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아, 하늘은 청나라를 저버리는가?
***
“예. 그들은 육로로 병참을 수송하는 것보다는 바다와 배를 통해서 물자를 수송하기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실 공친왕이 생각하여도, 적군인 조선군이 병참로를 위해서 톈진을 먼저 공략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생각하였다.
“흠···.”
물론 공친왕과 이홍장 말고도, 이 자리에 모인 다른 사람이 조선군의 톈진 공략 가능성을 의구심을 가지고 입을 열었다.
“형님. 이중당. 나는 생각이 다릅니다.”
바로 순친왕 혁현, 광서제의 친부인 쪽이다. 순친왕 혁현은 두 사람이 가진 생각에 반대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평소의 소극적이라서 의견을 잘 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제법 용기를 가지고 자기 의견을 두 사람 앞에서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느냐?”
“예. 저도 궁금합니다.”
사실 두 사람에게도 조선군의 톈진 공략 가능성은 여러모로 걸리는 구석이 있었다.
그런 걸리는 구석을 순친왕 혁현이 조심스럽게 지적하면서 자기가 가지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였다.
“적들은 톈진 조계 지역을 고려하면 톈진을 무모하게 공격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적인 조선은 톈진에도 자국이 소유한 조계 지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은 서양 제국과 긴밀한 연결을 요구하고, 그들과는 척을 최대한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조선군이 톈진을 공략하는 중에 생기는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적들이 그런 공조를 했다면 모를까, 조선이 그런 문제가 생겨서 배상을 책임지겠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순친왕 혁현이 먼저 꺼낸 의견은 첫 번째 논리가 조선군이 군사적인 이득 때문에 톈진 조계, 천진에 있는 서양 제국 조계 지역을 건드릴 수 있는 공격을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의 첫 번째 논리를 듣고, 공친왕과 이홍장은 서로를 보다가 이내에 공친왕이 먼저 답했다.
“그렇게 생각하느냐? 일리는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이미 서역 국가들과 짜놓고 움직였으리라고 생각한다. 피해 보상? 누구에게 떠넘기겠는가? 중당. 자네가 말해보게.”
공친왕 혁흔은 조선과 서양 열강들이 이미 말을 맞추고, 톈진을 공략한다고 믿는 편이었다.
청나라의 내부 개선 등을 위해서 서양 열강들과 겉으로 원만하게 지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여도, 그는 절대 서양 열강을 완전하게 믿지 않았다.
조선? 서양 열강과 비교해서 더 믿을 수 없으며, 오히려 조선은 다시 꺾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은 공친왕 혁흔도 청나라 주류 계파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친왕 혁흔이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하는 말에서 짐작했듯이 그는 서양 열강과 조선을 신뢰하지 않음이 드러났다.
중당, 북양대신 이홍장이 공친왕 혁흔이 자신에게 설명하라고 순서를 넘기자 공손하게 답하며 순친왕에게도 공손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예, 공친왕 전하. 순친왕 전하, 조선은 톈진을 치려고 한다면 이미 이야기를 해놓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피해 보상을 저 영악한 자들이 자신들이 책임지겠다고 하겠습니까? 아니요. 떠넘기겠지요. 누구에게 떠넘기겠습니까? 우리 대청에 떠넘길 것이 분명합니다.”
순친왕 혁현은 두 사람, 공친왕과 북양대신 이홍장이 가지는 생각도 일리가 없다고 단칼에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순친왕 혁현은 아직도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계속 자기가 생각하기에 조선군이 톈진을 치지 않는 다른 근거들을 꺼냈다.
“병학 부분으로 조선군은 톈진까지 내려가서 더욱더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톈진 일대를 공격해서 얻는다고 육군과 해군이 함께 공략해서 시일을 잡아먹으면 도성, 베이징 일대에 수비가 더 굳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군은 다구 포대와 북양 수사 잔당을 상대로 피해를 감수하고 장악할 수 있지만, 승기가 굳어지는 쪽이 무리하게 그렇게 행동할까요?”
그런 견해에는 공친왕 혁흔과 북양대신 이홍장은 아직은 반론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들도 군공이 욕심날 것이다. 게다가 톈진을 장악해야 그곳에 있는, 잘 정비한 포구를 이용해서 병참을 실어 나를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습니다. 적들은 이동하면서, 병참을 보강했을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경사, 베이징을 공략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물자를 들이부을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들이 장기전을 고려해서 병참 수급을 안정할 수 있는 거점을 원할 것은 분명합니다.”
“흠···.”
순친왕은 여전히 걸리는 것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다른 이유를 또 근거로 들어서 두 사람에게 말했다. 공친왕 혁흔과 북양대신 이홍장은 이번에도 듣고, 반론하려고 했다.
“우리가 확신해서는 안 됩니다. 알잖습니까? 확신했다가 진 일이 있습니다. 여러 여지를 두고 움직여야 하지 않습니까? 절박하더라도, 그래야 합니다.”
“흠···.”
“순친왕 전하가 주장하는 것이 이번에는 적절합니다.”
그것들을 들으면서 두 사람, 공친왕과 북양대신 이홍장도 순친왕 혁현이 하는 의견이 일리가 있다고 동의하는 모습이다.
사실 그들도 순친왕 혁현이 한 근거들을 생각하면서, 속으로 자신들이 하는 확신이 흔들리는 편이었다. 조선군이 톈진, 천진을 무모하게 공략하여도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나중에 볼 손해를 생각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것이 된다.
서양 제국들은 정부와 정부 사이에 협의했어도, 조계 지역에 사는 이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 여기에 조선을 향한 반감을 서양 제국 정부 인사들도 가질 수 있으니까, 협의하여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조계 근처가 공격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들었다면 천진, 톈진 조계 지역에 사는 조선인들과 서양인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도 수상하였다.
물론 비밀로 하고, 공격하는 것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자국민을 훨씬 끔찍하게 아끼는 나라들이라서 미심쩍었다.
‘우리가 너무 톈진을 공격당한다고 확신한 것 같군.’
‘조심해야겠습니다.’
공친왕과 북양대신은 속으로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친왕 혁현은 자기 눈앞에서 골몰히 생각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 안도하였다.
‘후유, 내 의견에 귀를 기울여서 신중해지셨군. 다행이야.’
다만 문제, 그러면 조선군이 왜 당산에서 남서쪽으로 향했는지가 중요해졌다.
“적들이 톈진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뭘 노리는 것이지?”
“아무래도, 톈진과 당산 근처의 해안가에 병참 물자를 올려놓기 위한 거점을 점거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촌 등지를 굳이 점거한다고? 병참 물자를 제대로 옮길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로군.”
물론 조선이 황해에도 잘 쓰는, 평저선(平底船)을 간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서양식 선박에도 달리는 보트 중에는 제법 큰 보트들도 많았다. 그것들을 이용해서 물자를 옮길 수 있었다.
만약에 이런 식으로 움직여도 조선군은 경비 병력을 내려두며 병참 거점을 확보한다. 이 병참 거점에서 베이징으로 올라간 조선군 병력에 물자를 육로로 보낼 수 있다.
이래도 조선군은 베이징을 공략하는 것이 충분했다. 장기전도 필요하면 상정할 수 있는 것이 충분한 편이었다.
“톈진이냐, 다른 곳인지로 달라지겠지만, 적들은 이곳을 칠 상황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참으로 문제로다.”
“예. 형님.”
“어떻게 해야 좋겠는가?”
그리고 조선군이 노리는 곳이 톈진이거나 톈진이 아닌 다른 곳이라도, 달라지지 않는 사실을 공친왕 혁흔이 지적했다. 바로 베이징을 놓고 청나라와 조선 사이에 공방전이 일어나리라는 것이다.
대화에 끼지 않던 북양대신 이홍장은 속으로 매우 골몰하다가 두 사람, 공친왕 혁흔과 순친왕 혁현에게 조심스럽게 어떤 말을 올린다.
“이제는 ‘그것’밖에 답이 없습니다. 두 전하.”
‘그것’이라고 숨기는 말에 공친왕과 순친왕은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혹시 몰라서 그들도 ‘그것’이라고만 말하면서 답하였다.
“북양대신, 그대의 생각이 그러한가? 나도 같은 생각이요.”
“형님의 뜻이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을 해야 한다면 해야지요.”
그들은 어떤 결의를 하였다. 실행하는 것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다만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들이 한 결의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나중에 본다면 청나라에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관련한 부분이다.
그래서 공친왕 혁흔은 이미 결심을 굳혔지만, 다른 둘을 떠보기 위해서 심사숙고하는 척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이것이 득이 되겠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공친왕의 물음에 순친왕 혁현과 북양대신 이홍장이 차례대로 단호한 표정으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적어도, 무리한 전쟁을 끝내고 이 전쟁에 확실한 책임을 진 쪽을 몰아내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예. 확실하게 책임져야 할 쪽은 따로 있습니다. 그쪽을 몰아내기 위해서 이번 일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친왕 혁흔은 자기 눈앞의 두 사람이 꾸미기는 했겠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이라고 짐작하였다. 그렇다면 ‘그것’을 시행하는데, 더는 망설일 수 없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청나라는 얼마 버티지를 못하고 멸망할 것이다.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그것’은 결의하고 임하는 것이 무엇일까? 제법 비장한 것을 생각한다면 범상치 않다고 짐작할 수 있다.
“형님. 제 아들이었던 대한의 안위를 반드시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인제 와서 새로운 대한을 선출하기에는 늦었습니다.”
“그래. 잘 알고 있다. 나는 이전부터 그것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너와 내 당여(黨與)들 앞에서 몇 번이고 맹세하였다. 섭섭하구나. 이 형님을 믿지 못하는 것이냐?”
게다가 순친왕 혁현이 이복형인 공친왕 혁흔을 보면서 원래 제 아들이던 청나라의 금상, 대한 자리에 있는 광서제의 안전을 약속하였다.
그런 이복동생을 보면서 공친왕 혁흔은 몇 번이나 약조한 것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귀찮지만, 약속을 지킬 생각이다.
비록 광서제가 그 가증스러운 서태후가 앞세우는 꼭두각시에 불과하여도 혁흔한테는 가까운 조카이기 때문이다.
‘각오하시오. 형수. 다시는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게 해줄 겁니다.’
공친왕 혁흔은 광서제가 무슨 죄가 있겠냐고, 생각이 바뀐 편이었다.
나쁜 것은 형수, 서태후라고 굳어진 편이다. 그는 형수지만, 이미 예전부터 원수에 가까운 사이가 된 서태후를 향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을 들자, 이를 갈며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공적, 사실상 청나라 조정 내부에서 일부 당여를 제외하고 황제의 어머니라는 신분으로 버티는 서태후는 수도를 지키는 결전에 이기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이런 안일함이 훨씬 많은 심정임에도, 그녀는 깊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편이다. 서태후는 불안감을 떨쳐내려고 평소처럼 행동하여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 편이다.
하지만 다 숨길 수 없었는지 평소보다도 더 과식하고, 자기 주변을 지키는 자들에게 더욱더 짜증을 거듭하였다. 그런 심기 불편한 모습에 청나라 조정 속 궁인들은 더욱더 숨죽였다.
오늘도 서태후는 이전에 주문했던 화려한 의복을 받아서 걸치고, 지금 청나라의 임금인 광서제보다 훨씬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음식들을 즐겼다. 이제 밤이 되어서 제 편전에서 잠자리에 들려고 누우려던 중이었다.
“황태후 전하!”
“큰일입니다.”
환관들이 황태후, 서태후에게 급히 아뢰는 상황이다.
자신의 잠을 방해하려는 환관들을 꾸짖으려다가 환관들이 지은 표정에 속으로 덩달아 당황하였다.
무엇인가 심상치 않다고 궁정에 살던 여인이 가진 직감이 알아차렸다. 그래서 서태후는 꾸짖을 생각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냐!”
꾸짖는 대신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환관들이 상전인 서태후를 향해서 보통 남자보다 높아도, 여자보다는 낮은 목소리로 곡하듯이 말했다.
“공친왕이! 공친왕이 이홍장과 함께 군대를! 북양군을 이끌고 이 황궁으로 들이닥쳤습니다.”
“뭐라!”
환관들이 알린 소식에 따르면 공친왕과 이홍장 등 공친왕을 따르는 당여(黨與)들이 북양군으로 황궁에 들이닥친 폭거를 일으켰다고 들었다.
서태후는 우선은 북양군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려면 그녀는 순친왕과 긴밀한 연락이 있어야 했다.
“순친왕은? 그가 금려 팔기 일부를 이끌고 와야 한다.”
“그것이! 연락하려고 해도 황궁 밖을 북양군이 포위했습니다.”
어떻게든 순친왕과 다른 금려 팔기 일부 등을 동원해서 막아야만 했다. 북양군이라는 무력이 자신에게 이렇게 총과 창 등을 겨눌지 예상 밖이었다.
“어떻게든 포위를 뚫어서 소식을 전달하라.”
“알겠습니다.”
“어서!”
“예!”
서태후는 발을 동동 굴렀다. 황성, 자금성이 이렇게 무력하게 포위당한 것이 오랜만이다.
궁성(宮城)인 자금성에도 병력이 있지만, 북양군을 상대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궁성 밖에 있는 병력이 같이 도와주어야 한다. 서태후는 어차피 예비군에 가까워진 상군과 회군은 북양군을 쥔 쪽에 붙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아까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순친왕과 다른 금려 팔기들이 와주어야 한다고 봤다.
“제발, 하늘이 날 버릴 리가 없다.”
“예. 태후 전하.”
그러다가 서태후는 그 변란 소식에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광서제, 그녀의 양자가 된 순친왕의 아이이자 지금 대청국 대한인 소년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것은 양자인 광서제의 안위를 걱정해서가 아니다. 그녀는 광서제가 자기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떠올렸다.
광서제를 서태후 쪽이 확보해야만 그들, 자기에게 무력을 동원하여 반기를 든 자들을 역적으로 몰 수 있다.
그러므로 서태후와 지금 그녀 곁에 있는 이들은 광서제가 절실하기에 필요하다.
“그래! 황상! 황상을 우리가 확보해라.”
“예?! 예!”
“확인하겠습니다.”
서태후는 자신이 있는 전각에서 전전긍긍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에 충격적인 보고를 그녀는 듣게 되었다. 서태후는 자기 양자이자 황상, 청나라의 대한인 광서제가 전각에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런데 그녀가 보낸 내관이 황상을 모시려는 것을 일부 신하들이 반대하여서 어쩔 수 물러났다고 다른 내관이 서태후에게 알리는 것이다.
“정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그들이 감히!”
그러다가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서태후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황궁에 황궁을 들이치려는 자들과 작당 모의한 자들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서태후는 예상치 못한 다른 변수도 알아차렸다.
황궁이라고 부르는 궁성인 자금성 내부에 공친왕과 그 당여(黨與)들과 손잡고 내응(內應)할 수 있거나, 이미 포섭된 자들이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순친왕과 그 파벌도 믿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기울었다.
“태후 전하!”
그러다가 급히 달려오는 만주인 궁녀와 한족 환관 등 내관을 확인하였다. 그들은 서태후가 순친왕에게 금려 팔기를 이끌고 북양군의 반란을 진압하라고 지시를 전달하라고 보낸 쪽이었다.
그들을 보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빨리 찾아올 리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매우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서태후에게는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 불안한 마음은 기우로 그치지 않았다가 문제다.
“순친왕 전하가 궁성 밖 금려 팔기를 이끌고, 북양군에 붙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궁성 내부에 궁성을 지켜야 할 자들이 반란을 일으킨 반도(叛徒)들에게 궁성의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하. 그렇게 된 것인가?”
기우로 끝나지 않았고, 더욱더 최악으로 드러났다. 순친왕이 공친왕이 이끄는 북양군 반도들과 합류했다. 궁성 내부에 있는 내통자들이 문을 열었다.
더는 버틸 수 없었다. 그럼에도 서태후는 모든 것을 놓아버릴 용기가 없었다.
“어떻게든 버텨라!”
“태후 전하께서 피난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그들은 이미 상황을 뒤집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피난을 권고하였다. 광서제와 함께였다면 파천하라고 권하겠지만, 서태후 수중에는 광서제가 없다.
그녀보고 피난하라고 권고하는 말에 서태후는 역정을 내면서 무리한 명령을 내렸다.
“피난? 저 역도들을 토벌하란 말이다.”
“그것은 힘든 일입니다.”
“중과부적(衆寡不敵)입니다.”
무리한 명령이라고 돌려 말하면서 듣지 않는 모습에 서태후는 화가 났다.
하지만 서태후는 피난하는 것을 싫어했다. 그렇게 피난해놓고는 배신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자기를 잡기 위해서 오는 반도들의 추격을 피해서 고달프게 살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으로 자금성에 남았다. 그런 그녀를 피난하라고 그녀를 따르는 당여들이 권하지만, 듣지 않았다.
결국 궁성 내부의 내응과 순친왕이 이끄는 금려 팔기와 북양군은 궁성을 지키던 서태후 파벌의 저항을 물리쳤다.
그들은 광서제를 빠르게 확보하고, 버티다가 도주하려던 서태후와 그 당여들을 붙잡았다.
사실 서태후를 따르는 이들은 빠르게 투항한 이들이 더욱더 많았고, 끝까지 그녀 곁을 지킨 자들은 환관들과 일부 궁인밖에 없다.
“우리는 대한의 뜻대로 태후를 유폐한다. 이제 대한을 보필하는 섭정은 순친왕이며 순친왕을 섭정의친왕에 선임(選任)한다.”
“안 돼! 안 돼!”
서태후는 공친왕이 나서서 자기 대신 섭정의친왕에 순친왕을 내세우며, 자기를 유폐하겠다는 조서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고는 채신머리없이 말하면서 거부하였다.
서태후는 자기 양자가 된 조카, 부계로도 자기 조카고 모계로도 여동생의 아이로 자기 조카인 광서제에게 명령을 철회해달라는 식으로 바라봤다.
아이, 광서제는 양모이자 큰어머니이고 이모이기도 한 서태후의 눈빛을 두렵게 바라보다가 생부인 순친왕 뒤에 숨었다.
“태후를 폐서인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라.”
그런 것에 공친왕 혁흔은 형수인 서태후를 보고 경멸어린 눈빛으로 비웃으며 말했다. 그가 하는 말은 이제 황태후를 향한 예법도 없었다.
공친왕의 폭거를 이번 무장봉기 주동자들도 못 본 척을 했다. 나중에 서태후를 처리해도 되는 일이고, 그녀는 사실상 유폐지, 폐서인(廢庶人)도 진지하게 말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서태후의 폐서인을 진지하게 생각하자면, 청나라를 위해서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태후를 평소 지내는 전각에 모셔라.”
“예.”
“안 돼!”
그녀는 북양군 병사들 손에 자기를 모시는 궁녀들과 환관들과도 격리되어서 끌려갔다. 자기가 평소에 지내는 호화로운 전각에 유폐당했다. 문을 열지 않는 것을 보고, 자기를 꺼내달라고 명령이며 고함 등을 치다가 이내에는 간절하게 간청하였다.
그러다가 서태후는 지쳐서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조선과 청나라, 그리고 프랑스 사이 전쟁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급전개가 나왔죠? 과연 서태후는 어떻게 될까?
다음 편에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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