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화. 천후와 천마(1)
176화.
계곡안에 쩌렁하게 울려 퍼진 소리에 긴장감이 감돌며 경공을 시전하며 빠져 나가고 있었지만 후방엔 멸마대가 자리하고 있던 탓으로 앞쪽의 무인들에 비해 경공 실력이 부족해 지체되고 있었다.
퍼퍼펑!
그때였다. 계곡 양옆의 벽이 일제히 터져 나가기 시작하며 흙들이 계곡안쪽으로 비산했다. 갑작스런 일에 모든 무인들이 당황하고 있을때 남궁세가주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습격이다."
"크악!"
가주의 외침과 동시에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난무했다. 자욱한 흙먼지로 아직 벽쪽이 어떻게된것인지 파악도 되지 않고 있었다. 천후는 즉시 멸마대쪽으로 몸을 날렸다.
"마, 마교가 배신했다."
그때 또다른 외침이 들려왔다. 서로 손을 잡고 혈림을 무너 뜨린다고 약속한 마교가 배신했다는 외침에 어떻게 된것인지 전후사정이 짐작되었다. 마교는 혈림과 한통속으로 무림맹을 계곡안으로 유인한것이다. 마교는 계곡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안쪽과 양벽쪽에서 싸움이 벌어 졌다.
실라이온의 보고로는 계곡쪽으로 몰려 오는 복면인들이 있다고 했다. 그들이 혈림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마교일수도 있었다. 애초에 혈림이 마교를 배신한것은 무림맹을 끌어 들일려는 안배였을지도 모른다. 마교의 입장에선 30년에 걸친 긴 안배가 지금 결실을 보고 있었다.
- 노에스, 마교쪽의 계곡 벽을 무너 뜨려.
안쪽에 있는 마교와 바깥쪽에서 접근하는 혈림에게 포위당하면 끝장이다. 안쪽의 마교가 움직이지 못하게끔 절벽을 무너 뜨릴 필요가 있었다.
"크아악!"
"가, 강시다~!!"
우르릉.
누군가가 강시의 등장을 알리는것과 동시에 마교쪽 절벽 양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멸마대도 절벽 안쪽 동굴안에서 쏟아져 나온 복면인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가장 후방에 위치하는 멸마대가 이곳에서 발이 묶인다면 다른 정파 무인들 모두의 발이 계곡안에 묶이게 된다.
"대주님, 빨리 계곡을 빠져 나가야 합니다. 제가 앞장 서겠습니다."
퍼펑.
계곡 양옆에서 멸마대를 공격하고 있는 복면인들에게 무더기로 사이킥 미사일을 시전하며 계곡 밖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계곡쪽으로 강시들과 복면인들이 쏟아져 들어 오고 있었다.
"사이킥 그레이트 큐어!"
강시들에게 해독 마법에 해당되는 사이킥을 시전하고 복면인들에게는 사이킥 붐을 날려 보냈다.
꽈꽈꽝!!
몇번이나 번갈아 가며 사이킥 큐어와 붐으로 인해 앞쪽이 뻥 뚫리고 있었다. 강시들은 강력한 사이킥 그레이트 큐어로 인해 그 자리에서 녹아 버리기 일쑤였다.
꽈꽈꽈꽝!!
계곡 안쪽에선 연신 큰폭발음이 들려 오고 있었지만 그곳을 신경쓸때가 아니었다. 지금은 앞쪽에서 몰려 드는 복면인들을 뚫어야 한다. 앞쪽이 뻥 뚫리는가 싶으면 다시 복면인들로 채워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앞쪽을 완전히 뚫어 버리기 위해선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다.
"사이킥 체인 라이트닝!!!"
파치지지직!!
강력한 광역 전격 사이킥이 앞쪽의 복면인들에게로 쏟아져 내렸다. 갑작스런 번개 다발에 복면인들은 무더기로 쓰러지고 있었다. 수많은 복면인들이 삽시간에 까만 재가 되어 사라졌다. 앞쪽으로 이동하던 멸마대는 일순 굳어진채 움직이지 못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천후가 멸마대를 일깨우며 먼저 몸을 날렸다. 앞쪽이 뻥 뚫린 상태로 지금 이동해야 한다. 계곡 입구쪽엔 이미 복면인들이 포위하고 있는 상태였다. 다시 한번 사이킥 체인 라이트닝을 시전했다.
파치지지직!!
중간계에서 전장에서 가장 많은 활약을 하는 자는 마법사다. 광역 마법 한방이면 전장의 흐름이 바뀐다. 마법을 모르는 중원에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듯 번개 다발이 쏟아져 내리자 복면인들은 사방으로 피할려고 경공을 시전하고 있었지만 너무 많은 인원들로 인해 움직임이 느렸다. 입구 주변에 몰려 있던 복면인들이 거의 모두 죽어 나가자 멸마대는 겨우 입구쪽으로 빠져 나올수 있었다. 하지만 안심하고 있을때가 아니었다. 멸마대쪽으로 복면인들이 몰려 오고 있었다.
"사이킥 그레이트 윈드 커터!!!"
거대한 원반 모양의 투명한 물체가 복면인들을 휩쓸자 누군가 강기라고 크게 외치자 복면인들은 쉽게 달려 들지 못했다. 이미 두번이나 입구쪽에서 수많은 복면인들이 죽었다.
멸마대가 점점 입구 주변으로 빠져 나오자 뒤쪽에 있던 중소 문파 무인들이 뒤를 따라 나오고 있었지만 계곡안쪽에 있던 복면인들도 공격을 하며 같이 나오고 있었다. 일부 멸마대는 그런 복면인들을 공격하고 앞쪽의 멸마대는 주변을 포위하고 있는 복면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 검귀! 자네가 한건가?
- 그렇습니다. 한번 더 강기를 날리겠습니다.
대주의 전음이 반가웠다. 사이킥을 강기로 둔갑시킬수 있는 기회였다. 다시 한번 거대한 원반 모양의 투명한 물체가 고속으로 회전하며 복면인들에게 접근하자 복면인 뒤쪽에서 흰수염을 늘어 뜨린 노인 한명이 뛰쳐 나와 붉그스럼한 강기를 쏘아 보냈다.
퍼퍼펑!
최소한 절정 이상의 고수라고 짐작되었다. 저 노인을 처리하지 않으면 큰피해를 입을 것이다.
- 대주님, 저 노인을 상대해야겠습니다.
- 부탁하겠네.
탓.
노인쪽으로 급속도로 접근하자 노인도 양손을 활짝 펼친채 날아 오며 양손을 서로 겹치듯하면서 펼쳤다. 그러자 강기가 생성되며 자신에게로 쏘아져 오고 있었다. 피할수도 있었지만 피한다면 뒤쪽에 있는 멸마대를 덥칠것이다.
"사이킥 윈드!!"
강력한 바람이 강기를 공중으로 날려 버렸다.
퍼펑!
캉!
노인의 붉그스럼한 손과 부딪힌 검에서 쇳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검을 찌르자 이번엔 노인이 손가락을 튕겼다.
텅!
노인이 쏘아낸 탄지와 부딪힌 검이 튕기자 노인은 다시 손가락을 뻗었다.
"사이킥 미사일!!"
퍼퍼펑!!
탄지를 상쇄시키며 사이킥 슬로우를 시전해 노인의 움직임을 느리게 한후 검으로 공격할 생각이었다.
쩡!
'제기랄!'
역시 절정 이상의 고수는 자신의 몸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면 즉시 내공을 뿜어내 경계를 한다. 사이킥 슬로우가 파괴되자 즉시 사이킥 홀드를 시전했지만 역시 내공을 뿜어내 파괴시키고는 강기막을 형성한채 노인이 달려 들었다.
"놈! 요상한 술법을 사용하는구나."
교묘한 발놀림으로 보법을 시전허며 접근한 노인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이런 일은 이미 경험해 보았다. 이형환위 신법으로 자신의 뒤나 옆쪽으로 이동했을것이다. 즉시 노인이 사라진 앞쪽으로 쭉 나아가며 뒤를 돌면서 사이킥 미사일을 시전했다. 노인이 어디에 등장하더라도 맘대로 조종 가능한 사이킥 미사일을 날려 보낼 생각이다. 노인은 역시 자신이 있던 자리의 뒤쪽에 등장했다.
퍼퍼펑!
손을 후려쳐 사이킥 미사일을 박살낸 노인이 강기를 날리며 다시 접근해 왔다. 강기는 아무리 쏘아 보내도 자신에게는 소용없다. 사이킥 윈드로 공중으로 날려 보내면 되는 것이다. 천후도 노인에게로 급속도로 쇄도해 가며 검을 찔러 넣었다. 노인이 한손을 내밀었다.
"사이킥 그래피티!!"
"윽!"
"사이킥 파워 워드 킬!!!!"
처음으로 9서클 해당되는 중원으로 치면 심검(心劍)에 해당되는 파워 워드 킬 사이킥을 시전했다. 쇄도해 들어 오는 노인의 몸을 강력하게 찍어 누르자 노인이 주춤한 상태였다.
"컥! 시...심..거...음...."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는지 노인은 경악하며 입가에 피를 쏟아내며 바닥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후우...지치는군."
정신력 소모가 심했다. 노인이 쓰러 지자 멸마대는 복면인들에게로 우르르 달려갔다. 계곡 입구 주변은 복면인들의 시체가 사방에 늘부러져 있었다. 노인이 굉장한 고수였는지 천후가 접근하면 도주하기 바빴다.
도주하는 복면인들에겐 손가락을 뻗었다. 사이킥 미사일을 시전하는걸 탄지신공을 시전하는것 처럼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멸마대는 계곡을 완전히 빠져 나왔지만 수많은 무인들이 죽은 상태지만 멸마 일대는 큰피해는 없었다.
계곡안에서는 계속 입구쪽으로 정파 무인들이 꾸역꾸역 몰려 나오고 있었지만 공격 또한 받고 있었다. 남궁세가나 당문쪽이 신경이 쓰였지만 어쩔수 없었다. 포위망은 완전히 뚫린 상태지만 아직 복면인들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이킥 그레이트 원드!!!"
거대한 두개의 원반을 날려 보냈다. 복면인들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복면인들이 원반을 피해 몸을 날리고 있었지만 피하지 못한 자들은 원반의 먹이가 되었다.
"대주님, 전 안쪽을 도와줘야겠습니다."
"이쪽은 염려말게."
멸마대만으로도 이곳의 복면인들은 처리할수 있을것 같았다. 즉시 계곡 안쪽으로 경공을 시전해 달려 갔다. 입구쪽에서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절벽 벽을 타고 빠르게 안쪽으로 달려 갔다.
무림맹 무인들은 강시들과 복면인들에게 둘러 싸여 고전하고 있었다. 절벽 중간쯤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노에스가 절벽을 무너 뜨린것이다. 무너진 절벽쪽에선 무초 대사가 무림 맹주가 만났었던 금포를 입은 중년인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으며 또다른 곳엔 무당의 태산진인이 붉은 장포를 입은 노인과 싸우고 있었다.
그곳엔 다른 무인들은 접근조차 할수 없었다. 화경 무인들이 싸우고 있는 곳엔 휘말릴 가능성이 다분했다. 화경 고수들의 싸움에 절로 눈이 갔지만 지금은 남궁세가나 당문, 황보세가 무인들을 찾아야 했다.
"저곳이군."
남궁세가주가 검은 장포를 걸친 자와 싸우고 있었다. 세가주의 강기가 어린 검을 맨손으로 막고 있었다. 맨손에는 강기조차 어려있지 않았다.
"강시군. 타앗!"
절벽으로 이동하며 강시쪽으로 떨어져 내리며 검을 내리 그었다.
캉!
강기가 어린 검이 오히려 튕겨 나가고 있었으며 강시는 옷만 잘렸을뿐 상처조차 입지 않았다.
"왔나?"
"가주님, 이곳은 제게 맡기고 다른 곳을 도와 주십시요."
"놈은 생강시인데 감당할수 있겠나?"
"문제없습니다."
즉시 사이킥 그레이트 큐어를 시전했다. 그러자 생강시라는 놈도 비틀거리며 움직임이 전보다 느려졌지만 다른 강시들처럼 현저하게 느려지진 않았다.
"사이킥 파이어!"
달려 드는 생강시에게 손을 뻗으며 사이킥을 시전했다. 생강시는 화염에 둘러 싸인채 순식간에 한줌이 재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강시를 처리하는게 가장 급선무처럼 보였다. 무인들끼리는 싸움은 막상막하였지만 강시들에게는 고전하고 있었다.
"사이킥 그레이트 큐어!!!!"
광역으로 해독 사이킥을 시전했다. 강시들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느려지자 더이상 강시들은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지만 이미 무림맹의 무인들은 너무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무림맹이 무너 질지도 모른다. 무림맹이 무너 지면 당연히 문파들도 위험해진다. 사파들이 들끓고 마교가 중원으로 침공해 올것이다.
"사이킥 미사일!!"
적극적으로 나섰다. 공중으로 날아 올라 정지한채 마교 무인들과 복면을 쓴 혈림 무인들을 무차별하게 공격했다. 그때 강기 한개가 자신을 향해 날아 왔다. 피하는건 쉬운 일이다. 가볍게 옆으로 피하자 다시 아래쪽에서 강기가 날아왔다.
덩치가 큰 마교 인물로 보이는 자가 강기를 날린 것이다. 놈에게 사이킥 미사일을 다발로 쏘아 보내고 사이킥 그래피티로 찍어 눌렀다. 그러자 놈은 내공을 발산해 그래피티를 파괴할려고 했지만 정신을 더욱 집중하자 그래피티는 더욱 놈의 몸을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그때 무림맹 무인이 빠르게 접근해 가슴에 검을 박아 넣었다. 놈의 상태를 알아 차리고 공격한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공중에서의 공격으로 적들이 점점 쓰러지자 무초 대사와 싸우고 있는 곳에서 변화가 발생했다.
금포인이 지금까지 제실력을 발휘하지 않았는지 본격적으로 검을 휘두르자 엄청난 폭발력이 발생하며 무초 대사가 튕겨져 나갔다. 빠르게 튕겨져 나가는 무초 대사쪽으로 검을 던져 버리는 금포인은 검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검은 무초 대사가 움직이는 쪽으로 저절로 따라 가고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이기어검(以氣御劍)중 목어검(目御劍)이었다. 즉, 금포인은 눈으로 검을 조종하는 경지였다. 그것으로 볼때 금포인은 적어도 화경 끝자락이거나 현경이었다.
"컥!"
가슴을 훑고 지나간 목어검에 의해 무초 대사는 비틀거리며 가슴에서 피가 흘러 나오기 시작하며 입에서도 울컥울컥 피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무초 대사는 더이상 싸울수 없는 처지였다. 목어검을 회수한 금포인은 빠르게 무초 대사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저대로 목을 날려 버릴 생각인것 같았다.
'제기랄!!'
금포인이 마치 마왕처럼 보였다. 자신이 과연 저 놈을 이길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무초 대사를 구하기 위해선 어쩔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에 띈 이상 구하러 가야했다. 즉시 사이킥 미사일을 한발 날려 보냈다. 통나무 크기의 미사일이 날아 가자 금포인은 움직임을 멈추고 즉시 검을 내려 그었다.
쿠꽈꽝!!
엄청난 폭발력이 발생했다. 뿌연 흙먼지가 피어 오를때 사이킥 레인을 시전했다. 마른 하늘에서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져 내렸다. 소낙비를 뚫고 금포인이 뛰쳐 나왔다. 비 한방울도 젖지 않는 몸이었다. 금포인의 몸 주변엔 강기막이 둘러져 있었다.
"자네는 누군가? 신기한 술법은 어디서 배운거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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