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화. 추산, 조사하다(2)
136화.
특별한 아티팩트는 하늘위에 설치해 놓을수 있는 알람 마법 아티팩트다. 이쪽으로 비행체가 접근하면 알려 주는 기능이다. 좌표 고정 마법과 플라이 마법, 인비저빌리티 마법이 각인된 알람 마법 아티팩트 5개를 만들어 좌표대로 올려 보냈다.
동서남북에 한개씩과 절벽 상공에 한개를 고정해 동서남북에서 보내 오는 신호를 절벽 상공에 있는 아티팩트가 받아 동굴안으로 알려 주는 방식이다. 절벽에서 5킬로 범위까지 감지할수 있게끔 상급 마나석 5개를 사용했다.
동굴 주민들 모두를 불러 알람에 대해 설명해 주며 소리가 울리면 즉시 숨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알람 마법 아티팩트도 단점이 있다. 만약 날아 오는 비행체가 재수없게 알람 아티팩트와 부딪히면 부서질것이다.
비행체를 피하는 기능이 없는 아티팩트며 인공 위성 또한 감지할수 없다. 인공 지능인 메인 보디가 사이버 병기를 만들고 조종하고 있다면 인공 위성 또한 만들었거나 기존의 위성들을 장악해 조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공 위성을 박살내야 하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운좋게 인공 위성이 이 지역 상공을 지나지 않는다면 안심이 되지만 정기적으로 돌아 다닌다면 발각될것이다. 또한 엄청나게 과학이 발달되어 인공 위성을 자유자재로 움직일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레이저 무기같은것도 실려 있을지도 모르지만 인공 위성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는 모른다. 대충 대기권 밖에 있을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대기권 밖으로는 이동할수 없다.
'음...그렇다면...그래. 그걸 박살나면 되겠군.'
인공 위성의 전파를 수신할려면 안테나가 필요하다. 지상에 거대한 위성 안테나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인공 위성은 미 북방부나 항공 우주국인 NASA에서 관리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관리하는 기상 위성등도 있을것지만 그런건 제외다.
군사 위성의 신호를 수신하는 안테나를 박살내면 지구 전체를 감시하진 못할것이다. 미국을 다녀와야 할것 같았다. 메인 보디가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위성 안테나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미국에서 가장 큰 위성 안테나나 안테나들이 군집되어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영화나 TV에서 거대한 안테나들이 움직이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미국 영화인만큼 미국 어느 지역에 있을 것이다. 동굴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미국의 위성 안테나가 있는 곳을 물어 보았지만 누구도 몰랐다.
"자네 혹시 미국의 위성 안테나가 모여 있는 곳이나 거대한 안테나가 있는 곳을 모르나?"
사원에 자리 잡은 강서휘 가족들에게도 물어 보았다.
"저어, 미국의 뉴멕시코주에 있을 겁니다. 책에서 본적이 있거든요. 다른 안테나는 모르겠습니다."
뉴멕시코의 어느 지역에 있는것까지는 모르지만 사막 어딘가에 있다고 했다. 뉴멕시코 주인만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일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넉넉하게 식량을 꺼내 주고 충기에게 미국에 다녀 오겠다고 말했다.
"큰할아버님, 비행기도 날아 다니지 않는데 어떻게 가실려는 겁니까?"
"날아서 간다."
"예엣? 미국까지요?"
"그래."
충기에게 자세히 말해 주지 않았다. 될수 있는한 내가 돌아 올때까지 동굴안에서 생활하라고 일러 두었다. 알람 소리가 들려 오면 즉시 동굴안에 숨어 움직이지 말라고도 당부해 두었다. 미국으로는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
동쪽으로 갈지 서쪽으로 갈지 어느쪽이든 장단점이 있었다. 동쪽으로는 한국을 걸쳐 일본, 하와이, 미국순이다. 대신 넓은 태평양을 쉬지도 못하고 건너야 한다. 서쪽으로는 대륙이 이어지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언제든지 땅으로 내려가 쉴수 있지만 거리가 멀다. 안전하게 서쪽으로 가느냐 조금 힘들겠지만 바다를 건너 동쪽으로 가느냐다. 서쪽으로 가더라도 마지막엔 대서양을 건너야 하지만 태평양보다는 짧은 거리다. 어느 나라든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있을 것이다. 중국에선 북경 천안문 광장 상공에 정지해 있었다. 그것으로 볼때 각나라의 중심 도시 상공에 한두기씩 떠 있을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일단 한국, 일본에 들러 사이버 레이디 버그를 처리하고 중국으로 다시 돌아와 유럽쪽으로 갈 생각이다. 메인 보디가 중국에 있는 레이디 버그가 추락한 것을 조사하고 있을 것이다. 혼란을 주기 위해 한국, 일본의 레이디 버그를 박살내면 다음은 어디가 목표가 될지 알수 없게 된다.
그날 저녁 해가 넘어 가자 절벽 꼭대기로 올라가 한국 방향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먼저 북경으로 워프한후 한국 서울로 이동할 생각이다. 천안문 지붕을 박살내고 추락한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있는 상공에 도착한 추산은 아래쪽의 레이디 버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 보았다.
'응? 머리가 없잖아?'
아래쪽으로 내려가 더욱 자세히 살펴 보자 목 부분이 깨끗하게 잘려져 있었다. 누가 이런식으로 머리만 잘라 갔는지는 모른다. 큰머리통을 옮길려면 인간이라면 기중기와 트럭이 필요할것이다. 놈이 추락한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인간이 이놈을 발견하고 기중기와 트럭을 수배해 놈의 머리를 옮겼다고는 생각할수 없었다. 그렇다면 놈의 동료들이 가져 갔을것이라고 짐작되었다.
'놈의 머리통이 중요한것 같군.'
놈의 머리에 중요한 무언가가 있는것 같았다. 다음엔 머리통을 박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한국쪽으로 사이킥 텔레포트를 시전하며 이동했다. 중국에서는 한밤중에도 투명 마법으로 몸을 가렸지만 한국으로 이동할땐 해제한 상태다. 천안문에서 놈을 추락시킨 일로 인공 위성이 천안문 광장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음, 이곳이 서울인가?'
달빛에 흠뻑 젖어 있는 어느 도시 상공에 도착했지만 이곳이 서울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실라이온을 소환해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있는지 알아 보라고 했다.
- 마스터, 동쪽으로 10킬로 지점에 있어요.
예상했었던대로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있었다. 즉시 실라이온이 알려온 대로 이동하자 천안문에서 처럼 거대한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공중에 정지해 있었다. 이번에도 놈의 등위에 사뿐히 내려 앉아 머리통과 배 안쪽에 사이킥 붐을 시전했다.
꽈꽈꽝.
몸통안에서 폭발이 발생하자 레이디 버그는 기우뚱하며 검은 연기를 피워 올리며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놈이 추락하자 왠지 기분이 좋았다. 다음은 일본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굳이 일본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 쓸데없이 마나는 물론 정신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티벳 사원 절벽위에 워프로 되돌아 와 즉시 북쪽으로 이동했다.
서쪽으로 곧장 이동하면 중앙 아시아쪽으로 이동한다. 그쪽으로 이동하며 발견되는 사이버 레이디 버그를 추락시키며 이동하면 이동 경로가 발각된다. 북쪽의 몽골로 이동해 러시아로 들어가 유럽으로 들어가 미국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북쪽으로는 산을 몇개 넘자 초원이 나타났다. 광활한 초원 지대로 볼때 몽골로 접어 든것 같았다. 높은 산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마나 포션을 들이켰다. 해가 떠 오르기전에 적어도 유럽까지는 이동하고 싶었다.
북쪽으로 올라 갈수록 점점 기온이 떨어지고 있었다. 초원 지대는 이미 끝나고 숲속 상공을 이동하는 중이다. 러시아로 들어 온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도시나 마을은 보이지도 않았다.
사이킥 텔레포트로 이동해 그 자리에서 아래쪽을 달빛에 의지해 찾아야 하기에 도시나 마을을 발견하는건 운에 딸렸다. 이동한 장소가 도시나 마을 상공이 아니라면 찾을수가 없었다. 곧바로 다시 이동했기 때문이다. 굳이 힘들게 도시를 찾을 필요는 없었다. 찾는다고 해도 인간을 만날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응, 저건 기차?'
이동한 곳 지상에 탈선한 기차가 누워 있었다. 그렇다면 철로를 따라 가면 도시가 나온다. 모스크바로 가기 위해 서쪽으로 철로를 따라 이동했다. 이 철로는 아마 시베리아 철도라고 생각되었다. 수풀을 지나 동굴안으로 들어 가는 철로를 따라 가기 위해 산을 넘었다.
도시가 보이면 실라이온을 소환해 레이디 버그가 있는지 조사해 보고 없다면 곧바로 이동했다. 거대한 산이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 마나 연공을 하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먼거리를 이동했는지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하루를 쉬고 다시 어두워지면 이동했다.
마나를 조금이라고 아끼기 위해 투명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밤에 이동하는 것이다. 아침에 본 산은 산맥인듯 길게 이어져 있었다. 산맥을 가로 지르는 철로를 따라 서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몇개의 도시를 지났다.
- 마스터, 찾았아요.
- 좌표를 알려줘.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있는 상공으로 워프해 갔다. 아래쪽은 TV에서 본적이 있는 크레믈린 궁전같았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황금색 칠이 거의 다 벗겨 나간 둥근 지붕위에 십자가가 있는 모양은 모스크바에 있는 크레믈린 궁전밖에 없었다. 그 상공에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정지해 있었으며 놈 주변을 사이버 모스키토 놈들이 빙글빙글 선회하고 있었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레이디 버그만 정지해 있었지만 이곳은 모스키토들이 레이디 버그를 보호하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모스키토들은 추산을 감지할수 없는지 레이디 버그 주변만 계속 감돌고 있었다. 레이디 버그 등에 내려선 추산은 한국에서 처럼 머리와 몸통안에 사이킥 붐을 시전했다.
꽈꽈꽝!
레이디 버그가 심하게 흔들거리자 모스키토 놈들이 레이디 버그 전체를 감싸듯이 포위해 왔다. 즉시 블링크로 상공으로 이동하자 레이디 버그가 추락하기 시작하며 모스키토 놈들도 더이상 날지를 못하고 버그 놈과 함께 지상으로 우수수 추락했다.
쿠쿠쿠쿵.
크레믈린 궁을 박살내며 추락한 레이디 버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모스크바의 레이디 버그를 추락시킨 추산은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며 조금씩 남쪽으로 내려 가자 눈덮힌 산이 앞을 막고 있었다. 유럽에서 눈덮힌 산이라면 알프스 산맥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알프스 산맥은 스위스,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 걸쳐 있는 산맥이다. 산맥을 넘어 이동하자 거대한 철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것을 발견했다.
'저건 에펠탑이군.'
프랑스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실라이온이 알려 온 레이디 버그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러시아와 마찮가지로 이곳의 레이디 버그도 모스키토 놈들에게 보호 받고 있는 중이었다. 러시아에서와 똑같은 방법으로 추락시킨후 서쪽으로 이동했다. 프랑스에서 일직선으로 서쪽으로 이동하면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동할것이다. 대서양을 건너는 바다로 나가기 전에 마나 포션을 복용하고 잠시 쉬었다.
'후우, 겨우 도착했군.'
드디어 대서양을 넘었다. 아직 이곳이 미국인지 캐나다인지는 모른다. 일단 쉬어야 했다. 해변 아래쪽에 보이는 건물 옥상으로 내려가 건물 전체를 스캔해 인간이나 좀비가 있는지 확인하곤 아무도 없자 최상층으로 들어가 마나 포션을 마시고 마나 연공을 하며 밤을 지새웠다.
뉴멕시코로 가기 위해선 이곳이 어딘지 먼저 알아야 했다. 날이 밝자 투명 마법을 시전해 옥상으로 올라가 해변가를 벗어나 도시쪽으로 이동하며 실라이온에게 인간을 찾아 보라고 했다. 도시는 텅 비어 있었다. 계속 이동하며 찾아 다녀 겨우 인간을 찾을수 있었다.
중세풍이 가미된 4층 벽돌 건물로 꽤 큰 규모였다. 그 건물 앞쪽엔 빛바랜 거대한 규모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세풍 건물 지하로 이동했다. 입구는 완전히 막혀 있었지만 블링크로 통과했다.
어두컴컴한 실내를 라이트 마법으로 밝히며 지하로 내려 가는 계단을 찾아 천천히 내려 갔다. 계단 곳곳이 막힌채 아래쪽에 작은 개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모두 블링크 마법으로 통과하며 계속 내려 갔다.
한동안 내려 가자 바리 게이트 너머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바리 게이트 바로 뒤에 사람이 한명있었지만 라이트 마법을 보고 있지 있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라이트 마법을 해제하고 바리 게이트를 통과했다. 중년인 한명이 벽에 기댄채 잠들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슬립!"
푹 재웠다. 괜히 깨어나 소동을 일으키면 곤란했다. 바리 게이트 먼곳에 보이는 불빛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지하 터널이다.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걸어갔다. 터널 한쪽 벽면에 문이 달려 있었다. 그 문 뒤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터널안에 단 한개뿐인 전구지만 불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볼때 전력 공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자 터널이 이어지고 있었다. 감시하는 자가 없어 통로를 따라 걸어 갔다.
50여미터 걸어 갔을때 통로 옆쪽에 문이 한개 달려 있었다. 그 안에 사람이 있었으며 앞쪽으로 더 나아가면 다른 문 안쪽에서도 사람들이 들어 있는게 감지되었다. 문을 통과할려고 할때 누군가 문쪽으로 접근하는 기척에 문에서 조금 멀어졌다.
철커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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