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인류학자의 슬기로운 조선생활과 여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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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에 거처를 얻은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열심히 대학교 등에서 조선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인천과 한성을 오가면서 연구 중이다. 그런 하인츠 세데르베리에게는 연구에 많은 조력자가 있다.
하인츠 세데르베리, 그는 특히 조선인 천주교 사제인 정하상 바오로 신부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정하상 바오로 신부님은 하인츠가 나중에 듣기로는 조선에서 선선대와 선대 군주의 중용을 받았던 학자귀족의 친척이라고 했었다. 사촌 형제는 조선의 지금 재임하는 군주, 태왕 이영의 중용을 받고 은퇴하고 근래에 사망한 관료, 유산 정학연이라고 했다.
형인 정철상 가롤로는 조선 천주교회의 평신도 지도자 격인 인물이다. 그런 이가 신부가 되기 위해서 수절했고 이리 신부가 되었다. 그런 사실에 감탄했고 하인츠가 보기에는 정하상 바오로 신부님이 가진 지식은 매우 뛰어났다.
조선에 대한 지식은 바오로 신부님의 숙부인 학자관료의 문집을 받아다가 그 번역을 프랑스어로 작성하고 있음에 감사를 드리는 하인츠였다. 바오로 신부님 외에도 하인츠는 안드레아 신부님과 토마스 신부님의 도움에도 감사를 드린다고 항상 말한다. 그 아래의 후배 신부님들도 하인츠에게 도움을 주었다.
“조선도 당대 유럽의 천문학 성과를 차이나, 청나라를 통해서 받아들였군요. 조금 느리기는 해도요.”
“그렇습니다. 세데르베리 씨.”
하인츠는 조선에 관한 연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조선의 언어를 배우고 있는데 이들이 만든 문자는 놀랍게도 군주가 직접 만든 문자라고 했었다. 혀와 입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28자를 만들었고 지금은 26자를 중심으로 쓰고 있었다. 나머지 2문자는 사용하지 않아서 표기만 남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전에 쓰인 글들은 어떻게 문맥 구분을 하는지 몰랐다. 차이나문자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서 그것에 능통한 예수회 선교사가 아닌 이상 힘들었다. 그나마 하인츠는 네덜란드의 대학에서 차이나 문자인 한자를 배우고 당연히 한자에도 능숙한 세 조선인 신부님들의 도움을 잘 받고 있으니까 다행이었다.
그리고 하인츠가 듣기로는 문맥 구분 관련으로는 그래서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띄어쓰기를 건의했고 통과가 되어서 쓰이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것을 조선의 정부도 꽤 긍정으로 생각해서 채용했다고 들은 하인츠였다.
“이 어류사전은 굉장하군요.”
“선선대 임금께서 붕어하실 때에 은거하시려고 저 남부의 흑산도라는 섬에 갔다가 숙부님의 저작 중 하나가 어류사전이 되었지요.”
“근데 이 그림은?”
“그것은 다른 숙부님이 그렸습니다.”
정하상 바오로의 친척 중 숙부 형제의 합작으로 조선 서해안의 어류자원과 그 용도로 식문화의 편린을 알 수 있음에 기뻐하는 하인츠였다. 그리고 이것으로 조선에 관해서 유럽인들이 가지는 주류적인 인식, 자신들의 문명을 모방하는 고귀한 야만인이라는 관점은 바뀔 수 있다고 보는 그였다.
사실 하인츠 세데르베리도 한 때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선에 관해서 기록한 서적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조금씩 고쳤다. 그리고 조선 생활을 하면서 그 편견이 알아서 깨졌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사는 문명인일 뿐이다. 서양의 기계와 문물을 향유하지 않았다고 그들이 야만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청나라에 대해서도 고귀한 야만인과 문명인이라는 시점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조선은 문명화되는 고귀한 야만인이라는 평가는 적절하지가 않다. 물론 나의 이런 주장은 논란이 있겠지만, 나는 그 논란에도 이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 백과사전은 조선의 문화를 아는 데 큰 도움이 되니까 번역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하상 바오로 신부님에게 이를 부탁할까 고려 중이다. 하인츠는 이런 연구 외에도 성균관을 제외한 조선의 현재 거의 드문 관립 고등교육기관인 한성대학교에서 강의도 준비해야 했다.
물론 한성대학교에서의 그건 9월부터 투입이 되지만, 그래도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아니 되었다. 이러는 중에서도 하인츠는 자신을 도와주는 역관 최선홍과 운양 김윤식, 조선인 천주교 사제들을 통해서 꽤 다양한 인연도 만들고 있었다.
정하상 바오로 신부님이 하인츠에게 아직도 교류하는 자신의 친척들을 학문 관련으로 소개하는 것이 꽤 많았다. 숙부의 일족은 조선 조정에서 일하고 있거나 가문의 부로 각자가 연구하기도 했는데 사촌 동생의 아들, 즉 5촌 조카들을 연결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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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양. 나는 내년에 외관으로 가게 되었소. 흥선백 이하응 대감과 함께 청나라로 갈 듯하오.”
“면암? 중앙 조정의 외부에서 일하는 자네가? 흠! 그렇군. 우리의 친우인 도원은 그럼 어디로 갈 것 같은가? 군국기무처로 가도 될 것 같은데 말이오.”
조선의 전통 책력에 의하면 보름에 한 번 있는 휴일이라서 새벽부터 일찍 출발해 인천에 도착한 남자, 면암 최익현이 운양 김윤식의 인천 집에 방문하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면암 최익현보다 먼저 운양 김윤식의 인천 집에 있는 남자가 있다. 하인츠 세데르베리로 조선 조정의 의정부 아래에 위치한, 외교 전담 부처인 외부에서 일하던 면암 최익현도 그를 종종 만났다.
게다가 운양 김윤식이 한성을 출장할 때에 서로를 진심으로 소개해 주었다. 그렇게 면암 최익현과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가까운 지인으로 바뀌었다. 지금 운양 김윤식의 집에는 고공, 하인들을 제외하고는 집주인인 그와 면암 최익현, 하인츠 세데르베리가 있다.
“도원은 어디를 가도 잘할 친구라고 본다네. 젊어도 총명함이 대단하니 말이오.”
“맞는 말이네. 기왕이면 군국기무처로 가도 잘 사람이라고 보오. 이건 면암도 비슷하지 않소?”
“운양에 비하면 별것 아니지요. 서양관 통사 임기를 끝내면 조정의 중앙 부처로 부름을 받을 수가 있지 않습니까?”
“모르지요. 요동의 행정관으로 수년은 보내야 할 수도요?”
두 사람의 대화에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병풍처럼 있었다. 게다가 아직 하인츠 세데르베리가 알아듣기에는 조선어가 덜 익숙해서 그렇다. 앞으로의 진급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하인츠 세데르베리를 매우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아. 미안하군요. 세데르베리 씨.”
“아니요. 괜찮습니다. 헤어 초이!
그럴 수가 있는 일입니다. 헤어 초이는 헤어 킴을 만나러 온 이유가 잘 몰라서요. 관직 이동이라고는 간략하게 말을 들었지만요.”
하인츠 세데르베리를 위해서 면암 최익현이 간략하지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면암 최익현도 영국 유학을 다녀오고, 운양 김윤식과 그의 스승인 강위한테서 배운 영어 등을 생각하면 꽤 하는 편이다.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최익현의 설명을 다 이해했다.
“네. 그러니까 헤어 초이는 청나라에 주재하는 조선 공사관의 관원으로 가게 되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조선의 왕족인 흥선백 각하의 수행원으로 가는 것도 있지요.”
“근데 이걸 저한테 알려주셔도 되나요??”
“이미 조정에서는 인사 발표가 된 지 얼마 안 된 일입니다. 큰 걱정은 없지요.”
“그러면 다행이지요.”
하인츠 세데리베리가 아는 신임 주청 조선공사로 부임할 예정인 흥선백 이하응은 조선의 방계 왕족이라는 사실은 알았다. 게다가 생각보다 훨씬 깔끔한 인상을 그에게 준 한성의 모습이 수년간 한성의 부시장 겸 한성 도시개발사업국장을 겸임했던 그 왕족의 공로라는 것도 알았다.
마치 유럽으로 치면, 프랑스 파리의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강압이 있어도 파리라는 도시를 세련되게 정비한 오스만을 떠올렸다. 하인츠는 이 한성의 도시개발사업이 운양 김윤식과 그를 도와주는 역관, 최선홍의 말을 듣기로 파리의 그걸 보고 참조했다고 한다.
다만 다른 공사 계획이 남은 상황에서 책임자인 그 왕족 백작을 교체하는 것은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궁금한 점이 생겨서 두 사람에게 물어봤다.
“근데 그 교체는 경질성의 교체인가요? 한성이 정비가 잘 되었지만, 다른 공사 계획도 있는데 교체하는 상황이 조금 이해가 되지가 않아서요.”
“아 그것이 말입니다. 그 백작 각하께서 한성부 부민들에게 많은 원망을 들었거든요. 그래서 부민들을 적당히 달래고, 그 원망 등의 평판을 조정하려고 원래 외교관으로도 일하던 분을 청나라로 파견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우리 조선 정부는 여전히 한성 개발을 긍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임자인 분도 그 백작 각하가 책임자가 될 때 적극적으로 지지하던 분입니다. 원래면 그분이 한성 도시 개발계획을 총괄하려던 분이었지요.”
현직 관료인 지인을 알면 이런 내막도 알 수가 있어서 좋은 점인가? 아니면 나쁜 점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함부로 말을 꺼내지 않는다. 그냥 그렇다고 흘러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군요.”
“아무튼, 1868년이 된다면 나는 조선을 떠나서 청나라로 갑니다.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헤어 초이는 잘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유능하니까요.”
“칭찬은 고맙습니다. 세데르베리 씨.”
그리고 하인츠도 끼어들 수가 있는 유럽 관련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두 사람의 유럽 유학 중에 있던 일을 들었다. 2차 서유시찰단에서 있던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나와 그, 도원이라는 호를 가진 친구까지 해서 조선인 여럿이 런던 근방에 위치한, 영국의 자랑인 어느 여러 대학교에서 유학했지요. 그때 영국의 종교인 한 분 밑에서 수학하기도 했다오.”
“찰스 킹즐리 사제 말인가? 운양, 나는 그분은 아직도 기억이 남는군.”
찰스 킹즐리라는 명사가 언급되자, 더 놀란다. 물론 하인츠 세데르베리가 네덜란드에 있을 때 조선인들에 관한 기사에서 케임브리지 대학 등의 청강생으로 조선인 유학생 등이 있다고는 들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에게 배움을 받았을 여지가 높았다. 그래도 그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이 사실이라서 놀란다. 찰스 킹슬리의 기독교 사회주의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잘 몰랐다.
“성직자이면서 대학의 교수, 지식인이면서 패설(소설)을 쓰는 것은 딱히 이상한 것은 아니잖은가?”
“우리 조선에서도 그런 선현 등이 없던 것은 아니지요. 물론 이번 논란을 크게 키운 서책의 저자인 사기 대감도 비슷했지요.”
“그 논란의 책이라면 혹시? 조선의 정치 계파사를 정리하고 요약해서 썼다는 것입니까?”
그 말에 하인츠 세데르베리를 두 사람이 바라본다. 경멸 등의 표정이 아니라 외국인인 그가 그 책을 안다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것이 이유다. 물론 두 사람, 운양 김윤식과 면암 최익현이 이 젊은 유럽인이 학자인 것을 알기에 이해한다.
“그 책을 구했단 말이요? 놀랍구려. 나도 구하기는 했는데, 운양의 부탁으로 따로 더 구해 보려고 하는 중이라오.”
“그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는 주의해야 좋을 것입니다. 하인츠 세데르베리 씨.”
“무엇인가요?”
평소에도 진지한 모습이 강한 운양 김윤식이 평소보다 더욱 엄격한 표정으로 분위기를 잡으면서 말한다. 그렇기에 하인츠 세데르베리도 긴장하게 된다. 면암 최익현도 옆에서 평소보다 더 진지하게 되니까 더욱더 긴장한다.
“그것은 그 서책의 경우는 한 정파의 관점이 반영되어서 그렇게까지 객관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사람이 글을 쓰는데 완벽한 중립은 있을 수가 없지요.”
“최대한 중립에 가깝게 되려고 노력한다고도 말을 했지요. 은사인 찰스 킹즐리 사제는.”
“그렇기는 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이성을 가지고 행동해도 이를 해석하는 것은 사람이니까요.”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인츠는 이성을 신뢰하지만, 지나치게 신봉하지 않는다. 그래도 특정 정파, 정치파벌의 시선이 담기었다는 것은 잘 몰랐다.
그렇기에 그들의 설명을 더 들어보고자 한다. 그들의 설명을 조금 요약해서 하인츠가 정리하기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사기 이시원이 속했던 정파의 과거는 한때 주류이던 정파와 경쟁했었다.
그들은 본래 한 정파로 소론은 소장파였으며 노회하고 고령으로 한 정파, 남인의 숙청에 강경한 이들인 노론에 반대했다고 한다. 남인이라는 정파가 일부 파벌을 빼고 몰락할 때에 소론과 노론은 충돌했다. 소론도 모종의 사건들로 실각하는 일이 발생하자, 노론이 분열되고 소수 정파인 남인과 소론이 남았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점점 과열화가 된 정치 상황을 비판하는 것은 좋아도, 그 모든 책임을 노론에게 돌리는 모습은 과장도 있다고 설명한다. 사실 이 당의통략도 사기 이시원은 서양 사서들의 영향으로 저자인 그의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균형을 현실보다 더 담았다.
이를 잘 몰라도, 노론, 소론, 남인, 북인의 구분은 더 세분이 되는 방향이다가 선대 임금과 현재의 임금 대에서는 기존의 당파 구별은 무색해졌다고 평가한다. 사실 이 부분은 두 사람, 운양 김윤식과 면암 최익현도 찬성하는 편이다.
“서양의 정파 개념, 아니면 정당 개념도 이식해서 장차 대조선국에는 학맥으로 이어지는 붕당 등의 당파를 초월한 정치 집단이 나올 것이라고 서술이 끝나오. 이 평가는 매우 맞는 말입니다.
아 면암은 이 새로운 정파라는 것에 어떤 의견인가? 읽어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지요.”
“운양? 그 새로운 정파에 대해서는 난 함부로 이야기하기를 유보하겠소. 어떻게 나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국의 선비들은 대체로 강경한 보수파라고 부를 수 있는 분들을 제외하면 개화라고도 부를 수도 있는 경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세데르베리 씨? 이게 참 애매할 수가 있습니다.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태왕 폐하의 총신들과 비총신들의 구분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서방에서 가져온 도리 중 무엇을 더 지지하는가? 로도 나뉠 수가 있습니다. 당의통략의 진짜 목적은 사색당파의 시대를 넘어서, 시파와 벽파도 넘어서! 새로운 붕당이 도래한다! 라는 가능성을 예측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 책이 약간 과하게 노론에게 책임을 지우는 면모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서 그것에 주목합니다. 약간 손을 더 보면 붕당이 과거의 정통 정학에서 논하던 것과 달리 나쁘지 않다고 깨달을 수가 있지요.
서로가 자기들만 군자당이고 너희들은 소인당이다! 이런 인식이 아니고 다르게 갈 수가 있습니다. 서로가 군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모인 당으로 서로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이 다를 뿐이다! 이렇게 말이오.”
이런 말을 듣자 하인츠 세데르베리는 당의통략을 나중에 번역을 도움받아서 읽고 검증하면, 약간의 논란이 되는 서술을 손보면 아주 훌륭한 정당주의로 향하는 역사서 및 역사철학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를 번역하고 각주 등을 달아서 유럽에도 출판하자고 제의하고 싶어진다.
“그렇군요. 그런 주의할 점을 고려하면 더 좋을 것 같군요. 기대됩니다.”
“면암? 자네는 생각보다 그 『당의통략』을 높이 평가하는구먼. 그렇게 말하니까 나에게도 빨리 구해줄 수가 있는가?”
“운양. 화제의 책이라서 그러한지, 인쇄가 더 빨리 되고 있다네. 백성들이 읽기 편하게 정음, 국문과 한문을 혼용한 서책도 있고. 순 한문 판본도 있지.
나는 순 한문 판본을 샀다네. 가능하면 순 한문 판본을, 부득이하면 국한문 판본을 구하겠네. 아 세데르베리 씨? 그대는 국한문 판본인가?”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국외의 사람인 그대가 읽기는 그게 더 편할 것이네.”
“감사합니다.”
그런 대화가 끝나고 다시 찰스 킹즐리 사제와 영국 유학 시절의 이야기들을 꺼내는 두 사람이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하인츠로, 기독교 사회주의라는 사상을 주창하는 사제의 가르침이 이 두 사람에게는 어떤 식이든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고 여긴다.
그것이 아니라도, 조선인의 엘리트 계층이 향유하는 콩푸티즘, 정학 또는 성리학의 가르침에서 ‘사회주의’란 사상이 조선인들이 생각하는 미덕과 많이 일치해서 공감했다고도 여긴다.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너무 과격하지만 않다면, 대체로 일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아마도 조선을 낮게 여기는 이들은 이 조선인 엘리트 중년 관리들의 대화를 알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인츠에게는 들었다. 아직 젊은 그는 그들이 생각하는 사유의 폭이 넓다고 인정한다. 그들은 열정적이고 학구적인 이들로 이런 이들과 인연을 쌓아서 기쁘기에 하인츠는 은은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도 하인츠, 자기도 조심히 그 대화에 끼어들었다. 연구와 커리큘럼 준비 등으로 바쁜 자신에게 이런 것은 귀찮을 수가 있는데 흥미로운 대화라고 그가 여긴다. 서양의 철학 등에 관해서 조선인 엘리트층의 생각을 조금 엿볼 수 있는 시간이라서 그렇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하인츠 세데르베리가 보는 조선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메인으로 나올 수도 있을겁니다. 하인츠 세데르베리가 연줄이 아주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어디까지 뻗어갈 수가 있을지는 나중에 알 수가 있습니다.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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