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천년제국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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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제국을 무너뜨리는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관료의 부패요. 선거로 뽑는 감사원 제도가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겠지.”
“제국을 무너뜨릴 또 다른 이유를 찾자면 외적의 침입이외다.”
두 노인은 다음 안건을 꺼냈다.
“현재의 칸제국은 세계 최강.”
“칸제국보다 강한 나라는 없소. 광해님이 떠난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오.”
“칸제국이 마음먹는다면 어느 나라라도 정복할 수 있소.”
흠칫.
두 노인의 광오한 선언에 귀빈석에 몰려있는 타국 사신들이 굳는 게 보인다.
멀리 신성로마제국과 오스만을 비롯해 가까이 일본과 중국의 다양한 나라들까지 모두 와 있다.
그들 또한 칸제국의 힘을 알기에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다.
긴장한 외국 사신들과 대조적으로 백성들의 표정에 자부심이 깃들었다.
강한 나라의 백성이라는 자부심과 영토가 넓어지면서 풍요로워진 생활이 절로 어깨에 뽕을 넣어 준다.
“하지만 이건 영원할 수 없소.”
“현재는 국력의 차이가 크지만, 먼 훗날 대칸께서 떠나신다면 좁혀질 것이오.”
“광해님께서 전수하신 신의 기술은 조금씩 타국으로 흘러갈 테고 그들이 이 악물고 기술개발에 매진한다면 국력이 추월당할 수 있소.”
“언젠간 칸제국보다 강한 나라가 등장할 수 있소.”
두 노인의 말에 백성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하지만 백성들보다 타국 사신들이 더욱 긴장했다.
“타국과의 외교의 기본 공식은 아국의 최대 이익.”
“시험으로 선발된 훌륭한 관료는 칸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오.”
“하나 개인의 호불호로 타국을 상대해선 아니되오.”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타국을 돕거나.”
“성리학 같은 이상한 학문으로 자국을 타국에 갖다 바치는 매국 행위를 해선 안 되오.”
“외교는 언제나 칸제국에 최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하며 모든 타국은 잠재적 적국으로 봐야 하오.”
조선의 성리학자가 친명 했듯, 현대에 밑도 끝도 없이 친미 하거나 친중 또는 친일하는 이가 있다.
외교는 그래선 안 된다.
타국은 모두 적국이며 친일파를 욕하듯 친외국하는 모든 이를 욕해야 한다.
외교에선 한국에 도움이 될 때만 서로 이익을 나누고 한국에 해가 될 때 가차 없이 거부하는 이기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
정인홍의 마지막 선언에 귀빈석이 소란스러워졌다.
일부 타국 사신은 벌떡 일어서서 도주하려 하고 있다.
성질 참 급하다.
“그렇다면 아국은 모든 타국을 정복해야 하는가?”
“아니오. 그게 최대이익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지.”
“무작정 점령하면 오히려 칸제국을 약화시키오. 점령지의 안정과 반란소탕,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이 융화되지 못하면 칸제국을 내부에서 붕괴시킬 터이니 정복의 승리보다 해악이 더 크오.”
“그러므로 칸제국은 칸제국의 최대이익을 위해 타국과 잘 지내야 하오.”
소란이 가라앉는다.
벌떡 일어서서 떠나려던 사신은 병사에게 막히고 통역관에게 전해들은 후 멋쩍게 자리로 돌아왔다.
“질 좋은 나무가 나는 곳에 배 만드는 기술을 전수해 그들에게서 고깃배를 구매하고.”
“좋은 광물이 나는 곳의 개발을 도와 자원을 사오듯이.”
“칸제국은 칸제국의 최대이익을 위해 타국과 협상하고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낼 것이오.”
“그렇지만 타국이 분개해 전쟁을 일으키면 손해가 크니 전쟁이 나지 않도록 그 국가에도 이익을 나눠줄 것이오.”
“언젠가 칸제국보다 강한 나라가 생길 테요.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소.”
“패악한 국가를 혼자 막긴 힘들어도 동맹들과 손을 잡는다면 막아낼 수 있을 것이오.”
“모든 타국을 잠재적 적국으로 보고 미워하며 경계하되.”
“모든 나라와 동맹을 맺고 기술을 교류하며 서로 이익을 나누어 적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발전적 관계. 이것이 칸제국 외교의 기본 방향이오.”
“타국의 사신들은 지도를 봐 주시오.”
마지막 이원익의 말에 사신들은 하늘에 떠 있는 마법 지도를 봤다.
“각자의 모국을 찾고 그 땅이 칸제국의 계획에 없다는 것을 확인해 주시오.”
“칸제국을 공격하지 않는 한 아국이 그 나라를 공격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오. 이건 신의 명령일지니 광해님이 떠난 이후로도 제국 헌법으로 보장될 것이오.”
“해당 지역의 모든 이가 아국의 언어와 법과 문화를 받아들여 전원 제국민이 되길 원한다면 칸제국에 편입시키겠소. 허나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오.”
“그러니 안심하시오.”
칸제국이 불침을 선언했다.
사신들은 안도하며 자국에 이 선언을 알려 받게 될 포상부터 계산했다.
하지만 이 선언의 속뜻까진 알지 못했다.
이후 수많은 섬지역에서 스스로 칸제국 언어를 익히는 운동이 일어나고 모두가 시험을 통과한 후 수천 개의 섬이 칸 제국에 포함되게 된다.
애국심이란 개념이 없는 지역일수록 강국에 포함되어 생활이 나아지고 안전을 보장받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칸 제국은 한 푼의 비용도 쓰지 않고 문화적으로 스스로 동화된 인구와 아름다운 섬과 그에 포함된 넓은 바다를 얻게 된 것이다.
“또한 동맹을 굳건히 하는 의미로 칸제국에서 수많은 기술과 문화를 해방해주겠소. 아국의 발달한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이는 스스로 아국으로 와서 학습하고 돌아가시오.”
와우~
우워어어.
사신들이 환호했다.
전기나 석유, 내연기관 같은 핵심기술은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일반 백성들에게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킬 수 없는 기술들이 많다.
광해이포의 원리가 새어나간 것처럼 증기기관과 부품, 채광기술 등 여러 기술을 금방 뺏기게 될 것이다.
뺏기느니.
미리 선심쓴다.
그리고 기술과 문화가 함께 침투한다.
지금도 왕족과 귀족들에게 한류문화가 넘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문화교류가 일면 전 세계에 광해소망교 찬송가가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또한 백성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소.”
“모든 사람은 똑같은 사람이오. 사람을 미워하지 마시오.”
“타국을 미워하고 두려워하고 경계하시오. 하지만 그 나라 사람까지 미워하지 마시오.”
“신께서 광해님께 말하기를 광해소망교를 받아들이든 말든 사람은 모두 똑같다 하였소.”
“죄인을 미워하고 찢어죽이되 죄 없는 이를 괴롭히지 마시오.”
“타국인 누군가 당신의 가족을 살해할 수도 있소. 그렇다면 살인자를 잡아 벌주되 그 나라의 다른 사람 모두를 싸잡아서 미워하지 마시오.”
“칸제국에도 정신 나간 살인자가 있소. 그 살인자 때문에 칸제국인 모두를 미워하고 죽일 생각이오? 죄인만 미워하시오.”
“이건 신의 뜻이오.”
“타국을 경계하되 타국인은 똑같은 사람으로 대접하시오.”
“칸제국에 행해지는 차별금지법은 타국민에게도 똑같이 정해지오. 칸제국에 숨어들어온 타국인이 아니라면 절대 함부로 대해선 아니 되오.”
이미 몇몇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타국을 항해하던 상단이 섬 지역의 마을 하나를 통째로 말살하고 자신들 상단의 땅으로 삼은 것이다.
유럽의 동인도회사가 하던 짓을 똑같이 한 것이다.
이로 인한 외교적 항의를 받은 후 조사해 전원 사형했지만,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법의 범위를 확장하고 개념을 전한 것이다.
인종학살은 없다.
영국이 될 수 없다.
“이상이 아국의 외교적 방침이오.”
“국가와 백성 모두가 한뜻으로 움직이고 타국의 뜻 또한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한다면.”
“훗날 칸제국의 위험요소는 가장 큰 방패로 바뀔 것이오.”
여기까지 말한 노인네 둘이 목을 쓰다듬었다.
힘들겠지.
나이도 있는데.
이후로도 한참 선언이 이어졌다.
사법연수원과 법관의 개념.
국가 권력의 분배와 그를 상호견제 해야 하는 이유.
그 외 모든 분야에 기본적인 방향을 선포했다.
내용이 길어지자 백성들이 지루해 하는 게 보이고 일부는 자리를 뜨기까지 했다.
감히.
황제가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상은 칸제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았군요.”
아직 멀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니 둘이 연극하듯 번갈아 말해 지루함을 덜려고 한 거겠지.
“국가의 관료가 하는 일은 연못을 만드는 일이오.”
“국가는 집이요 울타리외다. 강한 벽을 쳐 외적이나 오염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연못 바닥을 평평히 만들어 모두가 같은 높이에서 땅을 딛고 살게 하오. 또한 연못의 물이 오염되면 오염원을 제거하는 역할이오.”
국가연못이론.
옆에 있는 모현성을 슬쩍보니 눈이 마주치자 나야나 춤을 추는데 참 못생겼다.
“연못안의 물은 백성이오.”
“연못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못 주변의 나무나 경계석이 아니오. 연못의 물이 전부요.”
“백성이야말로 연못의 물이며 연못의 전부요.”
“이제 천년제국을 지탱하기 위해 백성이 가야 할 길을 알려 주겠소.”
“우선 이익 추구.”
“모든 백성은 자신의 최대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소.”
“이 최대한의 이익이란 사람마다 다를 것이오. 누군가는 노래하는 게 최대 이익일 수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돈을 버는 게 최대 이익일 수 있을 것이오. 누군가는 남을 도와 존경받는 게 최대 이익일 수 있소.”
“어쨌든 이 이익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국가는 백성의 최대이익 추구를 막아선 아니되오.”
“왜냐하면 인간의 이익추구는 선천적인 것이기 때문이며 강제로 막으려하면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오. 과거 성리학이 인간의 본성을 억눌렀기에 그토록 많은 문제가 생겼고, 나라를 약화시킨 것이오.”
“인간이 이익을 추구하는 본성. 이를 성리설이라 부르며 칸 제국은 이를 보장하겠소. 성리학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앞으로는 인간의 본성, 성리설을 연구하는 학문이 될 것이오.”
풉.
이건 좀 웃겼다.
광해는 모현성을 봤다.
“이건 니 생각이냐? 성리설? 큽. 완전 짝퉁이잖아.”
모현성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저 노인네들. 어떻게든 성리라는 단어를 넣고 싶어서 만들더라. 성악설, 성선설은 가라, 이제 성리설의 시대다. 크크큭.”
“에휴. 그게 뭔 의미가 있다고.”
“그러게. 성리학은 이제 좀 버리지. 굳이 이름만이라도 남기려는 건 무슨 심보인지 원. 인간의 본성이 이익추구니까 그걸 연구하는 학문이라니. 완전 말장난.”
광해와 모현성이 소곤대는 걸 못들은 이원익과 정인홍은 당당히 연설을 이어갔다.
“개인의 이익추구는 국가에서 보장하오. 하지만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가 얻는 손해가 클 경우 이는 법적으로 금지되오.”
“여기서 국가란 나 외의 모두요. 국가는 광해님의 것이 아니며 시험에 통과한 관료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이오. 그러니 여기서 말하는 국가란 나를 제외한 모두를 지칭하오. 개인의 이익은 사익, 국가의 이익은 공익이라 칭하겠소.”
“노래하고 싶지만, 야밤에 모두가 잘 때 노래해서 다음날을 준비할 이가 깨게 된다면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손해가 더 크니 금하오.”
“마찬가지로 살인, 강간이나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등의 행위 모두 이 개념에 따라 법에 위반되오.”
“사익과 공익의 기본 개념을 이해했다면 해도 되는 일과 해선 안 될 일을 어렴풋이 분간할 수 있을 것이오.”
“공익을 해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자유를 누리고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도 좋소.”
“국가는 개인의 것이 아니고 누구의 것도 아니니 국가의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도 좋소.”
“왕도 국가이며 관료도 국가이며 이웃도 국가고 당신도 국가요.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시오.”
짐은 곧 국가다, 라고 외친 루이 14세가 태어나기도 전 시대에 칸제국은 민주주의를 천명했다.
태양왕은 아비가 죽어서 못 태어나려나.
- 작가의말
외교편을 쓰면서 불안해진게 있는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한국에 가장 큰 해를 끼치는 나라가 중국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제조업이 발달하면서 일본의 수익을 잡아먹었듯이
중국이 발전하면서 한국의 파이를 잡아먹게 될 거 같아요
실제로도 대부분의 대중수출기업들이 맥을 못추고 있죠
그래서 중국 확 망했으면 좋겠고, 중국공산당이 좀더 미친짓을 해서 나라를 무너뜨리고 중국의 피지배민족이 민족주의를 받아들여 독립했음 좋겠지만...
이런말 요즘 매우 위험한 거 같지만 중국출신 죄없는 사람까지 다 죽이자는 말은 좀 무섭네요
중국은 싫지만 중국사람 전부를 죽이자는 말은 하지 말자고요. 나치 나쁘자나요...
오늘 두 편 올리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실패해쪄! 힘드렁!
술마시자는거 거절하고 집에서 글만 썼는데...
못써쪄! 봐줘영!
수없이 고치고 추가하고 했는데...
지금도 맘에 안들어서 다시 구성하고 싶고 막 그러고...
내일 두편 올리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마음멌었지만요...
약속은 안행~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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