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토니, 축구 선수가 되다(3)
78화.
전담 코치인 허드슨과 당분간 개인 훈련을 하게 되었다. 생초보인 자신에서 전담 코치로 클럽에서 붙여 준것이다. 잉글랜드 리그 2부 리그격인 챔피언쉽 리그는 총24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총46시합이 개최된다. 상위 1,2위 팀은 1부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로 자동 승격되며 3~6위 팀은 플레이 오프전을 치루어 한팀이 프리미어 리그로 올라 가고 하위 22~24위팀은 3부 리그인 리그 1(One)으로 강등되는 구조다.
바로 다음달부터 챔피언쉽 리그가 시작된다. 토니는 계약샹 적어도 11월달에는 1군으로 올라가게 될것이다, 그때까지 전술이나 볼 키핑 능력, 드리블, 슈팅, 패스, 트래핑, 수비 훈련등등 축구에 관한 모든것을 마스터해야 했다. 고등학교는 이미 일반 자격 시험 상급 수준을 치루어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합격한 것이 틀림없으므로 졸업한것이나 마찮가지다.
A-Level이라고 말하는 자격 시험 상급에 합격하지 않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졸업식이 있는것도 아니다. 학교는 더이상 가지 않아도 되었다.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하루종일 축구 연습만 했다. 축구 룰이나 그라운드 명칭들은 단한번만에 모두 외워 버렸다. 체력 연습은 필요없었다.
누구보다도 체력이 넘치는 토니였다. 한달동안 연습에 매달린 결과 허드슨 코치가 실전에 투입한다고 했다. 먼저 U-18 유스팀으로 가서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말에 드디어 프로가 된듯한 느낌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U-18 유스팀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당분간은 이곳에서 생활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U-23으로 올라 가고 다음 목표는 1군으로 올라 가는 것이다. U-18 유스팀 알렌 감독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개인 훈련은 끝난거냐?"
"예. 허드슨 코치님이 많이 도와 줬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와 유스팀 선수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었다. 알렌 감독이 갑자기 청백전을 한다고 했다. 아직 유스 선수들과 아무런 훈련도 하지 않은 상태로 갑자기 실전에 투입된것이다. 토니의 포지션은 센터 포워드다.
전후반 20분씩 미니 게임 형식이다. 전반에는 구경만 하던 토니는 후반전에 교체 멤버로 백팀에 들어갔다. 백팀이 0-2으로 지고 있었다. 백팀의 선공으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센터 서클에서 루이스가 툭 밀어준 공을 잡은 토니는 그대로 부메랑 킥을 날려 버렸다.
펑.
골키퍼가 골 에어리어 라인까지 나와 있는것을 이미 눈여겨 봐둔 상태다. 오른쪽으로 화살처럼 날아간 공은 급격히 선회하며 골 포스트 쪽으로 날아가자 당황한 골키퍼는 즉시 오른쪽 뒤로 물러나고 있었지만 공은 이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 가고 있었다. 불과 몇초만에 골인이 된것이다,
전대미문의 기사(奇事)에 유스 선수들이 얼어 붙었다. 공식 시합은 아니지만 첫골을 맛본 토니는 기분이 좋았다. 심판을 보던 유스팀 코치는 멍해 있다가 휘슬을 불어 골을 인정했다. 제정신을 차릴 여유도 없이 청색 조끼를 착용한 청팀이 센터 서클에서 시합을 재개했다. 드리블을 하며 치고 들어 가다가 패스를 하며 공격을 시도하던 중에 백팀 선수가 공을 빼았았다.
"여기~!"
번쩍 손을 들어 공을 보내라고 신호한 토니는 바짝 달라 붙어 있는 수비수를 떨구어 내기 위해 빈공간을 향해 달려 갔다. 공이 그쪽으로 올지 오지 않을지는 모른다. 아직 손발도 맞추지 않은 상태다. 원했던 공은 오지 않았지만 몇번의 패스로 청팀 진영으로 백팀이 볼을 몰고 들어 오자 토니는 센터 포워드임에도 미드 필드 위치까지 일부러 내려갔다. 그러자 패스가 들어 왔다. 골키퍼는 지금 골문 정중앙에 서 있었다.
펑.
수비수들 사이로 열린 골문이 눈에 들어 와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무회전 킥이었다. 골 포스트 오른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던 공은 패널티 박스안으로 들어 가자 요동치기 시작했다. 골키퍼가 한발을 오른쪽으로 뻗고 점프해 양손으로 공을 잡을려고 했다.
출렁.
하지만 흔들리는 공은 골키퍼의 손위를 넘어 골문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동점골이 터진것이다.
삐이익.
골을 인정하는 코치의 휘슬이 울려 퍼지자 근처에 있던 미드 필드인 잭과 하이 터치를 하고는 터벅터벅 백팀 진영으로 걸어 내려 갔다. 연습 경기에서 굳이 골을 넣었다고 해서 퍼포먼스를 할 필요는 없었다. 후반 20분동안 토니는 무려 5골이나 넣어 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공을 잡고 수비수 사이로 골문이 보이면 그대로 때려 버리거나 패스를 주고 받으며 빈공간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하고는 골 에어리어 쪽으로 달려가 높이 날아 오는 공을 향해 점프해 머리로 박아 넣었다. 토니의 신장은 178센티다. 결코 큰키는 아니었다. 하지만 점프력은 1미터를 상회했다. 일부러 낮게 점프를 한것이다. 작심하고 점프를 하면 2미터 이상은 문제없이 뛰어 오를수 있었다.
"너, 괴물이구나."
시합이 끝나자 유스 선수들이 토니에게 몰려와 진심으로 축하해 주며 '어디서 온것이냐' '어디서 축구를 한거냐'등등 질문이 쏟아졌다. 코치가 모두 집합하라는 소리가 없었다면 꽤 시달렸을것이다. 코치는 시합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지적을 하며 어떤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설명을 하며 한시라도 긴장을 놓아서는 않된다는 충고를 했다. 제각기 팀을 나눠 슈팅 연습과 패스, 드리블을 하며 오전 훈련은 끝을 맺었다. 오후에는 실내에서 전술 훈련을 했다. 코치는 전술 이해도와 창의력, 그리고 넓은 시야를 강조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후 알렌 감독이 불렀다.
"토니, 넌 당장 짐을 싸서 U-23으로 올라 가거라."
"벌써요?"
"왜? 이곳에 계속 있고 싶어?"
"하하하, 아니요. 생각보다 너무 빨라서요."
단하루만에 위로 올라갔다. U-23 선수들은 U-18선수들과는 체격부터 달랐다. 이미 성인인 그들은 언제 1군의 부름을 받아 올라 가도 될 정도의 실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단한번도 밀리지 않는 토니였다.
토니는 탄탄한 몸은 아니었지만 사자의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U-23에서도 토니는 특별했다. 공간 침투 능력과 빈틈만 보이면 즉시 슈팅을 때렸다. 한달만에 팀 모든 득점의 80%를 토니가 넣었다. 이곳에서 토니의 별명은 은발의 위저드다.
"토니! 짐을 싸서 퍼스트 팀으로 가거라."
"드디어 부른겁니까?"
"그래. 올라 가서 침체된 팀에 활력을 불어 넣거라."
정규 시즌이 시작된지 벌써 두달 반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입스위치 타운 FC는 2승 3무 7패로 총24개 팀중 21위에서 허덕이고 있는 중이었다. 작년에 챔피언쉽 우승팀은 29승 7무 10패였다.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더이상의 패배는 허락되지 않았다. 예정보다 빠른 부름을 받은 토니는 입스위치 타운 FC 퍼스트 팀으로 향했다.
"토니! 왔구나."
"해리 아저씨, 잘 지내셨어요?"
"후우...팀 성적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바닥을 기는 성적으로 인해 감독은 물론 코치들 모두가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토니를 부른것이라고 했다.
"다음주 시합에 당장 투입할꺼다. 그때까지 팀원들과 친분을 나누고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걱정마세요."
매카시 감독이하 여러 코치들과도 인사를 하며 주장인 루크 선수와 인사를 한후 다른 선수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했다. 1군 선수들은 모두 21명이다.
"네 포지션은 센터 포워드지?"
"예."
"잘 해 보자."
팀의 주축 공격수인 데이비드가 어깨를 두드리며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포지션이 겹치는 덕으로 경쟁 상대인 토니로 인해 불편한 기색이었다. 토니는 빠르게 팀에 녹아 들었다. 막내인 토니를 모두 귀여워해 주었다. 전술 훈련 위주로 훈련을 하며 단체 훈련이 끝나면 개인 훈련을 했다.
펑...펑...펑.
연속으로 몇번 프리킥 연습을 하자 팀원들이 토니의 연습을 지켜 보기 시작했다. 프리킥 연습은 패널티 박스 부근에서 점점 먼거리로 이동하며 차기 시작했다.
펑.
포물선을 그리며 순식간에 골대안으로 빨려 들어 가자 팀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굉장하군."
펑.
이번엔 더욱 회전을 가미시켜 차 넣었다. 토니의 특기인 부메랑 킥이었다. 골 포스트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듯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급격히 골대쪽으로 뚝 떨어져 들어갔다.
"우와! 어떻게 저럴수가 있는거지?"
"괴물이다."
좌우로 몇번 부메랑 킥을 찬후 떠들썩한 선배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번 훈련은 혼자서는 할수 없어서다.
"선배님들 제가 달려 가는 앞쪽으로 아무렇게나 공을 차 주세요."
펑.
선배들이 있는 곳으로 가볍게 공을 차 주자 미드 필드인 에드워드 선배가 토니의 앞쪽으로 빠르게 차 주었다.
펑.
타다닥.
팡.
달려가든 기세 그대로 힘껏 공을 때리자 공이 푹 찌그러지며 토니의 발등을 벗어나 총알처럼 골대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펑.
다시 공이 날아왔다. 이번엔 공중볼이었다. 토니의 앞쪽 10미터 지점에 떨어지는 공을 쫒아가 바닥에 튕겨 치솟아 오를려는 공을 왼발로 그대로 걷어찼다.
팡.
텅.
아쉽게도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그후로도 지칠줄 모르고 선배들이 차 주는 공을 슈팅하며 연습했다. 짖궂은 선배는 일부러 멀리 차거나 절대로 쫒아 갈수 없는 거리로 차 주기도 했지만 엄청난 주력으로 쫒아가 골 라인이나 터치 라인을 벗어 나기 전에 잡고 드리블을 하며 슈팅을 때렸다. 근 한시간동안 공을 쫒아 다니며 슈팅 연습을 하는 토니에게 선배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이었기 때문이다.
"토니! 넌 지치지도 않냐?"
"젊잖아요."
콩.
"아얏."
"그럼 우리들은 모두 노인네들이냐?"
디펜더인 요나스 선배가 꿀밤을 먹였다. 조금 화가 났지만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선배들, 앞으로의 경기는 모두 이겨 내년 시즌에는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할꺼에요. 제 슈팅 능력 보셨죠? 제가 시합에 들어 가면 공을 패스할곳이 없으면 무조건 제게로 주세요. 제게 직접 패스를 해도 되고 근처 빈공간으로 떨어 뜨려도 모두 잡아 슈팅을 때릴거에요"
"꿈은 크구나. 정말 우리 팀이 프리미어 리그로 올라 갈수 있겠냐? 매년 중하위권에서 강등되지 않게끔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팀이다. 네 혼자 힘으로 가능하겠냐?"
"선배들이 도와 주면 얼마든지 가능하죠. 그렇다고 저 혼자 공을 다 넣는다는건 아니에요. 페널티 에어리어에서는 프리로 있는 선배가 있으면 어시스트를 찔러 줄꺼에요. 스스로 빈공간을 찾아 다니면 많은 골맛을 볼수 있겠죠."
"네 재능은 인정하마. 하지만 실전에서 그렇게 쉽게 가능하겠냐?"
"가능하게 만드는게 제 재능이에요."
토니의 빅 마우스에 선배들이 믿기지 않아했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토니는 루키다. 실제로 시합에 투입된다면 몸이 경직되어 실수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입스위치는 현재 2승 3무 7패라는 저조한 성적이다. 전년도 성적은 13승 16무 17패로 최종 순위는 24팀중 16위였다.
현재는 작년보다 더 저조한 성적으로 이 상태라면 하부 리그로 강등될지도 모른다. 아직 많은 라운드가 남아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영국 축구 협회에 등록된 프로와 아마 모든 팀이 참가할수 있는 FA컵이 개최된다.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쉽 리그에 속해 있는 클럽은 예선이 면제되어 3차전 부터 출전한다.
3차전이 열리는 시기가 내년 1월초였다. 그때가 되면 정규 리그 일정과 FA컵 일정으로 인해 어느 클럽이나 체력적인 부담을 안아야 한다. 모든 팀이 같은 처지지만 지금 승수를 올려 놓지 않으면 내년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다음날부터는 선배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훈련하며 다음 라운드를 대비했다.
"토니! 13라운드 후반에 교체 멤버로 들어 갈거다. 미리 준비를 해둬."
매카시 감독이 언질을 주었다. 드디어 데뷔를 하는 것이다. 다행이 홈 스타디움에서 데뷔를 할수 있도록 감독님이 배려해 주었다.
"와아아아~~!!!"
챔피언쉽 13라운드가 열리는 3만 300명을 수용할수 있는 입스위치 타운 FC 홈 스타디움인 포트먼 로드에는 열렬한 팬들로 인해 경시 시작전부터 열기를 띄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성적 저조로 인해 스타디움의 절반 정도밖에 채우지 못했다.
작년에 비해 관중은 10%나 줄어든 상태였다. 토니는 교체 멤버로 의자에 앉아 관중석에 있을 가족들을 찾아 보았다. 후반전에 투입된다고 전화로 말해 주고 티켓까지 보냈다. VIP석에 있는 가족들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물론 동생들도 모두 확인되었다.
삐이이익.
드디어 13라운드 경기가 시작되었다. 상대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강등된 선더랜드다. 입스위치보다 강한 팀이었다. 고전을 예상한 경기대로 전반전은 슈팅 한개도 제대로 날려 보지 못한채 0-1로 마감했다. 로커룸에서 감독의 질타가 이어졌다. 새로운 전술을 짜고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경기를 하라고 역설하는 감독이 안쓰러웠다.
토니는 후반전에 곧바로 교체로 들어가진 않았다. 후반전 시작하마자마 또 한골을 내 주었다. 수비수 뒤로 찔러주는 공을 따라 잡지 못하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 준것이다. 후반전도 일방적인 공세에 시달려 전후반 내내 끌려 가는 경기였다.
"우우우우~~!!"
-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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