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전쟁(2)
18화.
사이킥을 시전하는 캐논에게로 달려 오는 놈들의 머리통을 박살내자 갑자기 터져 나가는 동료들의 머리에 화들짝 놀란 놈들이 메뚜기떼들처럼 사방으로 달아 나기 시작했다.
투두두두.
그런 캐논쪽으로 기사 한명이 롱소드를 치켜 들고 달려 오고 있었다. 롱소드에 넘실거리는 마나가 소드 익스퍼트 중급은 되어 보였다.
"터져라! 사이킥 붐!"
펑.
마법처럼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캐논의 사이킥은 기사의 가슴에서 정확히 폭발했다. 마나를 뭉친 사이킥이 아닌 탓으로 기사는 감지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사는 휘청거렸을뿐 그대로 달려 오고 있었다. 풀 플레이트 메일로 전신을 감싸고 있는 탓으로 일격에 죽이지는 못했다. 아직 사이킥이 약한 탓이다.
"호오, 그렇단 말이지. 떠올라라! 사이킥 리버스!"
둥실.
"허엇?"
전마와 기사를 통채로 들어 올렸다. 캐논의 주특기였다. 절벽의 바위를 떼어낸 바위로 몇개월이나 들어 올리는 훈련을 반복한 캐논이다. 하늘 높이 떠 오른 전마는 적군들의 머리위로 급격히 추락했다.
"으아악!"
"피, 피해!"
꽈직.
기사는 아마 피떡이 되었을것이다. 육중한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채 높은 곳에서 추락한 것이다.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 적군들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 버리기 위해 광범위한 공격이 필요했다.
"쏟아져라! 사이킥 라이트닝!"
파치지지지직!!!
앞쪽에서 서로 싸우고 있는 병사들에겐 시전할수가 없어 뒤쪽에 대기하고 있는 적군들에게 마법의 체인 라이트닝에 해당되는 광역 사이킥 공격을 했다. 단한방으로 낙엽이 떨어지듯 우수수 쓰러진 적군들은 주춤주춤 물러 나기 시작했다.
쇄에엑!
텅!
화살 한발이 사이킥 실드에 막혀 튕겨져 나갔다. 성벽위에서 병사 한명이 다시 활을 쏠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폭발하라! 사이킥 파이어!"
펑.
활을 든 병사의 몸이 폭발에 휘말려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적군들은 이미 사기가 떨어져 아군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병사들은 이대로 놔 두어도 충분히 승리할수 있을 것이다. 병사들을 뒤로 하고 기사들이 싸우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카강캉캉!
수십명의 기사들이 서로 죽고 죽이고 있었다. 바닥에는 이미 많은 기사들이 쓰러져 있었다. 모두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있는 탓으로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분간도 되지 않았지만 전마를 감싼 체인 메일로 판단할수 있었다.
"구속하라! 사이킥 홀드!"
아군 기사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적 기사의 몸을 홀드로 묶어 버리는 식으로 기사들을 도와 주었다. 기사들도 점점 우세한 상황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떠 올라라! 사이킥 플라이!"
둥실!
아군 병사들과 기사들이 우세한 상황이 되자 캐논은 적군 수장을 잡기 위해 내성으로 날아 갔다. 내성벽위에는 적군들이 외성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며 수시로 적군 연락병이 내성의 작은 문으로 드나 들고 있었다. 깜깜한 밤인 탓으로 내성 벽위에 횃불이 환한 상태지만 공중을 날아 가는 캐논을 발견하진 못할 것이다. 내성벽위를 날아 갈때 기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내성 벽 중앙에 우뚝 서 있는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자를 발견했다. 다른 기사들 모두가 투구까지 쓰고 있음에도 그 자 혼자만 투구를 벗은 상태였다. 적군 수장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놈이 틀림없었다. 내성 벽위를 빙글 돌아 내성밖의 가장 높은 건물위로 내려 왔다.
"떠올라라! 사이킥 리버스!"
그 놈에게 리버스 그래피티 마법에 해당되는 사이킥 리버스를 펼쳐 들어 올렸다.
"어엇?"
"백작님!"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떠 오르는 놈을 기사는 백작이라고 부르며 다리를 잡아챘다. 하지만 백작의 몸은 계속 공중으로 떠 오르고 있었다. 백작의 몸과 함께 다리를 잡고 있는 기사도 함께 공중으로 떠 오르자 즉시 다른 기사들이 떠오르는 기사의 허리를 부여 잡았다.
"배, 백작님!"
"어허헛?"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5명이 공중을 날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성벽위의 적군 병사들은 어쩔줄을 몰라했다.
"으악!"
가장 아래쪽의 기사 한명이 아래로 추락했다. 네명이 매달린채 수직 형태로 날아 가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캐논은 그들을 외성쪽으로 데리고 이동했다. 외성쪽은 아군 병력들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었다.
"밝아져라. 사이킥 라이트!"
"어헛? 저, 저건 뭐야?"
갑자기 공중에서 밝은 빛이 터지며 하늘에 떠 있는 기사들을 발견한 병사들이 싸움도 중지한채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항복하라! 엘칸트 왕국 백작을 사로 잡았다."
병력들을 향해 크게 소리친 캐논은 백작의 몸을 빠르게 빙글 돌려 버렸다. 그러자 백작 다리를 잡고 있던 기사가 추락하자 다른 두명도 같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쿠쿠쿵.
"컥!"
"윽!"
"욱!"
기사들을 떨어 뜨린후 적군 병사들에게 백작의 모습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 아래쪽으로 이동시켜 확인시켜 주자 놀란 적군 병사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기사들도 항복해."
아직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기사들에게 외친 캐논은 백작을 높은 곳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다시 빠른 속도로 하강시켰다.
"으아아악~!!"
백작이 비명을 내지르자 기사들의 전투도 중지되었다.
"백작! 무기를 버리라고 명령해."
"헉헉헉헉!"
가뿐 숨을 몰아 쉬는 우르모아 백작은 기겁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발생한것인지 영문도 모른채였다. 바닥에는 수많은 병력들이 쓰러져 있었다. 적군보다 아군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다. 자신의 몸을 들어 올린 마법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에 숨어 있는것 같았다. 어쩔수가 없었다. 마도사가 이곳에 있는게 틀림없었다. 이런 짓을 할수 있는 자는 마도사밖에 없었다. 마도사가 참전한 이상 항복하는 수 밖에 없었다.
"무기를 버려라."
백작의 명령에 병사들을 시작으로 기사들까지 무기를 버린 엘칸트 병력들이었다.
"무기를 회수하고 포박해."
캐논의 말에 아군 병사들이 일제히 움직여 한쪽으로 적군을 몰아 포박하기 시작했으며 외성벽위의 적군 깃발도 끌어 내리고 있었다. 뻥 뚫린 도로 중앙에 백작을 내려 놓으며 캐논은 백작 곁으로 다가갔다.
"이름이 뭐냐?"
"자넨 누군가?"
"캐논 드라이브 백작이다."
"음, 카라딘 드 우르모아 백작이다."
젊은 청년이 등장해 자신을 백작이라고 소개했다. 카라딘 백작은 자신을 공중으로 들어 올린 마도사가 누군지 알고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펴 보았다.
"마도사는 어디지?"
"마도사?"
"백작님! 눈앞의 그 자가 마도사입니다."
홱.
말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급히 고개를 돌린 우르모아 백작은 부하인 기사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뭐라고?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부하에게 확인을 한 백작은 캐논을 뚫어져라 보라보며 놀라워했다. 젊은 청년이 어떻게 마도사의 경지에 올랐는지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당신이 마도사십니까?"
"......"
갑자기 존대를 하는 우르모아 백작의 질문에 캐논은 일순 할말을 잃었다. 백작이 착각하고 있다는걸 바로 알아 차렸다. 백작의 질문에 아군이나 적군 모든 병사들과 기사들이 캐논을 바라 보고 있었다.
투두두두.
그럴때 외성문안으로 연합군 귀족들이 급히 달려 왔다. 성이 수복되었다는걸 알고 안으로 들어 온것이다.
"워워어~!!"
캐논이 있는 앞에 말을 멈춘 귀족들이 주변을 훑어보며 상황을 물었다.
"어떻게 된것인가?"
"적군 사령관인 우르모아 백작을 포로로 잡았다."
"당신이 우르모아 백작이십니까?"
"그렇다."
우르모아 백작은 말을 타고 있는 귀족이 마도사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귀족들이라고 생각했다. 마도사를 전혀 존경하는 태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오트리 남작성은 완전히 수복되었다. 내성의 적군들도 백작이 항복을 종용하자 곧바로 내성문을 열고 항복했기 때문이다.
"백작! 정말 마도사였나?"
그레시안 소영주가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마도사가 어떤 경지인지는 몰라 답해 줄순 없습니다."
"음, 그럼 마법사라고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나?"
"굳이 자랑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외사촌 형님이라고 해도 매번 반말을 하는 소영주가 맘에 들지 않아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꾹 누를수 밖에 없었다. 캐논은 지금 보르지아 자작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가한 상태다. 일단은 소영주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자신을 대하는 행동을 보고 재고할 생각이다.
"백작님이 마도사시라면 연합군 전력을 재편성해야 할것 같습니다. 저희들 세력만으로 밀고 들어 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하르덴 자작의 발언에 게르먼 남작이나 소영주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곳의 연합군만으로 적들을 격파해 공을 세우면 막대한 전공을 올릴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백작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백작이 몰락 귀족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런 힘을 보유하고 있을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마도사라면 굳이 전쟁에 참가할 필요도 없는데도 참가했다는건 전공을 쌓아 가문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틀림없었다. 백작만 따라 다니면 절로 전공은 쌓이게 되는 것이다.
포로들은 오오트리 남작이 관리했다. 남작은 더이상 전쟁을 수행할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로 포로들 관리도 힘겨울것이다. 남작성에서 이틀을 쉬고 엘칸트 왕국의 백작인 우르모아 백작을 포로로 앞세워 빼았긴 땅을 수복하기 위해 진군했다. 다른쪽 전장 상황은 아직 모르지만 드라이브 백작이 있는한 이 전쟁은 승리할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연합군을 이끄는 하르덴 자작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귀족들은 모두 마차를 타고 이동중이다. 포로인 우르모아 백작도 마차를 타고 있었다.
"드라이브 백작에 대해 말해 주겠나?"
"......."
마차에 감시역으로 동행하고 있는 기사에게 질문한 우르모아 백작이었지만 기사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백작과는 어떤 대화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음, 그럼 이것 하나만 말해 주게. 드라이브 백작은 어느 소속인가?"
"......."
여전히 답하지 않는 기사에게 더이상 물어 봐도 소용없다는걸 깨달은 우르모아 백작은 스스로 알아 보기로 했다. 마차를 타고 가며 밖에서 들려오는 기사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엘칸트 왕국 제3군 저번 후작군 소속 선봉대인 우르모아 백작군을 격파한 연합군은 저번 후작군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갔다. 오오트리 남작성을 수복할때 1만의 병력중 중상자를 포함한 3천을 잃은 상태였다. 고작 남은 7천의 병력으로 저번 후작군 2만 5천을 상대해야 하지만 마도사가 있는한 승리할수 있다는 확신으로 진군하고 있는 중이다. 병사들의 사기도 하늘을 찌르는 상태다. 덜컹거리는 마차를 타고 가는 캐논은 어제 처음으로 귀족 회의에 참가할수 있었다. 마도사 자격으로 참가한것이다.
엘칸트 왕국 제3군을 이끄는 저번 후작군은 총3만 5천의 병력으로 우르모아 백작이 이끄는 1만을 격파한 상태다. 남은 2만 5천을 상대하기 위해 진군하자며 자신의 의견을 물어 왔다. 자신이 반대하면 오오트리 남작성에서 다른 원군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원군이 도착하면 전공을 몇개로 나누어야 한다. 7천의 병력으로 2만 5천을 격파한다면 왕국 전체에 큰 화제가 될것이며 자신의 명성도 높아질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큰 전공을 세우더라도 드라이브 백작령을 무너 뜨린 마르티스 백작가는 이미 후작가로 승작해 왕국의 권력 중심에 있는 상태다. 몰락 귀족이 되어 버린 드라이브 백작이 명성을 얻는건 탐탐치 않게 생각할게 뻔했다. 전공을 과소 평가해 어떻게든 명성을 얻지 못하도록 획책할지도 모른다.
이번이 기회였다. 7천대 2만 5천. 누가 보더라도 무모한 짓이다. 패배를 한다면 지휘관들인 귀족들의 어리석음을 욕할것이지만 승리한다면 막대한 찬사를 받을게 틀림없었다. 그런 점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연합군을 이끄는 하르덴 자작이 제의를 했다. 저번 후작군과는 3일후에 서로 대치했다. 양쪽 진영 모두 진군하고 있었던 탓으로 중간에서 마주쳐 버린것이다. 후작군은 곧바로 공격해 오진 않았다. 양쪽 진영 모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
"사령관님! 이곳은 불리합니다. 반나절 거리의 후방에 있는 평원으로 물러 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적군에 마도사가 있는 한 이런 좁은 곳에서 공격받으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겁니다."
"왕실에 마법사를 요청했나?"
"지급으로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이동해 오면 늦어도 3일후엔 도착할것입니다."
"음, 적군에 마도사가 있을줄은...일단 왕실에서 지원하는 마법사가 도착할때까지 전투는 피한다. 후퇴하도록."
엘칸트 왕국 제3군 지휘부는 신속한 판단을 내려 후방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
"자작님! 적군이 후퇴하는 중입니다."
"뭐라고?"
- 작가의말
올려 달라는 시간대에 맞춰 올릴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시간대가 있으신 분은 댓글로 알려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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