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추산, 미국에 도착하다(1)
137화.
육중한 문인지 열리는 소리부터 달랐다. 덥수룩한 수염의 중년인과 젊은 청년 두명이 문을 열고 나와 앞쪽으로 걸어 가며 다른 문을 노크하자 잠시후 그 문 안에서 세명이 나왔다. 모두 남자들이었다.
6명은 더욱 앞쪽으로 걸어가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 갔다. 그들을 따라간 추산은 놀랄수 밖에 없었다. 이곳은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었다. 천장에는 많은 형광등같은게 달려 있었으며 아래쪽 선반위에 푸른 작물들이 빼곡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작물 종류로 볼때 감자와 여러가지 채소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광범위하게 전기 공급을 할수 있는지 궁금했다. 이곳으로 들어온 자들은 몇가지 채소를 수확하고 흙을 뒤집어 새로운 흙을 추가하며 씨를 뿌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얼굴은 모두 밝았다. 식량 걱정은 없어 보였다. 한동안 이들의 작업을 지켜 보고 있을때였다.
위이잉.
갑자기 작은 소리를 동반한채 한쪽 벽에 달려 있는 붉은 파토 라이트 전등에서 붉은 빛이 쏟아져 나왔다.
"비상 사태다. 빨리 움직여."
저 파토 라이트가 침입자를 알리는 경고등같았다. 자신이 침입한게 들켜 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저들을 따라 가자 통로에는 무기를 든 사람들이 서둘러 추산이 지나온 통로쪽으로 달려 가고 있었다.
이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생전 처음 보는 무기도 있었으며 총도 간간히 보였다. 어림잡아 50명정도로 보이는 남자들이 터널쪽으로 이동해 계단쪽으로 달려 갔다. 바리 게이트 벽에 기대어 아직도 자고 있는 중년인을 흔들어 깨웠지만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중년인이었다. 보다못한 중년인이 깨어 나지 않는 자의 뺨을 후려쳤다.
짝.
"아론, 일어나."
그제야 눈을 뜬 중년인은 화들짝 놀라며 무슨 일인지 당황하며 얼굴이 아픈지 어루만지고 있었다.
"적이다."
당황하면서도 적이라는 말에 바리 게이트 뒤에서 무기를 겨누며 앞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 실라이온, 바깥 상황을 살펴봐 줘.
건물 밖엔 23명의 인간들이 입구를 부수고 있었다. 사람 한명 정도가 들어 갈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자 차례대로 안으로 들어가는 자들의 손에는 총이나 햄머, 창등이 들려 있었으며 등에는 배낭도 짊어 지고 있었다.
일부 계단을 따라 내려 가는 자들과 입구를 막고 있는 바리 게이트를 치우는 자들로 갈라졌다. 계단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 간 자들은 바리 게이트를 치우며 점점 안쪽에 있는 자들이 있는 곳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놈들이 접근하면 바로 죽여."
바리 게이트 뒤에서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중년인이 소리치자 바리 게이트 틈으로 총이나 둥근 코일이 일미터 길이로 둘둘 말려 있는 무기같은걸 내밀고 있었다. 실라이온으로 인해 일목요연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추산은 지켜 보기만 했다. 저 둥근 코일이 말려 있는 무기가 뭔지 궁금했다.
탕! 타타탕!!!
계단을 꺾어 내려오는 자들이 눈에 들어 오자 바리 게이트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자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가장 앞선 놈이 꼬꾸라지자 뒤에 따라 오던 놈들은 황급히 뒤로 물러 나며 짊어진 배낭안에서 병을 꺼내 불을 붙였다. 화염병을 만들어 온놈들이었다.
쨍그렁.
화르륵.
"빌어먹을! 후퇴한다."
바리 게이트 앞쪽에 떨어진 화염병이 깨지며 순식간에 막아 놓은 바리 게이트로 불이 번지자 일제히 뒤로 물러나며 터널쪽으로 이동한 자들은 급히 터널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매케한 검은 연기가 점점 터널쪽으로 번져 오고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자들은 급히 옷을 벗어 찢고는 문틈을 꼼꼼히 막고 있었다. 연기가 들어 오지 못하게끔 막는 것이다. 한편 화염병을 던진 놈들은 바리 게이트쪽에 불이 번지자 일제히 뒤돌아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계단 곳곳을 막아 놓았던 바리 게이트는 뻥 뚫려 있었다. 건물 입구도 완전히 뚫린채로 후퇴한 자들은 입구쪽으로 나가 앞쪽에 있는 건물안으로 달려 가고 있었다. 검은 연기가 일층으로 퍼지며 건물 밖으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지하 통로 안쪽에서 문틈을 막은 일행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무리 문틈을 막았다고 해도 연기를 완전히 막을수는 없었다. 조금씩 연기가 통로안으로 들어 오기 시작했다.
"물을 가져와. 어서!!"
한 중년인의 호통에 젊은 청년이 후다닥 뒤로 달려가 물통 한개를 가지고 왔다. 문틈을 막아 놓은 천에 물을 뿌려 연기가 들어 오는걸 막아 볼 심산인것이다. 조금은 효과가 있어 보였다. 좀전보다는 들어 오는 연기는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랑드로, 놈들을 공격하자. 이대로 계속 당하기만 할테냐?"
"나도 놈들을 공격하고 싶어. 하지만 반드시 희생자가 발생할꺼다."
"그런건 각오해야 돼. 난 더이상 참지 못해."
중년인 한명이 씩씩거리며 열을 올리고 있었다.
"릴리앙, 그러다가 좀비들이 몰려 오면 어쩔려고 그래. 좀비들이 몰려 들면 모스키토 놈들도 찾아 올거잖아."
"놈들이 오기전에 끝내면 되잖아."
"그게 맘대로 될것같냐? 참아."
"흥, 나하고 놈들을 공격할 사람은 이쪽으로 와."
릴리앙이라는 중년인의 말에 동조하는 젊은 청년 5명이 릴리앙쪽으로 이동했다. 그런 청년들을 랑드로가 말리고 있었지만 청년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더 없나? 계속 이렇게 쥐새끼처럼 숨어 살꺼냐?"
통로안에 있는 자들을 빙 둘러 보는 릴리앙을 외면하는 자들도 있었으며 망설이고 있는 자도 있었다. 그런 자들중 다시 3명이 동조하고 나섰다. 9명이 통로뒤로 이동해 한쪽문을 열고 나갔다. 그들을 따라간 추산은 코를 찌르는 악취에 절로 얼굴이 구겨졌다.
하수구인듯 통로를 전진한 릴리앙 일행들은 한곳에 도착해 철사다리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가 맨홀을 들어 올려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빛바랜 거대한 건물 옆이었다. 거대한 건물 뒤쪽이 저들이 있는 건물이다. 옆으로 이동한 일행들은 주변을 둘러 보며 조심스럽게 큰건물로 이동했다.
큰건물로 들어 가는 입구는 막히지 않았다. 지하로 내려 가는 계단을 찾아 조심스럽게 내려 가는 일행들이 긴장감에 물들며 조금씩 내려 가고 있을때 건물 이층에서 내려 오는 자들이 있었다.
릴리앙 일행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는듯했다. 조심스럽게 내려온 자들은 일행들 뒤에서 총을 겨누었다. 저들이 뒤에 있는걸 릴리앙 일행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대로 급습을 당한다면 모두 죽을것이다.
'음, 도와줄까?'
즉시 사이킥 미사일을 놈들에게 시전했다.
퍼퍼퍼퍼퍽!
뒤에서 총을 쏠려는 자들 5명이 일제히 앞으로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깜작 놀란 릴리앙 일행들은 즉시 뒤를 돌아 보며 흩어져 한아름은 될법한 돌기둥 뒤에 숨었다. 돌기둥뒤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쓰러진 자들을 확인하고 있을때 계단안쪽에서 총구를 내밀고 있는 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꽈꽝!
그들에게 사이킥 붐을 시전했다. 계단쪽에서 들려온 폭발음에 다시 얼굴을 돌린 릴리앙 일행들은 후다닥 돌기둥을 돌아 계단쪽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모두 조심해."
극도로 긴장한채 잠시 기다려도 아무런 조짐도 없자 청년 한명이 입을 열었다.
"릴리앙, 어떻게 된겁니까?"
"음, 모르겠다."
"이대로 공격합니까?"
"...따라와."
릴리앙이 앞장서 계단으로 접근해 계단 아래쪽을 힐끗 바라 보며 조심스럽게 내려 가기 시작했다. 계단 입구 벽에는 피와 살점이 덕지덕지 달라 붙어 있었다. 계단 한개를 내려가자 아래쪽 계단에 바리 게이트가 쳐져 있었다.
탕.
퍽!
"우웃!"
벽에 총알이 박히며 파편이 튀었다. 다행히 릴리앙은 무사했다.
위이잉.
화가 난듯한 릴리앙이 들고 있는 코일이 감긴 일미터 길이의 무기를 조작하자 작은 소음이 들려오며 코일이 점점 푸른색으로 물들어 갔다. 손잡이 쪽에서 끝쪽으로 물들어 가는 코일이 끝쪽까지 완전히 물들자 벽뒤에서 코일만 안쪽으로 내밀며 방아쇠를 당겼다.
번쩍.
꽈꽈꽈꽝!!!
푸른 빛이 번쩍이며 광선같은게 뿜어져 나가자 엄청난 폭발이 발생했다.
'음, 광선총이라니?'
사이버 레이디 버그가 사용한 레이저 무기처럼 릴리앙이 들고 있는 무기도 레이저를 뿜어내는 무기였다.
"가자!"
폭발이 잦아 들자 즉시 계단을 타고 내려 가자 바리 게이트로 막아 놓은 물건들이 부서져 계단 아래쪽에 비산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따라 계속 내려간 앞에 큰문이 막고 있었다.
"랑트!"
"알겠습니다."
이번엔 랑트라는 젊은 청년이 광선총을 쏘고 재빨리 계단뒤로 숨었다.
꽈꽈꽝!!!
거대한 문이 박살나고 파편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잦아 들자 계단으로 내려 갈려고 할때 앞쪽에서 총알이 쏟아 졌다.
탕탕탕탕탕!!
"윽!"
청년 한명이 어깨에 총을 맞고 계단뒤로 숨을려고 할때 청년의 머리를 관통한 총알에 의해 청년은 생을 달리했다.
"헥토르~!! 이익!"
조금 전에 광선총을 발사한 청년이 다시 광선총을 조작해 발사했다.
꽈꽈꽝!!
안쪽에서 폭발이 발생하자 즉시 총을 든 청년들이 계단 아래쪽으로 달려 갔다. 광선총을 든 사람는 릴리앙과 랑트라는 청년 두명뿐이며 다른 청년들은 모두 총을 들고 있었다. 후다닥 아래쪽으로 내려간 청년들은 꺾여진 계단을 향해 총을 발사하며 전진했다.
- 마스터. 뒤쪽에서 놈들이 오고 있어요. 손에는 화염병이 들려 있고요.
실라이온의 말에 계단 위쪽으로 올라 갈려고 할때 놈들이 화염병을 던졌다고 했다. 계단 위쪽에서 작은 폭발음이 들려 오며 검은 연기가 몰려 들기 시작했다.
"빠르게 내려 간다."
릴리앙도 연기를 알아 차려 질식되지 않게끔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물러나라."
릴리앙이 앞을 막고 있는 바리 게이트를 뚫기위해 광선총을 조작하고 있을때 총소리가 들려 오며 바리 게이트에 불이 붙었다. 앞쪽과 뒤쪽에서 매케한 연기가 몰려 들기 시작했다.
꽈꽈꽝!!
불이 붙은 바리 게이트가 광선총에 박살나자 불도 절로 꺼졌지만 매케한 연기는 계속 몰려 들고 있었다. 안쪽은 넓은 공간이었지만 그곳 바닥에 불이 붙어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출구를 찾아."
검은 연기를 뚫고 벽쪽으로 손전등을 비추며 출구를 찾고 있는 일행들은 모두 초조한 눈빛을 감추고 못한채 허둥대고 있었다. 이 상태로는 질식해 죽을것이 틀림없었다. 놈들도 이걸 노리고 이들을 끌어 들인것 같았다.
이들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지만 추산은 이미 찾은 상태다. 벽이 아니라 출구는 바닥에 있었다. 넓은 공간인 이곳은 바닥에 책상이나 의자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그런 한곳 아래에 출구가 있었다. 허둥대며 아직도 출구를 찾지 못하자 구석에 놓여 있는 물건들을 치우기 시작했지만 연기를 들이 마신 일행들은 점점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 실라이온, 연기를 계단 위쪽으로 모두 올려 보내.
지하 공간에 있던 연기가 순식간에 계단위쪽으로 빨려 올라가자 릴리앙 일행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기사(奇事)에 얼이 빠진듯 멍한 표정으로 연기를 바라 보던 일행들은 주변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다시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여깁니다."
구석의 물건을 치우자 아래쪽으로 내려 가는 출구가 드러 났다.
타타탕.
아래쪽에 총을 몇발 쏜후 안쪽으로 들어가며 간간히 총을 쏘며 전진했다. 이곳도 하수구인듯 엄청난 악취가 풍겨왔다. 하수구 옆 통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일행들에게로 앞쪽에서 하수구 물이 갑자기 솓아 올라 덮쳤다.
"우욱!"
"뭐야?"
"조심해."
탕탕탕탕탕!
"피해!!"
하수구 물이 일행을 덮친후 앞쪽에서 총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컥!"
"악!"
탕탕탕탕.
무작정 앞쪽으로 총을 쏘며 하수구로 뛰어 든 자가 있는 반면 그 자리에 쓰러지는 자도 있었다. 미처 피하지 못한자는 쓰러진 자의 등뒤에 숨어 총을 내밀며 앞쪽으로 무작정 쏘아 대었다.
"랑트, 발사해."
"랑트는 죽었습니다."
"제기랄!"
릴리앙이 광선총을 조작해 앞쪽으로 내밀었을때였다. 또다시 하수구 물이 높게 치솓아 올랐다. 그러자 하수구로 뛰어 든 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들에게로 총알이 쏟아지기 시작했으며 푸르게 물든 릴리앙이 내민 광선총쪽으로도 총알이 날아 들었다. 죽은 자의 등위에 숨은 릴리앙은 광선총을 발사했다.
꽈꽈꽝!!
앞쪽에서 큰폭발이 발생하자 총소리도 멈추었다.
쏴아아.
그와 동시에 하늘로 치솓아 오른 하수구 물이 바닥으로 떨어져 하수구안에 있던 자들을 덮쳤다. 이미 몇명은 죽었는지 하수구위로 떠 오는 자를 확인하곤 벌떡 일어나 앞쪽으로 달려 나가는 자는 고작 4명뿐이었다. 단 네명만이 살아 있었다.
릴리앙은 죽은 랑트를 찾아 손에서 광선총을 빼았아 들고 앞쪽으로 달려가 통로 옆의 하수구로 숨었다. 하수구는 여러 통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앞쪽에 숨어 있는 놈들은 모두 21명이었지만 광선총에 당해 죽은 자들이 5명으로 지금은 16명이 남아 있었다.
그들의 말로는 릴리앙 일행의 뒤쪽으로 이동한 자들도 있었다. 그들이 일행 뒤쪽으로 온다면 릴리앙 일행은 앞뒤로 포위되어 생사를 장담할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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