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화. 토니, 무한환생의 단서를 찾다(1)
97화.
덜컹덜컹.
뿌우뿌우~.
서서히 기차가 멈추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한것 같았다. 모두 내릴 준비를 하는 동안 토니는 처음 치료를 해준 중년인인 알베르카드에게 마할다라 구루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부탁했다. 치료 받은 자들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하며 침대칸을 나갈때 다시 한번 입단속을 시켰다.
"모시겠습니다."
지리를 모르는 토니는 알베르카드를 따라 갈수 밖에 없었다. 기차역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대부분이 마할다라를 만나러 간다는 것이다. 알베르카드는 삼륜 오토바이 택시를 탔다. 일반 자동차보다 저렴한 가격이라고 했다.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달려 가는 삼륜 오토바이는 처음 타 보았다. 이런 오토바이가 있다는 것도 인도에 와서 처음 알았다. 길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 가고 있었다. 모두 마할다라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에 마할다라의 치료법이 굉장히 유명하다는것을 실감할수 있었다.
"마할다라의 치료는 효과가 있는거야?"
"치료가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고 효과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믿고 있습니다. 그런 탓으로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가는 것이죠."
어떤식으로 치료를 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다른 목적이 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깨달은 자, 즉 현자와는 조금 다른것 같았다. 오토바이는 한시간이나 달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외곽에 멈추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안쪽으로는 발도 들이밀지 못할 지경이었다.
"마할다라를 만나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지?"
"음, 순서를 기다려야 합니다. 며칠동안 기다리면 만날수 있습니다."
며칠이나 기다릴순 없었다. 한밤중에 몰래 찾아 가면 된다. 치료하는 광경은 숨어서 지켜 보면 알수 있는 일이기에 하루밤 묵을 곳을 찾아야 한다.
"이 근처에 묵을곳이 있으면 가장 좋은 곳으로 안내해."
"알겠습니다."
알베르카드를 따라 간곳은 여관이었다. 에티오피아에 묶었던 호텔보다는 깨끗한 편이었다. 알베르카드의 방도 잡아 주고 여관에서 기다리라고 말해 놓았다. 인도의 지리를 모르는 토니는 알베르카드를 안내인으로 고용할 생각이다. 투명 마법으로 몸을 숨기고 플라이 마법으로 하늘을 날아 마할다라가 있는 곳으로 갔다. 큰사원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으아앙!"
"우우욱!!"
아이의 울음 소리, 무언가를 토할려는 자, 손에 잡고 있는 작은 물고기를 입안에 강제로 집어 넣고 있는 자등 다양한 모습이었다. 누런 물속에 들어 있는 작은 물고기를 잡은 중년 여인이 아이의 입을 벌려 작은 물고기를 집어 넣자 아이는 '욱'하며 토할려고 하는걸 중년 여인은 강제로 입안에 밀어 넣고 있었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며 몸부림을 칠려고 했지만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아이의 몸을 꽉 붙잡고는 참고 삼키라며 강요하고 있었다. 굳이 물고기를 삼킬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약만 먹으면 되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만에 삼키는 자가 있는 반면 몇번이나 토할려고 하다가 윽지로 목구멍안으로 밀어 넣어 겨우 삼키는 자들도 많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누가 마할다라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사원 안쪽으로 이동해 아래로 내려와 사원 건물안으로 들어 갔다. 건물안에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노란색 밀가루같은 것들을 반죽하는 사람들과 무언가를 빻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빻은 물건을 반죽하는 것이다.
'저게 약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성분인지는 모르지만 굳이 알아 볼 생각은 없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누가 누군지 몰라 마할다라를 만나기 위해선 대낮보단 한밤중에 찾아 오는게 좋을것 같았다. 여관으로 돌아가 밤이 되길 기다렸다.
똑똑.
"누구지? 들어와."
알베르카드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잠시 뜸을 들이고 있었다.
"할말이 있으면 말해."
"저어, 마하싯다님. 이곳에서 제가 아는 사람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 친구 아들을 치료해 주실순 없는지요?"
"어떤 병인데?"
"천식이 심하다고 합니다."
데려 오라고 했다. 안내인으로 고용한 이상 알베르카드의 부탁을 들어 줘야 할것 같았다. 잠시후 아버지로 보이는 자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들어온 아이는 얼굴이 헬쓱한 상태였다. 알베르카드는 이미 이곳 여관에 이미 저들을 불러 놓은 상태였다.
"이리 오렴."
아이를 부르자 쭈삣한 아이는 망설이고 있었다. 아이는 방안에 들어와 토니의 머리카락을 보고 놀라는 표정이었었다.
"하심, 걱정없어. 마하싯다님은 물고기를 먹이지도 않고 널 치료해 주실꺼다."
알베르카드의 말에 아이는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자신을 마하싯다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도 무시한 알베르카드였다. 아이는 이미 마할다라 사원으로 가서 물고기를 삼킬려고 했지만 도저히 삼키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뱃속의 모든걸 토한 상태로 치료라는 말에 잔뜩 겁을 먹은 것이다.
"걱정마라. 잠시후엔 편안해 질꺼다."
즉시 엔다이론을 불러 아이를 치료하게 했다. 아이의 가슴에 손을 대고 잠시 눈을 감은채였다.
"어때? 이제 속이 울렁거리던것도 편안해졌지?"
"...그, 그런것 같아요."
"치료는 끝났다. 더이상 기침도 나오지 않을꺼야."
많이 토한 탓으로 아이의 헬쓱해진 얼굴 표정도 원래되로 돌아 왔다. 마나 샤워를 살짝 펼쳐 준 덕이다. 애를 데리고 나가라고 손짓을 하자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물었다. 보답은 아이를 잘 키우고 나에 관한 소문은 내지 말라고 했다. 알베르카드에게는 저들에게 다시 한번 주의를 주라고 당부해 두었다.
그날밤 마할다라 사원으로 이동했다. 여전히 마할다라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알베르카드에게 마할다라의 모습을 들어 어떤 얼굴인지 알고 있다. 사원을 뒤지며 마할다라를 찾고 있을때 안쪽의 방 침대위에 정좌를 한채 눈을 감고 있는 마할다라를 발견했다. 알베르카드가 말한 모습과 비슷한 자였다.
하얀 수염을 가슴어림까지 기른 노인으로 보이는 마할다라는 마나 연공을 하는것처럼 특이한 호흡을 하고 있었다. 투명 마법을 해제하고 연공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마나 연공을 하는 중이라면 방해를 해서는 않된다.
마나가 역류해 폭주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처음으로 특별한 호흡을 하는 자를 발견한것이다. 토니의 인기척을 감지했는지 노인이 서서히 눈을 뜨며 놀라고 있었다.
"자네는 누군가?"
"수행자입니다. 마할다라 본인이십니까?"
"그렇다네. 이런 밤중에 몰래 찾아온 목적이 뭔가?"
마할다라는 근엄한 겉모습은 현자로 보였다. 불청객인 자신을 보고도 심하게 놀란듯한 표정도 아니었다.
"하나의 영혼안에 또 다른 영혼이 있을수 있습니까?"
"또 다른 영혼이라...불가능하지는 않네. 서로 다른 영혼이라면 불가능하지만 같은 영혼이라면 가능하다네. 자신의 영혼을 쪼개 다른 영혼을 만들면 되는 것이지. 브라흐마님은 이 세상을 만들면서 인간의 조상이 되는 열한명의 인간과 현자 일곱명을 만들었다네. 그들은 어떻게 영혼을 가지고 있었을까? 바로 브라흐마님의 영혼을 쪼개 심어 준것이라네. 물론 열한명의 인간에겐 지식을 지운 영혼을 주입했으며 현자들에게 모든 지식은 아니지만 제각기 어느 정도의 지식을 남겨둔 영혼을 주입해 창조하신거라네. 그들이 죽은후 그 영혼은 브라흐마님에게로 다시 돌아 갔네. 즉, 하나의 영혼을 쪼개 몇개의 영혼으로 만드는 일은 가능한 것이라네."
마할다라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몸속에 들어 있는 영혼이라고 짐작되는 빗장안에 갇혀 있는 영혼은 자기 자신의 영혼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빗장을 풀면 현재 자신의 영혼과 융합될수 있는 것이다.
"제 마음속엔 영혼이 갇혀 있습니다. 그 갇혀있는 영혼을 해방시킬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요?"
"만약 그런 영혼이 존재한다면 그 영혼은 바로 자네 그 자체라네. 갇혀 있는 영혼이 본체이고 지금 자네가 쪼개진 영혼의 일부란 말이지. 자네 영혼이 본체라면 굳이 영혼을 쪼개 가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야. 또한 자네가 영혼을 쪼개 가두어 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정상이기 때문이지. 아마 그 본체는 스스로 갇혀 있는 것으로 그것을 윽지로 풀수는 없을걸세. 자네보다 상위 존재인 영혼이기 때문이지. 풀려고 노력하지 말고 동화할려고 노력해 보게나."
"아! 감사합니다."
뭔가 알듯했다. 지금까지 막혀 있었던 무언가가 뻥 뚫린것 같은 기분이었다.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당장 동화 시도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자네는 어떤 수행을 하는지 말해 줄수 있나?"
"궁극의 경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궁극이라...어려운 수련을 하고 있군. 경지에 도달하면 부디 인간에게 이로운 일을 하길 바라네."
"물론입니다."
마할다라와 직접 대화를 하고 느낀점은 현자같다는 것이다. 현자같은 마할다라에게 물고기를 먹여 천식을 치료하는 점을 물어 보고 싶어졌다. 이런 현자라면 사이비는 아닐것이다.
"천식 치료는 효과가 있는 겁니까?"
"본건가? 내 능력이 부족해 큰효과는 없지만 효과를 본 자도 많을걸세."
마할다라는 모든것을 말해 주었다. 약은 별효과도 없으며 천식 환자들에게 약을 먹는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기 위해 약을 푼 물에 물고기를 넣지만 물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그 물에 자신의 기운을 풀어 넣어 그 물속에서 노닐고 있는 물고기 몸속으로 기운이 들어 간것을 환자에게 먹인다고 했다. 즉시 마할다라의 몸을 마나 스캔으로 살펴 보았다.
'...음.'
마할다라의 몸 곳곳에 마나가 들어 있었다. 주로 사타구니쪽과 배꼽과 심장, 목, 이마, 백회혈에도 미미하지만 마나가 감지되었다. 어떻게 저런식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무슨 특별한 수련 방법이 있는것 같았지만 물어 볼순 없었다. 비전의 수련법을 묻는건 실례되는 행동이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에 흔들리지 말고 수련에 매진하게나."
인도식으로 두손을 모으고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다. 곧바로 여관으로 이동했다. 밤새도록 어디서 내면의 영혼과 동화하는 수련을 할지 조용한 장소를 찾기 위해 폰으로 검색했다.
'에베레스트 산으로 갈까?'
마침 이곳 마라다바드는 네팔과 가까운 지역이다. 에베레스트 산의 동굴을 찾아 들어가 수련을 하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것이다. 에베레스트 산으로 가기전에 영국과 한국에 연락을 해 놓아야 했다. 영국의 할아버지에게 사정 설명을 하고 당분간 네팔에 머물것이라고 알려 주고 한국의 친아버지에게도 적어도 일년정도는 네팔에서 생활한다고 말했다.
될수 있으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 오라는 말을 했지만 자신에게 일순위는 내면속의 영혼과 동화하는 일이다. 다른 일은 나중으로 미루어도 된다. 자신이 왜 계속 기억을 가진채 환생하는지 내면속의 영혼을 만나면 알수 있을 것이다.
"네팔로 안내해 줄수 있나?"
"물론입니다."
알베르카드의 안내로 기차를 타고 네팔 국경과 인접한 도시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다시 삼륜 택시를 타고 국경으로 이동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 알베르카드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 고생했어. 이걸 받아."
알베르카드에게 인도에 입국했을때 환전해 놓고 남은 인도 화폐인 루피중 절반을 건네 주었다. 네팔에서도 루피를 사용할수 있다는 말에 모두 줄려다가 절반만 준것이다.
"받을수 없습니다."
"받아. 받아야 내 마음이 편해진다."
"...가, 감사합니다."
토니가 네팔로 들어 가는 모습을 알베르카드는 묵묵히 지켜 보고 있었다. 국경 지역이어서 그런지 네팔도 인도와 비슷한 풍경이었다. 에베레스트 산으로 안내할수 있는 자를 찾아야 했지만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산이 보이는 곳으로만 가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이동할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처럼 삼륜 오토바이를 찾아 보았지만 오토바이대신에 자전거 뒤쪽에 두명정도가 앉을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타고 가는 택시였다. 대기하고 있는 택시중에 어떤 택시를 타고 갈지 골라야했다. 이왕이면 젊은 사람이 좋았다. 얼마나 타고 가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힘이 좋은 젊은이가 적당했다. 자전거 택시를 계속 보고 있자 택시 운전수 한명이 접근해 왔다.
"어디로 가실거면 제 택시를 타시지요?"
영어로 말하는 젊은 택시 운전수는 마른 몸이지만 탄탄한 몸이었다. 무슨 운동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체력에는 자신있나?"
"물론입니다. 야크 어택 레이스에 매년 출전하는 마운텐 바이크 선수입니다. 이것을 보십시요."
스마트 폰의 영상을 보여 주었다. 야크 어택 레이스는 9일간 히말라야 산맥 330km를 마운틴 바이크로 질주하는 자전거 레이스 경기다. 무려 5400미터 높이의 고지대를 통과할때도 있다는 말에 조금 놀랐다.
그 레이스에 매년 참가하는 선수가 자신이라며 레이스 복을 입고 자전거에 타고 있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자전거 택시 운전수를 하면서 번 돈으로 마운틴 바이크 부품이나 장비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좋아. 타고 간다. 목적지는 히말라야 산맥이야. 산맥 입구까지만 안내하면 돼."
"저기 보이는 저게 히말라야 산맥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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