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스 마을에서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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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과 그의 호위인 드레인이 워프 게이트를 타고 루드산포드 백작령으로 순간이동을 하자, 연계 퀘스트가 시작되었다.
“시X, 이게 무슨 일이고.”
우글거리는 몬스터들 사이에 자신들만 남겨 놓고 도망치는 케인과 드레인이 악당처럼 느껴졌다.
퀘스트가 있으니 그가 다시 돌아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진혁이 눈살을 찌푸릴 때, 또 용병 한 명이 몬스터에 의해 부상을 당했다.
“커어어억!”
몰려드는 몬스터와 싸우면서 부상당한 용병까지 보호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리더인 이에스가 급하게 외쳤다.
“두르만, 와포드와 함께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서 루드산포드 백작령으로 가!”
“대장.”
“헛소리 말고 떠나!”
이에스가 그에게 소리쳤다.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집중해야 할 시기에 부상당한 용병들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면 모두가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그러지 말고 다 같이 워프 게이트를 타고 이동해요. 여기 있으면 개죽음이에요.”
진혁은 모두가 함께 워프 게이트를 타고 이동하자고 말을 하였다.
“여기를 지켜야······.”
“여기가 부서지면 육로를 통해서 다시오면 됩니다.”
진혁은 자신에게 달라붙은 키메라를 발로 밀어 차며 말하였다.
“서둘러요. 키메라의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요.”
진혁의 외침에 용병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이에스는 용병들의 표정을 읽고 진혁의 말대로 하기로 하였다.
“루드산포드 백작령으로 이동하자.”
용병들은 몬스터들을 밀어내고 워프 게이트로 이동한 후에 위프 게이트를 활성화시켰다.
워프 게이트서 은은한 빛이 솟구쳐 오를 때, 진혁이 워프 게이트에서 빠져 나왔다.
“이봐, 진혁!”
“걱정 마세요. 최대한 내가 버티다가 달아날 테니까.”
진혁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위프 게이트가 활성화가 되면서 용병들을 루드산포드로 순간이동 시켜버렸다.
홀로 남은 진혁은 키메라들을 보며 두려워하기 보다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봉인 해제다.”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흑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진혁은 곧장 레이즈 스켈레톤 폰 마법을 사용하여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였다.
소환된 스켈레톤 병사는 모두 세 마리로 스켈레톤 병사 한 마리가 용병들보다 더 강한 개체이니 이들이 더 큰 도움이 되었다.
“놈들을 죽여라.”
진혁의 명령이 떨어지자, 스켈레톤 병사들이 키메라들을 향해 움직였다.
진혁은 워프 게이트를 지키기 위해서 그 근처에서 게이트로 오는 키메라들만 상대하였는데 그 수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진혁은 키메라들에게 저주마법을 걸 때면 한 마리씩 걸어야 하는 수고로 인해서 저주마법을 잘 사용치 않았다.
“광역 저주 마법이 5서클부터 배울 수가 있지.”
지금은 3서클이고, 전직을 해야 그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다 좋은데 전직을 해야 레벨이고, 스킬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
일종의 제한 아닌 제한이라 진혁의 입장에서는 이 때문에 많은 손해를 보는 중이었다.
벌써, 레벨 업 경치를 얻어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 10번은 더 있었는데 전직하지 못하였단 이유로 포인트를 하나만 얻을 수가 있으니 그 손해를 이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쿠에에엑!”
스켈레톤 병사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듯 키메라들 사이로 들어가 그들과 싸웠다. 그들은 모두 검술의 달인인 검을 잘 사용하였는데 키메라들은 스켈레톤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다구리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듯 키메라에게 대미지를 조금씩 입었던 스켈레톤 병사 한 마리가 부서져 내렸다.
“레이즈 스켈레톤 폰!”
진혁은 자신의 앞에 쓰러진 키메라에게 다시 마법을 걸어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였다.
레이즈 스켈레톤 폰 마법은 쿨 타임이 없지만 동시에 3마리밖에 소환하지 못하는 제한을 가지고 있었다.
서클이 올라가면 소환수의 개체도 늘어나지만 지금 3서클의 흑마법사인 진혁은 3마리가 한계였다.
소환된 스켈레톤 병사가 키메라들을 향해 달려가 그들과 어울려 싸웠다.
부서지면 소환하고, 부서지면 소한하고를 반복하니 진혁의 입장에서는 3마리라고 해도 마력이 다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무한으로 소환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스켈레톤 병사의 능력치가 키메라를 압살할 만큼 높으니 이게 가능하였다.
스켈레톤 병사가 키메라보다 약했더라면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한다고 마력이 부족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이 잘 싸워주고, 진혁이 착용하고 있는 장신구의 도움으로 그들이 부서지기 전에 마력을 모두 회복하니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차 전직을 하지 못하여 레벨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2차 전직을 하지 못하여 그 동안 획득한 경험치를 스탯 1개로 환원됩니다.
-스탯 포인트로 실시간 성장시스템의 스탯을 추가로 올릴 수가 있습니다.
스켈레톤과 자신이 이곳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얻은 경험치로 인해서 또 하나의 스탯을 얻을 수가 있었다.
진혁은 스탯포인트를 사용하여 집중을 올렸다. 집중은 공격력과 민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수를 상대할 때 유용하였다.
스탯 포인트 하나를 올린다고 해서 금방 눈에 띄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 심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었다.
키메라의 날카로운 손톱이 진혁의 가슴을 노리고 일직선으로 뻗어 오는 것을 보고 진혁은 몸을 돌려 팔을 낚아 챈 후에 원심력을 이용해 키메라를 반대쪽으로 던져버렸다.
힘에 이기지 못하고, 키메라들과 부딪쳐 넘어지는 것을 보고 진혁은 커프스 익스플로젼을 사용하였다.
‘퍼엉.’하는 소리와 함께 키메라가 폭발하면서 주변에 있던 키메라들까지 대미지를 주었다.
진혁이 부상을 당한 놈들을 공격하면 마무리를 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금은 워프 게이트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딴 시나리오를 만든 작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지.”
진혁은 정신없이 키메라들과 싸우면서 크고 작은 부상들을 입었고, 장신구의 도움으로 체력과 피로도, 마력을 회복하면서도 악착같이 싸웠다.
또 한 번의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경험치를 얻어 스탯 포인트 하나를 얻을 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맷집에 투자를 하였다.
몽크 클래스의 특징이 몸을 격하게 쓰는 클래스인 만큼 피로가 빠르게 오지만 장신구의 도움으로 그나마 버틸 수가 있었다.
몬스터나, 플레이어들과 싸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장신구의 도움을 엄청났다.
‘최대한 장신구를 구해야 봐야겠어.’
인더스에서 장신구는 아주 귀한 아이템에 속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참 부족하니 레어 아이템이라도 현금으로 백만 원에 거래가 되고, 유니크 아니템의 경우에는 비싼 건 몇 천만 원을 주고 사려고 하는 플레이어들이 가득하였다.
장신구에서는 방어구나 무기에서 얻을 수 없는 능력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좋은 장신구를 얻기 위해서 애를 쓰는 중이었다.
1시간, 2시간······.
몬스터의 피를 뒤집어쓰고 미친 듯이 키메라들과 싸우는 진혁은 실시간 성장시스템에 의한 스탯도 제법 올릴 수가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싸웠을까? 어느 듯 순간 나타나는 키메라의 수보다 줄어드는 키메라의 수가 많아지면서 진혁도 조금의 여유를 찾을 수가 있었다.
“헉··· 헉··· 끝나가는 건가?”
진혁이 하늘을 올려다보니 한바탕 비라도 뿌릴 것처럼 먹구름이 몰려왔다.
-키메라 군단의 군단장 베리탄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시스템 알림에 진혁은 전면을 바라보았다.
쿵··· 쿵··· 쿵······.
군단장 베리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키는 5미터 정도 되어 보였고, 체격은 작은 집 한 채를 보는 것처럼 우람하였다.
몸은 근육질로 단단해 보였고, 그의 손에 든 돌 몽둥이는 그 어떤 상대라도 짓이겨버릴 만큼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어떤 미친놈이 오우거를 키메라로 만들고 지랄이야.”
진혁은 베리탄을 보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스켈레톤 병사들이 베리탄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한 번 휘두르는 돌 몽둥이에 박살이 나고 말았다.
공격하는 건 그리 빠르지 않지만 그만큼 위협적이었다.
“저놈이 마지막 같은데······.”
느낌에 베리탄을 쓰러뜨리면 ‘워프 게이트를 지켜라.’ 퀘스트를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마지막이니 힘을 한 번 내어 보자.”
진혁은 위협적인 모습을 한 베리탄을 보고 두려워하기보다는 퀘스트를 끝낼 수 있다는 생각에 성큼성큼 그를 향해 접근하였다.
“쿠오오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진혁을 보고 괴성을 지르며 손에 든 돌 몽둥이를 들어 내리쳤다.
쿠우우웅!
거대한 바위가 땅에 떨어져 강한 진동과 함께 사방으로 파편을 튕기며 자욱한 흙먼지가 일어났다.
가벼운 한 수의 공격이지만 위력적인 모습에 진혁은 간담이 서늘할 정도였다.
“방어구가 없으니 저거 한 방 맞으면 뭣 되겠네.”
위기감이 엄습해오자, 진혁의 집중력은 최고로 올라갔다. 그렇다고 수치상의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모든 신경을 베리탄에게 집중을 하였다.
몽크 패시브 스킬인 마나필링의 도움으로 베리탄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감지하며 그의 빈틈을 노려서 공격을 하였다.
내리치는 돌 몽둥이를 피한 후에 발을 이용해 베리탄의 발목을 노리고 공격을 하였다.
부우우우웅.
진혁의 공격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돌 몽둥이를 휘두르는 베리탄이었고, 허리를 깊숙하게 숙여 또 다시 발목을 노리고 공격을 하였다.
퍼어억!
제대로 들어간 타격이었지만 베리탄은 무시하고 발을 앞으로 뻗어 진혁의 얼굴을 노리고 찼다.
진혁이 허리와 상체를 이용해 무빙 동작으로 그의 공격을 피하자, 곧장 들고 있는 몽둥이로 내리치며 진혁을 압박하였다.
진혁은 바닥을 굴러 베리탄의 공격을 피하여 거리를 벌렸다. 그 순간 베리탄이 진혁을 향해 점프를 하더니 육중한 몸으로 진혁이 있는 곳을 덮쳤다.
압사를 시켜버릴 요량이었는지 배를 바닥으로 향하게 만들어 떨어지는 베리탄이었고, 진혁은 간발의 차이로 그의 공격을 피해 벗어날 수가 있었다.
베리탄이 공격을 실패하고 일어나려고 할 때, 진혁이 그에게 접근을 하여 공격을 퍼부었다.
일어나는 베리탄의 얼굴을 향해 양발로 연속해서 발차기를 시도하였는데 태권도의 나래차기의 모습과 흡사하였다.
베리탄은 그런 진혁의 공격을 맞으면서도 팔을 휘둘러 진혁을 밀쳐버렸다.
“커어억!”
단순한 공격이었지만 진혁은 크게 뒤로 밀려나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가벼운 손짓 한 번에 체력이 20%나 깎였다.
“아차 하는 순간에 골로 가겠구나.”
진혁은 더욱 집중해야 했다.
베리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어깨를 앞으로 내밀어 저돌적으로 돌격해 왔다.
진혁은 황급하게 자리를 피하며 베리탄의 육탄공격을 피하였는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하나 같이 다 무식한 공격 밖에 없을까?”
그나마 제일 피하기 쉬운 공격이 돌 몽둥이로 공격하는 것이니 이 키메라를 만든 흑마법사는 제대로 미친놈일 것이라 생각하였다.
“집중하자.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일단 놈의 움직임을 봉쇄하자.”
진혁은 그렇게 다짐을 하고 베리탄과 또 다시 싸웠다.
부우우웅!
진혁은 베리탄의 공격을 피하면서 집요하게 왼쪽 발목만을 노리고 공격을 하였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베리탄의 움직임이 조금 더 느려졌다. 왼쪽 발목에 누적된 대미지로 인해서 움직임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부터였다.
진혁은 서둘러 베리탄을 사냥할까 생각을 하였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의 계획대로 잘 먹혀 들어가고 있어 승기를 잡고 있지만 서두르다가 한 방에 전세가 뒤집어 질 수도 있음을 알고 있어서였다.
베리탄의 왼발을 공략한 진혁은 이번에는 오른 발을 공략하였다.
베리탄은 그런 진혁을 향해 화가 단단히 났는지 신경질적으로 돌 몽둥이를 휘두르지만 처음에 선보였던 점프해서 앞으로 떨어지며 공격하는 것과, 어깨를 내밀어 저돌적인 몸통 박치기 공격은 하지 않았다.
발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공격 수단이 차단되자, 베리탄은 들고 있는 돌 몽둥이만을 휘둘러 진혁을 공격하였는데 그 또한 다리가 불편하니 조금은 부자연스러웠다.
진혁은 몰아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욕망을 꾹 참아내었다.
부우웅!
진혁의 발이 이번에는 베리탄의 허벅지를 때렸다. 그 충격에 한쪽 무릎이 꺾이면서 주저 않았다.
발목에 입은 대미지로 인해서 허벅지의 충격을 버티지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진혁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일어나 공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어나 공격을 하자, 진혁은 또 피하고 공격을 하고, 피하고 공격을 하며 조금씩 베리탄의 체력을 깎아내렸다.
결국 진혁의 끈기에 베리탄의 두 무릎이 땅에 닿았다. 그럼에도 베리탄은 손에 들고 있는 돌 몽둥이를 놓지 않고, 진혁을 향해 휘둘렀다.
진혁은 빠르게 이동하여 베리탄의 뒤로 돌아가, 등을 강하게 밀어차자, 힘에 이기지 못하고 베리탄이 앞으로 꼬꾸라졌다.
진혁은 본능적으로 이제는 끝낼 때가 되었음을 느끼고는 베리탄을 향해 야수처럼 달려들어 그의 등 뒤에서 양손을 이용해 목을 감아 조르기를 시도하였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
종합 격투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 중 하나로 경동맥을 졸라 뇌로 전달되는 피를 차단시켜 기절하게 만드는 기술로 인간이 사자, 곰, 호랑이와 같은 맹수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술 중 하나였다.
진혁은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베리탄의 목을 조르면서 자신의 머리로 베리탄의 머리를 앞으로 눌렀다.
베리탄이 괴로워서 몸부림을 치지만 등 뒤에 매달린 진혁을 떨어뜨려 놓을 수가 없었다.
발이라도 온전하면 움직여서 어떻게 해 보겠지만 발이 완전히 고장 난 상태라 진혁의 리어 네이키드 초크 기술에 무방비로 당해야 했다.
결국 몸부림치던 베리탄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하지만 진혁은 여전히 등뒤에서 목을 졸랐다.
아직 베리탄의 죽음을 시스템 알림이 알려주지 않아서였다. 그렇게 조금 더 목을 조르고 있으니 기다리던 시스템 알림이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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