스터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영상이었다.
이들은 다른 마을을 지키는 플레이어들보다 인원이 현저히 적었지만 그들은 힘겹게 몬스터의 침공을 막아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
흑마법사 5명에 화염계 마법사 1명, 그리고 몽크 1명, 그리고 마을의 흑마법사들이 도와 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일곱 명이서 몬스터의 침공을 막아내는 중이었다.
이들은 몬스터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공격해 오는 플레이어들의 공격까지 막아내면서 벨리아 마을을 몬스터로부터 지키는 중이었는데 많은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이 이들을 지지해 주었다.
그 덕분에 케빌로스 길드는 완전히 플레이어들에게 찍혔지만 길드원들이 워낙 많아 일부 플레이어들의 원성은 무시하는 중이었다.
“또 막아 냈어. 정말 멋지다.”
많은 플레이어들을 앞세워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과 전술을 이용하여 몬스터를 효과적으로 물리치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를 더 하여 주었다.
일곱 명 중 가장 인기가 있는 플레이어는 단연 몽크 클래스의 플레이어였다.
그는 전장의 한 가운데 흑마법사들의 지원을 받아 몬스터들과 싸웠는데 가히 일당백, 아니 일당천의 전투력을 보여주었고, 그것도 부족해 이벤트를 방해하러 온 고레벨의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싸워 그들을 물리치기도 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플레이어들은 싸움의 귀재, 혹은 귀신이라는 뜻에서 투귀라 불렀다.
그는 이벤트를 통해서 가장 핫한 사람이 되었고, 그의 인기는 이 인더스의 세상에서는 그 어떤 유명 연예인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 한 순간에 세계적인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플레이어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길 원했지만 그는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이틀이라는 시간이 더 흘러 3주차 이벤트의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고, 각 마을은 사력을 다하여 몬스터를 막아내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벨리아 마을 역시 마찬가지였다.
벨리아 마을의 방책은 이미 몬스터들에 의해 부서졌고, 몬스터들은 마을 안까지 들어왔다.
벨리아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몬스터들이 마을을 파괴하면서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흑마법사들과 마을 사람들은 사령의 탑으로 이동하여 최후의 항전을 벌이는 중이었고, 진혁 혼자서 마을 안에서 옮겨 다니면서 싸웠는데 몬스터들이 사령의 탑으로 몰려드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진혁은 몬스터들을 몰고 다니며 최대한 사령의 탑으로 모여드는 몬스터들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였지만 워낙 많은 숫자의 몬스터들을 홀로 감당할 수는 없었다.
“조금 아쉽네. 플레이어 몇 명만 더 있었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을 텐데.”
진혁은 마지막 날, 6번 남은 몬스터의 침공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 보려고 하였지만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
아니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벨리아 마을을 지키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마을은 거의 몬스터에게 빼앗긴 상태이고, 사령의 탑만이 남아 몬스터와의 최후 항전을 벌이고 있는 중인데 회차가 계속 진행이 되면 결국 사령의 탑 역시 몬스터에게 빼앗길 것이다.
“그래도 이벤트 때문에 레벨을 많이 올렸으니 그것으로 만족을 해야겠지.”
비단 만족하는 건 레벨뿐만 아니었다. 아이템도 제법 많이 먹을 수가 있었다. 물론 아이템은 공평하게 나누었지만 플레이어들을 죽이고 얻은 아이템은 오롯이 진혁이 다 챙겼다.
플레이어들에게서 얻은 건 이벤트에 속한 것이 아니니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였고, 흑마법사 선배들과 프라다고 이해를 해 주었다.
대신 몬스터에게서 얻은 아이템 중 옵션이 좋은 아이템을 우선순위로 흑마법사 선배들과 프라다에게 주었다.
진혁은 또 한 마리의 몬스터를 쓰러뜨린 후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지.”
진혁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여 마을을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을 사냥하였다.
-스켈레톤 병사가 소멸되었습니다.
진혁은 시스템 알림이 들려오자, 곧바로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였다.
스켈레톤 병사에게 서폰 버프를 걸어주며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몬스터를 사냥하라고 명령을 내리자, 스켈레톤 병사가 움직였다.
콰아아아아앙!
피란체바가 허공에서 몬스터들을 향해 마법 공격을 시원하게 퍼붓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는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많이 생각을 해 낸 모양이네. 시원시원하다.”
피란체바는 장난치는 걸 좋아하고, 자신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집중을 하지만 간혹 이처럼 진혁을 도와 함께 싸워주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뭔가 생각이 안 난다면서 묘한 표정을 짓곤 하였는데 그 모습을 보면 미워할 수가 없었다.
모습을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피란체바로 인해서 가끔은 진혁이 당황스럽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곁에서 즐거움은 주는 동료이자, 말벗이기도 하였다.
-왜, 몬스터들은 밤에 공격을 안 해오는지 몰라.
자신의 어둠의 정령이라 밤에는 지금보다 더 강해지는데 낮에만 몬스터가 몰려오니 그게 불만이라고 투덜거리는 중이었다.
“피란체바! 스켈레톤 병사들에게 버프를 부탁해.”
-알았어. 나에게 맡겨.
하늘을 날아다니며 스켈레톤 병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서폰 버프를 걸어주는 피란체바였고, 진혁 역시 조금 더 힘을 내어 움직였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