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다가오는 조러 국지전의 결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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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수주 조선군 지휘부가 보낸 1차 원군, 다르게 말하자면 원군 선봉대는 꽤 빠르게 흑수주 변경으로 진격하는 중이다. 2차 원군, 원군 본대도 신속하게 진격하는 상황이다.
러시아 카자크 기병대가 원한 그림은 그려지지 않을 듯이 보였다. 이 국지전을 오랜 시간을 끌어서 시간을 벌어두는 것.
물론 그렇게까지 오래 끌지 않아도 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조약은 잘 끝날 수 있었다. 아직 흑수주 변경을 침공한 러시아군에게는 소식이 늦게 들어오겠지만.
“적들을 향해서 최대한 속히 요격해야 합니다.”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
“적이 농성하지 않더라도 늦장 대응으로 질타받아서는 안 됩니다.”
“아, 그건 맞는 말이야.”
조선군이 보낸 원군, 흑수주 일대에 주둔하는 변경 부대를 증원하는 대규모 지원 병력은 러시아 카자크 기병연대에도 소식이 들어갔다. 1개 연대 규모인 기병대와 간신히 1개 대대 정도로 모은 무장 개척민 부대로는 감당하기 더 어려울 수 있는 규모였다.
1차 원군은 보병 대대 2개와 기병대 1개, 포병대대 1개와 회선포 포대 2개로 구성된 병력이다. 그렇게 큰 손실이 없는 변경의 조선 정규군과 변경 향보 둔전병과 포수, 민병대에 가세하면 더 부담될 전력이었다.
그리고 후속하는 2차 원군은 더 규모가 컸다. 보병 연대 1개와 기병대 2개, 포병대대 1개와 회선포 대대 1개로 구성된 대규모 부대였다. 여기에 향보군, 포수 등으로 편성한 임시 대대까지 딸려 보냈다.
모든 증원 전력을 합치면 보병 연대 2개와 기병 연대 1개, 회선포를 쓰는 부대를 포함한 포병 대대 3~4개로 구성된 전력으로 혼성여단은 되는 규모였다. 여기에 변경의 조선군 병력, 정규군과 예비군, 그리고 준 군사 조직을 모두 합치면 1개 사단까지 육박하는 병력이 모였다.
“적의 원군이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남하했다는 사실에 꽤 신속하게 움직인 듯합니다.”
“흠.”
다만 러시아군 측은 조선군이 대규모 증원 부대를 투입했다는 사실을 짐작했다. 그래도 그 규모가 크면 1개 여단 규모는 되는 증원 부대라는 점은 짐작하지 못했다.
1차 원군의 규모를 보고도 매우 거대하다고 파악했다. 2차 증원군도 있을 가능성을 논하지만, 그 가능성을 일축하는 이들이 많았다.
“탐색전에서 조선의 예비군 기병대를 우리가 대체로 승세를 잡았다고 했던가?”
“예.”
“그렇다고 조선군 원군이 일찍 도착했다고 이를 무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다만 피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렇습니다.”
다 합쳐도 2천 명 아래인 러시아군 측은 기병 연대의 피해로 1개 중대가 넘는 이들이 사상자로 발생했다. 러시아군의 카자크 기병 연대도 많으면 8개 기병 중대로 구성되는 편성이 기본이었다.
싸울 수 있는 중대는 머릿수가 보병 대대 정도는 되는 무장 개척민들까지 합쳐서 10~11개 중대만이 전부였다. 기병 연대가 입은 피해는 연속된 탐색전으로 나온 것으로 많으면 1개 기병대가 전투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 상태에서 전투로 그들을 모두 손실하는 일은 무리가 심했다. 연대장은 그들을 최대한 살려서 데려와야만 성공하는 일이다. 그것이 기병 연대장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문제는 연대장은 다음과 같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렇다고 한 번의 전투도 없이 물러날 수는 없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그렇다고 자살적인 공격을 할 필요가 없었다.
‘저들의 지형을 파악해서 원군을 포함한 적이 든든해졌다고 방심했을 여지가 크다. 무모하게 선공을 가할 생각은 없지만, 적의 원군이 요새를 끼고 싸우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평원과 낮은 구릉에서 기병대는 더 강한 법.’
그리고 조선군도 절대 바보가 아닌 이상, 요새를 끼고 싸우려고 할 가능성이 컸다. 자신들의 잘 준비된 거점에서 싸우려는 하는 일이 많은 점이 보통이었다. 그들을 무리하게 공격하려고 했으면, 진즉에 해야 했을 일이다.
또 기병대를 뭉쳐서 야전을 회피하더라도 카자크 기병연대를 요격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함정에 설령 당해주어도 친 함정에 카자크 기병연대가 도리어 당할 수 있다.
“탐색전에서 승리한 것으로 전공을 칠 수 있지는 않다. 그리고 다른 문제는 저 원군이 다가 아닐 수 있다.”
“저 원군이 원군의 선발대일 수 있다는 소리입니까?”
부관의 말에 기병 연대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무장 개척민 대대를 이끄는 퇴역 중령이 대표적이다.
“상식적으로 조선이 이 땅을 지키려고 의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그들이라도 이렇게 멀리까지 더 많은 병력을 보내지 않으리라고 여깁니다. 저들, 조선군 전체 원군에게 타격을 준 다음에 철수하면 그만인 일입니다.”
“우리가 시간을 끌기 위해서 이 정도 전력이 투입되었지만, 저들은 우리를 모릅니다. 우리의 의도를. 그렇기에 그들은 우리를 과대평가해서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지도 모를 일이요.”
퇴역 보병 중령과 현역 기병 대령이 조선 측의 원군 관련으로 견해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낼 상황이었다. 기병 연대장의 부관과 퇴역 보병 중령을 보좌하는 현역 보병 장교가 두 사람을 걱정스럽게 지켜봤다.
“전체 원군이 설령 많다고 해도, 우리가 빨리 선수를 치면 그만입니다.”
“과연 그럴 것 같소? 우리의 전력을 좀 더 상세히 파악하게 된다면 저들은 다른 원군을 기다리면서 길목들에 최소 보병 중대 규모 병력을 숙영을 시키고 기병대를 두어서 늘어난 병력의 이점을 활용하리라고 보오.”
“전 병력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싸워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기고, 우리 대부분은 거의 죽었다가 돌아올 이유는 없소. 조선군도 바보가 아니고, 전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자들이요. 단순한 약자라고 여길 이유는 없소.”
그리고 퇴역 보병 중령에게 현역 기병 대령은 속으로 퇴역 장교이면서 전공에 목을 맨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현역 기병 대령을 보고 퇴역 보병 중령은 속으로 겁쟁이라고 여기는 편이었다.
그런데 서로가 상반된 생각을 하는 이유가 꼭 있었다. 바로 카자크 기병연대의 연대장은 상부의 확실한 목적을 알았다. 퇴역 보병 중령은 상부의 자세한 목적을 전혀 듣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퇴역 보병 중령은 탐색전, 전초전에 카자크 기병대가 활동하고 무장 개척민 부대는 이 진지의 경비만을 맡았던 일이 불만이었다. 본격적인 전투는 없고, 정찰과 수색, 정보수집이 우선이었다.
‘그렇다고 조선인들의 마을을 공격해서, 요새들에 틀어박힌 적 정규군을 끌어내는 일도 하지 않았어.’
이는 마을까지 따라갔다가 매복을 당한 아군의 보고에 기초하여서 바꾸었다. 이전부터 조선인 개척촌은 비상시를 대비한 마을 전체의 대피 시설이자 농성용 간이 요새가 있음을 카자크 기병대 병사들은 알았던 사실이다.
‘둥그런 원, 고전적인 원형 성채 같이 생긴 녀석이 생각보다 방어력 등이 좋았다고 했었다.’
이런 정보를 공유해도 핵심 정보를 전해 듣지 못했고, 직접 본 것이 아니라서 조선인 개척촌의 마을 방위 설비를 과소평가하는 모습이었다. 퇴역 보병 중령은 자신이 왜 장군은 둘째 치고, 대령으로 진급 못했는지를 그런 모습으로 입증하는 셈이다.
게다가 조선인 개척촌을 카자크 기병연대가 파괴하지 않는 다른 이유도 존재했다. 그 이유는 바로, 국지전 이후에도 있을 무역 관련 때문이었다.
이 변경 무역에 개척민들도 끼어들기 마련이라서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만 부하들의 만류를 들어도 퇴역 보병 중령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 건방진 원숭이들에게 러시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그도 개척민 중 일부인데도 이 지역 개척에 조선이 가진 중요성을 간과하는 모습을 그가 보여주었다. 이런 오만은 카자크 기병대원들이 조선을 신중하게 상대하는 점도 우습게 생각한다. 조선인들이 만든 개척촌, 조선인 개척자들이 세운 마을을 약탈해서 돈을 벌고 싶었다.
게다가 그가 가진 거만함은 시베리아를 개척하는 개척민 집단과 그들을 지키는 모든 러시아 군인 중에 독보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전장에서 계속 저렇게 거만함을 가지면 문제가 발생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퇴역 보병 중령이 가진 속을 얼마나 짐작했을지는 몰라도, 기병 연대장은 무모한 전투에 자기가 지휘하는 모든 병력을 총알받이로 안 세우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전공을 세우려고 안달이라서 무장 개척민 집단을 지휘하는 퇴역 보병 중령에게 더 큰 신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를 제외한 이들은 살려야 한다고 봤었다.
“연대장님의 말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카자크 기병연대를 주축으로 하는 러시아군은 기병 연대장이 했던 예측이 정답이라고 인정해야 했다. 조선 측이 보낸 두 번째 원군이 도착했다. 훨씬 숫자로 우세를 차지한 조선군이 되었다.
“저들은 우리와 달리, 이 국지전에 임하는 일이 훨씬 진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는 합니다.”
불과 수년 전에 조선은 청나라 사이에 있던 국경 분쟁도 원인이 되어서 국지전이 일어났다. 물론 고의적인 마적과 청나라 정규군이 연합해서 출동했다. 조선군은 청나라 세력을 격퇴하고 진격해서 반격한 일도 있었다.
게다가 이전부터 청나라와 러시아 마적들, 그들이 제일 출몰하는 쪽은 조선에는 새로운 영토, 요동 북부 변경 지대다. 그래서 변경에 일어나는 소란에 타국 군대가 끼어드는 일에 당연하게도 조선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일이 더욱더 당연해졌다.
아울러 청나라와 달리 러시아군을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정규군 병력 증원을 더 과감하게 결정했을 가능성이 컸다. 러시아군 지휘관은 흑수주를 지키는 조선군 고위 지휘관(병마절도사)과 흑수주를 다스리는 조선 쪽 총독(흑수주 관찰사)이 그렇게 결단했으리라고 당연하게 본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최소 1번의 전투를 하고 철수한다. 전초전과 탐색전 중에 있던 피해를 조선군도 쉽게 좌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
연대장은 자신이 이전에 짜놓은 계획을 부하들에게 완전히 밝힌 생각이다. 그래서 지휘관 회의에 이를 공개하려고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한 계획을 밝히자면···.”
물론 대령에게는 하급자라도, 오만한 목소리를 가진 퇴역 장교 하나가 현재 선임지휘관이 생각한 계획을 밝히는 일을 방해했다. 퇴역 보병 중령은 오히려 대대 규모인 무장 개척민 집단에 전공을 세울 기회를 달라고 운운했다.
“그대들을 같이 전장에 세우라고?”
“그렇습니다.”
“조선이 그렇게 만만한 이들이 아니다. 우리가 다 해도 2,000명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오.”
“적은 우리보다 이미 몇 배는 더 많아졌다는 소리요? 압니다. 그런데도 허점을 찌르고 조선인 마을들을 인질로 잡으면 될 일입니다.”
“그건 고려할 가치가 작아 보이는군.”
2차 원군, 다르게 말하자면 원군 본대 수를 더욱더 보수적으로 계산해서 간과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쉽게 생각하고 으스대는 그런 모습에 카자크 기병연대를 이끄는 연대장은 카자크가 충성하는 하얀 칸, 전 러시아의 차르는 자신에게는 이런 무능한 장교들은 필요가 없으니까 빨리 군에서 물러나게 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카자크 기병연대가 속한 원대인 기병여단은 현재 주둔지가 니콜라옙스크나아무레였다. 그들 말고도 러시아 육군 보병 부대도 주둔한다. 그들, 러시아 육군 보병대는 수가 워낙 부족하므로 카자크 기병연대 1개와 대대 정도 인원을 모은 무장 개척민 집단만 내려보냈다.
다만 지휘관으로 퇴역 보병 중령인 저런 무능한 퇴물을 보낸 점은 가장 실수라고 생각하면서도 화를 참는 연대장은 날이 선 표정을 지으며 단호한 말로 그 계획을 기각하였다. 다시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공개한다.
“다시 나의 계획을 밝히겠다. 경청해라. 적 기병대를 유인해서 그들을 격파하고 빠르게 여단의 주둔지로 돌아간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장 개척민 집단은 가장 먼저 철수해서 돌아간다. 그래야만 피해가 덜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연대장이 보이는 모습에 지휘관 회의는 아까부터 그들이 있던 곳인 시베리아 평원보다 훨씬 더 싸늘하다고 느낀다. 기병 연대장인 기병 대령에 종종 반기를 들던 퇴역 보병 중령은 연대장이 뿜어내는 기백에 잠시 입을 닥쳐야만 했었다.
물론 퇴역 보병 중령은 대령이 할 말이 다 끝나자, 아까 대령이 보인 기백도 까먹은 듯이 건방지게 굴었다. 카자크 기병연대, 그들만이 이번 국지전에서 공적을 다 먹겠다는 식으로 퇴역 보병 중령이 말을 운운했다.
그런 자를 보면서 기병 연대장인 기병 대령은 저 퇴역 중령이 니콜라옙스크나아무레 시장이 아끼는 인척만이 아니었다면 바로 죽여 버렸을지도 모를 존재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가 더 인내심이 평범한 카자크 사람들과 비슷했다면 바로 결투를 신청해서 저 건방진 남자를 바로 죽여 버렸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불필요하게 명령에 불복종한다면 지엄한 군법에 기초하여서 처벌하겠다.”
더욱더 단호한 태도로 이 건방진 도전자를 밟아버리는 식으로 참았다. 아까보다 더 단호한 모습과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보게 되자, 퇴역 보병 중령은 꼬리를 내렸다.
사실 카자크 기병연대 연대장은 적인 조선군이 증원이 성공했다고 판단해서 전공은 부족해도 조선군이 자신들이 한 유인에 걸리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철수할 생각이었다. 전투를 좋아하는 카자크 기병대 일원이라도 이렇게 너무 무모한 전투는 피해야만 했다.
***
러시아군을 감시하고 견제하던 조선군은 원군이 도착함에 사기가 올랐다. 물론 그들은 정석적으로 요새를 끼고, 싸울 생각도 하였다.
다만, 조선군 사이에도 남하한 러시아군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고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대범하게 그들을 밀어버리자는 제안이 많아졌다.
“우리가 저들보다 확실하게 많다고 봐야 합니다.”
“곳곳에 분산되어 주둔하는 전력이 있음도 간과하면 안 된다.”
“예. 그렇습니다.”
“그들을 철저히 섬멸할 필요는 없다. 너무 무모하게 공세를 시도할 필요도 없다.”
흑수주 소속 제1혼성여단을 사실상 지휘하는 중군장, 제1혼성여단 중군장이 이 변경에 지휘관인 연대장을 포함한 고급 장교 중에 가장 최선임이었다. 준장이라는 영관 계급 최선임, 선임 정령이라고도 지칭되는 그가 매우 과감하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다만 그렇다고 추가 원군을 기다릴 정도로 지나치게 신중한 사람은 아니었다. 적절한 때를 알았다.
전장의 안개라는 허실을 가리는 사람들이 만드는, 정보가 없기에 생기는 허상 속지 않으면서도, 과감할 때를 노려야 한다고.
“저들이 도발하면 추적하되, 우리가 포병대를 배치한 곳들로 몰아넣어도 된다. 아니라면! 기병대와 회선포 부대, 척탄병대대가 동행해서 그들을 추격하는 데 투입한다.”
“예.”
조선인 마을들이 약탈당하는 일 등은 다행히도 없었다. 이런 점을 생각해서 상대가 국지전 다음을 노리는 지휘관일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속으로 적 지휘관을 생각보다 유능한 지휘관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수가 비교적 적은 적이라도 방심은 금물이라고 여기는 편이다.
그래서 그들을 추적하면서도, 정예한 병력으로 그들과 교전할 때 조선군 기병대를 도울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 그들이 공성전을 할 가능성을 낮게 봤기 때문에 반드시 그들은 유인하리라고 계산했다.
3개 기병대로 구성되는 을종 기병 연대 규모인 이 변경에 모인 조선 정규군 기병 부대에는 그들을 보조할 척탄병 대대와 기마포병대에 가깝게 훈련받은 회선포 2개 포대가 임시 배속되었다.. 그들의 지휘는 흑수주 병마절도사 지휘 아래에 있는 제2혼성여단 기병연대를 지휘하는 기병 연대장이 맡았다.
그리고 이틀 정도는 시간이 흘렀다. 카자크 기병연대가 도발을 시작했다.
당장은 도발을 당해주지 않는 척, 사전에 지시한 대로 진지와 근처 요새들에 대기하면서 인내심을 가졌다. 이후에 정말 함정에 당해주는 척을 했다.
“자네가 잘 수행해주게.”
“알겠습니다. 중군장님!”
기병 연대장이 할 지휘에 따라서 기병연대 말고도 척탄병대대와 회선포 포대 2개가 그들을 따라나섰다. 급속 행군을 고려해도 지칠 가능성을 고려해서, 4개 기병대 중에 흑수주의 감영이 있는 백령부를 지키려고 잔류한 제1기병대를 제외한 기병연대 병력이 속도를 조절해서 추격했다.
이 추격전의 끝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이 국지전의 제대로 된 첫 전투이자, 마지막 전투가 달라질 줄은.
“적은?”
“추적 중입니다.”
“규모는?”
“적게 잡아도 1개 스쿼드론(Squadron : 기병의 편성으로 나라마다 다르지만, 중대~대대 규모를 가리키는 편이었다.) 정도로 보입니다. 다만 선봉일 가능성이 큽니다.”
1개 스쿼드론, 조선군 기준으로는 기병대 정도 규모인 부대가 선봉대라면 러시아 카자크 기병연대는 후속할 적 기병대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적을 상대로 호전성을 발휘할 기회라고 좋아하는 편이었다.
“아주 먼 평원은 아니라도 그들을 유인해서 섬멸해야 한다.”
“설령! 더 많은 적을 상대 하더라도!”
“우리는 이기리라!”
그들은 패기와 자신감이 넘쳤다. 유럽의 헌병이라고 자부하는 러시아 제국에게는 유력한 최선봉인 그들, 카자크 기병대는 그런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이전에 굴욕을 준 조선군 정규군 기병대에게 반드시 한 방을 먹이고 싶었다.
전초전, 다르게 말하자면 탐색전에서도 조선 향 보군 기병대는 선전에도 카자크 기병대를 상대로 기병대만으로는 판정패를 당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들 중에 카자크 기병대를 이기고 돌아온 쪽은 경우가 적었다.
이제 카자크 기병연대는 조선 정규군 기병대를 격파하고 큰 피해 없이 여단의 주둔지로 돌아온다면 설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기병연대 전체가 대기한 곳으로 갔다.
그곳은 다행히도 조선군 포병대가 매복한 곳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다른 변수들로 곧 당황할 수 있다.
하나는 추격한 조선군이 기병대만이 있는 것이 아닌 점. 다른 하나는 아주 먼 곳으로 유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기병대에 배속된 다른 전력들은 지치지 않은 점. 마지막으로 다른 하나는 아군이 명령에 불복종하고 일으킨 참사가 될 예정이다.
“적입니다.”
“그렇군. 망원경 줘보게.”
“예.”
연대기는 갖고 있지 않아도 조선군 기병대가 보였다. 그리고 후속하는 다른 기병대 2개가 보였다. 기병연대는 되는 규모가 그들을 추적했다고 생각해서 기뻤다.
그런데 망원경으로 다른 이질적인 존재들을 확인했다. 조선군은 기병대만 추격대로 보내지 않았다. 다른 부대들도 기병대에 붙여주었다. 아쉽게 되었다.
“잘못하면 우리 연대가 다 죽게 생겼군.”
“아닙니다. 사실 저들도 아군 오인 사격을 우려해서 우리가 난전을 시도하면 그들도 함부로 쏘지 못할 듯합니다.”
“흠.”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난전은 카자크 기병대가 제일 잘하는 특기이다. 이를 시도한다면 생각보다 피해를 덜 입고 조선군 기병대를 꽤 제압한 다음에 일부를 산채로 포로로 데려가서 적이 퍼붓는 포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저들이 기병대 대신에 증원한 병력이 화망을 형성하게 둔다면 문제일 듯싶군.”
다른 가능성도 고려하는 편이다. 긴장감이 가득한 대치가 존재했다.
기다리는 러시아의 카자크 기병연대와 다가오는 조선군 기병대, 보병대, 그리고 개틀링 부대로 구성되는 혼성부대가 대치하는 구도가 되었다.
지금 구도를 지켜본다면 조선군 측은 기병대가 앞에 섰지만, 진형을 바꾸리라고 예측했다. 그때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함성을 지르는 자들이 나타났다.
“저건?”
“왜 저들이 이곳에 나타났는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다시 돌아온 대대 규모인 무장 개척민 집단이었다. 러시아 카자크 기병연대를 이끄는 연대장이자 선임 지휘관인 대령이 한 명령을 불복종하고 전장에 난입했다.
주동자가 분명한 사람이야 집단에서 선봉인 사람은 지휘관인 퇴역 보병 중령이 분명하다. 이 퇴역 보병 중령은 적을 발견하자, 휘하에 있는 부하들에게 우렁차게 말했다.
“돌격!”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최후의 전투가 일어났습니다. 다음편에 결착이 날겁니다. 지난편의 하코다테 조약 이후 러시아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드러날 예정입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다음주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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