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더 변화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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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866년에 미국에서 조선으로 추가로 입항한 배 중에서 한 척이 제일 주목을 받고 있었다. 하얗게 칠한 기범선이다. 원래 지난 미국의 내전, 남북전쟁에서 활약하던 군함으로 USS 뉴 아이언사이즈다.
미 해군의 헤비 프리깃인 컨스튜티션(헌법)함의 별명, 올드 아이언사이즈에서 따와서 붙인 이 배를 조선 측이 구매했다. 사실 이 배는 실제 역사에서는 1865년 12월 즈음에 화재 사고로 불에 타서 침몰해야 했었다. 조선인들이 이 배를 사겠다고 결정한 이후에 2차 선단의 기함으로 삼아져서 관리와 점검을 통해서, 중고에 개장 비용을 다 합쳐서 50만 달러, 은자로 50만 냥 내외에 사들였다.
화재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다른 중고의 구형 선박들과 군함들을 이끌면서 조선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그 선단의 배들에는 다른 기술자들과 다른 분야의 미국인 전문가들을 고문으로 채용해서 같이 승객으로 실었다. 이들도 조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저건 뉴 아이언사이즈? 저 배가 조선에 오다니. 무슨 일이지.”
“저걸 봐. 조선의 해군기와 조선의 국기라고.”
“조선이 뉴 아이언사이즈를 구매했다고? 그 스톤월인가 하는 철갑선도 샀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조선에 거주하는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은 조선이 꽤 그럴듯한 2척의 철갑선, 다른 말로는 장갑함을 가지게 된 것에 감탄했다. 그들은 정작 이를 두려워하지는 않았는데 이유가 있다. 서방열강의 투자를 받아서 발전을 더 이룩하고 있는 조선이고 저 배들을 도입하는 이유가 양이를 위해서가 아닌 주변국 견제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서 그렇다.
“조선 해군은 잘해야 구형 프리깃에 증기기관을 단 증기프리깃, 중고 상선을 개조한 무장상선 종류가 많았다고 알아요.”
“지난 서유시찰단이나, 얼마 전에 미국에서 꽤 많은 중고 선박들을 들여온다고는 알았는데. 제대로 된 군함 등을 더 사 오고 있군.”
“돈이 적은 조선이라도, 투자를 받아다가 배들을 사들이고 조선소를 확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에 대해서 나중에 이익으로 돌아오겠죠.”
“우리 밴더빌트 해운의 조선 지사도 그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구매하는 배와 우리를 중개인으로 해서 조선 정부가 사들인 배들이 꽤 있지요. 그 스톤월과 저 뉴 아이언사이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에 주재하는 유럽인들과 미국인들 중 상인들의 대화는 대체로 이러했다. 그들의 대화에서는 조선이 무역에 더 진심이 되려는 모습 등을 보면서 기대가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철로 된 배, 증기 철선 등을 나중에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와 굴릴 때 사용하는 원자재 등을 얻으려고 광산 개발을 더 열심히 하였다.
황해도의 간척지들 근방에서 이집트산 혹은 인도산 목화를 심어서 재배 중이다. 호남의 간척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남부의 목화 재배가 부활하는 중이라도 큰 상관은 없었다.
물론 황해도 쪽은 간척지에 목화밭들은 10년 뒤에 철공소들이 대량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또 조선이 철도에 필요한 철과 철로, 등의 다른 재료들도 수급하려고 열심인 상황을 그들은 알았다. 그래도 대화 주제는 여전히 두 배에 초점이 맞혀져 있다.
“스톤월도 꽤 배의 가격이 비싸다고 아는데 사실입니까?”
“그거요? 생각보다 미국 정부가 조선에 싸게 팔았습니다.”
혹자의 생각과 달리 스톤월은 조선이 4만 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해서 사들였다. 조선에서 많은 서양식의 배들을 운용하기 위해서 비용을 꽤 쓰는 편인데 미국이 제시한 비용은 거의 쓰지 않은 중고 철갑선을 고려해도 매우 훌륭한 가성비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후에 조선에 들어온 뉴 아이언사이즈도 12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지만, 이 배를 건조하는데 1862년에 약 80만 달러가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개장 비용까지 합쳐도 꽤 싸게 산 셈이다. 게다가 뉴 아이언사이즈의 무게는 1400t 내외의 스톤월보다 훨씬 무거운 배로 3배 이상의 무게를 자랑하고 길이도 더 길다.
또 종합적인 화력도 뉴 아이언사이즈가 더 월등했다. 유지비 등을 생각해도 한동안은 조선의 근방 해양 영향력은 강력할 것이다. 이를 대화 중인 유럽인들과 미국인들도 인지하고 있다.
“미 해군 아시아 함대와 영국 해군의 극동함대, 베트남에 위치할 프랑스 해군의 극동함대를 제외하고는 조선 해군을 제압할 자들은 적을 상황입니다.”
“열거한 나라들은 조선의 적이 아니지요. 조선의 적인 자들이 더 불쌍하지 않습니까? 중국이나 일본이 말입니다.”
“러시아도 어떻게 반응할까요?”
“글쎄요. 그들은 잘 모르겠군요.”
1860년대,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그나마 해군력으로 규정할 만한 전력을 가진 것이 조선 해군뿐인 상황에서 이런 것은 전력을 더 벌려 놓은 셈이었다. 이에 대한 소식을 들은 일본, 막부와 막부에 반대하는 파벌을 가리지 않고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신국은 저런 배들을 주문할 수가 없을까요?”
“많은 배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범선 등을 더 들여오는 것이?”
“우리는 저런 큰 배들을 만드는 것은 조선도 못 하고, 우리도 못 합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사 오는 것은 더 불가합니다.
이곳저곳에 더 손을 대야 하는 일들이 많지 않습니까?”
“흐음...”
이런 대화를 막부의 인사들이 논하고 있다. 유력한 영지의 영주들, 다이묘도 참근교대를 줄인 상황을 고려해도 자력으로 배들을 장만한다는 것은 부담이 상당했다. 사가 지역도 막부 소속의 배를 빌려서 이를 양성하고 있지만, 조선의 항해감과 서방 열강의 민간상선학교 등과 비교해도 규모가 작았다.
그 사이의 일본은 자국 내부의 혼란 등으로 나사가키 해군전습소 등을 폐지하고 다른 곳들에 재편하기 바빴다. 일본은 유럽 제국에게서 배를 선물 받았다. 이를 통해서 근대 서양 제국의 해군이나 해운조직을 모방하려고 해도 내부 혼란과 비용 문제에 직면했다.
조선은 인천부의 항해감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안정 등을 바탕으로 잘 뻗어 나간 것과 대조가 되었다. 그리고 조선은 일본처럼 배를 선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조선이 돈을 내고 배를 사들이면서 그걸 키워 왔다. 자국의 선원들을 양산하는데도 항해감은 증기선 및 기범선 외에도 범선으로 이를 키웠다.
일본의 막부와 다른 여유가 있는 영지들은 이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아까 말한 대로 정치적인 내분은 물론이고 반대파의 습격, 배상금 등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또 어떻게 세워도 에도 근방은 1864년의 지진으로 시설이 무너지기도 했다.
한편, 유구에서는 조선의 철갑선 구매에 대해서 반응이 둘로 나뉘었다. 친조선파는 대체로 큰 위기의식이 없이 이를 기뻐하는 편이다.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조선의 강성함이 더해지니까 그렇다.
“저 일본도, 우리가 배신한 청도 조선이 뒤에 있는 우리를 못 건드리겠지요?”
“아무래도 말이요. 근데, 우리의 무력은 아니오. 우리도 무력을 키워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생각이 없이 이를 칭찬하는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조선에 붙었어도, 조선에 필요 이상으로 굴종할 필요가 없다는 자주파는 이를 경계하고 있다. 두 성향이 혼재한 이들도 자주파의 우려를 이해했다.
“우리도 미국을 통해서 배 등을 구할 수가 있지 않을까요?”
“근데 배의 가격들이 부담스럽습니다.”
“우리는 그 조선보다 더 가난하지요.”
당연하게도 자강을 목적으로 노력하지만, 아직 유구는 가난한 편이다. 그렇기에 당장은 아니라도 미래를 노리고 신경 써야 했다. 친조선 파벌은 자주파 중 일부의 무리한 주장과 싸운다고 정신이 없다.
그리고 좌종당이 전사하고 대표적인 인물을 잃은 상황에서 새방론자들이 점점 실각하고, 해방론을 주창하는 청나라 조정에서도 이 소식은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홍장과 증국번은 야쿱 벡이 설치는 서북 변방인 신장 일대의 대부분을 자치권을 가진 지역으로 만들던가, 아니면 러시아에 할양해서 넘겨줄 생각이었다.
“새방론을 고집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조선의 강해지는 군대, 수군을 생각하면 이를 경계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지킬 곳이 너무 많은 것이 아국, 대청의 문제이요. 하지만 준가르가 있던 신장 일대에는 아국의 백성들도 많이 있소! 이를 잊은 것인가?”
“그럴 리가요. 다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서역 열국의 장비들을 수입하고, 그들의 군대를 모방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제대로 완성이 되었다면, 이런 일도 없겠지.”
반대로 공친왕 혁흔은 신장 일대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지금 청나라의 도성인 북경 자금성 모처에서 나누고 있는 이 대화는 공친왕과 이홍장, 증국번의 대화였다. 해방론에 집중하는 경향의 두 사람보다 더 높은 사람, 섭정으로서 청나라의 모든 강역을 다 지키고자 노력 중인 공친왕 혁흔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죽은 전 민절총독(: 좌종당)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이 생각보다 교활했습니다. 그가 이끌던 군대는 여전히 강력했습니다.”
“새방을 한다고 세금을 낭비하지 말아 주소서.”
“그렇다면, 우리의 땅을 야금야금 삼키려는 저 아라사 놈들이라도 끌어들일까요! 그대들은 내정과 신 염군 진압에 집중하시오. 신장 일대의 진압에는 새 사령관을 보낼 테니.”
““예, 알겠습니다. 섭정의친왕 전하.””
공친왕의 일축에 결국은 두 사람이 물러난다. 신 염군 진압의 지휘관이었다가 교체되어서 북경에서 일을 보는 두 사람은 속으로 공친왕 혁흔의 욕심을 무모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다.
결국 공친왕 혁흔은 두 사람의 말을 물리치고는 병으로 물러난 셍게린친의 후임으로 죽이지 않고, 권력만 숙청했던 이혁군왕을 서북 변방의 진압군 사령관으로 보냈다. 더욱 강력하게 야쿱 벡과 그 아래로 들어간 반란자들을 진압하려고 한다.
이혁군왕은 신 염군을 상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겼다. 그래도 실질적인 청나라 종실의 최고 권력인 공친왕 혁흔이 섭정으로서 내린 말에 복종했다.
“신 염군을 상대할 줄 알았는데, 더 까다로운 적이군. 그래도 그들이 더 급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않은가?
나를 숙청하는 데 기여했어도, 나보다 어려도! 내 상관이지. 어린 대한의 섭정이다. 두 태후도 전권을 거의 일임했으니...”
사실 신 염군은 생각보다 허약했다. 강남의 조세가 다시 걷히는 상황이 되자, 그 재력을 바탕으로 신 염군에 대한 청나라 측의 공세는 강해졌다. 상승군을 지휘하는 찰스 고든은 북상해서 신 염군을 상대하는 중요한 지휘관이다.
그런 고든도 조선의 소식들은 들을 수가 있다. 두 장갑함을 얻었다는 소식에 큰 신경을 안 쓰고 축하한다. 조선의 군인들에게 꽤 호감이 있는 그는 자기 아래에 쓸 만해진 상승군은 양창대 시절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라고 여긴다.
조선인 용병과 조선에서 군사고문을 했던 이와 함께 이홍장의 반대에도 그들은 잘 훈련 받았고, 성과로 이를 입증했었다. 찰스 고든은 자신의 병력이 괄목상대했다는 자명한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신 염군이라는 이들은 생각보다 약골이군. 이런 자들에게 고전했다고? 믿기가 어려워.”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당연하게도 밀어 버린다. 상대는 수를 믿고 까부는 허깨비다.”
“예!”
상승군을 지휘하는 고든은 무모한 명령은 내리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그 자신의 시점으로도 매우 무모한 명령이면 그렇다. 상부의 무모한 명령 중 자신의 가치 판단과 어긋나면 지키지 않는 고든은 그래서 이전부터 상층부와 갈등했다. 이곳에 와서도 비슷한 이유로 갈등했다.
‘제너럴 리(이홍장)는 능력이 있어도 신의란 찾아볼 수가 없는 자이다. 그런 자가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근접하면 청나라는 더 부도덕한 나라가 분명하다.’
그래서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는 중에 일로 더욱 이홍장을 신뢰할 수가 없게 되었던 그다. 그 이유는 자신의 이름으로 항복한 포로들의 안전을 보장했는데, 이홍장은 이를 알고도 그들을 연회에서 비겁하게 독살했다.
그런 소식을 알고 분기탱천해서 고든은 이홍장에게 결투하자고 찾아갈 정도였다. 아울러서 인신매매가 더해진 쿨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서양인 상인들에게도 이를 하지 말며 휘하의 병력에도 이를 엄금한다고 했다.
문제는 이홍장은 다른 거상과 손잡고, 좌종당과 경쟁하다시피 이런 인신매매를 처형할 자를 빼고는 군비를 모집하려고 전향하지 않은 태평천국 포로들을 팔아 치웠다. 이런 소식을 알고, 아주 비판적으로 그들을 봤던 고든이다.
그리고 고든도 이런 일에 가담했다는 소문의 근원도, 이홍장 측이 퍼트린 루머였다. 이런저런 악연으로 고든은 청나라 조정에 고용되어 있어도, 진심으로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속 편하게 조선의 군사고문으로 복무하고 다른 식민지의 군대 지휘관으로 부임하기를 원한다.
“좀 떨떠름하게 보는군?”
“아닙니다.”
“물론 두려울 수가 있어. 하지만! 나는 내가 훈련한 상승군을 믿는다. 그대들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라.”
“알겠습니다.”
고든의 호령에 따라서 상승군은 자신들보다 몇 배는 많은 신 염군의 군대를 향해서 대기하다가 화망을 형성한다. 수만 많은 도적 떼가 사실 신 염군에게 더 적합한 평가일 수가 있다. 상승군이 염군을 상대하기 이전에 상첩군도 신 염군을 잘 진압했던 일을 생각하면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한편, 이런 주변의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선 조정과 실무부처인 병부 해방국은 두 배의 배치를 놓고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 다른 이유로도 고심한다. 바로 배들의 명칭 때문도 있다.
“그 배들의 이름은 무엇으로 할까요?”
“굳이 배에 이름을 붙여야 하오?”
“서방에서는 배들에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까? 이미 민간에서도 민선들에 이름을 붙인다고 합니다.”
의외로 이 배 등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주로 서양을 돌아다녔던, 한산공 이성이 꽤 강하게 주창한다. 게다가 민간에서도 민선, 민간의 배에다가 이름을 붙이는 것이 점점 흔해지는 것도 또한 사실이었다.
“그냥 상선과 그냥 신 귀선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면 되지요.”
아주 단순하게 USS 뉴 아이언 사이즈는 통어영/통제영 상선, CSS 스톤월은 통제영/통어영 신귀선 등으로 하면 될 일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명칭을 붙여도 어디 소속인지만 해도 될 일인데 굳이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당연하게도 다른 특별한 명칭을 붙이는 것에 찬성하는 이들은 이는 성의가 없는 작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기왕에 얻은 특별한 배 2척부터 그런 것을 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래서 그런 말이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라고 여긴다. 다른 문제도 있다. 무슨 이름으로 짓는가에 대해서 그렇다.
많은 갑론을박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인명을 정하자고 하면, 더 큰 반발이 나오기가 십상이다. 위인의 이름을 붙여도 배에 무슨 일이 생겨서 위인을 욕되게 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반대가 나온다.
“인명을 정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위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말이지요.”
“그러다가 배가 침몰하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건...”
“아울러서 그 배의 수부와 해군 무관 등이 사고를 치면 어쩔 것이요? 그러면 그건 그 배에 붙인 위인의 이름도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닙니까?”
“으윽...”
아무래도 한동안은 조선에서는 위인의 이름에서 배에 이름을 붙이기는 그른 것으로 보였다. 대신에 다른 제안이 나왔다. 시호에 붙은 미칭 등을 붙이자는 제안도 있었다.
아니면 전설 속의 신수와 강산의 이름을 붙이자는 제안도 나왔다. 둘 다 일리가 있어 보였다. 다만 이래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태왕 이영에게 최종 결정권으로 결정해달라고 신료들이 말한다.
“내가 말인가?”
“예, 태왕 폐하. 굳이 뒤로 미루어서 엄청 신중하게 지을 일은 아니니까요.”
“그렇기는 합니다. 아바마마. 아니 폐하! 폐하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흠...”
태왕 이영은 인명을 제외한 3가지 제안 중에서 ‘뭐가 좋을까?’라고 고심하다가 결정하였다. 이러면 모두가 반박하기 힘들 것이라고 여긴다. 태왕 이영은 웃음을 감추고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수돈월(스톤윌)은 충장으로 하고, 신철기대(뉴 아이언사이즈)는 충무로 하겠다.”
그 말에 여러 신료는 임금이 충무와 충장이라고 이름을 붙인 두 강갑함, 장갑함을 생각하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반발은 거의 없었다.
물론, 한산공 이성은 충무공, 충장공이라고 붙이고 싶었지만, 아버지인 태왕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다. 충무와 충장이라고 해도 충분히 멋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회의에서 조선 남해의 통제영, 조선 서해의 통어영에 분산 배치를 하는가, 통합 배치를 하는가? 로 이야기가 오간다. 중론은 분산배치였다. 다만 어떤 배를 어디에 배치하는 일로 더 옥신각신이었다..
“충장을 삼도해군통제영에 배치하시고, 청을 견제하는 주력인 삼도해군통어영에충무를 배치하소서.”
“그게 합당하옵니다.”
“아니 되옵니다. 아국은 지난 출병 등에서 왜국이 저지른 사고를 기억해야 합니다. 차라리 충장을 통어영에 배치하시고, 충무를 통제영에 배치하소서.”
사실 여전히 태왕 이영과 그 총신들에 병부의 육군, 병무국과 해군의 해방국은 조선의 주적을 청나라로 잡고 있었다. 그렇기에 첫 번째 안을 지지하는 경향을 가진다.
그리고 배는 필요하면 전력을 증원하면 그만이었다. 속도가 빠른 배 등으로 빠른 증원을 하고 필요하면 충무 등 주력 전력을 투입하면 되니까 그렇다.
또 제3의 안이 나온다. 영국 해군이 기지를 세운 제주도에 그 두 배를 배치하자는 의견이었다. 아무리 조선의 땅이라도, 영국 해군에게 빌려준 땅이고 해군 기지가 있는 곳에 입항은 몰라도 군함을 배치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여긴다.
“그건 좀 부당한 일입니다. 영길리 측과 상의도 해야 하기에 시간이 더 걸리는 일입니다.”
“차라리 분산배치를 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동감입니다.”
제주도에 영국 해군의 기지가 설치되었다. 이를 조선군, 조선 해군도 입항 등은 문제가 아니라도, 영국 해군이 마냥 좋아할 리는 없다. 사실 어떻게 보면, 헛된 생각이었다.
물론 영국 해군에게서 철갑선, 다른 말로는 장갑함의 정비에 대해서 이미 가진 비결 등을 공유할 수가 있을 것이니 좋은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정작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다. 미국에서 데려온 조선공들이 많고, 그들에게서 배워 나가면 되었다.
또 아직 영국의 제주도 해군기지에는 큰 해군공창이 없다. 아직 일선 파견기지에 가깝다. 그럴 것이면 더 확고한 거점들이 나았다.
조선의 인천과 동래의 개항장과 그 근방에 있는 서양식 조선소들이 지원을 받고 확장할 예정이니까 그렇다. 게다가 첫 번째 안을 지지하는 이들이 청나라의 위협을 강조하자, 일본의 위협을 강조하는 것보다 더 일리가 있었다.
그런데도 일본을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조선 동래의 동래부 부윤과 주일본 조선통관 및 조선관 인사들은 앞으로 일본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충무는 통어영에! 충장은 통제영에 배치하면 되겠군. 그것이 확정인가? 의정부?!”
“예,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그러면 충분하다고 보옵니다.”
며칠이 더 지나서, 충장함, 구 CSS 스톤월은 통제영 소속으로 배치되려고 이동하였다. 사실 통제영 직속이라고 해도 배치는 동래의 부산포 근방이었다. 아직 통제영이 있는 거제 일대에 그렇게 큰 항만 등이 없기에 조선의 통제영 소속 서양식 군함들은 부산포 근방에 배치가 되었다.
그리고 조선인들은 잘 몰라도 이런 배치는 조슈 일대와 대마도 일대에서는 매우 큰 부담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아니면 잘 알기에 그렇게 배치한 것일 수도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요. 조아라에서도 연재중입니다. 거기에는 HMS 아론다이트란 이름으로 연재를 합니다.
- 작가의말
뉴 아이언사이즈를 조선이 인수했습니다. 사실 실제 이 배는 퇴역 이후에 화재로 침몰한 배입니다. 역사가 달라져서 조선 해군이 인수해갔지요.
CSS 스톤월의 가격은 실제로 막부가 미국에게 돈을 주고 산 가격으로 했습니다. 두 척의 제대로 된 철갑선이 등장하니까, 조선 근처의 주변 이웃국가들이 술렁거리는 것도 당연하겠죠. 특히나 뉴 아이언사이즈는 아주 큰 배에 속하거든요. 이번 편은 두 척의 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되었습니다. 다음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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