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쉬어가는 이야기?
***
“흠, 형님. 그래서 이장을 논의하려고 여기에 왔지요?”
“그래, 내가 아주 용한 지관을 불렀단다.”
“지관이요?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서 좋은 터에 이장하면 제일 좋기는 합니다.”
“그래! 그러니까 지관을 불렀지.”
한성부의 좌윤에 부임한 흥선백 이하응은 자신의 형인 흥인백 이최응을 만나러 형의 집에 찾아왔다. 논의를 하고 오늘 오후에 온다는 지관과 상의해서 이장할 묘의 자리를 풍수지리 등을 들으면서 결정할 생각이었다.
풍수지리를 따져서 좋은 묘의 자리를 쓰는 것은 효의 일부기도 하였다. 일부에서야 이는 미신으로 간주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당연하게 있었다. 명색이 종친으로 제법 부유해진 그들이 부친의 묘를 좋은 곳으로 이장할 마음으로 이렇게 논할 예정이었다.
오랜만에 온 형의 집은 좀 더 커지고 부유해졌음을 잠깐으로 눈으로 봐도 이하응은 이를 알아차릴 정도였다. 물론 흥인백 이최응은 부정하게 돈을 모은 상황은 아니었다. 일부 물려받은 재산에 누에 장사 등을 통해서 번 이익이 제법 컸다.
“나는 형님이 이렇게 누에에 진심이라고 생각하니까 놀랐습니다. 다 계획이 있던 것이었소?”
“그래. 그래도 이렇게 크게 번창하리라고는 나도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다. 이탈야라는 곳에서도 아국의 누에 등을 원하기에 나라 간의 우애를 위해서, 조선에 득을 주기 위해서 나는 법국에 이어서 또 선물을 주는 셈으로 주상 폐하께 건네어 드렸다.”
“말은 들었습니다. 헌데, 그를 통해서 주상 폐하께 결국은 내탕금의 일부를 하사 받으셨지요?”
아우인 흥선백 이하응의 말에 흥인백 이최응은 아우의 꿰뚫어보는 듯이 보이는 눈빛에 빙그레 웃으면서 사실을 고한다. 느릿느릿하지만 납득이 가는 답을 정답게 웃으면서 건네주는 모습에 과거 두 형제의 지간을 생각하면 상전벽해였다.
물론 이 형제가 남은 남자 형제가 자신들 뿐이고 아울러서 지난 서유시찰단에서 다시 쌓아올린 유대가 잘 이어져서 그런 셈도 있었다. 흥선백 이하응은 형의 답에 대체로 납득하였다.
“그래. 안 받아도 된다고 했지만 계속 사양하는 것도 불충이어서 내탕금에서 내려주진 은 3천냥을 받았다. 이전에 안 받은 것 등도 얹어서 주셨지.
너무 많이 받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단다.”
“그리고 직급이 명예직이라도 올랐잖습니까? 상의원의 고위직이라고 하니까요.”
“어허, 우리 아우님은 나보다 높은 한성부 좌윤이면서?”
“그건 그렇지요. 이제 슬슬 이장지에 대한 이야기를 합시다. 지관이 오기 전에요.”
“그래 그러자꾸나.”
이장지에 대한 논의가 제법 길게 이어졌다. 다만 그러면서도 서로의 근황에 대해서 궁금하면 물어봐서 이야기가 다른 물길로 새는 나룻배 같아졌다.
“헌데, 요즘 한성부에서 네 평판이 마냥 좋지 않더구나.”
“아 그것 말입니까?”
“맞다. 다만 판윤도 아니고 좌윤이 조정과 판윤이 밀어준다지만 네가 한성을 재건설이니 재영설한다고 계획을 세우고 승인 받지만 일종의 행패와 월권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많더구나.”
“하지만 꼭 해야만 할 일입니다. 한성을 더 깨끗하고 더 많은 이들이 모여 살아도 되는 고을. 아국의 도읍이요.
대읍 중 대읍인 한성을 정비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기존의 하수도를 더 보강하고 만들 생각도 반영했지요.
화재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고을 재정비하는 일이니까 불만이 생기는 일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그 일을 제가 하고 싶기에 자처하고 나서는 것이지요.”
동생인 흥선백 이하응의 단호한 표정, 그에 걸 맞는 단호한 말에 동생보다는 유연한 기질이 있지만 굳센 면도 있는 흥인백 이최응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동생의 평판이 좋지 못할 수가 있기에 항상 걱정했다. 자신이 각오한 일이라고 말하기에 납득을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여전히 되었다.
“그러느냐?”
유일하게 남은 남자 형제였기에, 그렇기에 싸우다가도 유대를 다시 확인하는 등으로 함부로 미워할 수가 없다. 흥인백 이최응은 동생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아우를 여전히 걱정하지만 믿어보려고 했다.
그 이후로는 장지들은 꽤 후보들을 추린 상황이었다. 몇 개의 유력한 후보들만이 남았다. 다만 그 장지들에 대한 풍수지리를 제대로 모르기에 물어볼 생각이야 있었다. 최대한 온건한 곳들만 할 생각이었다.
“주인 어른, 지관 정만인이 왔습니다.”
“그가 약속대로 왔구먼. 여기로 안내를 하여라.”
“예!”
“형님, 지관 정만인이요? 꽤 용한 사람이 아닙니까?”
형이 부친의 무덤을 이장하는데 훨씬 더 정성을 들일 생각을 한다는 것에 흥선백 이하응이 놀랐다. 원래는 묘의 이장을 17년도 전에 더 빨리하려고 했지만 뒤로 미루었다. 가난보다는 당시에도 임금이던 태왕 이영이 뒤숭숭한 일 등으로 이를 미루게 했기도 그렇다.
게다가 형제가 나란히 1차 서유시찰단을 떠나고 각자의 일에 전념하다가 보니까 이장에 대한 일은 꽤나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래서 마침 흥선백 이하응이 귀국하는 등으로 이 참에 이 일을 진행하려고 했었다.
“그래, 꽤 용하다고 소문은 났지. 서역의 격물학(과학)으로 보면 미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치들도 일부는 여전히 미신을 믿지 않더냐? 비슷한 것이지.
배움이 더 깊은 네가 알다시피 정학에서도 미신, 괴력난신은 타파의 대상인데 저 청이며 이 조선도 조상에 대한 효 관련으로 행하지 않느냐? 사람은 결국은 거기에서 거기 같구나.”
“형님..”
서역, 유주에서도 아직도 유행하는 점성술 등의 말을 꺼내면서 꽤 공들인 일을 꺼낸다. 농담을 더했지만 유주에 대한 더 성숙한 생각이 담기었다. 지금 이 형제의 아버지가 묻힌 묘는 경기도 연천현에서 연천군으로 격상이 된 곳에 있었다.
어디로 옮길지는 지관의 추천도 받아서 결정할 따름은 여전하였다. 흥인백의 집안에서 부리는 고공, 노비였다가 머슴으로 바뀐 이가 지관을 안내한다. 지관은 두 사람이 있는 사랑채로 곧 당도했다.
“주인 어른! 모셔왔습니다.”
“그래!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흥인백 대감, 그리고 처음 뵙겠습니다. 흥선백 대감.”
“어서 오시오. 지관 정 선생!”
두 형제는 지관 정만인을 꽤 정중하게 모신다. 지관 정만인도 황제와 같은 태왕이 꽤 중용하는 종친인 이 두 형제에게 아주 깍듯하게 예를 올리고 인사를 올린다.
지관 정만인은 자신을 부를 정도로 묘의 이장에 아주 진심인 자들이 있어서 놀라기는 하였다. 그들은 나름 추진 이장지의 지도 등을 보여주면서 추천을 요청하였다. 그 곳들 중에서 가장 좋은 곳도 있고 좋은 곳도 있고 나쁜 곳도 있었다.
“흠... 3곳 중에 2곳이 좋군요. 나쁜 곳은 여기,,,”
“의릉 근방인 곳이군. 생각보다 더 나쁜 곳이었어.”
“그렇군.”
흥선백, 흥인백 형제는 지관 정만인의 설명에 매우 철저하게 귀를 기울였다. 의릉은 경종이라는 묘호를 쓰는 선대 대왕의 묘인데 거기는 그나마 괜찮지만 그 근방의 풍수지리는 더 나쁘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의릉 근처의 장지 마련은 당연하게도 포기했다. 게다가 무엇보다 왕릉이 근처에 있는데 종친의 묘를 쓴다가 좀 논란을 낳을 수가 있었다. 지관 정만인은 두 장지에 대한 이야기도 설명하였다.
가장 좋은 장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다만 그 장지에 묻을 경우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다 듣게 되자 두 형제는 얼굴이 굳어버렸다. 그 이유는...
“가장 좋지만 너무 위험합니다. 형님,,,,”
“그래, 이대천자지지라고? 설령 이장해도 이장한 묘의 주인이 화를 입으며 이대천자를 배출한 이후가 어떤지 알지를 못 하니...”
“다른 것도 아니고 형님... 이건 잘못 알려지면 반역입니다.
태왕 폐하가 자비로워도 사헌부와 사간원, 의금부는 다릅니다. 또 구태여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지요.
저 충청도의 예산 근방 가야산 일대가 우리가 고른 것 중에서 가장 좋은 명당이지만 그건 포기합시다.”
예산 가야산의 절 혹은 절터와 탑을 사서 허물어서 구할 수 있는 묫자리는 무려, 이대천자지지라고 했다. 묫자리의 후손에서 이대에 천자를 배출하는 좋은 자리일 수가 있지만 빛만 좋은 개살구였다.
지관 정만인도 이대천자지지지만 많은 영욕이 있을 수가 있는 터라고 봤었다. 분수를 아는 두 종친은 그 땅을 슬그머니 포기한다. 이에 지관 정만인은 그런 곳에 함부로 묘를 쓰면 후손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줄 알기에 포기한 이 형제가 지혜롭다고 여긴다.
“그럼 나머지를 알려드리지요. 양주 용마봉 일대지요? 정확히는 용마봉 아래쪽 일대.”
“그렇소.”
“대충 거기도 좋다고 다른 지관에게 들어놓아서 두었지.”
두 종친의 말에 남은 장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는 지관 정만인이었다. 그런 지관의 말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이 형제다. 들으면 들을수록 진짜 좋은 장지는 용마봉 아래쪽이라고 생각이 굳어진다.
“이대천자지지보다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대가가 적고 더 실속이 있을 자리입니다.”
“그렇소?”
“네, 그렇습니다. 저 곳이라면 대를 잇는 자라면 그게 친손이던 양손이던 관계가 없이 재상이던 능력이 있는 자들이 개화가 되고 중용되는 이들로 오래도록 봉록을 누릴 쪽입니다. 제왕의 묘소로는 부족한 자리지만 제왕이 아닌 자들에게는 탁월한 장지입니다.
제왕의 묘소로는 건원릉 일대 근방보다는 좀 나쁩니다. 물론 의릉 일대보다도 좋습니다. 예산의 가야산 일대는 위치는 높은 곳에 몰라도 그만한 대가 등이 따를 수가 있기에 여기가 분수를 생각하면 최선이라고 봅니다.
그럼 마음은 굳히신 것인지? 결정이야 당연히 두 분이 하시는 것이지요.”
양주 용마봉에 대한 설명을 다 끝낸 지관 정만인은 두 종친의 결정을 기다렸다. 예산 가야산 일대의 거기보다 더 실속이 있는 양주 용마봉이 제격이었다. 두 사람, 흥인백 형제는 눈치를 보다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흠...”
“형님...”
“너도 같은 생각이로구나?”
“위험을 도모하기엔 태왕 폐하의 계보가 굳건한 것이 조선에게 더 이익이라고 봅니다. 우리 가문과 조선을 위해서는 태왕 폐하의 대통이 이어지는 중에 이를 뒷받침하는 인재들이 나는 것이 더 좋지요.”
“그래, 이 우둔한 나도 너와 생각이 같다. 흠. 지관 정 선생? 이 양주 용마봉 일대가 좋을 듯하오. 사실상 가장 좋은 명당을 추천해주어서 고맙소.”
결정이 된 것으로 보였다. 남연군, 아니 남연백 이구의 묘소는 양주 용마봉으로 이장이 될 것이라고 확정이 된 셈이었다. 그리고 결정에 도움을 준 지관 정만인에게 흥인백 이최응이 준비한 돈 말고도 다른 것을 얹어서 수고비를 건넨다.
“제법 묵직하군요. 오히려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쌀과 은을 태환할 수가 있는 태환권을 드릴까 하다가 아주 직관이 되게 은자들로만 준비했습니다.”
“어허... 그렇습니까?”
지관 정만인은 은자 수 냥은 넘게 받았다고 생각한다. 조선도 조선은항이며 호부의 조폐국이라는 신규 부서로 돈을 점점 새로이 찍어내기도 했는데 수가 부족해서 은화는 서역 은화와 청나라 은자도 같이 쓰였다.
물론 나중 가면 조선의 국통 은화 등을 주로 통용하게 할 셈이지만 당장은 아니었다. 그래도 은으로 받았기에 지관 정만인은 아주 기쁜 편이었다. 솔직한 구석이 없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선택에 따라서 지관 정만인은 그 선택에 따라서 움직이는 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이들이 좋은 선택을 하고 이를 추천한 것으로 선행 혹은 악행 중 이번은 선행을 했다고만 넘긴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어허, 손님을 빈손으로 안 보내도 바로 빈속에 보내는 것은 접빈객에도 어긋납니다.”
“형님이 권하는 저녁상을 받아주시지요.”
“어허, 괜찮습니다만...”
지관 정만인은 사양을 하지만 내심 저녁 한 끼를 대접받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사실 지금 이 조선의 종친 중에서 저기 흥인백 이최응과 흥선백 이하응 형제 정도면 종친 중 상위권에 드는 부유함을 가졌다.
비록 조선에서 꽤 돈 많은 대방이나 장동 김문의 가주인 김좌근이나 그 후계자인 김병기에 비하면야 부족할 터이다. 아울러서 이 조선에서 제일 부자에 근접한 이일 태왕 이영 치세의 종실보다도 부족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상당한 부자인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한 끼는 들고 가시오. 정성을 들여서 우리에게 좋은 장지를 찾아주려고 이렇게 온 길이 아닙니까?”
“흠. 감사합니다. 저녁 한 끼를 먹고 돌아가지요.”
“괜찮습니다. 손님이 머물 별채 혹은 작은 사랑채가 있습니다.”
그렇게 봉제사 접빈객의 가르침에 따라서 지관 정만인은 흥인백 이최응의 집에서 저녁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안내가 된 작은 사랑채의 한 방에서 지관 정만인은 돈을 세어봤다. 은자 10냥은 넘을 것은 생각했지만 20냥은 넘어서 30냥이나 준 것에 놀랐다.
적게 잡아도 쌀을 무려 20석은 넘게 살 수가 있는 큰돈이 들어왔다. 또 저녁도 상당히 후하게 대접받았다. 남연군의 자손들이며 지금 태왕 이영이 중용하는 종친들은 종친들 중 잘 사는 편이라고 들었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더욱 실감할 수가 있었다.
“내가 나이가 덜 들었다면 나중에 늙어서 지금 태왕 폐하의 장지도 추천할 수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그 두 형제와의 인연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도 싶기는 하였다. 물론 지관 정만인은 이전에 선왕의 왕비였던 이, 즉 대비의 묫자리를 추천하기도 했던 이였다. 다만 그 대비야 선왕과 합장하는 방식으로 갔기에 그의 추천 묫자리는 반영되지 못했었다.
“뭐어, 세상사는 알 수가 없는 법이지. 그래도 가능하면 해보고 싶군.”
든든하게 밥도 대접을 받은 지관 정만인은 또 다른 꿈을 꾸어본다. 다음날, 하룻밤을 좋은 곳에서도 잘 잔 지관 정만인은 흥인백 이최응에게 인사를 올리고 돌아갔다. 그런 그에게 다음으로 찾아온 이는...
“예? 경상도 경주에서 온 분이 저를 왜?”
“경주의 최부자집이라고 불리는 최가에서 온 사람입니다. 최부자집의 빈객인데 실은 그 집의 주인어른이 경상도에도 신학문을 가르칠 학당을 세우려고 좋은 곳을 물색 중인데 가장 명망높은 지관인 최 선생님을 초빙하려고 하지요.”
“날 말입니까? 이거... 경상도면 거리가 먼데...”
“모든 비용은 그 집에서 다 대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말에 지관 정만인은 매우 솔깃해진다. 그리고 이게 통했다고 생각했는지 최부자집의 빈객이 열심히 그를 설득한다.
“그렇습니까?!”
“그렇고말고요. 제일 좋은 땅에다가 양서원이라고 할지 신학당 등을 알아서 세우면 영남의 뜻있는 선비들도 경장이며 서역의 학문을 배우고 천하에 대한 경륜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상도에서 제일 좋은 땅을 찾아서 그 곳에 학당을 세우겠다가 최부자집의 뜻입니다. 또 이 일에 최부자집하고 연관이 있는 영남의 이름난 문중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그렇게 말로 구워삶으려고 노력한지 잠시 후에야... 지관 정만인은 말미를 달라고 하고 경상도로 그 빈객과 같이 내려가기로 한다. 말미를 달라고 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이전 이미 부탁 받은 지관 일에 대해서 조정할 것들이 있고 오래 안 걸리는 일들도 있기에 그렇지요.”
“너무 오래 안 걸린다면 그 집 주인어른도 이해하실 일입니다.”
지관 정만인은 중요하지만 시일이 안 걸리는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 먼저였다. 최부자집의 빈객은 그런 지관 정만인을 설득해서 매우 다행이라고는 여긴다. 최부자집에게 도움을 받았던 잔반, 몰락선비인 그는 이렇게라도 최부자집에게 은혜를 갚을 수가 있으니 안도했다.
“어르신, 꼭 조선 최고의 지관을 모시고 명당에 좋은 학당을 세우게 분골쇄신하겠습니다.”
멀어져가는 지관 정만인을 지켜보다가 한동안 한성에서 체류해야 하기에 주막 등을 전전할 예정인 그 빈객이었다. 그 빈객의 이름은 전현종, 자는 근용, 호는 한경이라는 자로 나름의 대업과 야망이 있지만 은혜를 위해서 빈객으로 있는 집안을 도움을 우선하는 선비이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지관 정만인과 흥선백-흥인백 형제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습니다. 사실 남연군의 실제 이장되는 지역 1개와 다른 두 곳이 나오는데 그 곳들은 현실에서는 다른 묫자리 주인이 있었습니다. 누구냐고요? 소설 속에서는 멀쩡히 살아있는 태왕 이영, 즉 효명세자입니다...
효명세자, 추숭한 기준으로는 익종 혹은 문조 익황제의 경우는 무덤을 2번이나 이장한 사례입니다. 건원릉 근방의 묘지가 효명세자의 마지막 이장한 장소죠. 네, 거기가 바로 동구릉입니다.
지관 정만인은 영화 명당에서도 나온 인물인데 여기서는 덜 비열하게 설정했습니다. 흥인백, 흥선백 형제가 예산의 남연군묘 자리에 있는 풍수를 욕심내기는 그럴 것이니 양주 용마봉, 양주 용마산 아래에 남연군묘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주 최부자집과 엮일 일이 거의 없겠지만 당대 최고의 지관이라면 먼 지방에서도 모셔올 수가 있으니 이렇게 가는 것이죠. 경주 최부자집이 여러 문중들과 결집하여 훨씬 빨리 교육에 뛰어드는데 이게 어떻게 돌아길지는 머리를 잘 굴려봐야지요. 다음편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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