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천후, 블랙 게이트를 없애다.
189화.
주석이 선물을 안겨 준것이다. 세무 조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결과가 벌써 나올리가 없었다. 주석이 빠르게 움직인것이다. 일처리가 빠른 주석이 맘에 들었다.
"주석을 직접 만나고 왔다. 주석이 지시를 한것 같구나."
"주석요?"
"그래. 이제 호텔에 다른 문제는 없지?"
"후우, 호텔에 환자들이 몰려 들고 있습니다. 병원도 아닌데도 혹시 은룡이 치료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장기 투숙을 원하는 자들이 몰려 들고 있는 중이며 단기 투숙을 원하는 환자들이 빗발쳐 호텔이 아니라 병원을 방불케하는 사태가 벌어 지고 있어 호텔의 평판이 점점 추락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반 투숙객들은 환자들과 같은 호텔에 묶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무슨 병이라도 전염될까 걱정하는 것이다. 만약 천후가 환자들을 치료해 준다면 호텔은 더욱 병원화가 진행될게 뻔했다. 은룡으로 가장한 엔다이론이 치료를 하지 말았어야했다. 이미 벌어진 일을 해결하기 위해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은룡이 더이상 등장하지 않는다는걸 알면 환자들도 하나둘씩 호텔을 떠날것이다.
***
"조사는 끝났나?"
"계속 조사중입니다만 지금까지 알아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보고서를 받아든 주석은 신음을 흘렸다. 며칠전에 갑작스레 등장한 은천후라는 자를 조사한것이다. 보고서에는 갑자기 등장해 대만에 있던 은씨 집안을 불러 들이고 친척이 경영하고 있던 호텔옆에 쌍둥이 호텔을 세웠다. 호텔 건립 자금은 금괴를 세탁했다는 내용으로 호텔을 세울 정도의 금괴를 어디서 조달했는지는 모른다.
특이한 점은 호텔에 전시되어 있는 골동품들이 모두 은천후 소유였다. 명나라 제13대 황제에게 하사받은 충국어사부 직책과 충국어사검이란건 진짜로 판명되었다. 골동품들은 황궁보고에서의 반출 목록으로 13대 황제가 충국어사부에게 하사한 물품이라고 적혀 있는 내용과 똑같은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4백년전의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었다. 당시의 명나라에선 은이 주요 화폐로 유통되어 금의 가치는 크지 않았다. 금괴는 그런 금을 모아 보관해 둔것을 사용해 호텔 건립 자금으로 사용한것이라고 추정되었다. 호적에도 은천후라는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가문을 조사한 결과 4백년전에 은천후라는 인물이 있었다. 보고서 후미엔 4백년전 인물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결론짓고 있었다.
"음, 이게 사실이라면 그 자가 말한 예언도 사실일 가능성이 있겠군. 몇년후에 검은 기둥이 생겨날지 모르지만 대책을 세워야겠네."
"특별 기구를 설치해야겠습니다."
***
별다른 일도 없이 시간은 흘러 갔다. 주석이 가끔 보자며 부를때를 제외하곤 은영과 같이 산에 오르거나 낚시를 했다. 주석은 미래에 발생할 일에 대해 집요하게 물으며 대책 수립에 참가하거나 조언해 주길 원했다.
"전세계에서 핵은 사라져야 해. 어떤 이유로 좀비들이 등장하는지는 모르지만 핵과 검은 기둥에서 쏟아지는 미지의 기(氣)로 인해 인간이 좀비들로 변형되는것으로 생각되거든."
"음, 절대로 무리네. 자네가 각국 수뇌를 협박한다면 핵은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는한 지구에서 핵은 사라지지 않을꺼네."
자신이 핵 보유국 수뇌부들을 찾아간다고 해도 핵을 직접 폐기하지 않는한 어딘가에 숨겨 놓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심리다. 다른 나라에서도 혹시나 폐기하지 않고 몇개를 숨겨 놓진 않는지 의심암귀(疑心暗鬼)에 빠져 자국도 숨겨 놓을 가능성이 다분했다. 핵을 사용하기 전에 블랙 게이트를 먼저 처리하면 핵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블랙 게이트가 없는 상황에서 먼미래에 전쟁이 발생해 혹시나 핵을 사용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좀비는 등장하지 않게 될것이다. 걱정하는 주석에게 그런 점을 설명해 주며 일단 상하이에 언제든지 군이 투입될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라고했다.
"음, 언제 블랙 게이트가 등장하는지 말해 줄수 있나?"
"2023년 10월 28일!!"
"자네 예견이 틀리기를 바래야겠군."
"그날은 전국에 비행기 비행을 금지시켜야 해. 비행기 추락으로 인해 수많은 도시가 불타고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테니까."
하늘에서 추락하는 비행기에 의해 도시는 큰혼란에 빠져 들것이다. 언제 어디에 추락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석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대책 수립에 열을 올렸지만 할수 있는건 상하이에 고정되는 블랙 게이트에서 얼마큼의 마물들의 쏟아져 나오냐였다. 단시간에 수많은 마물들은 나오지 않을것이다.
처음엔 몇마리만이 등장해 군인들이 충분히 처리하고 마계로 들어가 전진 기지를 만들것이겠지만 이번엔 마계로 군인들이 들어 가지 않는다. 천후가 고정된 블랙 게이트를 모두 파괴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마계로 군인들이 들어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설명해 주었다. 몸속에 마기가 축적되면 인간이 어떻게 변해 버리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들어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2023년 10월달이 되기까지 천후는 일년에 한번씩 많은 나라를 돌아 다니며 식량 구입에 열을 올렸다. 이미 아공간에는 상상조차 할수 없을 정도의 식량과 생필품이 쌓여 있었지만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게 생각되었다. 먼미래에 좀비는 등장하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해 폭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구입해 둘 필요가 있었다.
2023년 10월 25일.
천후는 미국의 애틀란타로 이동했다. 미국에 등장하는 블랙 게이트를 가장 먼저 처리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28일 당일 하늘에 비행 금지를 시키는 나라는 전세계에 중국밖에 없었다. 다른 나라엔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려 줄순없는 노릇이었다. 알려 준다고 해도 오히려 비웃음만 살것이다. 10월 28일 지구에 큰변혁이 닥쳐 오는 아침이 밝았다. 점심 무렵이 되면 블랙 게이트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릴것이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하늘만 올려다 보고 있던 천후는 점점 공기가 무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점심 무렵이 되어 갈수록 공기는 더욱 무거워지면서 하늘도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어두워지기 시작한 까마득한 상공에선 서서히 먹구름처럼 마기들이 몰려들어 회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거대한 소용돌이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거북이 걸음처럼 회전하고 있어 누가 보더라도 알아 볼수 없을 정도였지만 점점 마기가 짙어지며 회전하는 속도가 빨라지며 거대했었던 소용돌이도 점점 작아 지고 있었다.
규모가 작아 질수록 마기는 더욱 짙어져 갔다. 서서히 검은 기둥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릴것이다. 천후는 지구에 고정되는 블랙 게이트를 모조리 처리하면 마계로 갈 생각이다. 지구에 마왕이 등장할때까진 기다릴순 없었다. 지구에서 마왕과 전투를 벌인다면 지구가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도 싫었다. 은씨 가문에는 이미 그런 말을 해 주며 충국어사검과 어패, 골동품들도 모두 종주에게 준 상태다.
쿠웅.
"시작됐군."
거대한 검은 기둥 한개가 떨어져 내렸지만 순식간에 사라졌다.
쿠쿠쿠쿠쿵!!!!!
마치 소낙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검은 기둥으로 인해 하늘에서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애틀란타 상공을 날고 있던 비행기를 직격한 검은 기둥으로 인해 비행기의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져 추락하는 것이다. 다행히 도시 외곽에 추락했는지 도시는 불바다는 되지 않았지만 도로의 교통 상황은 최악이었다.
자동차 사고가 곳곳에 발생하며 화재도 발생해 검은 연기가 여기저기서 피어 오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건물안으로 뛰어 들어 가며 대혼란이 야기되었다. 옥상위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며 어느쪽에 게이트가 고정되는지 살펴 보던 천후의 머리위로 블랙게이트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즉시 천마행공을 시전해 다른 옥상으로 이동하자 옥상을 강타한 블랙게이트는 즉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정 게이트는 아니었다. 높은 옥상은 간간히 검은 기둥이 직격했지만 땅까지는 내려 오지 않았다.
쿵!!
그때였다. 엄청난 굉음 소리가 들려 왔다. 드이어 게이트가 고정된것이다. 공원으로 보이는 곳에 거대한 검은 기둥이 박혀 있었다. 다른 기둥들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며 사라지는 반면 저 기둥은 사라지지 않고 고정되어 있었다. 혹시나 다른 곳에서 고정되는 블랙게이트가 없는지 한동안 살펴 보았지만 검은 기둥은 수없이 쏟아져 내리던 좀전과는 달리 점점 그 수가 줄어 들고 있었다.
다른곳엔 고정되는 게이트가 없는 것을 확인한 천후는 즉시 천마행공으로 기둥쪽으로 다가가 품속에서 꺼낸 중간계의 아레아 교단의 대신관이 만들어준 성수(聖水)를 기둥 밑을 빙 둘러 가며 들이 부었다. 큰기둥인탓으로 수십병을 소모해야했다. 성수에 닿은 검은 기둥은 검은 연기를 피어 올리며 사라지고 있었다. 땅에 맞닿은 검은 기둥이 모두 소멸되자 검은 기둥은 급속도록 사라지기 시작했다.
애틀란타에서 프랑스 리옹으로 날아 가야 했다. 공간 이동으로 이동할순 없었다. 자칫하면 전번 비행기안에서 탈출했을때처럼 운이 없으면 검은 기둥에 휩쓸려 마계로 이동하게 될것이다. 천마행공으로 비행하며 간간히 사이킥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검은 기둥은 수가 적었지만 조심해야 했다.
프랑스 리옹도 거대한 기둥이 이미 고정되어 있었다. 미국 애틀란타와 시차가 다를텐데도 이미 고정되어 있다는건 시차에 상관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검은 기둥이 쏟아져 내렸다는 것이다. 검은 기둥 주변은 이미 경찰들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몸을 숨긴채 기둥으로 접근해 성수를 사용해 블랙 게이트를 소멸시키고 케냐의 나쿠루로 이동했다.
천마 행공만으로는 마나 소모가 심해 사이킥 텔레포트를 남발하며 이동했다. 아프리카는 큰혼란에 빠져 있었다. 미국이나 프랑스는 사람들이 건물안으로 피신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는 도로나 마을 광장에 사람들이 엎드려 하늘을 향해 양손을 펼치며 무언가를 외치며 절을 하는 모습이 곳곳에 눈에 들어 왔다. 무슨 종교적인 의식처럼 보였다. 아프리카엔 수많은 신화와 전설이 존재한다.
각 부족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그런 신화와 전설을 믿고 있는 자들은 블랙 게이트를 신의 분노로 생각할것이다. 나쿠루에 고정된 블랙 게이트 주변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엎드려 빌고 있었다. 이 기둥이 어떤 것인지 정체를 안다면 이들이 이렇게 몰려 들진 않았을것이다. 검은 기둥이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점점 사라지자 자신들의 기도로 사라진다고 착각한 이들이 더욱 큰소리로 어떤 언어인지도 알아 들을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열을 올렸다. 급기야 검은 기둥 아래쪽이 완전히 사라지자 검은 기둥은 하늘로 빨려 올라 가듯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와아아!!!"
큰함성이 쏟아져 나오지 절로 웃음이 베어 나온 천후는 다시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동을 시작했다. 허허벌판인 엘리스에 도착한 천후는 잠시 소모한 내공을 보충하기 위해 마나 포션을 들이키고는 천마신공을 운용했다. 대기에는 이미 마기가 많이 퍼져 있는 상태였다. 순수한 정기인 마나 포션에 마기가 합류되어 섞이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소모된 내공을 회복시키고 있었지만 완전히 회복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군인들이 블랙게이트 주변을 에워싸고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 게이트를 소멸시키는건 어렵지 않았다.
기둥 둘레에 성수를 부으면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제 고정된 블랙 게이트는 중국 상하이에만 남은 상태다. 중국으로는 자신이 타임 스톱 마법진을 설치해 놓은 장소로 사이킥 워프로 이동했다. 황산 아래 동굴에서 상하이로 이동하며 도시를 살펴 보았지만 큰피해는 없어 보였다. 미리 철저히 대비한 결과였다. 상하이의 블랙 게이트 근처에 주석 보좌관이 보였다.
"보좌관이 이곳엔 왠일이야?"
"아, 오, 오셨습니까?"
뒤쪽에 내려선 천후가 모습을 드러내고 말을 걸자 깜짝 놀란듯 보좌관이 급히 뒤를 돌아 보며 천후를 확인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구의 모든 통신망이 두절된 상태다. 정보가 완전히 차단되어 다른 나라 상황을 몰라 직접 보좌관이 이곳으로 찾아와 자신에게서 정보를 수집할려는것 같았다.
"다른 나라의 블랙 게이트는 이미 모두 처리한 상태다. 물론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태지."
지구는 불황속으로 빠져 들것이지만 중국만은 예외다. 10월 28일 기점으로 모든 전자기기는 물론 발전소까지 멈춘 상태로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아 당분간 중국이 전세계를 선도하게 될것이다.
"그럼 난 저 게이트를 처리하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꺼야."
"두번 다시는 올수 없는 겁니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올수 있어. 은씨 가문을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블랙 게이트 주변은 이미 모든 사람들을 피신시킨 상태로 멀리서 군인들이 포위를 하고 있었다.
치지직.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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