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전선 밖 상황
***
“그게 사실인가!”
“예?”
“사실이냐고 물었어!”
“그렇습니다.”
청나라 조정은 당연하게도 혼돈의 도가니 상태와 같았다. 당혹감으로 도가니 속에 녹아가는 철같이 얼굴이 시뻘게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게 얼굴이 붉어지는 자들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청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군기처 소속 군기대신을 겸하는 이들이다.
군기대신이 아니라면, 청나라에 지극히 높은 종실 남성들이다. 그들은 지금 연거푸 올라온 보고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조양이 무너졌다고 들었다. 그다음에는 영원성인데 그곳도 무너져!”
“예.”
“보고로는 그렇습니다.”
청나라 조정은 당연하게도, 패전 소식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났다. 청나라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생각했다가 끼어든 조선과 유구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하아!”
“일이 도대체 어떻게 되는가?”
“송구합니다. 황태후 전하.”
지금 청나라 조정에는 가장 큰 실권자에 해당하는 존재, 선황 동치제의 모후이자, 지금 청나라 대한인 광서제의 양모를 겸하는 서태후가 불만을 늘어놓았다.
어린 황제인 광서제는 옥좌에 앉았어도, 그는 지금 주도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었다.
자금성의 정전인 곳에 모인 대신들이며 종실 고관 모두가 옥좌에 앉은 광서제, 그 뒤에 있는 발을 치고 옥좌는 아니라도 호사로운 의자에 앉은 황태후인 서태후 눈치만 보는 중이다.
“산해관 수비를 더욱더 보강해야 해야 합니다.”
“급히 산해관에 무장 등을 보내야 합니다.”
청나라 조정은 급히 다른 무기들을 사들여서 군대를 무장시키는 상황이다. 도성인 경사, 북경을 지키는 군대에 상군과 회군에 속하던 이들을 불러 모았다.
북양군 병력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도 신식 무기를 지급해서 조선군의 서진을 막아야만 하였다. 이를 주도하는 사람은 서태후가 좋지 않게 생각하는 이홍장이다.
‘저 간사한 놈을 쳐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난 이후, 북양 수사와 북양군 패전 문제로 이홍장을 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서태후는 자기 사람이라고 여기는 장지동 휘하에 있는 남양 대신과 남양 수사가 무너진 것으로 이홍장을 쳐낼 수 없어서 살려두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능한 편에 속하는 이홍장을 아끼는 공친왕과 순친왕이 서태후가 하려는 행동을 최대한 뜯어말리는 상황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이홍장은 자기에게 살얼음판인 형국이라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이홍장은 북양 대신 자리도 유지하지만, 군기대신으로 행동과 언행을 조심하면서 청나라의 전쟁을 처참한 패전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서 노력하였다.
“남양 대신에 다시 장지동을 올리는 것은 어떻소?”
“군기대신 장지동은 이미 할 일이 바쁩니다. 남양 대신을 겸직시키면 부담이 큽니다.”
이런 와중에 이홍장과 경쟁하는 장지동에 책임을 물리지 않고, 이홍장을 견제하는 구도로 만드는 서태후가 보였다.
이홍장은 장지동이 남양 대신을 맡아도 문제가 없지만. 장지동은 이런 상황에서 남양 대신을 다시 맡고 싶지 않았다.
‘나도 언젠가는 숙청하려는 황태후를 의심하는 중이다. 황태후 말고도 줄을 댄 이들을 생각하면, 나는 이홍장과도 일시 손을 잡은 상황. 굳이 황태후 좋은 일을 내가 왜 하겠는가?’
이런 속내를 가진 장지동은 다른 이유를 대면서 책임을 지겠다고 남양 대신을 다시 맡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그래서 서태후도 결국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법국(프랑스)과의 전선은 어떠한 분위기인가?”
“그쪽도 송구하오나, 썩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서태후는 자기의 언짢음을 숨기지 않고, 그러면서도 더는 장지동을 남양 대신으로 다시 임명하는 식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대신에 베트남 전선 상황을 물었다.
그리고 그것에 답하는 군기대신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음울한 표정으로 서태후에게 고했다.
“흠···. 그쪽에 패하지 않기 위해서 인재들을 보냈는데도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서태후가 병학, 군사학에 아무리 무지하여도 이렇게 무지해서 곤란하였다. 어린 황제인 광서제는 그렇다고 쳐도, 섭정 황태후로 휘두르는 서태후가 보낸 자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문제가 확실한 게 있었다.
풍자재와 그런 풍자재를 돕는 무인들이 있어도 베트남 조정은 친프랑스 세력이 장악했다. 아편 전쟁에서 밀려난 태평천국의 잔당이던 흑기군도 청나라 군대에 적대하고, 친프랑스 베트남 민병대와 함께하였다.
풍자재를 돕는 당경숭도, 북양군 무관인 원세개도 상황이 좋지 못하게 흘러간다고 우려하였다. 그리고 청나라 군대는 친청나라 베트남 민병대를 내세우면서 베트남 북부에서 버티는 것으로도 힘들었다.
“상하이 등이며 조계지들을 중심으로 무기를 사들여도, 그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이들은 적습니다. 그리고 무기를 쥐었어도, 경사(京師 : 수도)와 직례(현재의 하북성)를 지키기 위하여 남겨두기 때문입니다.”
“강남에도 무장을 쥐여주고, 무장하여도 조선과 법국(프랑스)이 타이완을 노린다는 소문으로 함부로 나눌 수 없습니다.”
이전에 보낸 인재들이 그나마 유능해서 버티는 것을 서태후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사, 북경 수비로 남겨두는 병력을 쪼개는 것은 서태후 등이 반대해서 문제였다. 이홍장도 이를 알고 있으므로 군기처 고관들을 설득해서 강남에 있는 신식 군대들을 차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 군대는 양광, 광동성과 광서성이며 양광 옆에 있는 운남성에 주둔하는 다른 군대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더 지원군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생겨버렸다. 조선과 프랑스가 연합 함대로 대만을 노린다는 것이다.
소문이라고 하기에는 조선군과 프랑스 해군이 대만 북부를 치기 위한 휴양에 들어가고, 준비 중이라는 것을 서양 선박들에서 얻은 정보를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경거망동할 필요가 없으므로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견을 군기대신 한 명이 섭정 황태후인 서태후에게 말했다. 그런 말에 서태후는 발을 치고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하는 편이라서 고민하였다.
“그것이 소문인지 사실이 될지는 아직도 판단이 서지를 않았다?”
“예. 그렇습니다. 황태후 전하.”
지금 자금성 전각 중 군기대신들과 종실 고관에 청나라 대한인 광서제며 황태후인 서태후가 모인 자리에서 공친왕 혁흔과 순친왕 혁환은 형수인 서태후에게 말은 하지 않고 있어도, 그들이 보기에는 조선과 프랑스가 대만을 노리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하였다.
문제는 이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서태후는 두 시동생이 하는 의견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러므로 두 사람은 불편함과 불만에 형수인 서태후에게 조언하지 않았다.
그것이 종종 서태후가 자기가 하는 판단이 옳다고 오판을 유도하는 것은 다른 문제에 가까웠다. 지금도 서태후는 오판하는 중이었다. 자신이 하는 생각을 밀어붙이려고 하였다.
“강남의 타이완에 증원하기 위한 병력을 위해서 남겨두는 것이라고? 왜?”
“예?”
“황태후 전하?”
서태후는 강남에 있는 병력 중에 타이완, 대만에 증원하기 위한 병력을 남겨두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타이완에 이미 병력을 보낸 것 외에도 다른 증원 병력을 남겨둘 필요가 없다고 보는 편이다.
“내가 보기에는 타이완에 들어간 군대며, 기존에 있는 자들이 꽤 수가 된다고 들었다.”
“그, 그렇습니다.”
그런 서태후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짐작한, 공친왕 혁흔은 직접 나서서 말리려고 했다. 순친왕 혁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나서기도 전에 반대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두 친왕이 믿는 인재, 비록 한족 출신이라서 더 아쉬운 이홍장이 나서서 서태후가 무슨 말로 칙명을 내리려고 하는지를 막으려고 했다.
“황태후 전하!”
“무슨 일이요? 군기대신 이홍장?”
서태후는 자기가 하려는 말을 막은 군기대신 이홍장이 자못 짜증이 났다. 하지만, 싫어해도 그 능력을 인정하는 편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들어보려고 했다.
“송구하오나, 황태후 전하! 타이완에 추가로 전개한 병력은 조선군과 법국 해군을 온전히 막을 수 없다고 사료가 됩니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에 서태후는 더욱더 기분이 나빠졌다. 자신이 하려는 말을 막고 막은 것 때문이다. 타이완을 지킬 병력이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조선군과 프랑스 군대가 강하다고 하여도, 섬을 온전히 점령할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남월로 다른 군대가 간다고 하여도, 그들이 더 버티고 먹을 수 있는 군량이며 쓸 수 있는 물자도 보내야 합니다. 무턱대고 군대를 밀어 넣는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이홍장이 서태후가 하려는 명령의 다른 것을 알아차리고 지적하였다. 그는 서태후가 무턱대고 군대를 밀어 넣는다고 대놓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태후는 그것을 고깝게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남월이 이 상국, 대청에 그렇게 물자를 내놓지 않아서 문제라고는 알고 있다.”
“예. 그러므로 우려하는 것입니다.”
남월, 베트남 북부에 청나라 군대에서 군수물자를 대는 것은 청나라의 육상 보급로는 매우 열악하다. 그나마 청나라 측에서 보급로를 제대로 대는 곳은 단 한 곳이다.
광동 수사, 광동성 소속의 신식 수군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베트남 북부와 양광 일대 해역에서 활동하는 해상 보급로 정도였다. 지금 청나라 베트남 북부에 주둔하는 군대가 아사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가 이들이었다.
베트남 북부에 친청나라 세력들이 물자를 내놓기도 하여도, 한계는 있었다. 오히려 친청 베트남 민병대를 먹일 군량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제법 대등한 대치로 이어지게 풍자재와 당경숭 등이 생각보다 잘 싸우고 있는 편이다.
문제는 서태후는 이런 진상을 들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쪽에 가깝다. 병학, 군사학에 모르면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을 중히 써야 함이 분명함에도, 서태후는 자기가 옳다는 아집으로 참사를 부르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월에 사는 백성들에게 물자를 최대한 공출하라고 하시고 나중에 물자 값을 치르게 하시오. 대청 군대가 굶주리는 상황은 피해야 하는 법이오. 게다가 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치하다가 자멸할 것이라면 이기기 위해서 병력을 최대한 내려보내서 해내면 될 일이 아닙니까? 타이완은 원래 있던 병력과 지금 올려놓은 병력만으로도 조선과 법국 군대가 얼마나 상륙하여도 충분히 버티겠다고 생각합니다.”
“예?”
“무어라 하셨습니까?”
군기처 군기대신들은 섭정 황태후인 서태후가 한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이 아둔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서태후가 훨씬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꺼냈기 때문이리라. 서태후는 옛 병법은 물론이고 병학, 군사학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장려하라는 것이다.
지금 청나라는 남월, 베트남에도 그렇게 민심이 좋지 못한 편이다. 심지어 베트남 북부는 그래도 친청나라 세력이 제법 많은 상황이었다.
그런 행동은 오히려 베트남 북부의 친청나라 세력이 이탈하라고 유도하는 짓이다. 친청 베트남 민병대도 그런 행위를 너무 지속하면 청나라 군대에 등을 돌릴 수 있다.
“아니 되옵니다. 황태후 전하! 그리고 폐하! 거두어주시옵소서.”
그리고 타이완, 대만에 전개한 병력이 많아야 2만 명이라도 그들이 작심하고 쳐들어온다는 풍문이 가득한 조선과 프랑스 연합 함대와 그 군사력을 온전하게 막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병법이며 병학(兵學)인 군사학에 무지한 편인 서태후는 유명전이라는 대만 순무가 가진 이름값을 믿고 그러는지 몰라도, 호언장담하는 느낌이었다.
“북양대신! 그대는 나보다 높은 쪽인가?”
“아닙니다. 하지만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라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대가 그릇된 판단을 해서 이 전쟁을 얼마나 망쳤는지 모르는 소리인가?”
물론 서태후가 북양대신 이홍장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지 않았다. 오히려 북양 수사에 관련해서 상관이던 이홍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
북양 수사 잔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쪽은 서태후 쪽이었다. 그러고는 여전히 자기한테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들으면서도 이홍장은 서태후를 향한 증오를 억누르면서 평정을 유지하며 계속 말하였다.
“그 전쟁을 더 망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더욱더 많은 사람이 가진 의견을 들어주소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명쾌하게 생각하지 못하니까 문제가 아니요?”
“명쾌하게 생각하려고 하여도, 국사(國事)라는 것은 대저 쾌도난마(快刀亂麻) 하듯이 처리할 수 없음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서태후가 하는 말에 많은 신하들은 노여움을 감추려고 노력하였다. 이홍장이 하는 말에는 모두가 공감하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홍장과 정적에 가깝던, 정적이 아닌 자들이던 막론하고 용감하게 맞서는 이홍장을 높이 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이홍장이 하는 진언을 결국 서태후는 물리쳤다. 그러고는 황명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해답을 관철하려고 하였다.
“되었소. 대한! 이 어미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따라 하세요. 강남에 주둔한!”
결국에는 이홍장이 나서서 말리는 것으로 안도하던 두 친왕도 침묵을 멈추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조용하던 두 사람이 나서자, 장지동은 제발 막아주기를 바라는 편이었다.
장지동 말고도 다른 신료들도 눈으로는 두 종실 고관이 말려주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이홍장도 내심 마찬가지였다.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예. 황태후 전하. 다른 신하들이 의견을 꺼낼 수 있게 기다려주십시오. 황명을 빨리 내리기 전에 대한도 신하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나중에 통치할 때 도움이 됩니다.”
두 시동생, 공친왕 혁흔과 순친왕 혁현이 꺼낸 말에 서태후는 다시 자기가 무시당했다고 기분이 나빴다. 세 사람, 정확히는 두 사람과 한 사람은 서로를 아주 매섭게 노려보는 상황이다.
광서제 재첨은 백부와 친아버지와 양어머니 사이에 낀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 청나라의 어린 대한, 광서제는 울고 싶어졌다.
정무를 섭정 황태후라는 명목으로 자기 멋대로 하고 싶어 하는 서태후와 그런 서태후의 전횡을 막으려고, 공친왕과 순친왕은 사이가 벌어졌다가 다시 힘을 합치는 형국이 많다.
두 사람에게는 비록 형수이지만 원수에 가까운 서태후라는 공적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다.
공친왕과 순친왕은 서태후가 보이는 매서운 눈빛에 굴하지 않았다. 비교적 유약한 순친왕 혁현도 형수의 양자로 들어간 아들 때문에 물러서던 예전과 달리,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대한은 충분히 잘 알고 배우고 있습니다. 무능한 신하가 있다면, 임금이 대한이 잘 나서야 하는 것을 이 어미가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서태후의 뻔뻔한 말에 공친왕은 헛웃음이 나오려다가 이를 악물어서 꽉 참았다. 순친왕 혁현도 속으로 기가 찬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것을 참고 공친왕이 서태후 심기를 더 긁으면서 자기가 하는 말을 예의 바르게 전달하였다. 물론 실제 뜻은 전혀 예의 바르지 않지만 말이다.
“대한이라는 자리는 용단(勇斷)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용단과 고집은 다릅니다. 대한이라는 자리는 많은 것을 듣고 고심하고, 또 고심한 다음에 용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용단으로 포장한다면, 대한은 장성하시고도 용단과 고집을 구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황태후 전하께서 잘 알려드려야 하지만, 신들은 종종 우려됩니다.”
“하!”
서태후는 더 화를 내고 싶었다. 더 화를 내려고 하다가, 이번에는 공친왕의 이복동생인 순친왕이 나서서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실패한 신하라도, 항상 실패하지 않습니다. 북양대신이며 다른 군기대신들도 항상 성공만 하고 살아온 이들이 아닙니다. 그들도 실패와 성공을 모두 해본 이들입니다. 그런 이들이 하는 말도 귀담아들을 줄 알아야만 대한이 훌륭한 군주가 됩니다.”
“흠···.”
서태후는 순친왕 혁현이 시간이 갈수록 자기에게 반항적이라도, 그나마 공친왕 혁흔보다는 대놓고 정적은 아니었다.
몰아내고 싶은 신하들이라도, 공친왕과 순친왕이 중히 쓰라고 대한인 광서제에게 종종 하던 이들이다. 대한에게 하는 척, 서태후에게도 말할 때도 해당한다.
물론 서태후, 자기가 보기에는 무능한 자들이다. 그럼에도 책임을 대신 뒤집어쓰게 이용하면 나쁘지 않은 자들이었다.
게다가 구중궁궐(九重宮闕) 속에서 많은 내분이며 심계(審計)를 잘 부리던 서태후는 너무 몰아붙이면 좋지 못하다고 알기 때문에 우선은 듣는 척은 하면 나쁘지 않다고 물러날 생각이다.
“내가 너무 성급했나 봅니다. 확실히 이 다이칭 구룬을 이끄는 군기대신들이며 많은 종실 고관도 고심하는 것이 아니요? 더 논의하고 결정합시다.”
서태후가 일단은 물러난 것에 안도하면서도, 어떻게 이상한 명령을 어린 대한인 광서제를 내세워서 말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였다.
“감사합니다. 황태후 전하.”
“신들이 더 고심하고 간언하겠습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더럽고, 치사해도 공친왕과 순친왕이며 이홍장, 그리고 장지동을 위시하는 청나라 고관들은 서태후에게 감사하다고 말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의견을 논했다. 서태후가 했던 말을 아주 무시하지 않았다.
그저 관철하는 척을 하면서, 청나라에 그나마 유리한 방책을 짜려고 고심하였다. 타이완에 혹시 몰라서 병력을 더 배치하였다.
강남에 주둔한 병력 중 양광 총독 휘하에 있는 병력을 육상 보급로를 지키기 위한 병력을 비롯한 증원군도 배치하였다. 큰 차이가 있지만, 서태후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다고 착각한 상황이라 그대로 행하라고 황명을 어린 광서제에게 말하라고 하였다.
광서제는 앵무새처럼 그 말을 따라서 했다. 회의는 끝났다.
일이 최소한 풀렸다고 생각하는 청나라 고관들이지만, 문제는 베트남 전선도 그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들은 이후에 올라온 장계에 목덜미를 잡으리라. 바로, 광동 수사 관련이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청나라 조정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태후는 트롤을 하려고 하고. 이를 조정 대신들이 틀어막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청나라가 화병으로 목덜미를 잡을 정도로 더욱더 궁지에 몰릴 것은 아닙니다. 화병이 커지고 있지만요. 앞으로 터질 전투 등으로 화병이 커질 것은 분명하네요.
다음 편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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