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계속되는 조양 공방전
***
평화로운 솔빈 주 쪽과 달리, 청나라 요서 조양은 절대 평화롭지 못했다.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전투 때문이다.
“사다리와 밧줄을 성벽에 올려라!”
“와!”
“빠르게 함락하자.”
“대조선국 만세!”
조선군 보병대 중 성을 오르는 병력은 개틀링 기관총과 아군 보병대가 형성한 소총 화망을 지원 받았다. 성을 오르는 병력은 밧줄과 사다리 등도 준비했다.
부서진 구석이 제법 늘어난 조양의 성벽은 올라가기 힘들어도 틈이 생겨서 쉬고 오를 수 있다. 그런 사실을 알기 때문인지, 당황하던 어제와 달리 청나라 북양군 조양 수비대는 악착같이 막았다.
“막아!”
“파편이라도 던져!”
“예!”
조선과 청나라, 두 나라 군대 소속 보병대끼리의 치열한 교전은 오늘이 사실상 시작이다.
어제는 그냥 신경전, 혹은 탐색전에 불과했다. 성벽에 오르는 조선군 병력과 막으려는 청나라 군대 사이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목표로 갈등하였다.
“놈들이 성벽 파편을 던집니다.”
“그것만 던질 수 있을 상황이 분명하다.”
“예!”
성벽을 오르는 부대 중 하나를 지휘하는 위관 계급 무관이 정확하게 파악했다.
청나라 조양 수비대는 성벽에 수성용 도구들을 올려도, 조선군이 포격을 쏘면서 성벽 위의 망대 등이 부서졌다. 도구들은 멀쩡할 리가 없다.
“그래도 조심해라!”
“예!”
물론 그렇다고 하여도 큰 성벽 파편에 맞아서 높이 올라간 성벽에 떨어져서 재수 없이 죽을 수 있었다. 그런 것을 우려해서 무관이 말하는 것이다.
상관이 하는 말에 ‘예’라고 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조선군 장졸이 보였다. 다른 부대 소속 장졸들도 마찬가지라.
“으악!”
“조심해!”
“조심하고 있습니다.”
적, 청나라 조양 수비대는 성벽을 등반하는 조선군을 향해서 무차별로 성벽 파편을 떨어뜨렸다. 조양 수비대는 그렇게 해서라도 조선군이 들이닥치는 것을 지연할 수 있다면 상관이 없다는 듯이 움직였다.
그리고 일부는 청나라 군대가 던진 돈에 맞아서 추락사했다. 몇몇은 맞아도 동료가 잡아주어서 멀쩡했다. 사다리와 밧줄을 끊는 적도 보였다.
“저놈들이!”
“우리 전우를!”
“죽인다!”
인생은 유희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다시 사는 것이 힘들다.
아는 사람, 군대에 와서 모두와 친할 수가 없어도 아는 사람이 죽는 것은 다르다. 전장에 죽어가는 것으로 증오는 적으로 향할 뿐이다.
비록 적이라는 존재, 청나라 군대에 반감이 있어도 그렇게 증오가 있었다고 보기 애매한 이들도 아는 사람이 죽는 것에 분노와 증오가 향한다.
“내 부하들을!”
“죽여야 합니다.”
평정을 최대한 해야 하는 무관 소대장들과 교관, 부사관 소대장들이 이를 갈았다.
그들을 보좌하는 부소대장 같은 부교 계급 군인들도 흥분했다. 피를 본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엄호하는 부대도 아군의 떨어져 죽음에 이를 악물고 적군이 있는 성벽 위를 향하여 열심히 화망을 형성했다.
“쏴!”
“더 쏴!”
“우리 전우를 죽인 것의 배로 갚아준다!”
“예!”
사실 조선군 포병대가 조양을 향해서 퍼부은 포격으로 생긴, 청나라 군대 사상자를 생각하면 억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러한 것을. 자신의 작은 손해를 남에게 준 피해보다 더 큰 소실이라고 여기니까.
“어!”
“어어!”
“더 숙여!”
성벽 위에 어떻게 부상이 덜한 이들을 중심으로 힘겨운 저항을 이어간다. 교대한 부대도 어제, 조선군과 싸웠던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던 적군이 퍼붓는 포화를 실감하였다.
당연하게도 죽을 맛이라고 생각한다. 적군이 퍼붓는 포격 다음에는 참호를 파서 접근한 적의 소화기 화망을 맞는다. 화망이 엄호하는 적을 어떻게든 만신창이인 성벽에 떨어뜨리려고 안간힘이었다.
“제길!”
“더러운 조선 놈들!”
“으악!”
처절하게 싸우는 청나라 북양군 소속 조양 수비대는 조선군을 향해서 증오 어린 말과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그것은 닿지 않는 의사 표현이다. 조선군은 적의 그런 반응에 적대감을 낮추지 않았다.
오히려 적을 향해서 성낸다고 뻔뻔하다고 여기면서 적대감이 훨씬 올라가는 중이다.
“제길, 제길!”
“자라 새끼 같은 조선 놈들아! 그만 쏴!”
그러니까 서로를 향한 적대감은 더욱더 올라가는 상황이다. 성벽 위에서 전투는 치열해졌다.
“죽인다. 청나라 놈들!”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자!”
“다 죽여 버려!”
청나라 군대는 조선군의 험악한 분위기를 알고도 무시한다. 두려워도 도망칠 곳은 적었다.
그들은 어떻게 버티려고 노력하였다. 알아들을 수 없는, 그래도 분위기 등으로 짐작할 수 있는 적군의 험악한 욕설 등에도 굴하지 않는 척을 하는 중이다.
“죽어라!”
“우리는 어떻게든 버틴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너희지? 우리냐!”
이러는 중에도 맞는 예측을 꺼내는 자들도 있다. 시일에 쫓길 수 있는 것은 조선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며칠은 탐색전이라고 고려해도, 조선군은 격렬하게 청나라 군대를 몰아쳤다.
그들은 속으로 이 전투가 평야에 있었다면 청나라 군대가 이렇게 버티지 못했으리라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할 이유는 분명하게 있었다.
청나라 군대, 북쪽을 중심으로 주둔하는 북양군 병력이라도 평야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전투에는 서양 국가들 군대를 제외하고 동양에서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 때문도 있다.
무엇보다 실전에서 청나라와 일본 등을 상대로도 조선군은 승리했다.
게다가 제한적인 국지전에서 2번은 러시아 군대와 싸우는 교전에서 성공하였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형성한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오! 성벽에서 버티는, 치사한 놈들!”
“그런데, 자기들이 유리하게 싸우는 것은 수비 하는 쪽이나 공격하는 쪽이나 비슷비슷합니다.”
“그건! 그렇군.”
물론 정작 조선도 수성으로 일을 내던 쪽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조선국이라고 해서 수비력이 약해졌다고 할 수 없었다. 조선은 요동의 요택(遼澤) 일대를 제외한 중요 거점들에 요새를 세웠다.
아니면 아예 고을에 요새를 짓는 일도 있을 정도였다. 조선식 읍성이 아니라, 서양식 요새 속에 수비대와 마을을 두는 식으로도 말이었다.
정작 조선 본토 중에 조선에서 대읍이라고 할 수 있는 큰 고을들을 지키던 성벽들은 점점 허물어지는 중이었다. 요동은 어떻게 본다면 군사 목적으로 요새와 고을을 합치는 사례가 있는 편이다.
조선군은 상층부가 내린 지시에 따라서 포병대를 쉬게 하였다.
이어서 조선군 조양 공략부대의 지휘부는 성벽을 공략하라고 명령한 보병대에 올라오는 간략한 보고를 들었다.
“적은 역시 치열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아군의 피해가 매우 극심하지 않아야 할 터인데.”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도원수, 양헌수의 부관이 올리는 보고에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양헌수는 그런 도체찰사를 보면서 이해하였다. 그러면서도 도체찰사를 안심하게 설득하려고 나섰다.
양헌수는 최대한 침착한 마음으로 상관인 도체찰사, 김병학에게 입을 열었다.
“도체찰사. 걱정은 이해합니다. 우리는 아군이 덜 피해를 보고 승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중입니다. 적이 공격하는 우리 군을 향하여 타격을 더 줄 수 있는 성벽 위에 있는 것들을 최대한 포격으로 날려버린 것도 그런 이유이지 않습니까?”
김병학은 그런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양헌수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소.”
양헌수는 김병학이 귀를 기울이는 모습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조심스럽게 이어갔다.
“포병의 투입을 망설였다면, 우리 조선군 보병대는 적의 수성 도구들에 훨씬 더 피해를 보았을 것입니다. 포병대의 포격 이후에 보병대를 공격하는 데 투입하자고 승인한 것은 도체찰사가 군인들의 건의를 생각하고 승인했기에 피해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아군 장병들이 사실 예상보다 덜 다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도체찰사의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양헌수가 하는 말을 듣고,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는 그의 의도를 간파하였다. 게다가 양헌수는 김병학을 크게 띄어주면서 그가 다시 냉정해지기를 유도하는 중이다.
그것까지도 파악한 도체찰사, 김병학은 양헌수가 하는 말을 멈추게 했다. 듣기 좋은 소리는 분명하여도, 자기만의 공적은 아니라고 생각하여서 그렇다.
“하거(양헌수의 자), 너무 띄어주는군. 그대들을 신뢰하고, 그대들이 가진 전문 업무인데 하는 건의를 합당하다고 들어주었을 뿐이요. 아군이 더 다치지 않게 그대들이 잘 지휘하리라 믿습니다.”
“예!”
그리고 양헌수는 김병학이 정청군을 지휘하는 조선군 장신들을 향한 신뢰를 말로 드러내게 해서 최고 상급자의 불안으로 혹시 위축될지 모를 장신들의 분위기를 풀어줄 수 있었다.
물론 도체찰사로 전직 총리대신이기도 한 김병학이 양헌수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열심히 협조하는 태도로 말해주었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다시 회의를 시작하지.”
“예!”
어떻게 정청군의 군사 회의를 재개할 수 있었다. 다른 안건들을 논의했다.
“기병대의 보고는 여전한가?”
“예. 그렇습니다.”
“다른 보고가 있다면 즉시 알리도록.”
“예!”
기병대의 보고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조선군의 기병대는 여전히 병참로 호위와 적 병력의 증원을 확인하는 수색 정찰 임무를 수행 중이다.
조선군 기병대가 조양 성을 지키는 청나라 북양군 수비대에게 병력 말고도 물자 증원도 막기 위해서 움직이는 셈이다. 아군의 보급로는 지키면서, 혹시 있을 적군의 보급로를 봉쇄하려는 목적은 여전하다.
동시에 정청군 수뇌부는 기구 등이며, 아군 기병대가 그려서 만들어낸 임시 지도를 봤다.
아까 말했던 방안, 조양 성의 중요 창고들을 포격으로 타격하는 것 말고도 다른 방안도 생각하였다.
“아까 논의한 방안 말고도, 조양 성에 심대한 타격을 줄 방안은 더 없는가?”
“적군의 숙소를 포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흠···.”
“적군의 숙소를 지금 임시 지도로도 특정하기 어렵기는 하네.”
물론 임시 지도로도 특정하기 어려운 장소들은 타격하기 힘들었다. 그러므로 해당 건의는 달성하기 힘들다고 생각하여 기각되었다.
이어서 다른 건의를 하는 쪽도 보였다. 주로 젊은 참모들이 건의하였다.
“성문 공략은 어떻게 할까요?”
“아, 그것 말인가?”
“예.”
조선군이 조양 성을 공략하는 중에 무력화해야 하는 것은 성벽만 있지 않았다. 성문도 있다.
하지만 조양 성도 당연히 준비했겠지만, 성문은 더욱더 두툼한 철판을 나무로 된 문에 달았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서 공성추(攻城樞)가 더욱더 필요하였다. 공성추로 성문을 뚫어도 모든 일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적도 성문이 뚫릴 우려로 예비대를 성문 근처에 일부 배치했으리라고 조선군 지휘부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성을 공략하려면 성문 말고도 다른 병력의 진입 구역이 필요하다.
특히 성문을 뚫었다고 하여도 적군은 성문으로 진격한다고, 병목 현상이 일어난 아군을 향해서 난사하여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
쓰러진 아군 중에 바로 죽은 자들은 뒤에서 오는 아군에게 밟혀 죽을 수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성문 공략을 무작정 할 필요가 없다.
“아직 준비가 필요하다. 내버려 두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 공성추를 급조하는데, 재고를 충분히 만들어야 하므로 내버려 두었다.
“화포로 성문을 날려버리면 더욱더 좋을지 알겠습니까?”
“화포로 말인가?”
물론 공성추가 아니라 다른 도구를 쓰자고 건의하는 쪽들도 당연히 나타나는 법이다.
화포? 썩 나쁘지 않은 발상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썩 좋지 않은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유가 있다. 그것을 상급자가 건의한 참모들에게 설명하였다.
“적의 튼튼한 성문을 뚫기 위해서 구경이 큰 화포를 투입해야 한다.”
“그렇습니다.”
“우리 정청군에 그런 화포가 얼마나 있지?”
젊은 참모들은 아군, 대조선국 정청군이 이번 전쟁에 차출한 포병 장비들을 잘 알고 있다. 성문을 바로 부숴버릴 수 있는 거포는 공성포밖에 없었다.
“공성포가 있습니다.”
“공성포 적게 잡아도 2문 이상을 무리하게 투입해서 아군의 성벽 파괴에 차질을 줄 필요는 없다.”
상급자가 한 말이 옳았다. 공성포를 최소 2문 이상을 차출한다면, 보병대 투입 이전까지 조선군 정청군이 조양 성에 퍼부을 화력 효율이 떨어질 수 있었다.
이를 상급자가 젊은 참모들에게 타이르듯이 설명하는 중이다. 젊은 참모들은 성벽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을 우선하는 상층부를 답답하게 여기지 않았다.
적군이 성벽을 수리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을 준 다음에 그것을 다시 건의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알겠습니다.”
“성벽을 더욱더 너덜너덜하게 만든 다음에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
게다가 성벽을 장악하고 성문을 연다면 병목현상은 피할 수 있다. 엄호부대와 교란 부대로 성에 돌입하는 본대가 입을 피해는 줄어들 수 있다.
젊은 참모들은 참모로 훈련받은 이들답게 그런 가능성도 긍정하였다. 시일에 쫓긴다고 하여도, 지나치게 조급할 필요는 없었다.
조선군과 청나라 군대 사이에 있는 보병끼리 전투는 성을 끼고 싸우는 청나라 군대가 간신히 엄청난 열세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벽을 오르는 조선군은 화가 나서 열심히 싸운 편이지만, 전력투구는 아니었다. 청나라 군대, 조양 수비대는 간신히 막아냈다는 느낌이다.
“아쉽네.”
“적들은 엄청나게 지친 것 같은데 말이야.”
“맞아.”
낙사를 당한 아군 때문에 적을 향해서 미친 듯이 적대감을 드러내며 싸우던 조선군의 성벽 돌입 부대는 아쉽다는 마음이다. 너덜너덜해지는 성벽으로 보면서 쉽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쉽지 않았다.
조선군 장병들은 엄호 부대와 성벽 돌입 부대를 모두 막론하고 후송된 아군 부상병들과 사망한 시신을 생각하니까 다시 화가 끓어오르려고 하였다.
그리고 조선군은 점심이라는 것도 참호에서 급히 말린 떡이며, 건양병 그리고 육포로 간단하게 요기를 채우고 다시 싸웠는데, 큰 소득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독한 놈들.”
“그리고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조선 놈들아!”
“밥때는 지켜라!”
정작 청나라 조양 수비대는 어제와 달리, 자신들에게 밥 먹을 시간도 안 주고 싸워대는 적인 조선군이 싫었다.
그들은 허기가 심하게 지는 상황이다. 불안함과 적을 향한 경계로 성벽에 배치한 부대들은 아침 말고는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그리고 잘 모르겠지만, 적군은 떡과 육포로 허기를 약간은 채우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
“점점 해가 지는데, 적들도 이제는 물러나겠지?”
“그럴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발 이제 그만해! 이러다가 우리 수비대 다 죽어!”
그러기도 해가 졌으니까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이 한 예상은 반은 맞았다. 조선군 보병대는 이제 슬슬 물러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병대의 철수를 엄호하지 않을 조선군 포병대가 아니었다.
여기에 조선군 포병대는 아까 정청군 상층부가 결정한 목표 타격도 할 예정이다.
“쏴라!”
“예!”
그들이 어떤 목표를 노리는지도 모르는 청나라 군대, 북양군 소속 조양 수비대는 오늘도 어떻게 버텼다는 안도를 할 뿐이다.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조선군의 포격이 다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긴장감을 놓치지 않던 무관들도 있었다.
그런데 일부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던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느낀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성벽을 타격하는 포격들이 분명하게 있었다. 신형 화포들과 구경이 비교적 작은 서양식 화포들이 성벽을 타격한다. 공성포들도 일부 성벽을 노렸다.
하지만 가장 강한 중포들과 공성용 중포들은 창고로 의심되는 곳들을 향해 날아갔다.
“어!”
“뭐야?!”
그러고는 그런 곳들에 포탄이 착탄 했다. 그 포탄들은 모두 작열탄이다.
화약을 쌓은 창고는 착탄한 중포들이 쏜 작열탄의 폭발에 휘말렸다.
그렇다. 화약 창고는 유폭했다. 그 폭발 소리가 얼마나 컸으면, 조선군 보병대도 놀랐을까?
조양 장군인 노구의 숭후는 조선군이 성벽에 폭파 공작을 했는지 놀랄 정도였다. 그는 보좌하는 부관에게 상황을 알아보라고 내보냈다.
“빨리 꺼!”
“예?”
창고들을 향한, 고의성이 다분한 공격이다.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자, 청나라 조양 수비대 중 다수는 지금 일어난 일을 따라가지 못하였다.
일부 무관들은 빨리 정신을 차리고 창고의 저장한 물품들을 건지려고 화재를 진압해야 했다.
“화약 창고가 터졌다. 식량 창고도 적군의 포화에 타격당했다. 빨리 꺼!”
“예!”
그런 이들 덕분에 창고에 일어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 예비대는 물론이고, 성벽에 조선군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대던 병력도 급히 투입한다.
조선군은 적들이 창고에 일어난 유폭과 화재를 막기 위해 투입할 것도 알았다. 그러니까 열심히 창고로 추정하던 곳들에도 포격을 이어갔다.
“안 돼!”
“우리 식량이!”
문제는 조양 성에 사는 민가들도 포격에 휘말렸다. 노력해서 사격 제원을 땄어도, 바람 등으로 인해서 이른바 ‘눈먼’ 포탄들은 창고 근처에 맞지 않고 다른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창고들 근처에 민가도 있다.
그러니까 조양 성에 사는 청나라 측 민간인들은 어제 이상으로 조선군의 포화에 시달리게 되었다. 군인들의 명령으로 창고에 일어난 유폭 사고와 화재를 막으려고 투입한 민간인들도 당연히 휘말렸다.
“여기는 창고가 아니야!”
“아이고! 우리 죽네!”
조선군이 의도한 창고 포격은 성공했다. 그러는 중에 조선군 보병대는 놀랐다가 청나라 측 조양 수비대의 곤혹을 당연히 무시하고 철수하였다.
청나라 측 조양 수비대는 성벽에 있던 적들도 다시 시작한 조선군 포병대의 포격에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서 철수하는 조선군을 공격할 수 없었다.
그보다 더 바쁜 일, 유폭 사고로 타오르는 화약 창고의 화재를 진압해야 했다. 식량 창고의 화재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조양 공방전의 두 번째 전투가 끝났다.
조선군의 기구는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조양 성의 구조도를 염탐하고, 조양 성에 지금 일어나는 창고들의 화재를 감시하였다.
“잘 탑니다.”
“활활 타올라라.”
조선군 기구에 탄 무관과 교관, 그러니까 나름대로 간부들은 이런 말을 하면서 청나라 조양 수비대의 불행을 즐기는 중이다.
특히 전시가 되면 남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의 행복이 된다는 말이 옳은 것 같았다.
그들이 망원경으로 지켜보는 광경은 청나라 조양 성 내부는 화재를 어떻게 진압하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 모습이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다시 돌아온 조양 공방전입니다. 어떻게 끝날지는 다음 편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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