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죽음, 또다른 시작(1)
139화.
사이버 모스키토는 드론 병기와는 달리 몸통이 작고 수천만마리가 몰려 다니며 물리면 좀비로 변해 버리는 무서운 병기였다. 인간은 놈들에게 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한것이다. 그럴때 인간들중에 능력자들이 있다는 소문이 들려 왔다.
특별한 능력을 각성한 인간들은 사이버 모스키토를 처리하기도 했다는 소문이 들려 왔지만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로부터 20년후 이번엔 거대한 레이디 버그 모양의 비행체가 등장했다.
그 비행체의 배 부분에서 쏟아지는 사이버 모스키토는 숨어 있는 인간들을 찾아내 죽이기 시작했으며 도시 상공에 멈춘채 도시 전체를 감시하며 가끔씩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곤 했다.
"이게 그동안 있었던 일이라네."
프랑크 박사의 긴 이야기를 들은 추산은 이 모든 일의 원흉은 메인 보디라는 인공 지능이 틀림없다고 판단했다. 사이버 레이디 버그나 모스키토는 메인 보디가 만든것이다.
"메인 보디는 어디에 있나?"
"아마 NASA가 있는 워싱턴에 있을꺼네."
"그럼 나사에 있는 메인 보디를 박살내면 사이버 레이디 버그는 움직이지 않는건가?"
"아마 그럴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곳으로는 접근할수 없네."
워싱턴 D.C는 철저히 감시되고 있다고 했다. 사이버 모스키토가 워싱턴 D.C 전체를 돌아 다니며 움직이는 물체는 무조건 공격한다고 했다. 프랑크 박사에게 뉴멕시코에 있는 위성 안테나를 박살내면 메인 보디는 위성으로 부터의 수신을 받을수가 없어 인간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탓으로 공격당하지 않을거라는 말을 해 주었다.
프랑크 박사는 소용없는 일이라고 했다. 전세계에 수천개는 되는 위성 안테나중에 어떤 안테나를 메인 보디가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부 안테나를 부순다고 해도 소용없으며 전세계의 모든 위성 안테나를 부수며 돌아 다닌다면 메인 보디가 다시 만들지도 모르기에 메인 보디 자체를 없애지 않은한 끝이 없다고 했다.
"음, 그럼 메인 보디를 박살내야겠군."
"......"
프랑크 박사는 눈앞의 동양인이 능력자라고 들었다. 아무리 능력자라고 해도 수천만 마리가 감시하고 있는 워싱턴에 숨어 들어 메인 보디가 있는 곳까지 이동해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곳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라는 지역으로 리치몬드 시청 건물 지하다. 앞쪽의 거대한 건물은 주청사로 주청사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이 시청사였다. 리치몬드에서 워싱턴 D.C까지는 먼거리는 아니라고 했다.
넉넉잡아 자동차로 2시간이면 떡을 친다고 했다. 프랑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지하를 빠져 나왔다. 건물 최상층으로 올라가 마나 포션을 마시고 마나 연공을 하며 하루를 쉬고 북쪽으로 이동했다.
뉴멕시코주에 있는 위성 안테나를 부술 필요도 없이 직접 메인 보디를 부수기 위해 투명 마법으로 모습을 숨기고 이동한곳은 사이버 모스키토 놈들이 날아 다니고 있는 곳이었다.
프랑크 박사의 말대로 워싱턴 D.C는 모스키토 놈들이 감시하고 있었다. 놈들이 날아 다니는 하늘보다 더 높이 날아갔다. 10킬로 지점마다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공중에 정지한채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엔 놈들을 처리하지도 않은채 NASA가 있는 곳으로 곧장 날아 갔다. 큰건물벽에 NASA 심벌이 새겨져 있는 상공에 도달해 실라이온을 소환해 메인 보디를 찾아 보라고 했다.
메인 보디가 어떤 모양인지는 전혀 모르지만 프랑크 박사는 거대한 둥근 원형 구체라고 예상했었다. 건물 상공에 정지해 있는 추산쪽으로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놈들이 전혀 접근하지 않았다.
- 마스터, 찾은것 같아요. 그런데 인간들도 있어요.
예상외의 보고였다. 메인 보디가 왜 인간들을 죽이지 않고 살려 두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좌표를 받아 인간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거대한 구체를 중심으로 수많은 홀로그램들을 조작하고 있는 인간들과 로봇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구체안은 작은 번개같은게 끊임없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인간들은 모두 32명이다. 이렇게 많은 인간들이 이곳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 실라이온, 다른곳엔 인간들이 없어?
- 모두 이곳에 있어요.
인간이라면 화장실을 갈것이다. 이 안에서 한놈을 제압해 추궁해도 되지만 무슨 장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한참을 인간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을때 한중년인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런 인간에게 인간형 로봇 한기가 달라 붙어 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그뒤를 따라 간 추산은 인간이 화장실로 들어 가는 보고 따라 들어갔다.
- 실라이온, 이 안에 감시장치가 있는지 확인해 줘.
- 있어요. 화장실 개인 칸마다 모두 설치되어 있으며 천장에도 달려 있어요.
감시 장치를 박살내면 즉시 누군가 침입했다는게 알려 질것이다. 어쩔수없이 구체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갔다. 저 구체가 메인 보디이든 아니든간에 이 안을 박살내 버리고 한놈을 납치해 가서 물어 보면 알수 있을 것이다. 어떤 마법을 사용하면 저걸 박살낼수 있는지 생각하고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자 뒤로 이동해 사이킥을 시전했다.
"사이킥 헬파이어!!"
덥석.
"으아악!"
"워프!!"
갑자기 검붉은 화염이 등장해 구체를 향해 날아가자 깜짝 놀란 인간들이 비명을 내지를때 앞에 있는 자의 어깨를 짚은 추산은 즉시 워프 마법으로 리치몬드의 시청사 최상층으로 이동해 왔다.
"우욱!"
워프로 이동한 탓으로 같이 온 자가 괴로워하고 있었다. 마나를 살짝 주입해 주자 안정이 되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추산을 발견한 노인은 경악하고 있었다.
"자, 자네는 누군가? 그리고 이곳은 어딘가?"
"난 능력자다. 그리고 이곳은 리치몬드다."
"뭐라고? 버지니아의 리치몬드라고?"
노인은 창문쪽으로 달려가 바깥을 보며 멍한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NASA안에 있던 거대한 구체는 대체 뭐냐? "
"서, 설마 자네가 불덩어리를 던진건가?"
"그렇다. 그게 메인 보디라는 인공 지능이었냐?"
"그, 그렇다네."
노인은 크리앗트라는 이름으로 메인 보디를 설계에 참여한 자였다. 메인 보디가 폭주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만든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 안에 있던 과학자들은 인공 지능인 메인 보디에 협력하는 자들로 어딜 가더라도 항상 로봇의 감시하에 있지만 과학에 모두 미친 상태로 인공 지능이 지시에 따르고 있다고 했다.
노인은 메인 보디를 박살내 줘서 고맙다며 눈물까지 흘리며 고마워했다. 자신과 몇몇 과학자들로 인해 지구는 폐허가 되었으며 수십억명의 인간들이 죽었다며 자책하고 있었다. 메인 보디가 사라진 지금 사이버 레이디 버그나 모스키토는 모두 정지했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로 그런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NASA 건물 상공으로 이동했다. 건물은 폭삭 주저 앉은채였다. 주변을 맴돌고 있던 모스키토나 정지해 있던 레이디 버그도 모두 추락한 상태였다. 그런 레이디 버그를 워싱턴을 돌아 다니며 아공간에 쓸어 담고 크리앗트가 있는 리치몬드로 돌아왔다.
"이곳 지하에 인간들이 숨어 살고 있다."
크리앗트를 데리고 시청사 지하로 이동해 릴리앙과 프랑크를 소개시켜 주었다. 과학자인 프랑크와 크리앗트는 금새 죽이 맞아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에 정신이 없었다. 메인 보디가 사라진 이상 이제 인간을 위협하는 좀비를 처리해야 하지만 인간들이 충분히 처리할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의 볼일은 끝났다. 마지막 한개 남은 블랙 게이트를 처리해야 한다. 마족들이 마계의 게이트 주변에 몰려 있었다. 그들이 지구로 넘어 오면 사이버 모스키토들이 공격하는 탓으로 넘어 오지 못하고 있는것 같지만 모스키토가 사라졌다는걸 알면 넘어 올것이 분명했다. 하루라도 빨리 게이트를 없애고 싶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엘리스 스프링스라는 지역에 있는 블랙 게이트 좌표는 이미 알고 있다. 릴리앙 일행들과 간단하게 작별 인사를 하고 아쉬워하는 이들을 뒤로 한채 시청사 지하를 나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워프!!"
블랙 게이트 주변에는 수많은 사이버 모스키토들이 바닥에 늘려 있었다. 놈들을 아공간에 쓸어 담고 아공간에서 신성력이 담긴 성수를 꺼냈다. 품속에 있는 최상급 성수는 아직 사용할때가 아니다. 핵 폭탄이 있다면 블랙 게이트를 없앨수 있겠지만 핵 폭탄을 찾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소비할지 몰라 성수로 없앨려는 것이다.
성수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마법 공격으로 게이트를 없앨수 있는지 실험해 봤다. 7서클까지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8서클은 헬파이어를 시전했지만 절반쯤 사라진 게이트는 순식간에 다시 재생되었다. 하늘 높이 치솓아 있는 기둥을 순식간에 모조리 날려 버리지 않는한 없애지 못할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번엔 성수로 실험할 차례다.
성수를 한병 블랙 게이트에 들이 부었다. 그러자 블랙 게이트 일부분이 사라진채 재생되지 않았다. 역시 신성력이 담긴 성수는 마기와는 천적이었다. 한쪽 부분이 사라진 게이트를 처리하기 위해 품속의 최상급 성수를 사용할려고 성수 두껑에 손을 가져다 대었을때였다. 게이트가 출렁이며 거대한 검은 물체가 튀쳐 나왔다.
'헉! 마, 마왕이 어떻게...'
한쪽 뿔이 절반이나 사라진 3미터 크기의 몸집을 자랑하는 마왕이 틀림없었다. 하필 이럴때 마왕이 왜 등장했는지 운이 없어도 지지리도 없는 추산이었다. 게이트를 없앨려고 꺼내든 최상급 포션을 즉시 마왕에게 뿌렸다. 마왕은 신성력의 기운을 감지했는지 즉시 피하긴 했지만 코앞에서 뿌린 탓으로 완전히 피하진 못했다.
치지직.
"크아아아~!! 노~옴!! 어떻게 성수를 가지고 있는거냐? 죽어라!"
비명을 지르던 마왕이 즉시 공격해 왔다. 남은 성수를 뿌릴 여유도 주지 않은채 거대한 주먹이 순식간에 코앞에 도달해 있었다. 즉시 사이킥 블링크를 시전해 블랙 게이트 안으로 뛰어 들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마왕이 알아 차리고 블링크로 나타나는 순간을 노려 심장에 박살내 버릴것이다. 블랙 게이트 안이라면 즉시 마계로 이동된다. 마계로 이동한 추산은 즉시 반쯤 남은 성수를 게이트 출구 부분에 뿌렸다. 출구 쪽에는 마족들이 게이트에서 등장한 추산을 보고는 놀라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건 눈에 들어 오지도 않았다.
치지지직.
성수를 뿌린 출구는 흰연기가 피어 오르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할때 게이트 출구에서 불쑥 뿔이 솓아 올랐다. 한쪽 뿔이 절반이나 없는 마왕도 게이트를 타고 마계로 되돌아 온것이다. 순식간에 게이트위로 올라온 마왕의 몸에서도 흰연기가 피워 오르며 치지직거리고 있었다.
추산은 마왕의 뿔이 보이자마자 즉시 사이킥 블링크로 게이트에서 멀어졌다. 지구에서 마법을 남발한 탓으로 아무리 9서클에 해당되는 마나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마나 소모가 심한 상태였다. 온전한 상태로 마왕과 싸워도 이길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은 도주를 하고 나중을 기약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게 인생이었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민 마왕은 즉시 블링크로 등장하는 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다시 블링크를 시전할순 없다.
"사이킥 블리자드!"
눈보라가 마왕에게 몰아쳐 갔다. 그틈을 이용해 도주할 생각이었지만 눈보라를 헤치고 나온 마왕은 사이킥 텔레포트를 펼칠려는 추산의 머리통을 거머쥐고 그대로 짖눌러 버렸다.
펑.
추산의 머리통이 박살나며 순식간에 정신이 아늑해지며 영혼이 빠져 나왔다. 지상으로 추락하는 자신의 몸을 보며 끓어 오르는 부화를 참을수가 없었지만 순식간에 어디론가 이끌려 이동해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고 있는 곳으로 끌려 들어 갈려는 순간 튕겨지는것과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
'후우~!!!'
화가 아직 가라 앉지 않은채였다.
'그때 하필 마왕을 만날게 뭐람.'
끌어 오르는 열불을 진정시키기 위해 몇번이나 심호흡을 하고 이번엔 무엇으로 환생한것인지 알아 보았다. 작은 무언가에 갇혀 있는 느낌과 흙내음이 물씬 풍겨왔다. 작은 씨앗속에 갇혀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씨앗이라면 식물이 틀림없었다. 이곳이 알 속이라면 이렇게 작진 않을것이다. 위로 뚫고 올라가야 한다고 본능이 재촉했다. 며칠에 걸쳐 조금씩 위로 올라가 얼굴을 내밀었다. 잔잔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주변 상황을 알려 주고 있었다.
싱그러운 풀내음과 나무 냄새가 진동하는 것으로 볼때 어느 숲속같았다. 또한 묵직한 공기로 볼때 지구는 아니라 중간계인듯했다. 풀이나 나무 어느쪽이느냐에 따라 얼마나 이대로 생활해야 하는지 갈라진다.
나무라면 종류에 따라 수백년 이상은 이대로 뿌릴박고 살아야 한다. 풀이라도 해도 종류에 따라 수십년은 이대로 움직일수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무럭무럭 성장한 자신은 나무였다. 인간이나 몬스터는 아직 근처에 다가 오지도 않아 중간계라고 확신할순 없지만 거의 90%이상은 중간계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사아악.
어느날 저녁. 싱그러운 바람이 숲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바람속에 섞인 냄새로 볼때 멀지 않는 곳에 인간들이 있었다. 잠시후 연기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연기가 풍겨오자 기공을 활짝 열었다. 연기가 잎의 기공을 통해 쭉쭉 빨려 들어오며 반대로 수증기와 산소를 내뿜었다. 자신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마왕에게 죽은지 이미 수십년이나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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