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 페르난디트2세 키우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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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사내 둘이 하늘을 날아서 황궁으로 전진한다.
반딧불처럼 은은한 빛을 뿌리는 사내가 저 멀리서 다가온다.
황궁 수비대는 진작 도열한 상태였다.
수비대장은 긴장해서 바라보다가 그들이 황궁 입구까지 오자 소리쳤다.
“사격! 쏴라! 궁을 넘게 해선 안 된다.”
신을 믿지 않는 수비대장의 외침에 병사들이 망설이면서도 불을 붙였다.
퍼퍼퍼펑. 타타탕.
소형포 몇 발과 화승총이 발사됐다.
발사된 쇠구슬들은 침입자 몸 주위에서 치치칭 소리와 함께 불똥을 만들고는 떨어졌다.
“맙소사. 멀쩡해.”
“신이다. 주께서 강림하셨어.”
병사들이 무기를 던지고 엎드린다.
“재장전해! 발사! 쏘라고!”
정체불명의 침입자가 황궁을 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치는 수비대장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황궁 수비대뿐만 아니라 따라오던 병사들, 구경하던 백성들마저 엎드려 절하고 난리가 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광해는 공중에서 오연히 궁을 둘러보았다.
유럽 최고의 도시답게 화려하고 멋있다.
저곳 어딘가에 페르난디트 2세가 있을 것이다.
내 아바타가.
잘 들어라 아바타야.
“주께서 날 이리로 보내셨다. 점지된 이에게 신의 말씀을 전해주라는 하셨지. 그 말을 이행한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적법한 가톨릭의 수호자 페르난디트 2세는 듣거라.”
여기 있는 거 맞겠지?
어디 원정 나갔으면 부하들이 알려주겠지?
광해는 설렁설렁 생각하기로 했다.
“제국 북방에 이교도가 날뜀을 신께서 심히 근심하신다. 이에 모든 신교의 재산을 뺏고 옳은 길로 인도하라 말씀하셨다. 보헤미아. 덴마크. 폴란드 리투아니아.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이들 모두의 재산을 뺏고 가톨릭으로 개종시켜라.”
“띠링 성좌 광해로부터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여운을 남기기 위해 잠시 말을 멈추자 황궁에서 한 떼의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동방 박사여. 정녕 신의 뜻이 맞사옵니까?”
귀족과 성직자의 말에 광해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가즈 피스트.”
거대한 황금 주먹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무도 없는 황궁 정원에 떨어졌다.
쿠우웅.
기적을 보여준 후 새로운 마법을 만들었다.
빛으로 된 거대한 십자가가 파괴된 정원에 나타났다.
금빛 십자가의 광채에 도시의 모두가 홀렸다.
이건 인정할 수 밖에 없겠지.
기적.
산의 이적에 빈의 주민 모두 분분히 엎드려 주 예수를 찬양한다.
광해는 오연히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독실한 페르난디트 2세는 주께서 점지한 정당한 교황이다. 이에 한 달 후 로마에 사는 가짜 교황이 십자가에 매달려 죽게 될 것이다.”
대량 학살은 힘들지만 하나쯤 죽이는 건 언제든 가능하다.
내부정치로 선출된 로마교황은 죽게 될 것이고, 가톨릭 세력은 페르난디트 2세 아래 하나로 뭉치게 될 것이다.
“로마 교황이 주의 벌을 받아 죽은 후 가톨릭의 힘을 하나로 모아라. 유럽 모든 나라에 가톨릭만 남길지어다.”
말하는 사이 황궁에서 황제가 뛰쳐나왔다.
귀족과 호위병이 막고 있었음에도 거듭되는 기적에 놀라 뿌리치고 나온 것이다.
“주의 메시아, 동방 박사를 뵙습니다. 정녕 제가 주의 사도입니까?”
“그렇다.”
“그렇다면 주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하오나 적도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이교도를 다 죽일 수 없습니다.”
신실한 주의 종 페리난디트 2세는 신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이전부터 신교를 박해해왔다.
자신의 땅이 된 보헤미아에 사는 모든 신교의 재산을 몰수하려다가 지난해 전쟁이 일어났고, 보헤미아 지방에선 신교에 거침없이 밀리고 있다.
이게 30년 전쟁의 시작으로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광해는 선심 쓰듯 말했다.
“그래서 신께서 네게 무기를 전해주라 하였다.”
스페인은 거침없이 몰락하고 있었다.
칸국에게 마닐라와 세부를 잃으면서 아시아 거점을 잃었고, 그 소식이 전해질 즈음 칸국의 아메리카 침공이 시작되었다.
아메리카의 모든 함대와 식민지를 잃고, 그 소식이 전해진 후엔 지브롤터까지 빼앗겼다.
시칠리아와 나폴리의 함대와 항구가 불탔고, 오스만제국의 육군이 투입되자 해외 식민지를 전부 잃게 되었다.
지브롤터를 수복하기 위해 유럽 최강의 육군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대패하였고, 운용할 수 있는 육군의 숫자가 절반으로 줄었다.
해군은 거의 전멸이고.
포로로 잡힌 귀족의 몸값으로 지브롤터와 그 주변 지역을 내줬지만, 내준 게 문제가 아니라 마드리드가 함락되는 걸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스페인은 굳건한 동맹 오스트리아에 손을 뻗었다.
루이스가 전해준 광해이포를 제작함과 동시에 오스트리아에 사절을 보내 광해이포를 전해줘 동맹을 강화하려 했다.
그 사절 중에 루이스 페르난도가 껴 있었다.
당일 낮에 도착해 황제 접견을 기다리던 루이스.
그는 밤하늘에 떠있는 광해를 보았다.
“산탄포?”
스페인이 준비한 선물을 광해가 먼저 꺼냈다.
공중에 염동력으로 고정시키고, 화약과 탄알을 넣고 불을 붙인다.
콰아앙.
재장전.
콰아앙.
“이것은 신의 선물이며 이교도를 죽이도록 만든 무기다.”
“성좌 광해가 sss급 무기를 후원합니다. 받으시겠습니까?”
어차피 기술이 공개된 거 선물로 준다.
광해의 말에 루이스는 기가 찼다.
저 공포스런 무기에 가톨릭의 선한 양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데.
그러나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주변 분위기는 이미 기적을 목도한 자들의 눈물서린 감동의 도가니다.
“신의 무기로 신교를 정벌하고, 로마의 가짜성직자와 가짜 교인을 없애라. 너만이 신의 대리자이며 네가 임명한 사제만이 진정한 성직자다. 나는 신의 뜻에 따라 적의 모든 함선을 불태울 것이다.”
필요에 의해 바다를 청소하지만, 이건 널 위한 성탄 선물인걸로 포장할게.
이정도 힘을 실어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하지만 페리난디트 2세는 자신이 받은 선물이 얼마나 큰지 모르나보다.
“하오나 제겐 힘이 없습니다. 신성제국 외에 모든 나라를 징벌하기엔 병사의 수와 힘이 부족합니다.”
현재 유럽은 계약식 봉건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왕에게 세금을 바치고 일정기간 군사를 동원해 주는 걸로 귀족의 의무가 끝난다.
중국의 당나라수준, 한반도의 고려 초기 수준의 봉건주의가 아직도 성행하는 것이다.
귀족들에게 장기간 군사를 일으키게 하려면 왕이라도 돈을 줘야 한다.
막무가내로 병사를 불러오는 건 황제라 해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신성로마제국조차 절반 가까이 신교의 땅이다.
그들이 합류할 리 없으니 오스트리아 홀로 유럽 전체와 싸워야 한다.
징징대는 페르난디트 2세에게 짜증을 내려는 데 뒤에서 모현성이 귓속말을 한다.
현재 광해는 모현성의 말을 오스트리아 어로 소리치는 아바타일 뿐이다.
“가엾은 주의 대리자여. 너 홀로 싸우지 마라. 주를 따르는 모든 양들이 일어설지니, 주변의 신교를 죽이고 부자를 죽여 재산을 나눠 갖게 하라. 네가 할 일은 참된 성직자를 임명해 어린 양을 이끌게 하는 것뿐이다.
신아래 모두가 평등하다. 신과 어린 양을 이끄는 성직자만 존재할 뿐이니 모든 양들을 똑같이 대하거라. 내일부터 모든 교회에서 교육하라. 신아래 모두가 평등하니 너와 너의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이의 재산을 똑같이 만들어라. 가톨릭의 모든 양이 일어서서 부자를 죽이고 재산을 나눠가지면 가톨릭의 정화가 완성된다. 모든 교회에서 양들에게 신의 뜻을 전파하여라.”
“알겠습니다. 동방박사여. 그대로 전파하겠나이다.”
“한 달 후 교황이 신벌을 받아 죽을 것이다. 그 후 주의 어린 양들이 들고 일어나도록 만들어라.”
이거면 되겠지.
“그 무지렁이들이... 그깟 것들이 들고 일어나봤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페르난디트가 거듭 징징대자 뒤에서 모현성이 중얼거렸다.
“성좌 광해가 한심하게 바라봅니다.”
“헛소리 하지 말고 대사나 읊어.”
모현성이 대사를 말하면 광해가 통역한다.
“그 민초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다. 네가 할 일은 모든 신자들에게 신교와 부자를 죽여 재산을 나눠가지라 꾸준히 설파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의 뜻이니 반드시 기적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주의 역사하심을 믿고 끝까지 따르겠나이다.”
“그리고 신께서 역사하심이 유럽과 아프리카를 하나로 만들라 하셨다. 내게 힘을 줘 지브롤터를 막게 하셨으니 지브롤터 바다가 갈라지고 지중해가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로 바뀔지어다. 신자들은 지브롤터로 성지순례를 와 신의 기적을 봐야 할 것이며 농토로 바뀌게 될 지중해 땅은 독실한 신자가 나눠 갖도록 할 지어다.”
“바... 바다가 갈라진단 말씀이옵니까?”
성경에 등장하는 가장 확실하고 선명한 기적.
모세 대신 광해가 바다를 가른다.
“그러하다. 바다를 가를 힘을 내가 받았으나 이는 나 홀로 이룰 역사가 아니다. 신께서 명하시길 모든 목자와 신자들은 쇠막대를 지팡이로 짚고 석회석을 지고 지브롤터로 와 주의 역사에 참여하라 하였다. 주의 역사에 한 손 거든 이만이 천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신교와 부자를 죽여 재산을 나눠 갖되 철과 석회석을 따로 모아 지브롤터로 가져오라.”
수억톤의 석회석과 철.
댐을 만드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걸 신앙의 힘으로 가져온다.
성지순례를 빙자한 수송작전.
“신의 역사에 참여하라!”
광해는 강렬한 빛을 만들어 자신과 모현성을 감쌌다.
눈뜨고 보기 어려운 빛 속의 두 남자는 동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갔고, 혜성 같은 빛은 성 밖으로 나가자 꺼졌다.
“오오오. 기적이.”
“동방박사가 방문하셨다.”
성탄절 분위기에 물든 빈의 모든 시민이 광해의 목소리를 들었다.
“황제께서 신의 대리자라니.”
“오오오.”
“가톨릭만이 영월할지니.”
거의 모든 시민이 가톨릭을 믿는 도시에 울려 퍼진 소리는 너무도 달콤한 말이었다.
“이교도를 죽이자.”
“이교도의 재산을 나눠갖자.”
“부자를 죽이고 그 재산을 차지해도 된다는 거지? 이게 신의 뜻이지?”
“네덜란드 이교도들이 더러운 방법으로 재산을 불렸지.”
“그들을 죽여 그 돈과 땅을 나누면......”
광해가 전한 말은 시민들에게 진하게 퍼졌다.
한편 황궁에선 귀족들의 축하인사가 줄을 이었다.
“신의 대리자여.”
“정당한 가톨릭의 수호자여.”
그들 중 일부는 주를 믿지만 일부는 믿는 척만 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믿는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적을 직접 목도했으니.
“한 달 후 교황이 죽는다면 모든 교황의 성직자를 제압해야 합니다.”
“가짜 성직자를 죽이고 그곳에 우리 사람을 채워 넣으면 됩니다.”
교황의 세력이 사라지면 자신들의 세력이 커진다.
귀족들은 신을 믿으면서도 신의 말씀으로 자신이 얻을 이득을 먼저 계산했다.
“일단 교회에 신의 말씀을 전하는 게 우선이겠군요.”
“농부나 소작노예 따위가 싸울 수 있을 진 모르겠으나 한손 거들면 신교를 죽이는 데 도움은 되겠죠.”
귀족들은 신교를 없애고 그 땅을 나눠가질 계산을 시작했다.
돈 가진 부자를 죽이라는 말에 자신도 포함된다는 건 생각지 못했다.
한편 열광적인 성탄분위기 속에서 루이스와 스페인 사절들은 자신들의 짐을 돌아봤다.
예쁘게 포장한 광해이포.
그냥 돌아갈까?
“너 공산주의 좋아하냐?”
“아니 끔찍이 싫어해.”
빈 성벽 밖 빈민가까지 벗어난 후에 땅에 내려왔다.
광해는 마법진을 그리며 물었다.
“그런데 왜 자꾸 공산주의냐?”
“끔찍이 더러운 거니까. 그리고 여긴 공산주의보단 가톨릭 암흑시대의 재현이지. 암흑시대와 공산주의가 공통점이 많잖아. 가짜 신이 지배하는 모두가 평등하게 못사는 사회.”
“하긴.”
유럽 전체를 정복하긴 힘들다.
일본 공작할 때처럼 유럽 전체를 절반으로 쪼개 서로 싸우게 하면 정복하기 쉬워진다.
유럽을 쪼개는 방식으로 종교를 이용한다.
때마침 종교전쟁의 기운이 무르익는 시대다.
살짝 채찍질만 해주면 된다.
광해는 마법진을 그려 로마로 이동했다.
은신한 채 교황청을 돌아다니며 교황을 찾았고 아무도 모르게 마킹만 해 두었다.
어디로 숨든 찾아낼 수 있도록.
아직 소식을 듣지 못한 교황은 인자한 미소를 띄우며 크리스마스 미사를 집행하고 있었다.
잘 가시게.
넌 이미 죽어있다.
“성좌 광해가 당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끄러.”
마킹까지 끝낸 광해는 모현성과 지브롤터로 돌아왔다.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한 달 간 휴식이다.
- 작가의말
너 아직도 프린세스 메이커2 하니?
난 최신겜 하는데 페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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