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추산, 비무 대회에 따라 가다(1)
101화.
엔다이론이 찾았다는 말에 환호했다. 즉시 간이 아공간에서 물고기를 넣어 둘 물통을 꺼내 물을 채워 두었다. 엔다이론에게 끌려온 물고기는 정말 투명했다. 몸속의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이 물고기를 식당 아저씨에게 가져갈 생각은 없었다.
누나에게 연락해 경매를 할 생각이다. 누나에겐 이미 투명한 물고기를 잡는다면 경매를 한다고 하며 절차를 조사해 두라고 말했었다. 스마트 폰으로 누나에게 연락을 했다. 마을에서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나와 동생, 그리고 추산뿐이다.
"누나, 드디어 투명한 물고기를 잡았어. 메일 확인해 봐. 어떤 물고기인지 알수 있을꺼야. 살아 있는 놈으로 크기는 40센티정도 정도야. 경매에 붙일 준비를 해줘."
- 정말이야? 정말 잡았어?
"그래. 메일 확인하고 다시 연락해."
한시간정도후에 흥분한 누나의 목소리가 폰으로 울려 퍼졌다. 경매 회사로 물고기를 가져 가야 한다는 말에 직접 가져 가기로 했다. 경매에 붙이기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에 여량시로 직접 가지고 갔다.
"자네가 잡은건가?"
"그렇습니다. 운좋게 낚시로 황하에게 잡았습니다."
여량시에 있는 골동품 회사로 직접 가져 가 감정을 받았다. 왜 골동품 가게인지 알수는 없지만 경매만 제대로 해 주다면 어떤 회사이든 상관없었다. 누나와 같이 들어간 골동품 가게에는 중년인 두명이 있었다. 그중 한명이 투명한 물고기를 자세히 살펴 보며 흥분하고 있었다.
"이런 특이한 물고기라면 적어도 천만 위안은 호가할걸세."
중년인의 말에 입이 쩍 벌어졌다. 아무리 특이한 물고기라고 해도 단한마리가 엄청난 가격으로 감정되었다. 중년인의 말엔 중국에는 졸부들이 많아 희귀한 물건 수집을 취미로 삼는 자들이 많아 운이 좋으면 몇천만 위안으로 올라 갈수 있다고도 했다.
감정한 중년인은 좋은 사람으로 보였다. 눈빛이나 태도로 볼때 속이고 있진 않아 보였다. 경매를 부탁했다. 수수료는 10%로 세금까지 포함하면 수수료는 조금 더 많아 진다고 했다. 일주일후에 경매를 할때까지 물고기는 추산이 관리하기로 했다. 자신이 가장 안전하게 지킬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가 개최되는 주원 호텔로 이틀전까지 반드시 와야 한다고 했다.
"누나, 난 그만 집으로 돌아갈께."
조심해서 돌아 가라고 신신당부하는 누나였다.
'그런데 이 물고기는 뭘 먹지?'
투명 물고기가 뭘 먹는지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먹지 않으면 굶어 죽을 것이다. 경매를 할때까진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 엔다이론, 이 녀석은 뭘 먹지?
- 제가 발견했을땐 물속 바위에 돋아 있는 이끼를 먹고 있었어요.
- 이끼? 그럼 그 이끼가 끼어 있는 돌을 가지러 가자.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이 녀석을 찾은 황하로 다시 가 이끼가 자라 있는 돌을 구해 어항바닥에 깔고 수초도 구해 어항을 장식했다.
"형아, 어떻게 하며 검기(劍氣)를 발휘할수 있어?"
"네 몸으론 아직 무리야. 검기보단 검사(劍絲)를 먼저 발휘할수 있도록 노력한후에 검기를 연습해야 되지만 네 몸이 감당하지 못해. 자칫 잘못하면 네 팔이 망가져. 네 몸이 완성되면 가르켜 줄테니까 지금은 알고 있는 것을 완전히 네것으로 만드는게 중요해."
중학생인 동생 추현이는 대연심법(大衍心法)을 하면서 많은 내공을 모은 상태다, 추현이에게 준 마나 포션이 큰역활을 했다. 아무리 많은 내공을 보유했더라도 몸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추현이는 검사를 시전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적어도 고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검사를 발휘하는 방법을 가르켜 줄 생각이다.
"그런데 형은 이런걸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꿈속에 등장한 신선 할아버지가 가르켜 준거다."
그렇게 둘러 댈수 밖에 없었다. 어린 나이에 내공 심법이나 검법같은걸 알고 있다는것 자체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네가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대주천을 할수 있도록 도와 줄테니까 지금은 대연심법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노력해."
"알았어."
"자아, 오늘도 대련이나 하자."
대련이라는 말에 추현이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무지막지하게 몰아 붙이는 추산에게 항상 쩔쩔 매는 추현이기 때문이다.
탁탁탁탁.
나무로 만든 목검으로 하는 대련은 추산이 일방적으로 몰아 붙이고 있었다. 연신 뒷걸을질을 치며 막기 급급한 추현이에게 어디의 몸이 비어 있고 어느 곳의 방비가 허술한지 일일히 말하며 지도 대련을 해 주고 있었다.
"헉헉헉! 에이 씨..."
화가 나는지 대련이 끝나자 추현이는 투덜거리고 있었다. 늘 있는 일이다.
"넌 천풍신법을 더 많이 연습해야돼. 발이 엉겨 제대로 피하지도 못하잖아. 당장 천풍신법을 시전해 봐."
"알았어."
휙휙휙.
청풍신법을 시전하는 추현이의 모습을 눈여겨 보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었다. 가장 큰문제는 내공 분배였다. 적재적소에 내공을 분배하는 점이 서투른 추현이었다. 마나 서치를 펼쳐 추현이가 시전할때 내공의 움직임을 살펴본 결과였다.
일주일후의 경매는 무사히 끝났다. 골동품을 경매에 투명 물고기 경매도 같이 한것이다. 감정 결과는 천만위안이었지만 천팔백만위안에 낙찰되었다. 엄청난 가격에 누나는 굳어져 움직일줄을 몰랐다.
"누나, 여량시 외곽에 집을 구입하자."
조부모를 모시고 같이 살려면 큰집이 필요했다. 누나도 동의했다. 황량한 깡촌인 서위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즉시 부동산 중개소를 찾아 집을 알아 보고 직접 집을 살피고 구입해 버렸다. 집 구입만으로도 경매가의 절반이 날아가 버렸지만 큰집과 뒷쪽의 작은 산까지 딸린 곳이라 대만족이었다.
조부모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이사를 가자고 했지만 가지 않는다는 말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고향을 버릴순 없다고 버티는 통에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자신이나 추현이가 결혼해 가족이 생기면 명절날 고향인 이곳 토굴집 어디에서 잠을 잘거냐며 설득하며 바람이 불면 날아오는 황사가 폐에 쌓여 장수하는 사람이 없다며 누나는 물론 추현이까지 거들어 겨우 설득할수 있었다.
토굴집의 중요한 물건외에는 모두 버렸다. 할아버지 소유인 밭은 다른 사람에게 소작을 주었다. 새로운 집은 추현이가 가장 좋아했다. 추현이는 여량시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하기 위해 전학 시험을 치루어야 했다.
추산은 그대로 얼마남지 않는 중학교를 그대로 다니고 고등학교는 진학하지 않기로 했다. 누나가 심한 반대를 했지만 이것만은 양보할수 없었다. 배울것도 없는 고등학교로 진학해 봐야 시간 낭비였다. 추현이도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로 가지 않는다고 떼를 썼지만 자신처럼 외국어를 몇개나 할수 있으면 가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 주었다.
"정말 형아는 외국어를 몇개나 할수있어?"
"그래. 영어, 한국어, 일본어를 할수 있다."
믿기지 않아 하는 추현이에게 외국어로 말하자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누나와 추현이에게 영어를 가르키기 위해 집에 있을땐 항상 영어로 말을 걸면서 가르켜 주었다. 외국어를 쉽게 배울려면 먼저 어떤 말을 하는지 뜻은 모르더라도 귀에 그 단어가 들어 와야 한다. 그래서 뉴스나 드라마를 많이 보라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반인 누나는 상하이 대학의 디자인 학과에 입학했다. 이곳 여량시에선 거리가 꽤 먼 상하이다. 명철때나 만나 볼수 있을것이다. 추산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진학하지 않았다.
매일 뒷산으로 가서 마나 연공으로 시간을 보냈다. 뒷산에는 연무장을 만들어 놓은 상태로 추현이가 학교를 마치고 돌아 오면 대련을 하며 무공을 가르키는 일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집 옆의 텃밭을 일구고 있었다.
"형아, 태원에서 6개월후에 전국 전통 무술 대회가 열린대. 나도 참가해도 돼?"
"무술 대회? 그냥 형(形)만 보여주는 그런 대회가 아냐?"
"아냐, 비무 대회도 있대. 비무는 권각만으로 해야 되지만 참가하고 싶어."
추현이의 눈에 반드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아마 참가하지 못하게 한다면 한동안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넌 권각은 전혀 모르잖아."
"헤헤. 그래서 형아가 알고 있는 걸 가르켜 줘."
"...음, 가르켜 줄께. 대신 약속해. 내가 만족할정도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참가는 허락하지 않을꺼다."
"걱정마. 죽을 힘을 다해 배울테니까."
그날부터 추현이에게 천뢰삼장(天雷三掌)이라는 남궁세가의 권법을 가르켜 주기 위해 육합권과 태극권을 먼저 가르켰다. 굳이 천뢰삼장을 가르켜 주지 않아도 육합권과 태극권만으로도 충분히 무술 대회에서 우승할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 오면 새벽 2시까지 권법 수련을 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내공 수련을 끝내면 다시 권법 수련을 시켰다. 하루에 2시간밖에 잠을 잘수 없지만 추현이는 투덜대지도 않고 잘 따랐다. 목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였다.
"자아, 이걸 마시고 대연 심법을 수련해."
마나 포션을 건네 주자 이미 어떤 물건인지 아는 추현이는 팔짝팔짝 뛰며 좋아했다. 추현이에게 육합권과 태극권을 가르키면서 추현이 학교에 간 시간에 추산은 틈틈이 천뢰삼장을 수련했다. 처음하는 수련이지만 남궁세가 무인들의 수련 장면을 떠 올리며 잠도 자지 않고 수련에 열을 올렸다.
2개월후 육합권과 태극권에 익숙해진 추현에게 천뢰삼장을 가르키기 시작했다. 막강한 내공으로 펼치는 천뢰삼장은 원래 우뢰 소리가 들려야 정상이다. 하지만 아직 소주천밖에 완성하지 못한 추현이는 주먹을 뻗는 소리만 우렁찰뿐 우뢰 소리는 전혀 들리지도 않았다.
"대주천을 할수 있게끔 임독맥을 뚫어주마."
"정말이야?"
"그래. 고통이 심할테니까 각오해야 돼."
"얼마든지 참을수 있어."
아직 이른 시기지만 무술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다. 금요일 밤 대연 심법을 하는 추현의 등뒤에 앉아 임독맥을 뚫는 작업을 했다. 자신의 마나를 추현이의 몸속으로 들여 보내 추현이의 내공과 더불어 임독맥을 뚫었다.
꽉 막힌 곳은 엔다이론에게 부탁해 뚫는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 작업이 끝나고 마나 집적진을 활성화시켜 내공을 더 많이 모을수 있게끔 도와 주었다. 대주천을 할수 있게되자 내공 수련에 푹 빠진 추현이는 토요일 아침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형아, 굉장하다. 몸이 날아 갈듯해."
환한 얼굴로 대주천을 만끽한 추현이는 이전과는 믿을수 없을 정도로 내공이 모이자 놀라워하면서 몇달 수련을 하면 검사까지 시전할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무술 대회는 나도 참가할꺼다."
"않돼!!!"
꽥 소릴 지른 추현이는 절대 않된다며 애원했다.
"형아가 참가하면 절대 않돼. 형아가 우승할꺼잖아. 내가 우승할꺼야."
"넌 비무 종목에 참가하고 난 형(形)을 선보이는 종목에 참가하면 되잖아."
"않돼. 두개 종목 모두 내가 우승할꺼야."
욕심도 많은 녀석이었다. 동생을 위해 추산은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추현이는 내공을 몸밖으로 발산하기 위해 경락을 따라 이동시키며 손까지 보내는 수련을 천뢰삼장과 병행했다.
우르르.
3개월후 추현이가 천뢰삼장을 펼치면 가벼운 우뢰 소리가 들려 왔다. 아직 뇌기를 몸밖으로는 꺼낼수는 없지만 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알수 있었다. 하지만 천뢰삼장은 비무 대회에서 형(形)을 선보여도 우승하진 못할것이다. 오로지 사람을 죽이기 위한 무공이기에 화려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였다.
"추현아, 권법을 선보이는 종목에선 태극권을 시전해라. 천뢰삼장은 너무 간결해 점수를 받지 못할꺼야. 태극권을 시전할땐 내공도 같이 운용하면서 시전하고 비무에선 내공은 운용하지 말고 천뢰삼장을 펼쳐도록 해."
"응, 그렇게 할께."
팡팡.
추현이가 태극권을 시전하자 굉음이 들려 오고 있었다. 무당파의 사대 제자들이 시전하던 태극권을 추현이에게 알려 준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추현이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무공 수련에 몰두했다. 비무 대회는 문제없이 추현이가 우승할것이다. 이미 추산과 수많은 대련을 한 상태다.
비록 목검으로 대련을 한것이지만 목검은 손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걸 추현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권으로 대련을 하지 않은것도 아니었다. 서로 내공을 운용하지 않고 천뢰삼장으로 대련을 했다. 내공이 깃들지 않는 천뢰삼장이지만 천풍신법으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며 펼치는 추산의 천뢰삼장을 추현이는 아직 막을수 없었다.
퍽.
"윽!"
복부를 강타당한 추현이는 몸을 움추린채 괴로워하고 있었다. 경지에서 차이가 나는 추현이는 추산과의 대련에선 늘 이런식으로 얻어 맞는다.
"넌 천풍신법을 펼치며 천뢰삼장을 시전하는 수련에 매달려. 신법과 권법이 따로 놀고 있으니까 매번 그렇게 얻어 맞는거잖아."
"그건 형아니까 그렇잖아. 다른 사람 상대라면 문제없어."
"자만은 금물이다. 명심해. 나보다 경지가 높은 자가 어딘가에 있을꺼다. 그 점을 명심하고 어딜가더라도 나대지 말고 누가 시비를 걸어 오더라도 참아야 돼. 함부로 무공을 시전하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꺼야."
"알았어. 걱정마. 실력의 9할은 항상 숨기라는 말은 귀에 박히도록 들어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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