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지구인들과의 조우(1)
24화.
급히 마리뉴를 잡아 당기자 마리뉴 뒤쪽에서 흙먼지가 튀어 올랐다. 또다시 무언가가 날아 오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텅.
마리뉴를 다시 잡아 당기며 사이킥 실드를 펼쳤다.
"으윽! 마, 마스터?"
"습격이다."
퍽!
화살은 아니었다. 하지만 화살보다 빠른 앞쪽이 뾰족한 손톱 두개정도 길이의 작은 물체였다. 이번에도 마리뉴를 잡아 당겨 피해 버리자 또다시 똑같은 물체가 날아 왔다.
텅.
이곳은 피할곳이 없는 곳이다. 놈들은 언덕위에서 이곳을 내려다 보고 있었지만 이쪽은 개활지에 있는 탓으로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사이킥 실드로 저 물체를 방어할수 있을지 장담할순 없어 이번에도 마리뉴를 잡아 당겨 피했다. 놈들은 마리뉴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사이킥 스모그!"
희뿌연 안개가 급속도로 주변에 번져 나갔다. 놈들이 안개를 뚫고 이쪽을 바라 볼수 있을지도 몰라 사이킥 스톤월도 펼쳐 전면에 돌 장벽을 우뚝 세워 놓았다.
"마리뉴! 넌 저 장벽 아래에 숨어 있어라. 난 놈들을 처리하고 오겠다."
사이킥 스모그 덕인지 더이상 작은 물체는 날아 오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놈들은 안개를 뚫어 보진 못하는것 같았다. 사이킥 인비저빌리티로 모습을 감추고 하늘을 날아 올라 놈들이 있는 언덕으로 이동했다. 여전히 몸에는 사이킥 실드를 두른 상태다. 놈들에게 사이킥이 통할지 어떨지는 모른다.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면 통할것이다. 사이킥 서치로 감지된 놈들은 인간이었다. 공중에서 아래쪽을 내려다 보며 6명 전체에게 사이킥 홀드를 펼쳐 보았다. 꼼짝도 하지 않은채 엎드려 있는 놈들에게 사이킥이 통했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사이킥 미사일!'
퍽!
"컥!"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긴대롱 끝 사각형 부분 아래쪽의 손잡이를 잡고 대롱위에 달려 있는 30센치 정도의 둥근 물체에 한쪽 눈을 대고 있는 놈의 등뒤 어깨에 사이킥 미사일을 박아 주었다. 그러자 가벼운 신음 소리가 들려왔지만 놈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
"%^$#&^*^#"
옆에 있던 놈이 무슨 말을 했지만 전혀 알아 들을수 없는 말이었다. 한놈이 말을 하자 다른 놈들도 일제히 수군거리고 있었지만 얼굴도 돌리지도 못한채 움직이지 못하는게 사이킥 홀드가 제대로 먹혀 든것같았다. 놈들이 움직이지 못한다는걸 확인한 캐논은 마리뉴에게 사이킥 메세지를 보내 언덕위로 불렀다. 다행히 멀리 떨어져 있는 마리뉴에게 무사히 메세지가 도착했는지 마리뉴는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마리뉴가 도착하기 전에 놈들을 심문하기 위해 통역 마법을 응용한 사이킥 인터퍼테이션을 펼쳐 대화를 시도했다.
"네놈들은 누구냐?"
"헉! 누, 누구냐? 무슨 짓을 한거냐?"
"모, 몸이..."
"사이킥 그래피티!"
시끄럽게 떠드는 놈들에게 가볍게 훈계조로 중력 마법을 변형시킨 사이킥 그래피티로 찍어 눌렀다. 그러자 모두 엎드려 있는 탓으로 더욱 땅바닥으로 짖눌려 버린 놈들은 신음을 흘리고 있었지만 시끄럽게 떠들진 않았다.
"다시 한번 묻겠다. 네놈들은 누구냐?"
"......."
잠시 기다렸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점점 화가 날려고 했다. 마법 주머니에서 롱소드를 꺼냈다. 등에 사이킥 미사일을 박아 넣은 놈의 허벅지를 향해 그대로 찔러 넣었다.
푹.
"컥!"
푹푹푹푹!!!!
"끄으윽."
신음을 내뱉는 놈의 허벅지에 푹푹 찔러 넣자 알록달록한 바지가 금새 피범벅이 되어 갔다. 그래도 놈은 여전히 가벼운 신음만 내뱉을뿐 실토할 생각이 없는듯했다. 고문에 익숙한 놈들같았다. 이래선 않되었다. 놈이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걸 다른 놈들도 모두 볼수 있게끔 한곳에 모아 놓고 고문을 다시 해야 한다. 마리뉴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헉헉헉! 마스터!"
"숨 좀 돌리고 놈들의 옷을 찢어 손발을 단단히 묶어라."
마법 주머니에서 물주머니를 던져 주었다. 꿀꺽꿀꺽 물을 마신 마리뉴는 놈들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찌이익.
벗기기 보다는 거의 찢는 수준이었다. 마리뉴는 늙은 노인처럼 보이지만 마족 수준에서는 중년인에 불과하다. 타고난 힘 또한 인간과 달리 엄청났다.
텅.
마리뉴가 놈들의 옷을 벗기고 있을때 또다시 굉음이 들려 왔다.
"마, 마스터!"
깜짝 놀란 마리뉴는 당황하고 있었다.
"일단 멈춰라."
똑똑히 보였다. 허벅지를 찔린 놈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검은 아티팩트 끝쪽 대롱에서 무언가가 튀어 나간것이다. 그 물건을 살펴 보았다. 여전히 놈은 한쪽 눈은 검은 물체 위에 달려 있는 둥근 원통에 가져다 댄 상태였고 오른손은 무언가를 잡고 집게 손가락은 잡고 있는 앞쪽의 둥근 고리안에 있는 바깥쪽으로 살짝 휘어진 날렵한 쇠같은것에 걸치고 있었다. 피가 묻어 있는 롱소드로 끝으로 집게 손가락을 밀어 보았다.
철컥.
그러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한번 밀자 또다시 '철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게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있는 저것이 이 아티팩트를 발동시키는 마법진의 중추적인 역활을 하는것 같았다. 즉시 다른 놈들이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도 살펴 보았다. 다른 놈들이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는 처음 놈보다는 작은 아티팩트지만 역시 아래쪽에 둥근 고리안에 날렵한 작은 뾰족한 쇠가 달려 있었으며 집게 손가락은 가져다 대고 있었다. 그런 놈들중 한놈의 집게 손가락을 안쪽으로 밀쳤다.
탕.
귀를 찢는듯한 굉음에 화들짝 놀란 캐논은 한걸음 뒤로 물러 났다. 마리뉴도 깜짝 놀란듯했다.
"마스터!"
"괜찮다. 마리뉴! 이곳을 잘 봐라. 놈들이 가져다 대고 있는 이 집게 손가락을 이렇게 안쪽으로 잡아 당기면..."
탕.
"헉!"
또다시 들려온 굉음에 마리뉴는 깜짝 놀라고 있었다.
"봤지?"
"예."
"이 아티팩트는 이걸 앞쪽으로 잡아 당기면 저 끝부분에서 무언가가 튀어 나가는 방식이다. 놈들의 손가락을 조심해서 이것에서 모두 떼어내고 아티팩트를 한곳에 모아라."
"알겠습니다."
지시대로 마리뉴는 조심해서 아티팩트를 모두 한곳에 모으고 놈들의 옷을 찢어 손발을 꽁꽁 묶었다. 묶은 놈들의 사이킥 홀드를 해제하자 몸이 움직일수 있다는 알게 된 놈들은 놀란듯 눈이 커지며 흔들리고 있었다. 마리뉴는 알아서 놈들의 무릎을 꿇리고 모자와 복면까지 모두 벗겨 버렸다. 모자는 특이하게도 딱딱했다. 이계인들의 드러난 얼굴은 인간 그 자체였다. 모두 짧은 머리가 특이했지만 겉모습은 인간과 다른 점은 하나도 없었다. 마족은 눈동자가 검은색이다. 중간계의 인간은 다양한 색깔이다. 놈들은 갈색 눈동자나 푸른 눈동자도 있었다. 중간계의 입장에 비추어 비교해 보면 놈들은 모두 20대로 추정되는 젊은 놈들로 알몸인 상태로 모두 탄탄한 몸매였다. 어떤 훈련을 받은 놈들 같았다. 그중 허벅지를 찔린 놈은 정신이 가물가물한지 비틀거리고 있었다. 피가 많이 빠져 나간 탓으로 생각되었다.
"다시 묻겠다. 네놈들은 누구냐?"
"......"
놈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캐논과 마리뉴를 바라 보고 있었다. 몇번을 물어도 아무런 대답도 없는 놈들이었다.
"마리뉴! 저 놈 가죽을 벗겨라."
"예."
허벅지를 찔린 놈은 어차피 피를 많이 흘러 죽을것이다. 치료해 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놈은 아티팩트로 마리뉴를 죽일려고 한놈이다. 마리뉴를 죽인후엔 자신까지 공격했을것이다. 놈의 뒤쪽으로 간 마리뉴는 놈의 어깨를 잡고는 단검으로 어깨를 주욱 긋고 척추 아래쪽으로 또다시 그어 내렸다.
"커어억..."
"머, 멈추십시요. 말하겠습니다."
"이미 늦었다."
놈에게로 얼굴을 돌린 놈들중 한놈이 제지했지만 마리뉴는 이미 가죽을 벗기기 시작한 상태였다. 눈 뜨고는 지켜 볼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크아아악!!!"
생가죽을 벗기자 고통에 몸부림치는 놈을 홀드로 묶어 버렸다. 마리뉴는 마물 가죽을 벗기듯 눈 한번 깜빡거리지도 않고 능숙하게 일 처리를 했다. 놈의 시뻘건 상체가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났다.
"우욱!"
"욱!"
지켜 보든 놈들은 모두 비위가 상했는지 눈을 돌리며 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
털썩.
가죽이 벗겨진 놈의 홀드를 해제하자 더이상 무릎을 꿇고 있을수 없는지 부들부들 떨며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 잠시후 부들거리는 몸이 잦아 들었다.
"이번에도 묻는 말에 답하지 않는다면 양팔을 떼어 내겠다. 마리뉴, 지시하면 한놈의 양팔을 잘라 버려."
롱소드를 넘겨 받은 마리뉴는 놈들의 뒤로 걸어 갔다. 어떤 놈의 팔을 베어 버릴지는 마리뉴의 판단에 달렸다.
"네놈들은 누구냐?"
"저, 저희들은 아메리카 합중국 소속입니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한놈이 답했지만 처음 들어 보는 말이었다.
"너희들은 이계인이냐?"
"이곳이 이계라면 그렇습니다."
좀더 자세하게 질문을 하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놈들은 묻는 족족 답해 주었다. 지구라는 곳의 아메리카 합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군인들이다. 군인들은 병사들과 똑같은 부류였다. 어느날 갑자기 놈들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곳에 하늘에서 검은 기둥 5개가 내려 왔다. 지구에는 200개가 넘는 나라, 즉 왕국이 존재한다. 대체 얼마나 큰 땅이기에 그렇게 많은 왕국이 존재하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아메리카 합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프랑스, 케냐라는 왕국에 내려온 검은 기둥을 조사해 다른 차원과 이어져 있다는걸 발견하고 이곳으로 온것이다.
지구라는 곳은 자원이 부족한 상태로 새로운 땅에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곳 마계를 조사하는 도중에 몬스터들과 인간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인간들과 접촉을 시도해 보았지만 무턱대고 공격하는 흉폭성에 대화는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인간들을 강제로 복속시키기 위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특별한 힘을 가진 인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총이라는 무기도 소용없었다. 여태까지 아티팩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무기는 총이라는 것으로 인간이 철을 주조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총에서 튀어 나간 작은 물체는 총알이라는 것으로 어떤 원리로 튀어 나가는지 설명을 했지만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화약이란 물건도 그렇고 용수철이 어떻고 저떻고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놈들이 말한 특별한 힘을 가진 인간들이란 아마 중상급 마족을 말하는것 같았다. 중상급 마족이라면 총알이라는 것이 날아 와도 쉽게 피할수 있을 것이다. 마나를 제대로 다룰줄 아는 마족이라면 누구든지 피할수 있지만 저런 총알이 비처럼 쏟아 진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놈들에겐 물어도 물어도 끝이 없었다. 질문하기도 지친 상태다.
이놈들은 정찰대다. 본대가 지금 마족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으로 전방 정찰을 나온 것이다. 마리뉴를 공격한건 캐논이 자신들의 위치를 알아 차렸기 때문이었다. 캐논보다 마리뉴가 상급자라고 생각해 저격을 시도한것이라고 털어 놓았다. 전황은 마족들이 불리한 상태다. 지구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가 막강해 마족들은 좀처럼 진군하지 못한채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후퇴하길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다고해도 지구인들도 마족들을 추격할순 없는 상황이다. 전장이 넓은 범위로 확대되면 지구인들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막강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죽음을 불사하고 사방에서 달려 드는 마족들은 아무런 피해도 없이 모조리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또한 괴상한 몬스터들 때문에 블랙 게이트에서 멀리까지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검은 기둥을 지구인들은 블랙 게이트라고 부르며 마계를 블랙 랜드라고 부르고 있었다. 지구라는 곳은 엄청나게 발달된 도시가 즐비하다고 했다. 얼마나 굉장한 곳인지 살펴 보고 싶었다. 마법이나 정령등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놈들은 오히려 놀라는 눈치였다. 더이상 질문할 내용이 생각나지도 않았다.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한것인지 꼬박 하루가 지나간듯했다. 캐논이 놈들에게 질문하고 있을때 마리뉴에게 놈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모두 꺼내 정렬해 놓으라고 했다. 모든것이 처음 보는 특이한 물건들 뿐이었다. 일일히 어떤 물건인지 물어 보며 수류탄과 드론, 비디오 카메라라는 물건이 맘에 들었다. 수류탄은 큰폭발을 일으키는 무기라는 말에 사용법을 자세히 물어 보고 직접 실험을 해 봤다. 안전핀이라는 것을 뽑고 멀리 집어 던졌다.
꽝.
큰폭발을 일으켰지만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사이킥 붐이라면 얼마든지 수류탄보다 더 큰 폭발을 일으킬수 있었다. 사이킥 붐과 다른 점이라면 수류탄이란 물건은 폭발하면 쇠 파편이 사방으로 튕겨져 나가 큰상처를 입힌다고 했다. 수류탄보다 더 굉장한 무기는 없냐는 질문에 수류탄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무기들이 지구에는 즐비하다는 말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어떤 무기는 한개의 왕국을 무너 뜨릴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무기도 존재한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무기를 이곳 마계에도 가지고 온거냐?"
"이곳이 마계라고요?"
"묻는 말에만 답하라."
"...아마 상황이 불리해 지면 가져와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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