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화. 추산의 삶(2)
100화.
바구니안에 있는 잉어 세마리를 자세히 살펴 본 아줌마는 세마리 모두 200위안에 산다고 했다. 캔콜라 한병이 5위안에 팔리고 있는데 이 가격이 비싼지 싼지 전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추산이 망설이자 아줌마가 재촉했다.
"이건 죽은 거라서 그렇게 밖에 줄수 없어. 살아 있었다면 두배는 줄수 있거든."
"좋아요. 200위안에 모두 팔께요."
다른 식당에도 들러 물어 보면 이 아줌마가 속였는지 제가격에 구입했는지 알수 있다는 판단에 일단 팔았다. 빈바구니를 짊어매고 추현이의 손을 잡고 즉시 다른 식당에 들렀다. 애들 두명이 식당안으로 들어 오자 주인 아저씨로 보이는 자가 거지로 착각했는지 버럭 화를 냈다. 입고 있는 옷이 허름한 탓이었다.
"가게 더럽히지 말고 나가! "
"뭐라고요? 우린 거지가 아닙니다. 이렇게 돈도 있고요."
"크흠, 그, 그렇냐. 뭘 먹을래?"
돈의 위력은 역시 대단했다. 화를 내든 아저씨가 금방 손을 비비며 싹싹하게 굴고 있었다. 이런 식당에서는 거저 준다고 해도 먹지 않는다. 기분이 이미 상할대로 상해 버렸다. 그래도 물어 볼건 물어 봐야 했다.
"아저씨, 혹시 이 식당으로 50센티정도되는 잉어를 잡아 가지고 오면 얼마에 사실거에요?"
"잉어? 큰놈이라면 한마리에 적어도 200위안에 구입할꺼다."
"50센티정도되는 크기 잉어를 200위안에요?"
"그래. 살아 있는 놈이라면 400위안에 구입할거고."
역시 처음 식당의 아줌마에게 사기를 당한것이다. 돌아가서 죽여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이곳 사정에 어두운 추산은 좋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낚시줄에 걸려 있을지 모르니까 살펴 보고 올께요. 추현이에게 만두 한접시를 주세요. 추현이가 다 먹을때쯤엔 돌아 올테니까요. 미리 가격도 지불할께요."
자신은 화장실에 다녀 온다며 추현이에게 만두를 먹으면서 기다리라고 했다. 식당밖으로 나간 추산은 누가 보던말든 즉시 경혼 신법을 펼쳐 황하로 달려 갔다. 거리가 멀지 않아 금방 도착해 사이킥으로 잉어를 잡아 바구니에 집어 넣고 급히 식당으로 돌아 왔다.
"헉헉헉! 아 ,아저씨. 잡아 왔어요."
"뭐? 이렇게 빨리 잡아 왔단 말이냐?"
"헉헉! 마침 낚시줄에 걸려 있었어요. 빨리 물에 집어 넣어야 죽지 않아요."
일부러 숨을 헐떡이며 연기를 했다. 식당 주인 아저씨도 큼직한 잉어를 보고는 마음이 급한지 큰대야를 꺼내와 물을 채우고 잉어를 집어 넣었다.
"오오! 정말 크구나."
"400위안에 구입하실꺼죠?"
"물론이다. 다음에도 이런 놈을 잡으면 가져와."
산채로 잡아 와야 돈을 더 벌수 있다는걸 알았다. 간이 아공간에는 이계의 화폐인 골드가 들어 있었지만 사용할수가 없는 실정이다. 작은 아이가 금화를 처분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추현이의 손을 잡고 여러가지 물건을 구입했다.
낚시줄과 바늘은 반드시 사야했다. 잉어를 낚시줄로 잡았다는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추현이에게는 과자를 사 주고 사탕을 몰래 사 간이 아공간에 보관해 두었다. 말을 듣지 않을때 사탕으로 낚을 생각이었다. 신관향에는 식당은 두개밖에 없었다.
구멍 가게도 두개밖에 없으며 옷가게는 물론 신발 가게도 없었다.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자신과 추현이의 옷과 신발을 살려고 했지만 현으로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추현아 토납법을 해."
누나 학교가 끝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투덜거리는 추현이에게 맛있는걸 다시는 사주지 않는다고 협박하자 우는듯한 표정으로 윽지로 토납법을 하기 시작했다. 추산도 옆에 앉아 마나 연공을 했다.
'이 새끼가.'
어느새 추현이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많이 피곤했던것 같았다. 추현이를 바닥으로 눕혀 재우고 추산은 또다시 마나 연공을 시작했다.
***
재잘재잘.
초등 학교가 끝났는지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추산도 내년이면 저 학교에 입학한다. 이 지역은 5년제 초등학교로 중학교가 4년제다. 오전 수업만 하고 하교하는 아이들중에 누나를 찾아야 한다. 한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집단 등하교를 한다. 마을에서도 3명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누나~!!"
마을 아이들과 같이 학교문을 나서는 누나를 큰소리로 불렀다. 깜짝 놀란듯 누나는 이쪽으로 허겁지겁 달려 오고 있었다.
"너어, 왜 여기 있는거야? 집으로 돌아 가지 않은거야? 어떻게 여기까지 온거야?"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누나는 화를 내며 씩씩거리고 있었다. 기세로 볼때 한대칠것 같았다.
"진정해. 친구들은 먼저 가라고 해."
무슨 일인지 궁금한 마을 애들이 모두 몰려와 있었다. 누나가 먼저 가라고 하고 학교 애들이 없는 골목으로 들어가 자초지정을 말해 주었다.
"뭐? 네가 정말로 잉어를 잡았단 말이야?"
"응. 이것봐. 식당에 팔아서 번 돈이야."
"이, 이게...혹시 훔치건 아니겠지?"
많은 돈을 본 누나는 깜짝 놀라며 먼저 도둑질을 한것이 아니냐며 의심했다.
"직접 보여 줄께. 따라와."
"누나, 형아 고기 잘 잡는다."
잠에서 깨어난 추현이 녀석이 응원 사격을 해 주었다. 그래도 믿지 않는 누나의 의심을 해소시키기 위해 황하강으로 향해 구입한 낚시줄을 풀어 미끼를 끼우고 던져 넣었다. 미끼는 추현이가 자고 있을때 잡아 놓은 것이다. 잉어를 잡는건 너무 쉬웠다. 사이킥 핸드로 잡아 바늘에 끼워 넣으면 되는 것이다.
"걸렸어!"
핑.
팽팽하게 당겨지는 줄을 잡아 당겼다. 잉어의 몸을 사이킥 핸드가 잡고 있는 탓으로 잉어를 별 힘도 쓰 보지도 못한채 끌려왔다. 잉어가 물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추현이는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고 있었다. 누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빨리 끌어 올리라고 같이 줄을 잡아 당겼다. 이번에 잡은 잉어는 30센티정도다.
"누나, 이놈이 살아 있어야 비싸게 팔려. 빨리 식당으로 가야해. 내가 추현이를 안고 달려 갈테니까 따라와."
잉어를 바구니에 넣고 달려 갔다. 오전에 잉어를 판 식당 주인 아저씨는 오후에 다시 추산이 찾아 오자 놀라며 급히 잉어를 받아 물속에 집어 넣었다. 이번엔 누나가 250위안을 받았다. 누나는 250위안을 꼭 쥐고는 믿기지 않는지 몇번이나 손에 쥔 돈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 돈은 모두 누나 줄께. 밀린 학비도 내고 공책이나 연필도 사. 그리고 아저씨, 언제 또 잉어를 잡아 올까요?"
"허허, 네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잡을수 있는거냐?"
"운이 좋다면요."
"그럼 2주일후에 다시 잡아 와라."
아저씨에게는 2주일후 토요일에 잡아 오겠다고 했다. 이번엔 누나와 같이 석루현으로 가서 물건을 구입할 생각이다. 식당을 나서 누나에게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자고 했다.
"함부로 돈을 쓰면 않돼."
"써도 돼. 내 실력 봤지? 잉어는 얼마든지 잡을수 있어. 잉어 판 돈으로 누나는 고등 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보내 줄테니까 걱정말고 물건을 사. 집에 갈때도 몇마리 더 잡아 갈꺼야."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잡을수 있는거니?"
"난 꾼이거든."
누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줄 물건과 집에 필요한 물건을 한아름이나 구입했다. 검은 비닐 봉지에 담긴 물건을 바구니에 넣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추현이는 얼마 걷지도 못한채 앞가슴에 달라 붙은채 안고 가야했다.
"이걸 어떻게 잡은게냐?"
큼직한 잉어 세마리를 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놀라고 있었다. 누나와 추현이가 입에 침까지 튀겨가며 자초지정을 말해 주었다. 할머니는 아까운 돈으로 왜 이런 물건들을 사 왔는지 나무라면서도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였다.
할아버지에게는 담배를 사 왔다. 마을 어른 남자들은 모두 담배를 많이 피웠다. 한달에 두세번씩 꼬박꼬박 잉어를 식당 아저씨에게 팔았다. 아저씨 식당은 잉어 전문 요리점으로 변신한 상태였다. 크고 작은 잉어를 요구해 한번에 많은 잉어를 조달해 주었다.
"잉어 말고 다른 물고기도 잡을수 있는거냐?"
"물론이죠."
"그럼 다른것들도 잡아와 봐라."
"알겠어요."
아저씨가 요구하는대로 메기같은 물고기도 잡아 주고 연어와 비슷한 물고기도 잡아 주며 돈을 벌었다. 이런식으로 돈을 번다고 해도 누나를 대학까지 보내기는 어렵다. 큰돈을 벌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어린 아이가 할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추산은 이미 강태공으로 소문이 자자한 상태다. 임산부가 있는 집에선 잉어를 잡아 달라는 부탁까지 받고 있었다.
"아저씨, 비싼 물고기가 황하에 없을까요?"
"있지. 몸이 투명한 물고기인데 한마리를 잡았다고 하더구나. 만약 산채로 잡는다면 굉장히 비싸게 팔릴꺼다."
"어떻게 생긴 물고기인데요?"
식당 주인 아저씨가 스마트 폰을 보여 주었다. 정말 몸이 투명한 물고기로 길쭉했다. 30센티정도 길이로 황하에서 처음으로 잡힌 투명한 희귀한 물고기였다. 이런 투명한 물고기라면 수족관이나 수집가들 사이에서 비싼 값에 팔릴것이 틀림없었다. 그날부터 황하에 살고 있는 투명한 물고기를 잡기 위해 뒤지고 다녔다.
이럴때 물의 정령인 엔다이론을 소환할수 있다면 간단하게 잡을수 있을것이지만 정령을 소한할수 있을 정도의 마나는 아직 모으지 못한 상태다. 마나 포션을 들이켜도 한계가 있는 탓으로 마나 집적진안에서 마나 연공을 하고 있지만 마나 집적진은 추현이에게도 사용하게 한탓으로 하루종일 혼자만 사용할수가 없었다.
지금은 3서클정도에 해당되는 마나를 모은 상태로 이 상태라면 앞으로 10년이상은 걸릴것이라고 예상되었다. 모든 혈맥이 열려 있지 않았다면 그것도 불가능했을것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중학교 4학년이 되었다.
학교를 갈땐 2~3일에 한번씩 물고기를 잡아 식당에 건네 주고 학교로 갔다. 아직 투명한 물고기는 잡지 못한 상태다. 정령을 소환할 정도의 마나도 아직이다. 동생인 추현이에게는 6살때부터 남궁세가의 심법인 대연심법(大衍心法)과 대연검법(大衍劍法), 천풍신법(天風身法)을 가르켜 주었다.
공부보다는 무공에 푹 빠져 있는 추현이었다. 처음에는 어렵다며 배우지 않을려는 추현이에게 사탕이나 먹을것을 주거나 물건을 사 주기도 했었지만 반강제로 익히게 한것이나 마찮가지다.
소주천을 할게 있게되자 가벼워진 몸에 경악한 추현이는 그때부터 푹 빠져 들기 시작했다. 이미 마나 포션도 몇병이나 마신 덕으로 단전에 마나도 놀랄 정도로 보유한 상태였다. 무공은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이라며 절대로 함부로 시전해선 않된다며 경고 해 주었다. 추현이는 추산의 말에 절대적으로 따랐다. 무공을 가르킬땐 엄격하게 지도한 탓으로 추산에겐 대들 생각조차 못했다.
대든다고 해도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중학 1학년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뭐라고 하진 않았다. 누나는 고등학생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탓으로 방학때에나 집으로 돌아 온다. 물고기를 판 자금 대부분은 누나에게로 보낸다. 우리집에서 가장 강한 자는 누나다.
자신은 물론 추현이까지 누나에겐 꼼짝도 못한다. 어릴적부터 철이 든 누나는 억척스러웠다. 자신은 여자와 말다툼하기 싫어 누나가 하는 말을 따랐지만 동생인 추현이는 누나가 어머니나 마찮가지였다. 조부모님도 아직은 건강하다. 매번 허리 통증을 호소하든 할머니의 허리를 추산이 몰래 고쳐 주었다.
척박한 땅에 살고 있는 이 마을 노인들은 70세 이상을 살면 장수한다며 70세 생일날엔 큰잔치를 벌인다. 조부모님은 아직 60대다. 70세까지는 문제없을 것이다. 누나는 내년이면 대학에 갈것이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빨리 투명한 물고기를 잡든 다른 돈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간이 아공간에 있는 금화는 될수 있는한 처분하고 싶진 않았다. 아직 일년이라는 시간은 남아 있었다. 일년안에 정령을 소환할 정도의 마나를 모을 생각이다. 학교 생활은 평범했다. 일부로 능력을 선보이지도 않아 성적도 중간정도였다.
애들이 강태공이라고 놀려 댔지만 완전 무시로 일관했다. 자신에겐 누구도 싸움은 걸 생각도 하지 않는다. 눈빛만으로도 주눅이 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겨울이 접어 들기 전에 겨우 5서클에 해당되는 마나를 모을수 있었다.
얼마나 기쁜지 절로 눈물까지 흘러 나올 정도였다. 당장 황하로 이동해 엔다이론을 불러 투명한 물고기를 찾아 보라고 했다. 오랫동안 정령을 소환할수가 없어 마나가 간당간당 해 질때까지 소환해 해제하며 엔다이론이 빨리 찾기를 기원했다. 학교가 끝나면 황하를 돌아 다니며 투명 물고기 찾기에 열을 올렸다.
휴일날엔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 먼곳까지 이동해 찾기를 반복했지만 좀처럼 찾을수가 없었다. 황하 상류쪽으로 이동했다. 물이 맑은 곳에 살고 있지 않을까해서였다. 황하는 황토 고원의 흙이 황하로 유입되어 황토색으로 변해 버리는것이다. 황토 고원 상류쪽으로 이동하면 폭포도 있으며 물도 흙탕물이 아니다. 먼곳까지 이동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지만 누나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선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수 있다.
- 마스터, 겨우 찾았어요.
- 정말이야. 당장 잡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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