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화. 추산, 미국에 도착하다(2)
138화.
"릴리앙, 이제 광선총은 단한번만 쏠수 있는거죠?"
"음, 그렇다."
"후퇴해야 합니다. 놈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상태라면 모두 당할겁니다."
릴리앙의 표정은 험악스러워지고 있었다. 이미 5명이 죽었다. 이대로 돌아 간다면 랑드로에게 큰소리친 자신의 입장이 곤란해 진다. 그렇다고 이대로 전진할수도 없었다. 광선총이라면 놈들을 쉽게 처리할수 있다고 자신했었지만 오산이었다.
"빌어먹을, 후퇴한다."
자신 혼자라면 놈들을 한놈이라고 죽인후 죽어도 되지만 이들은 아니었다. 서둘러 후퇴를 할때 앞쪽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하수구에 울려 퍼졌다. 앞뒤에서 포위될것이라고 판단한 릴리앙은 즉시 다른 통로로 일행을 이끌고 들어 갔다. 이곳 하수구 통로 지리를 모르는 일행들은 이 상태라면 하수구를 헤매다가 놈들에게 당한다는 불안감에 초조해진 상태였다.
'나설때군.'
지켜 보고만 있던 추산은 이들을 도와 주기로 결정했다. 뉴멕시코로 가기 위해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봐! 도와줄까?"
"헉! 누, 누구냐?"
급히 주변을 둘러보며 총을 겨누는 릴리앙 일행들은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이 상태에서 모습을 드러내면 곧바로 총을 쏘아 댈것 같았다.
"그렇게 긴장할 필욘없어. 너희들을 어떻게 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어디에 있는거냐?"
"너희들 눈앞에 있다."
"모습을 드러내라."
조금 대화를 하자 조금전보다는 긴장이 풀어 진것 같아 모습을 드러내기로 했다.
"총은 쏘지 마라. 그리고 놀라지도 마라. 난 능력자다."
스르륵.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투명 마법을 해제했다. 갑자기 등장한 추산을 본 일행들은 놀라지 않을수가 없는지 눈이 커지며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총을 내리지 않고 언제든지 발사할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아무리 추산이 놀라지도 말라고 해도 추산을 모습을 보면 놀라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 공포 영화에나 등장할만한 스타일이었다. 로브를 입고 후드를 깊숙히 눌러 쓴 모습은 절로 경계심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었다. 추산이 후드를 벗고 릴리앙 일행을 바라 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이 건물 입구에서 너희들 뒤로 접근하는 자들을 처리한건 바로 나다. 그리고 연기를 계단 위쪽으로 올려 보낸것도 나다."
"아, 고맙네. 그런데 왜 지금 나타난건가?"
"몇가지 물어 볼것이 있어서다. 뉴멕시코주로 갈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 줄수 있나?"
"뉴멕시코주? 서쪽으로 가면 되지만 이동할 방법이 없어. 자동차를 타고 간다고 해도 모스키토 놈들에게 발각될꺼니까."
대충 서쪽이 아니라 정확히 알고 싶었다. 좀더 파고 든 질문을 했다. 뉴멕시코주의 거대한 위성 안테나들이 몰려 있는 곳이 어딘지 물었지만 모른다고 하며 프랑크 박사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럼 프랑크 박사에게 날 데려다 주는 조건으로 너희들을 구해 주겠다. 그런데 너희들과 싸우고 있는 자들은 어떤 자들이냐?"
"갱단으로 모스키토보다 골치 아픈 놈들이네."
"음, 능력자도 있던데?"
"우리도 놈들에게 능력자가 있다는건 처음 알았네."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갱단이라는 놈들은 근처까지 접근해 왔다. 놈들을 먼저 처리하고 물어 보고 싶은걸 물어 봐야 했다.
"잠시만 기다려. 근처에 있는 놈들을 처리하고 올께."
하수구의 메인 통로 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자 즉시 총알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타타타타타탕탕탕!!!
팅팅팅팅팅팅팅팅!!!
모든 총알이 실드에 막혀 튕겨져 나가자 당황한 놈들은 더욱 총을 쏘고 있었다.
"사이킥 미사일!!"
5명이 순식간에 이마에 구멍이 뚫리며 바닥으로 쓰러지자 뒤쪽에서도 총알이 날아 오기 시작했다.
"사이킥 붐!!"
꽈꽝!
폭발음이 발생하고 총소리가 잦아 들었지만 다시 총알이 발사되었다.
"사이킥 파이어!!"
퍼펑!
총을 쏜 놈에게로 날아간 불덩어리가 폭발하자 하수구 물이 치솓아 올라 불을 꺼는 것을 본 추산은 능력자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실라이온, 능력자를 찾아봐.
지근 거리에 있는 능력자의 위치를 들은 추산은 헤이스트를 시전해 달려 갔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 오는 추산에게 아직도 살아 남은 놈들이 총을 쏘아 댔지만 모두 튕겨나갔다.
"허억!!"
"매직 미사일!"
"컥!"
목이 관통당한 놈은 앞으로 넘어지자 화들짝 놀란 꼬마가 벌벌 떨고 있었다. 열살 남짓한 이 애가 능력자였다.
"네가 능력자냐?"
"사, 살려주세요."
"죽이진 않으마."
실라이온에게 다른 놈들은 모두 죽이라고 지시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애에게 질문을 할려고 했지만 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 누나 때문에 어쩔수 없었어요. 누나가 잡혀 있어 하라는대로 한것 뿐이에요."
"음, 네 누나는 어디에 있는거냐?"
"저쪽에요."
하수구 안쪽으로 가르키는 애였다. 일단 애를 데리고 릴리앙이 있는 곳으로 돌아 오며 실라이온에게 능력자 애가 가르킨 곳을 뒤져 보라고 했다.
"네 이름은 뭐냐?"
"라, 라곤이에요."
릴리앙 일행이 있는 곳으로 라곤을 데리고 오자 일행들이 놀라며 누구냐는 물음에 능력자라고 말해 주자 놀라면서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다.
"너희들은 이곳에서 잠시 기다려. 라곤의 누나를 구해 와야 한다."
릴리앙이 입을 열 사이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진 추산은 실라이온이 알려온 곳으로 이동했다.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하수구를 이동해 놈들의 본거지라고 예상되는 곳에 도착했다.
넓은 광장 곳곳에 침대가 놓여져 있었으며 남자들은 몇명밖에 보이지 않고 여자들은 12명이었다. 광장 중앙에 추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 광장 중앙 천장에는 전등이 달려 있어 그곳에서 빛을 뿌리고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수상한 차림의 추산에게 총을 든 남자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누구냐?"
"여자들은 들어라. 라곤의 누나가 누구냐?"
놈들의 말을 무시하고 라곤의 누나를 찾는 추산에게 한놈이 권총을 발사했다.
탕.
팅.
"헉! 능력자다. 컥!"
총을 쏜 놈은 곧바로 머리통을 터져 버렸다. 그러자 총알이 빗발쳤지만 모두 실드에 막혀 튕겨져 나가자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침대 아래로 숨어 들어갔다. 남자들은 모두 6명이다. 한명이 죽어 5명만 남은 놈들의 머리통을 모두 곤죽을 내 버렸다. 잔인하게 죽였지만 죽일땐 확실히 죽여 버리는 추산이다.
"모두 나와라. 너희들을 죽일려고 찾아 온게 아니다."
침대 아래에서 한두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라곤의 누나가 누군지 묻자 한여자를 가르켰다. 중학생 정도의 여자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라곤의 부탁으로 찾아왔다. 라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자. 갱단 놈들은 모두 죽었다."
"저, 정말 모두 죽었나요?"
"그래. 안심하고 따라와라."
"그, 그럼 모두와 같이 가면 않될까요?"
여자들을 둘러 보았다. 모두가 겁 먹은 표정들이었다.
"모두 따라 와라."
추산이 뒤돌아 걸어 가자 모두가 따라오기 시작했다. 실라이온에게 갱단 놈들이 가지고 있던 무기는 모두 한곳에 모아 두라고 지시했다. 중국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릴리앙이 있는 곳으로 여자들을 데리고 가자 라곤이 누나를 알아 본것인지 쪼르르 달려와 다친곳은 없는지 물어 보고 있었다.
"저 여자들은 누군가?"
"놈들에게 잡혀있던 여자들을 구해 온거다. 갱단놈들은 모두 죽었다. 이제 가자."
"정말 모두 죽었는가?"
"그래. 하수구안에 있는 놈들은 죽었다."
릴리앙을 따라 하수구를 나갔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새 사이버 모스키토 놈들이 건물안으로 들어 와 돌아 다니고 있었다. 즉시 뒤돌아가 하수구안으로 들어가며 바닥의 구멍을 책상으로 막았다.
"제기랄, 시간을 너머 지체했어."
"걱정마라. 이곳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라."
무기를 모아 놓은곳으로 이동해 무기를 아공간에 집어 넣고 실라이온에게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있는 곳을 찾으라고 했다. 레이디 버그만 처리하면 모스키토 놈들은 자동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추산은 느긋한 표정이다.
- 마스터, 이 건물 상공에 정지해 있어요.
투명 마법을 시전한후 알려온 좌표대로 이동했다. 사이버 레이디 버그의 등 바로 위쪽이었다. 놈의 등위로 내려설 필요도 없이 곧바로 사이킥 붐을 시전해 머리통과 몸통 내부를 박살냈다. 그러자 건물 주변을 돌고 있던 사이버 모스키토 놈들이 우수수 낙엽이 떨어지듯 추락하기 시작했다.
"자아, 이제 나가자."
"나가자고? 모스키토 놈들은 어쩌고?"
"이미 처리했다."
믿기지 않는 이들을 데리고 하수구를 나가 지하로 올라가자 모스키토 몇마리가 바닥에 추락해 있었다. 일층 바닥에도 모스키토 수백마리가 떨어져 있었으며 밖에는 수천마리가 건물 주변에 추락해 있었다.
"어서 이동해야돼. 놈들이 다시 몰려 올지도 모른다."
릴리앙이 큰건물 뒤로 달려 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달려 가는 것을 본 추산은 가장 뒤에서 실라이온에게 모스키토 놈들을 모아 달라고 한후 일행들이 뒤쪽 건물안으로 들어가자 아공간에 모스키토를 한가득 집어 넣고 따라 갔다.
"능력자라고? 자네는 누군가?"
"추산이라고 한다."
"내게 뭘 묻고 싶은거지?"
릴리앙을 따라 이들 본거지 건물 지하로 이동해 프랑크 박사를 만났다. 박사에게 뉴멕시코주에 있는 위성 안테나가 몰려 있는 곳이 어느 지역인지 묻자 사막에 있는 새크라멘토 산위에 있다고 했다. 서적으로만 본것으로 직접 가 보지 않아 아직도 존재하는지 모른다는 대답도 들려왔다.
"혹시 블랙 게이트가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발생했는지도 아나?"
"그거라면 잠시 기다리게."
프랑크 박사는 벽쪽 책장의 수만은 책들을 살펴 보며 한개의 잡지를 들고 왔다. 색바랜 잡지 표지는 블랙 게이트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걸 보게."
블랙 게이트 특집을 다룬듯한 잡지로 2023년 11월호였다. 미국은 애틀란타,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엘리스 스프링스라는 지역에 발생했으며 중국은 상하이, 프랑스는 리옹, 마지막으로 케냐는 나쿠루라는 곳에 발생했다고 적혀 있었다. 자신이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이동하고 있을때가 2023년 10월 28일이었다.
"음, 그럼 사이버 병기들이 등장한것은 언제인지 아나?"
"2030년에 처음 등장한것으로 알고 있네."
첫선을 보인 사이버 병기는 초창기엔 사지형(四肢型) 병기였다. 이계로 넘어간 병사들이 후퇴를 한후 몰려 나오는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위해 투입했지만 몬스터들의 움직임을 따라 갈수 없었던 사지형 병기를 대신해 드론 병기를 개량한 사이버 드론 병기를 투입했다.
초창기의 사이버 병기는 제한이 많았다. 일정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끔 설정하고 메인 보디가 관리했다. 일정 지역안의 움직이는 물체는 모조리 공격하는 방식이었지만 점차로 학습 능력이 진보된 메인 보디는 한정된 일정 지역을 벗어나는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 미국 전역으로 구역을 넓혀 나갔다.
그때 인간들이 만약 메인 보디의 폭주를 멈추었다면 지금 이런 세상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퍼져 나간 몬스터들을 처리하기 위해 메인 보디의 폭주를 막지 않고 그냥 놔둔것이 화근이었다.
사이버 드론은 움직이는 물체는 무조건 공격했다. 가장 먼저 메인 보디가 있는 NASA에 움직이는 인간들을 모두 공격해 죽이고 군사 기지를 공격했으며 모든 위성을 장악하는 한편 컴퓨터도 장악해 버렸다.
전자동으로 드론 병기를 제작하는 공장에서 엄청난 사이버 병기들이 만들어졌다.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사이버 드론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인들이 메인 보디를 공격할려고 했지만 모든 전자 기기를 장악한 메인 보디에 의해 군인들은 먼저 사이버 드론들의 공격을 받아야 했다.
군은 지리멸렬했다. 상층부에서의 지시를 받을수 없게 되자 자연히 와해될수 밖에 없었다. 비행기는 물론 항공 모함. 잠수함까지 메인 보디의 손에 들어가 더이상 메인 보디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핵을 사용할려고 해도 핵 시설도 모두 장악 당한 상태로 방법이 없었다. 그럴때 핵이 블랙 게이트로 떨어졌다. 메인 보디의 짓이었다. 미국이 핵으로 블랙 게이트를 없애 버리자 다른 나라들도 핵을 사용해 블랙 게이트를 없애 버렸지만 오스트레일리아는 핵이 없어 사용할수가 없었다.
"그럼 케냐는 영국이 핵을 가져와 사용한건가?"
"그렇다네."
블랙 게이트가 사라지자 메인 보디는 인간들을 공격하며 미국을 점차로 장악하기 시작했으며 캐나다는 물론 점점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려 남아메리카까지 장악하기 시작했다. 메인 보디가 전세계를 장악하기 까지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인간들은 모두 사이버 드론을 피해 지하로 숨어 들었다.
그때는 아직 사이버 드론이 보이면 지하로 숨어 들면 살아 남을수 있어 농사도 지으며 생활했었다. 그런 생활이 일변한건 30년이 흐른후였다. 사이버 드론보다 작은 모기 모양의 사이버 모스키토가 등장한것이다.
벌떼처럼 몰려 다니는 놈들은 뾰족한 침으로 움직이는 물체들을 공격한다. 공격당한 생명체는 모두 좀비로 변해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인간들은 더욱 깊숙한 지하로 숨어 들어 입구를 막을수 밖에 없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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