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영원성 공방전
***
“조선군이다!”
“적군이 쳐들어왔다!”
수비 하는 쪽인 청나라 북양군 소속 영원성 수비대는 이번에는 조선군이 이전에 겪었던 탐색전과 다르게, 작정하고 쳐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그리고 조선군은 조양 때보다 훨씬 전력으로 영원성을 공략하려고 움직였다.
조선군의 중요 지휘관 중에서 세 군단장이 막간에 대화를 나누었다. 영원성이 보이는 형세를 보고 선봉인 북도 좌군단장이 말했다.
“적군이 역시 제법 전투를 대비했습니다.”
“그럴 것은 예측이 쉽지 않습니까?”
“예. 그래도 적들을 이른 시일 내로 깨트려야 합니다.”
그런 북도 좌군단장이 한 말에 요동 좌군단장인 신정희 육군 부장이 심드렁하게 답했다. 요동 좌군단장인 신정희 육군 부장에 이어서 한성 근위 군단장인 이렴 육군 부장이 대답하였다.
조선군은 영원성에서 더 시간이 걸리지 않게, 신속히 공격해서 성을 함락할 생각뿐이다.
어차피 전쟁이라는 것은 너무 길어져봤자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런 사실을 이번에는 청나라에 선전포고한 대조선국이라고 전혀 모를 리가 없다.
“산해관도 깨트리고, 청나라 도성인 경사, 연경으로 가려면 영원성을 공략하는데 걸리는 시일도 단축해야 마땅합니다.”
“예. 도체찰사.”
도원수 양헌수와 도체찰사인 김병학도 대화하였다. 금주에서 정청군이 확실하게 정한 영원성 전투 관련 방침을 도체찰사인 김병학이 강조하였다.
그것을 도원수인 조선 육군 ‘원수’ 대장 양헌수도 동의하였다.
그리고 양헌수는 영원성을 빨리 함락하기 위해서 조선군이 성급할 수 있어도, 대규모 병력을 첫날부터 투입한다는 것을 도체찰사 김병학에게 말했다.
“그래서 첫날부터 2개 군단 병력을 바로 투입하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그것을 도체찰사인 김병학이 듣고 부정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에도 대조선국 정청군 소속 포병부대의 포화가 떨어지고 영원성을 향해서 2개 군단 소속 보병대가 적극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순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항복 제의를 먼저 한 다음에 공격해도 될 것 같소.”
“저들이 듣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해야 좋지 않겠소?”
“분노한 적들이 일치단결해서 저항하게 될 줄 모릅니다.”
물론 도체찰사 김병학은 전투 시작 전에 명목상 항복 제의를 영원성에 제시할 것을 밝혔다.
그런 의견에 대해서 도원수 양헌수야 저들이 항복하지 않으리라고는 밝혔다.
그리고 그, 도원수 양헌수는 적의 저항을 더 거세게 유도하리라고도 생각했다. 그런 의견에 도체찰사인 김병학도 부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아량을 가진다는 사실을 적들에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소? 다 통하지 않더라도, 심리상으로는 흔들릴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김병학은 선의를 목적으로 행동하기 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바로 적에게 심리전을 걸기 위해서였다.
심리전, 적에게 심리적으로 혼란을 유발할 생각이다. 당장은 큰 효과를 가지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처음에 뿌린 심리전 술수는 나중에 가면 빛을 내는 편에 속한다.
“그런 목적은 알겠습니다. 그래도 사절로 보내지는 아군을 생각하면 걱정이 드는군요.”
도원수인 양헌수는 상관일 전직 총리대신이자 도체찰사인 김병학이 그런 목적으로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려하는 모습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적에게 항복을 권하다가 죽은 사례가 이번 전쟁에 있었으니까. 요하를 건너는 사절을 청나라 지휘관이 직접 죽여 버린 일을 말한다.
“그것은 나도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상황이지요.”
“예.”
도체찰사 김병학도 그런 사실을 기억한다. 그것은 정청군 수뇌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었다. 사신을 무례하게 죽여 버리는 지휘관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그럼에도 이것은 필요하니까 하는 일이요. 또 성에 들어가지 않고 성문에서 통보할 것이니 덜 위험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도원수 양헌수는 상관인 도체찰사 김병학이 하는 말에 강하게 반박하지 않았다.
다만 우려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런 이유를 들어서 김병학이 하는 결정을 말리고 싶었다.
도원수 양헌수가 생각하기에 우려할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첫 번째는 영원성은 조선군 혼성여단 1개와 탐색전을 벌이던 쪽이었다.
그래서 매우 긴장된 국면이었다. 그것은 공방전을 시작하는 지금까지도 경계 상태를 유지했으리라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원성 수비대 관점에서 적군인 조선군을 향해서는 지극히 적대적인 대응이 바로 나올 수 있었다. 또 다른 이유도 분명하게 있었다.
두 번째는 적에게 처음부터 항복 제의를 한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데 그것은 이미 조선군이 노리는 쪽이라도 중간에 항복 제의를 넣는 것이 훨씬 나을 수 있다는 양헌수가 보기에는 개인적인 견해도 들어갔다.
“그래도, 도체찰사.”
“흠?”
“제가 하는 의견을 듣고 조금 더 숙고해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어떤 의견이요?”
그래서 양헌수는 상관인 김병학을 완벽히 설득하지는 못해도, 대조선국 정청군을 이끄는 최선임 직업 군인이 가지는 견해를 문민인 도체찰사 그에게 설명할 필요는 있다고 봤다.
양헌수는 두 번째 이유는 몰라도, 첫 번째 이유는 도체찰사인 김병학이 들어도 쉽게 수긍할 수 있다고 봤다.
“적들이 우리가 하는 항복 제의를 그냥 듣고 거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아군이 사신으로 보낸 무관과 그 호위들 안위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흠···.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일단은 듣고 있던 김병학은 다른 이유를 양헌수에게 물었다. 아무 말 없이 다른 이유를 묻는 것은 양헌수도 의미를 짐작하였다.
김병학이 양헌수가 한 말에 일리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양헌수는 그런 상관, 도체찰사 김병학을 보면서 다른 이유도 김병학에게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예. 지금 당장 항복을 권유하는 것은 나중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지만, 큰 효과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전투 중간에 우리를 향한 공포를 더욱더 각인시킨 다음에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천하 아래에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무장들이 모두 형천 같은 자는 아니라고 봅니다.”
“흠···.”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비밀은 아니었다. 정청군 수뇌부를 보좌하는 문관들이며 지휘관과 참모들도 말없이 귀를 기울이는 편에 해당한다.
도원수 양헌수와 도체찰사 김병학은 다른 대화를 이어 나갔다. 도원수 양헌수가 꺼낸 다른 이유는 사실 김병학이 다른 의미로는 질문하는 식으로 그 이유를 반박하였다.
“도원수가 꺼낸 다른 이유도 합당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항복을 권유하는 것은 그대도 알고 있지요?”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의도는 도원수 양헌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 것을 굳이 양헌수도 무리하게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의도에도 도원수 양헌수는 도체찰사 김병학이 더욱더 수긍할 논리를 펼 수 있었다. 그가 두 번째 이유를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근거들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서역 군대도 적에게 항복을 권하는 것은 중간인 사례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보내면, 적은 자기들을 적들이 두려워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다른 의미로는 적은 사기가 왕성해집니다. 그런 사실을 주어서 적을 방심시킬 요량입니까?”
“병가(兵家)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김병학이 이번 항복 권유 사절을 초장부터 보내는 이유 중 다른 것에는 그런 술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가면 심리상으로 적을 흔들 수 있는 술수가 되고, 당장은 적을 기고만장하게 유도해서 그 쓸데없이 올라간 사기를 아군이 보여주는 무력으로 철저히 굴복하는 것이다.
그런 것도 병학, 군사학적으로 나쁘지 않은 술수라고 인정하였다. 그렇지만 양헌수라는 노장(老將)은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사고가 어떤 면에서는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유연하게 열려있는 노장이었기 때문에 다른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가 군사학을 오래도록 수학하고 정립하면서 내린 결론이 다음과 같았다. 정공법과 기책(奇策)은 섞으면 좋지만, 보통은 상황에 맞게 구분해서 쓰는 것이 옳았다. 그리고 가끔 계책이 없는 척 싸우는 것이 적을 더 잘 속일 수 있다는 사실도 결론에 포함되어 있다.
“다른 변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잡았던 포로 중 소수가 탈출했습니다. 아마 영원성으로 적군 포로들이 들어가서 아는 것을 고했을 것입니다.”
“그것 말이요? 나도 경시하지 않는 문제요.”
조선군은 포로가 일부 탈출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탈출한 포로 중 하나라도, 영원성으로 갔다면 금주와 조양에서 보인 조선군의 전술을 알게 되리라고 생각하였다.
이런 것을 아주 심각하게 변수로 여기는 것은 도원수 양헌수다.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그것을 경시하지 않아도, 도원수 양헌수와 비교하면 덜 심각하게 생각하였다.
물론 그것이 왜 문제인지를 모르는 작자들보다는 훨씬 나은 태도라는 점도 사실이다.
“금주와 조양에서 우리가 처음이던 전투 중간, 혹은 막바지에 사자를 보내서 항복을 권유하는 것을 저들도 알 것입니다. 그런 술수를 알고, 아군이 보낸 사자를 그냥 죽여 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강한 것입니다.”
첫 번째 이유와도 결부하는 이유이며, 두 번째 이유와도 연결된다. 어떻게 본다면 세 번째 이유를 두 번째 이유를 보충하는 근거로 사용한 셈이었다.
전직 총리대신이자 현 대조선국 청나라 원정군인 정청군을 책임지는 도체찰사인 김병학이라는 남자는 자기가 옳다는 것을 무조건 관철하는 사내는 아니다.
오히려 그는 필요하면 타협해서 수정 안건이나 대안 안건을 채택할 수 있는 융통성이 넘치는 노회함이 가득한 노신이다.
“흠.”
그런 김병학이 제법 고심하였다. 도체찰사 김병학이 하는 고민을 도원수 양헌수도 짐작하는 쪽이다.
그리고 양헌수는 상관에 가까운 연하의 남자를 더욱더 압박하지 않았다. 그저 김병학이 하는 대답을 기다릴 뿐이다.
“도원수가 나에게 고한 세 가지 이유를 모두 생각한다면, 조금 더 신중해야겠소.”
“예.”
그리고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곁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봤다. 도원수 양헌수의 견해 외에도 다른 이들이 보이는 견해도 들어보려는 목적을 가졌다.
중요 지휘관들은 물론이고, 도체찰사를 보좌하는 문신들에게도 말이다.
“그대들의 의견은 어떤가?”
“흠···.”
“더 생각하겠습니다.”
도순찰사인 흥선 백 이하응과 정청군 문관단 중 고위직인 어윤중은 아직은 말을 아끼는 쪽에 해당한다. 다른 문관들도 비슷한 편에 속한다.
문관들도 취미로 병법을 익히기도 하고, 지방 수령으로 지방 군대를 지휘해야 하는 일도 생기기 때문에 서양식 병학, 서양식 군사학을 어깨너머로나 이론상 서책으로 배웠다.
이렇게 군략(軍略)을 아는 문관들도 신중하게 생각하려는 듯이 말을 아낀다.
그리고 조용히 있던 정청군 소속 군단 3개를 지휘하는 군단장 3명도 도원수 양헌수가 꺼낸 우려가 합당하다고 반응하였다.
“그러니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지요.”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항복을 권유할 이유는 없기는 합니다.”
“탈출한 포로들이 얼마나 사실을 늘어놓았는지 모르지만, 모든 것은 대비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아군 전령으로 보내질 이가 죽는다면 분노로 냉정함을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중요 부대들을 지휘하는 군단장 3명이 하는 말에 문관들도 조심스럽게 생각을 정했는지 입을 열었다. 김병학에는 매우 절친한 친우인 흥선 백 이하응이 먼저 자기 생각을 말했다.
“도체찰사. 중간에 항복을 제의해도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적들에게 조양에서 보인 우리 군략이 제법 노출되었다면, 다른 대책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후자는 이미 대처했지만, 전자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그런 이하응에 이어서 어윤중도 비슷한 견해로 자기가 생각하는 의견을 꺼냈다.
“제가 생각하여도, 무리하게 처음부터 항복하라는 제의로 적군을 상대로 심리를 흔드는 술책보다는 적절하게 무력을 보여준 다음에 해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전령으로 보내질 무관 혹은 문관에 생길 위험도 생각해야 한다고 보고요.”
다른 문관들도 대체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앵무새 같이는 않아도, 도원수 양헌수와 군단장 3명이 보인 동의가 결정적이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소수 의견도 있었다. 그들도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령 안전이 확보된다는 전제 조건을 붙이고 처음부터 전령을 보내서 도발하고 흔들 수 있음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흠···.”
그런 견해들을 종합해서는 도체찰사 김병학은 자기가 생각한 술수를 타협하기로 하였다.
“좋습니다. 내가 너무 이 술수를 피해가 적으리라고 생각했소.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겠소. 적에게 항복을 종용하는 전령은 전투 중간에 투입하지요. 대신에 지금은 적이 우리 정청군에게 항복을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여지를 심어주어야 좋겠습니다.”
도원수 양헌수는 상관인 김병학이 한 말에서 그가 한발 물러섰다고 쉽게 파악했다. 타협하기로 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중간에 전령을 투입해도, 위험할 수 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양헌수는 이미 정했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없는 공성 전략, 막대한 화력을 투사하고 보병대를 투입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알아차렸다.
당연하게도 조선군 정청군은 무관과 문관을 막론하고, 적군인 청나라 군대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이점인 막대한 화력이라는 수단을 투사하기 망설이지 않아서 그렇다.
어차피 적군이 농성한 성에 무시무시한 포화를 퍼붓는 것이 무식하게 병력을 들이미는 것보다 득이 되기 때문이다.
“예.”
그런 점을 당연히 양헌수도 동의하기 때문에 동조하였다. 말이 없는 다른 장신들과 문관들이며, 흥선 백 이하응도 동의하였다.
“적들이 얼마나 우리 정청군의 포화를 버틸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소?”
“그렇습니다.”
조양보다 훨씬 작은 성이 영원성이다. 하지만, 그 위명이며 청나라가 나름 신경 썼을 재공사를 조선군, 청나라 원정군인 정청군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청군 인사들은 궁금하였다. 청나라가 군대를 새로이 바꾸어서 새로운 대포들을 가지고 있는 영원성은 지금 동북아시아에서 서양 열강을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가 가진 군대 중 제일 강한 편일 조선군이 마음을 다했을 때 얼마나 버틸지를 말이다.
물론 그런 궁금증을 실제로 실현시켜야 하는 것이 정청군 고위층이다. 병가는 알 수 없는 일이 분명하다. 적군이 그들이 최악의 가정을 하는, 오래 버티는 그것을 못 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대들도 알고 있겠지만, 저 영원성에 오래 묶여있을 이유가 우리에게는 없소.”
“그렇습니다. 도체찰사.”
“적을 확실하게 압박하려면, 응당 그래야 합니다. 산해관에 훨씬 시간이 잡아, 먹혀서는 안 되니까요.”
도체찰사 김병학 곁을 지키는 문관들이며, 일부 무장들도 동의하면서 의견을 꺼냈다. 그런 반응에 김병학의 명령이 확실하게 떨어졌다.
“그러니! 영원성을 향해서 조양에서처럼 반나절(3시간)은 포화를 퍼부어야겠습니다. 길면 두 시진(4시간)은 먼저 퍼붓고 시작합시다.”
영원성에 조양 공방전 때 조양을 지키는 성벽에 퍼부은 화력 그 이상을 투사하라는 명령이다.
금주와 조양을 지키는 병력을 제외하고, 이번 영원성 전투에 투입한 정청군 부대가 가진 화력은 훨씬 강력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곳에 온 아군 전체가 가진 포병 화력을 동원하겠습니다.”
“그렇소.”
“이전부터 생각했지만, 화력을 아낀다고 더 귀한 병졸들을 무턱대고 돌진시킬 수 없기는 합니다.”
정청군에 속한 조선군 3개 군단 휘하 병력과 군단 직속 포병부대가 가진 포병 전력이며, 정청군에 임시 배속한 포병 부대들도 빠짐없이 투입하리라.
물론 원래에도 그렇게 투입할 생각이었다. 다만 포병이 포화를 퍼붓는 시간은 훨씬 길어졌다.
본래 예정대로는 길어도 반나절인 3시간 정도까지만 포화를 퍼부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기본을 3시간으로, 길면 4시간까지 말하는 것이다.
‘나쁘지 않군.’
‘훨씬 더 많은 소비도 감수하는 것이지 않았나?’
이것도 금주에서 군수 물자를 잘 보충했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탄약 관련으로 막대한 군비가 소모됨이 분명함에도 아군 병졸들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가 있다.
“기왕이면 우리가 퍼붓는 포화를 얻어맞고, 이틀 만에 적이 무너지기를 바라오.”
여기에 길게 시간을 끌지 않고 며칠 만에 영원성을 함락시키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매우 짧으면 이틀 만에 영원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도원수 양헌수와 군단장 3명, 그리고 그들을 보좌하는 정청군 참모부를 거쳐서 일선 포병대들에도 얼마나 포격하는지 명령이 떨어졌다. 그런 명령, 화력 투사 시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진 것에 놀라면서도 포병대는 명령을 수행하였다.
조선군 정청군 포병대는 탐색전을 맡았던 부대에서 들었던 보고를 생각하고, 지금 위에 뛰어진 기구들에 보고받은 상부가 내리는 정보 공유도 착실하게 고려하여 타격 목표들을 산출했다.
“적에게 죽기 전에 잊을 수 없는 불꽃놀이를 선보이시오.”
“예. 도체찰사 대감. 방포하라!”
정청군 소속 포병 부대들은 도체찰사와 도원수가 내리는 명령을 순차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달받았고 그것을 수행하였다. 조양 공방전에 종군한 조선군 병사들은 조양 성벽보다 훨씬 막대한 포격을 얻어맞을 영원성에 속으로 동정을 표현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조선군은 우선 적에게 항복을 건의하는 사절을 보내서 심리적으로 흔들려다가 말았습니다. 그리고 1시간 더 추가해서 3시간 포격이 아니라, 4시간 포격을 영원성에 퍼부을 예정입니다.
2개 군단 규모 보병대가 이후에 들이치겠고요. 영원성은 과연 얼마나 버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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