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화. 천후와 천마(2)
177화.
금포를 걸친 중년인은 중후한 음성이었지만 눈만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사이킥을 술법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술법이라고 해도 문제는 없었다.
"음, 말할 생각이 없나 보군. 하는 수 없지."
팟.
사라졌다. 금포인의 신형이 사라지는것과 동시에 하늘 높이 치솟았다. 자신이 사라진 장소 뒤에 금포인인 언제 등장했는지 이미 검을 내뻗고 있었다. 조금만 늦었다면 등이 꼬치 꿰이듯 꿰였을것이다.
"앗!"
금포인의 검이 어머어마한 속도로 하늘 높이 떠올라 있는 자신에게로 날아 오고 있었다. 즉시 사이킥 윈드로 검을 다른 방향으로 날려 보냈지만 선회를 하며 다시 날아 오고 있었다. 눈으로 조종하는 목어검을 방어하기 위해 다시 날려 보낸후 즉시 금포인에게 사이킥 미사일을 두발을 날려 보냈다.
이번에도 통나무 굵기의 미사일이었다. 그러자 금포인은 검에서 눈을 떼지 않은채 빠른 보법으로 회피하고 있었지만 금포인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미사일이 날아 가자 살짝 놀란듯 이형환위를 시전해 사라졌다. 천후도 금포인이 사라지자 즉시 다른 곳으로 멀리 이동했다. 혹시나 금포인이 자신쪽으로 이동해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금포인은 검이 추락하는 아래쪽으로 이동해 검을 움켜 잡고는 자신의 발등을 차고 자신쪽으로 날아 오며 다시 검을 날려 보냈다. 금포인과 쫒고 쫒기는 기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금포인은 계속 공중에 떠 있을순 없는지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때를 노려 사이킥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번쩍.
파칙.
지상으로 내려가든 금포인은 또다시 사라졌다. 천후도 움직이며 금포인이 나타난곳을 향해 다시 공격을 시도하면 금포인은 피하는 식이다. 천후는 직접 검을 맞댈 생각은 없었다. 지상으로 내려 오지 않는 천후를 금포인도 더이상 어쩔수가 없는지 무림맹 무인들이 싸우고 있는 곳으로 빠르게 날아 가고 있었다.
화풀이를 다른 곳에서 할 작정인것이다. 금포인이 달려 가는 쪽으로 천후도 같이 날아 갔다. 금포인은 눈앞에 있는 무림맹 무인들을 간단하게 베어 넘기고 있었다. 그런 금포인을 공중에서 간간히 공격하며 복면인과 마교 무인들을 공격했다.
아래쪽으로 내려 가지 않는한 금포인을 완전히 제지할순 없었다. 누가 더 빨리 적을 죽일수 있는지 마치 경쟁하는것 같았지만 압도적으로 천후가 더 빨랐다. 공중에서 사이킥 미사일을 무더기로 아래쪽으로 쏘아 보내 적들을 죽이고 있었다.
적들은 공중에서 쏟아지는 사이킥 미사일에 속수무책이었다. 눈앞에선 무림맹 무인들이 검을 들이 밀고 있는 탓으로 공중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공중으로 신경을 쓰면 눈앞의 무림맹 무인에게 당하기 일쑤였다.
쿵!
금포인이 화가 났는지 땅바닥을 크게 찍었다. 그러자 큰폭발이 발생해 그 여파가 퍼져 나가듯 계곡으로 급속도로 뻗어 나갔다. 그러자 모든 무인들이 비틀거리며 움직임이 느려졌다.
'저건...설마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그렇다면 저 금포인은 천마가 틀림없었다. 마교 교주인 천마의 무공은 어떤것이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상태다. 대표적인 천마의 독문 보법이 천마군림보로 한발을 걸을때마다 막강한 압력이 전해져 움직일수 없다고 알려졌다.
천마가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아둘 필요가 있었다. 즉시 사이킥 그래피티를 시전해 천마의 몸을 찍어 누를려고 했지만 천마는 멀찍이 피해 버렸다. 사이킥을 천마의 몸엔 직접 시전할순 없다는걸 알게 되었다.
"사이킥 파이어 월!!"
천마 주변을 불기둥 벽으로 둘러쳤다. 갑자기 피어 오른 화염에 천마도 잠시 당황한듯 하늘의 천후를 올려다 보며 검을 화염벽을 향해 휘둘렀다. 검을 움직일 찰나 천후도 즉시 사이킥을 시전했다.
"사이킥 체인 라이트닝!"
파치직!!
눈 깜짝할새도 없이 떨어지는 번개 다발에 천마는 즉시 이형환위를 시전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천후도 다시 이동하며 다시 한번 천마가 등장할때를 노려 사이킥 체인 라이트닝을 날릴려고 했지만 천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즉시 사이킥 서치를 시전했다.
'저곳이군.'
절벽위에 서 있는 천마였지만 여전히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법의 인비저빌리티를 사용한는것처럼 은형술을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천마가 바닥을 박차고 튕겨져 올라왔다. 하늘 높이 치솓아 올라 천마가 얼마나 자신을 따라 올수 있는지 실험했다.
아무리 천마라고 해도 한계는 존재했다. 자신처럼 하늘을 맘대로 비행할순 없는지 어느 정도 따라 오다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뒤쫒아 오는 천마를 향해 사이킥으로 공격했지만 천마가 손바닥을 활짝 펼치자 악마같은 형상으로 뭉쳐진 강기가 뛰쳐 나와 사이킥을 막았다.
아수라파천장(阿修羅破天掌)이라는 천마의 장법이라고 생각되었다. 지상으로 빠르게 내려 가는 천마에게 여러 가지 공격을 했지만 모두 막아 버리자 작은 크기의 사이킥 헬파이어를 시전해 날려 보냈다. 작은 불덩어리지만 이글거리는 화염 덩어리가 막강한 내공이 담겨져 있다는걸 알아 차린것인지 맞받아 치진 않고 이형환위로 피해 버렸다.
천마가 피해 버리자 즉시 사이킥을 해제했다. 지상에서 폭발하면 어떤 위력인지 천마에게 보여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지상의 천마를 끈질기게 공격하며 간간히 멀리있는 적들에게 사이킥 미사일을 날려 죽이자 더이상 어떤 방법이 없는지 천마는 사자후를 터뜨렸다.
"우우우우~~!!!"
그러자 마교와 혈림 무인들이 일제히 계곡을 벗어나 도주하기 시작했다. 천마는 공중의 천후를 죽일듯이 노려 본후 경공을 시전해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지만 이대로 천마를 놔둘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천마는 무초 대사와 자신과의 싸움으로 인해 엄청난 내공을 소모했을것이다. 천마를 잡을려면 지금밖에 없었다. 천마의 경공은 엄청났다. 지면을 날아가고 있었다. 천마행공이라는 경공술이다. 천마가 일직선으로 날아 가는 방향쪽으로 사이킥 텔레포트를 시전해 기다렸다.
"으음! 설마 축지(縮地)? 네놈은 누구냐?"
천마행공을 능가하는 경공술이라곤 전설의 축지밖에 없었다. 천마는 이 젊은 애송이 놈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공은 절대 아니었다. 어떤 술법같았지만 들어 본적도 없는 술법을 사용하는 신기한 놈이었다.
이런 놈이 중원 무림에 있다는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이런 놈이 있다는걸 알았다면 놈부터 처리했을것이다. 중원 무림인들을 처리하는 일은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지만 만족할 만한것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완전히 무너 뜨릴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무림맹에서 뭔가를 알아 차리고 후퇴를 시작한것이다.
앞에 있던 부하들은 갑자기 무너진 절벽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동굴안에서 나온 혈림 무인과 강시들만으로도 충분히 무림맹을 무너 뜨릴수 있었다. 하지만 놈이 등장한 후부터 강시들의 움직임이 이상해졌다. 이상한 술법으로 인해 공중에서 내려 오지 않는 놈을 공격할 방법이 없어 후퇴를 한뒤에 놈을 철저히 조사한후 중원으로 들어 갈려고 했지만 어느새 놈이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설마 놈이 천마행공을 능가하는 경공을 보유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다. 놈이 사용한 경공술이 축지인지 모르지만 눈앞에 등장한것만으로도 축지에 버금가는 경공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천마십니까?"
"그렇다."
"중원 정복을 위해 음모를 꾸민겁니까?"
"먼저 자네가 누군지 말해 보게."
자신의 이름은 알려 줄순 없었다. 이름을 알려 주면 마교에서 자신을 조사할게 분명했다. 말해 주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찾을것이지만 시간이 걸릴것이다.
"말해 드릴순 없습니다. 그보다 중원 정복은 꿈도 꾸지 마십시요. 약조하지 않는다면 마교는 지상에서 사라지게 될겁니다."
"껄껄껄, 자신있는게냐?"
"물론입니다. 결정하십시요. 이곳에서 저하고 싸우고 싶지 않다면 약조하는게 좋을겁니다."
번쩍.
천마가 사라졌다. 즉시 까마득한 하늘로 사이킥 텔레포트했다. 천마는 공중에 떠 있는 상태였다. 자신이 항상 공중으로 피하는걸 파악한 천마는 처음부터 공중으로 이동해 자신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마가 예상한것보다 더 높은 하늘로 이동한 탓에 천마의 생각은 실패로 끝났다.
약속할 생각이 없다고 판단한 천후는 즉시 천마를 공격했다. 천마를 이곳에서 놓친다면 반드시 자신을 찾아 은천세가를 멸문시킬것이다. 사이킥으로 계속 천마를 괴롭혔다. 사이킥을 막을려면 천마는 계속 내공을 사용해야 된다. 조금도 쉴틈도 주지 않았다. 최상승 심법은 싸우면서도 조그마한 시간만 있으면 내공을 끌어 모을수 있다.
쉴새없는 공격에 천마는 천마행공을 다시 시전해 도주를 감행했지만 멀리 앞쪽에 등장한 천후를 보고는 은형술을 시전해 모습을 감추고이동했다. 어디로 가던 멀리 앞쪽에서 먼저 기다리는 놈으로 인해 천마는 은형술을 풀어 버렸다.
놈은 자신을 어떻게 감지하는지 모르지만 은형술을 펼쳐봐야 내공만 소모할뿐 소용없다는걸 알고 당당하게 천마행공을 시전해 천산 산맥으로 들어 갔다. 놈의 공격은 아직은 얼마든지 막거나 피할수 있었다. 천산 산맥으로 놈도 따라 오며 공격하고 있었지만 모두 피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동굴로 이동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안이라면 놈이 하늘을 날아봤자 자신의 공격 범위안에 들어 간다. 놈이 따라 들어 올지 의문이었지만 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이곳에서 소모한 내공을 보충하고 놈이 사라지면 마교로 돌아가 놈을 조사하라고 지시할것이다.
'응? 호오, 따라 오는군.'
겁도 없는 놈이었다. 좁은 동굴안에서 피할곳이라곤 앞뒤밖에 없을 텐데도 무슨 배짱으로 따라 들어 오는지 모르지만 놈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였다. 놈을 살려두면 두고두고 후회할것이다. 동굴 깊숙한 곳으로 놈을 끌어 들이기 위해 안쪽으로 계속 들어갔다.
이 동굴은 끝이 막힌곳이다. 입구는 지금 들어온 한곳밖에 없었다. 동굴 끝은 조금 넓은 공간이다. 중앙에 선채로 놈이 오기를 기다렸다. 칠흑처럼 어둡지만 이런 어둠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눈쪽으로 내공을 보내 대낮처럼 환하게 볼수 있기 때문이다.
"빛?"
야명주는 아니었다. 야명주라면 저렇게 밝은 빛은 뿌리지 못하고 주황색의 조금 밝은 빛을 뿌릴뿐이다. 공중에 둥둥 뜬채로 빛이 먼저 광장으로 들어와 공중으로 떠 올라 광장 전체를 비추었다.
"이곳이 동굴끝인가 보군요."
"...음."
놈의 차분한 말투로 볼때 무슨 대책이 있어 따라 들어 온것이라고 판단되었다.
"저 빛은 뭔가?"
"제 능력으로 만든것입니다. 천마님은 큰실수를 한겁니다. 동굴안이라면 제가 피할 공간이 없어 제압할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죠."
천후는 천마가 공격을 하면 즉시 피할 생각이다. 이미 노에스를 자신의 뒤쪽에 소환해둔 상태로 자신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었다.
"천마님은 지금 내공도 간당간당할겁니다. 더이상 중원 정복은 꿈도 꾸지 마시고 이곳에서 푹 쉬십시요."
번쩍.
즉시 사이킥 워프로 동굴밖으로 이동했다. 천후가 광장 입구에서 갑자기 사라지자 불안해진 천마는 즉시 입구쪽을 향해 전력으로 경공을 시전했다. 놈의 말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자신이 판 함정에 자신이 걸려 들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우르릉.
동굴이 흔들리며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놈의 짓이 틀림없었다. 이대로라면 무너지는 동굴 아래에 갇힐수밖에 없었다. 모든 내공을 쥐어짜 전력으로 천마행공을 시전했지만 뿌연 돌먼지가 자욱하게 밀려 들고 있었다. 이미 앞쪽이 무너진 상태라고 생각되었다. 동굴은 점점 안쪽으로 향해 무너지고 있었다. 이대로 앞쪽으로 계속 나아 갈수도 없었다.
"빌어먹을!"
놈은 축지를 사용한게 틀림없었다. 동굴안에서 축지를 사용할수 있다는건 생각지도 못했다. 공간과 공간을 접어 이동하는 축지는 사방이 탁 틔인 곳에서 발휘할수 있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었지만 놈은 아무렇지도 않게 축지로 사라졌다. 저런 놈이 중원에 버티고 있는한 중원 정복은 물 건너 간것이다.
지금은 이곳을 빠져 나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동굴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다시 안쪽으로 물러 날수 밖에 없었지만 무너 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급기야 광장도 천장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강기막을 형성해 무너 지는 바위 덩어리를 막고 있지만 얼마 버티진 못한다. 내공 소모가 너무 심했다.
온전한 내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강기막을 시전한채 무너 지는 동굴을 뚫고 나갔을것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도중에 내공이 모두 소모되어 바위에 깔려 죽을것이다. 둥굴밖에서 느긋하게 무너지는 산을 바라 보는 천후는 동굴안의 천마가 어떤 상황인지는 아직 모른다. 노에스에게 동굴 입구부터 빠르게 무너 뜨리라고 지시했다.
- 마스터, 동굴 끝 광장까지 완전히 무너 뜨렸어요. 천마는 지금 강기막이란걸 사용해 버티고 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할것 같아요.
- 계속 지켜 보다가 천마가 죽으면 천마 몸을 완전히 해체시켜 버리고 검을 가져 와.
- 작가의말
찾아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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