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계속되는 조양 공방전
***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입을 연 부하는 자기 생각이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음을 상관인 조양 장군 숭후와 다른 동료들에게 보이는 중이다.
“흠···.”
조선군이 성벽 모두는 아니라도 지금 그들이 공격 중인 성벽 삼면 하부를 꽤 폭파하면 문제였다. 성벽 한쪽 땅 밑에 땅굴을 파서 막대한 폭약을 설치하고 터트리는 것보다 오히려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
“성문을 오늘부터 진지하게 공격하는 적입니다. 하지만 저들도 바보가 아닙니다. 우리가 열심히 성문 뒤쪽을 틀어막았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요.”
“그렇다.”
조선군은 절대 어리석은 군대가 아니라고 인정하니까, 성문에 지붕을 올린 충차로 들이박는 것은 아무리 봐도 조선군이 아군을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그렇다면 오늘 전투에서 조선군이 노리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려야만 하였다.
땅굴을 파서 성벽 한쪽 일각을 완전히 날려버리는 쪽과 성벽 하부 토축에 구멍을 내고 폭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분명하였다.
후자를 지지하는 쪽도 성벽 삼면 하부 중 많은 곳에 폭약을 설치하는 중이라고 의심하였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막을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것도 조선군의 함정이라고 의심하는 이들이 보였다. 신중해서 나쁘지는 않았다.
“둘 다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의견은 땅굴을 파서 문을 열고 들이닥치던가. 야간에 공격해오지 않을까 같은 것입니다.”
땅굴을 파서 통로를 개척하는 것은 사실 힘든 문제였다. 얼마나 많은 군대를 쉬지 않고 땅굴을 파는데, 투입하기 쉬울까? 그런 특공대의 활동을 못 알아챌 사람들이 있을까?
특히 조양 장군인 숭후는 적군인 조선군이 땅굴을 통해서 들이닥치는 것이 아니라도, 성벽 밑에 폭탄 등을 설치하는 것을 우려하였다.
그래서 불침번과 평평한 땅에 물을 채운 옹기 등으로 적이 성을 향하여 땅굴을 파는지 감시하라고 명령했다. 땅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지 아닌지도 확인하라는 별개의 불침번도 둘 정도이다.
그런 징후를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땅굴을 통해서 공격하는 것이 점점 희박해지던 중이었다.
오히려 야간 공격이 훨씬 말이 되는 계책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조선군은 훨씬 많은 병력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을 최대한 이용해서 공격한다면, 조양 성 관민들은 훨씬 피폐해지리라.
“그것도 함정이라는 근거가 있느냐?”
“그것이···.”
물론 조양 장군인 숭후는 모든 것을 다 상정해야 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내심 둘 다 방비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다. 성벽이 일부라도 무너지면 생길 일은 악몽 같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조양 성에 있는 관민들은 성벽들이 일부라도 두 곳 이상이 절반이나마 무너진 것이 있다면 그것을 복구할 능력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자재도 부족하였다.
“적은 어떤 쪽이 실패해도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렇습니다.”
숭후가 지적한 대로 조선군은 어떤 쪽이라도 실패하면 함정으로 만들어버릴 능력이 있다.
그래서 함정이 되었든 상관이 없이 어떻게든 물이든 뭐든 뿌려서 버티는 것을 생각하는 쪽이 옳다고 봐야 한다.
“지금은 아군이 보고한, 적이 하려는 흉책을 막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조양 장군인 숭후가 한 말에 자기가 생각한 근거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고 침묵한 부하가 보였다.
사실 숭후도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부하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상관에 가까웠던 그였으니까.
하지만 제일 중요한 상황은 아군에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려는 것을 막는 것이 먼저였다.
“빨리 물을 길어서 성벽에 뿌리라고 하여라.”
“예!”
물론 일부가 지적한 대로 적군인 조선군이 파놓은 발파 공작이 얼마나 있는지를 몰랐다.
게다가 예비대를 그렇게 쓰고, 민간인들도 모두 동원하여도 막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예비대를 그런 일에 차출해서 필요할 때 투입할 수 없다면 문제였다.
“빨리 일을 끝내라.”
“예.”
적군은 철수하기 이전에 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어제부터는 저녁이 되기 직전까지 공격했던 적이라고 생각하면 말이다.
“천천히 물을 길어 와라.”
“알겠습니다.”
“오수(汚水)여도 됩니까?”
이런 중에 식수로 쓰일 물들이 낭비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오수를 써도 되느냐고 상관인 조양 장군 숭후에게 물어보는 이들도 있다.
“오수?”
“예.”
적에게 오물이 섞인 물을 끼얹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숭후는 큰 상관이 없다고 느끼었다.
지금 어떤 물이라도 걷어서 오늘 조선군의 진짜 목적일 발파 공작을 막아내야 한다고 여기었다. 그래서 숭후는 그런 물어보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숭후는 그런 건의를 꺼낸 부하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눈치챘지만, 아는 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상관없다.”
“예!”
“그런 것이라도 모아서 막아야 한다.”
사실 오줌과 똥이 섞인 것을 모아서 뿌리는 것은 굳이 할 필요가 있는지를 생각하는 이들도 보였다. 물론 정확히는 바가지 등으로 뿌려도 닿지 않아서 그냥 뿌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겸했다.
“그냥 물을 뿌려도 성공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굳이 오수를 뿌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그냥 물을 퍼도 급한 판이었다. 굳이 적에게 오수를 뿌릴 이유가 없다고 봤다. 오수와 물을 뿌려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판에 할 일은 아니라고 반대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어차피 요강에 쌓인 것들도 담아서 뿌리는 것들을 허락하라.”
“하지만!”
오수, 오물이 섞인 물을 끼얹으려고 들이는 수고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상관이 왜 그것을 허용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식수를 우려하는 것인가?”
“예.”
그래서 조양 장군 숭후가 그런 건의를 꺼낸 이들 중에 대표에 가까운 이에게 물었다. 숭후는 사실 의도를 알면서도 묻지 않았다.
“우물을 더 파놓기는 했지만,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지하수들에도 근처 호수의 염분이 침투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들은 장기전을 별로 고려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아주 일부만 그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래서 매우 당황하는 것을 드러내는 반대파들도 존재한다.
“아···.”
“식수요?”
물론 그런 것도 시간을 약간 잡아먹게 의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책임이 있었다. 숭후와 그런 건의를 한 남자 모두에게 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가?”
“예.”
물론 그것을 생각하지 못한 자신들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확인한다. 조양 장군 숭후는 그런 것을 위로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빨리 움직이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성벽 하부에 다이너마이트 폭약을 설치한 것을 발파한 것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정오가 지나고 서양식 시간 기준으로는 오후 2시에 조선군이 임시 주둔하는 군영 방면으로 후퇴하라는 나팔이 울려 퍼졌다.
“어?”
“이게 뭐야?!”
정작 후퇴 나팔이 분 조선군은 별로 당황한 느낌은 아니었다. 후퇴 나팔이 불기 직전까지 조선군은 치열하게 전투를 수행하였다.
성벽에 돌입하던 조선군 병력은 소규모로 올라갔다가 죽고 격퇴당하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성벽에 방해를 뚫고 먼저 돌입한 조선군 병졸 일부는 다이너마이트로 불을 붙여서 청나라 군대의 아군이 대기하고 있을 쪽으로도 던졌었다.
그들이 던진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면서 물을 뿌릴 준비를 하던 병력은 폭발에 휘말렸다. 물과 오수들도 그런 폭파에 엎질러졌다.
“이런!”
“무슨!”
그러다가 그들도 본대 군영이 있을 후퇴 나팔에 미련 없이 내려갔다. 그들을 놓칠 생각이 없었던 이들은 조선군의 성벽 돌입 부대를 엄호하는 조선군 부대가 퍼붓는 화망을 간과했다.
“으악!”
“제길!”
결국은 놓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적이 뭘 할지 예상한 이들은 빨리 물 등을 끼얹으려고 하였다.
“빨리 성벽으로 물 올려!”
“예!”
그러나 성벽 돌입부대 대부분이 성벽에서 물러나자, 도화선을 작동시켰다. 불을 붙이고 공병대들도 모두 철수했다.
성문을 공략하던 충차에 있던 공병대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그들은 충차를 버리고 급히 튀어나왔다. 충차에도 실어놓은 다이너마이트 뭉치들에도 불을 붙이고 나왔다.
정확히는 조선군 부대는 발파 범위 밖으로 철수한 것이다. 그런 것을 알고 최대한 막으려고 하였다.
“안 돼!”
그런 노력이 허사가 되어버렸을 뿐이다. 조양 성을 지키는 성벽 사면 중에 성벽 삼면 하부에 조선군 공병대가 꽤 설치한 다이너마이트 뭉치 여럿도 폭발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성문을 공략하려고 밀어 넣었던 지붕 있는 충차 수레에도 제법 많은 다이너마이트 뭉치들을 버려두고 왔었다.
이윽고 위에 사람, 적군인 청나라 군대가 있는 전혀 안전할 리 없는 발파 공작이 시작되었다.
막대한 폭탄을 박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주 거대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여도, 큰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으악!”
“돌들이 터져 나갔다!”
“끄악!”
다이너마이트를 통한, 조양 성을 지키는 성벽 사면 중 성벽의 삼면 하부 발파로 인한 청나라 군대 측 피해자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성벽 위에 배치하던 병력 말고도 성벽 위로 물을 올리려던 병력이 그 발파에 휘말렸다. 성벽 하부, 성벽 외벽을 지탱하던 토축이 다이너마이트 뭉치들이 터지면서 쓰러졌다.
성벽 안쪽에 대기하던 병력도 무너지는 것으로 생긴 파편들이 쏟아지면서 오수와 물을 쓰러뜨리며 그 병력에도 휘말리게 하였다.
“성공이다!”
“다행입니다.”
조선군은 이런 상황을 확인하고 기쁠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당연히 존재한다.
수십 년은 더 이전에 선열들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군 소속 선배들은 더욱더 고생해서 무너뜨린 것이 성경 공방전 등이라고 기억하니까.
그런데 다이너마이트 같은 신식 문물을 잘 사용해서 덜 힘들이고 유리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이라면 가능하다면 기세를 타서 오늘 내로 조양 성을 함락할 수 있는 상황까지 흘러갔다.
이번 전투를 일선에서 지휘하는 경군, 한성 근위 군단장인 이렴 육군 부장이 조양 성의 성벽 일부가 발파 당한 광경을 보고 연기가 걷힌 것도 봤다가 부관과 대화하였다.
“예정을 바꾼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렇습니다. 군단장님.”
처음에 조선군은 다이너마이트로 발파하는 것을 일몰쯤에 하려고 했다. 어제 군사 회의에는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견을 제시한 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바로 조선군 정청군 소속 막료부, 참모부 중에 공병 병과 출신들이다.
“더 빨리 터트리는 것으로 적의 허점을 찌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그러니까 근거를 이야기해보게나.”
“예!”
공병 병과 출신 막료 중 대표자에 해당하는 두 사람이 나섰다.
먼저 한 사람이 앞장서서 도원수와 도체찰사 등의 고관들이 있는데도, 전혀 기가 죽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견해를 밝혔다.
“우선, 적은 우리가 어떻게 터트릴지에 관련해서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들이 우리가 발파하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대응할 시각을 줘버립니다.”
“그렇게 생각하는가?”
“예. 다른 이유는 있습니다. 낮에 폭파한 다음에 전투로 이어간다면 정말 함락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도, 적은 오래 버틸 수 있다는 희망을 더욱더 잃게 됩니다.”
두 가지 이유를 설명한 공병 병과 출신 참모 무관이 한 말에 많은 이들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어서 다른 공병 병과 출신 참모 무관도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적은 성벽들을 대대로 수리할 수 없다는 역량이 드러납니다. 여러 곳에 큰 균열을 내고, 일정하게 무너뜨린다면 우리는 오늘 함락하지 않아도, 전투에 훨씬 유리해집니다.”
“굳이 대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무너뜨리자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적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우리가 노리는 것을 알아차릴 인재들은 당연히 있습니다.”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어느 정도는 예상한 근거였는데, 그래도 설명을 잘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기울었다.
“흠···.”
“도원수는 어떤 의견이요?”
물론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군사 전문가로 인정하는 도원수 양헌수와 다른 중요 지휘관들 의견을 듣고 결정할 예정이다.
그래서 김병학이 도원수를 대표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상관인 도체찰사 김병학이 물어봄에, 생각에 잠겨 있던 양헌수는 김병학을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물론 다른 지휘관들 의견도 들어볼 생각은 여전하였다. 아마도 도원수인 양헌수도 도체찰사인 김병학이 가진 생각을 짐작하였다.
“저는 두 막료가 꺼낸 의견들을 고려하고 비교하니까, 실수를 남발하지 않으면 적군에게 허를 찌를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까?”
“예. 다른 지휘관들이 가진 견해도 들어보시겠습니까?”
“좋습니다.”
그리고 도원수인 양헌수가 판을 깔아주었다. 그것으로 도체찰사인 김병학은 두 군단장을 비롯한 고위 지휘관들이 가진 의향을 물어봤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도 의견을 밝혔다. 적군인 청나라 북양군 조양 수비대가 할 방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대의에 동의하였다.
특히 두 군단장이 앞장서서 동의하는 말을 꺼냈다.
“적은 우리가 일몰 때 주로 술책을 쓰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이를 역이용한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발상입니다. 그리고 공병 병과 막료들이 보기에도 설치했다가 발동을 늦추면 다양한 변수가 일어나는 것을 우려하지 않겠습니까?”
“요동 좌군단장이 하는 견해에 저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땅굴을 우리가 파는 것도 경계하고 있을 자들입니다. 그런 자들이 성벽에 우리가 무슨 술책을 부릴지 눈치채면 그것을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적에게 막을 기회를 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도 다이노마이토(다이노마이트) 같은 문물 재보급이 빠르지 않은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까운 다이노마이토를 낭비할 수 없지요.”
각각, 신정희 부장과 이렴 부장이 한 말이다. 그들이 하는 말은 도원수 양헌수 못지않게 무게감을 가진 편이다.
그리고 두 군단장 휘하에 있는, 3개 사단과 4개 혼성여단을 지휘하는 참장 계급 장군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수기 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각자가 자기가 생각하는 견해를 밝히면서 찬성하는 모습에 더 가까웠다.
“적에게 더 타격을 줄 기회입니다. 이참에 우리는 무너지는 적 성벽들에 다시 포격도 가해서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려야 합니다.”
“옳습니다. 빨리 전투를 끝내는 것이 우리 조선에도 유리한 것입니다.”
“시일을 더 끌 필요가 없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시지요.”
전투하기 좋아하는 호전적인 장군들은 동의하는 편이었다.
물론 그들도 적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공성전을 빨리 끝낼 수 있기에 동의한다는 것을 의견을 꺼내면서 드러내는 쪽에 가깝다.
“어차피 조양을 지키는 적군은 자신들이 오래 버티기를 준비하고 각오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청나라 북양군은 영원성과 산해관, 그리고 자국 도성인 경사(베이징)를 지킬 병력을 더 긁어모으던가, 방어 태세를 더 정비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예상보다 더욱더 빨리 적군이 지키는 성을 함락하고 쉰 다음에 진격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군은 합리적인 제안을 추가해서 공병 병과 출신 참모들이 내놓은 의견을 전략상으로도 유리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창하였다.
그렇게 다른 참모들도 그런 견해에 동의하면서 세 번째 날에 일어나는 전투 계획은 달라진 쪽이다.
아까 부관과 대화하다가 어제 군사 회의를 회상하던 한성 근위 군단 혹은 경성 근위 군단인 경군(京軍)을 지휘하는 군단장, 이렴 육군 부장은 두 젊은 참모들이 내놓은 대로 계책이 잘 돌아가서 기뻤다.
“군단장님?”
“아아. 어제 일을 회상한다고 말일세.”
근위 군단장인 이렴 육군 부장이 부관에게 사과하였다. 그러고는 그 광경을 같이 지켜보던 조선군 일동에게 다시 공격을 명령하였다.
“점심을 먹을 시간을 주지 않아서 미안하다. 하지만! 가능하면 오늘! 저 조양 성을 함락할 기회가 생겼다. 간단하게 요기를 때우고 다시 공격한다!”
“예!”
2번 구운 건빵과 육포며, 말린 떡 등으로 정오 이후에 생기는 요기를 약간이나마 채우는 것이 불만이 있지만, 결국 전투 중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
대신에 조선군 장병들은 아침을 아주 푸짐하게 전투에 임했던 편이다.
그리고 오늘 저녁도 따뜻한 음식을 제대로 조리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조양 성을 오늘 오후에 정말 함락한다면 며칠을 사실상 쉴 수 있으리라.
여기에 금주로 돌아가서 영원성을 공격하는 준비가 끝날 때까지 쉰 다음에 전투에 투입된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기대를 하고, 전투에 임하려는 조선군이 보였다.
“이게 대체!”
“놈들이 일찍 터트렸습니다.”
“하! 당했군.”
그리고 조양 장군 숭후는 오후 2시쯤에 조양 성을 지키는 성벽 사면 중에서 성벽 삼면이 조선군이 공작한 발파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보고에 골치가 아팠다.
적군인 조선군이 빠르게 반격하지 않을지 우려했다. 그래서 부관과 같이 곁에 있는 중견 지휘관에게 물었다.
“지금 조선군은 어쩌고 있는가?”
“그것이···.”
“빨리 말해보게!”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양 장군인 숭후는 그런 보고에 속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자신이 순간 말을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로 자기 귀가 먹었는지도 의심하였다.
“휴식?”
“예. 휴식입니다.”
적군인 조선군이 자신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 것이냐고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이러려고 내가 성경 장군 자리를 계승하는 조양 장군을 맡았는지 자괴감이 드는구나!”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청나라 군대 측은 대처하려다가 성벽 사면 중 삼면 하부가 발파 당했습니다. 운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선군은 끼니를 간단하게 떼우고 다시 공격할 준비를 합니다. 조양 공방전은 언제 끝날지는 다음 회차들로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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