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5 화 – 원치 않은 곳에 왔다···.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5 화 – 원치 않은 곳에 왔다···.
순조롭게 수도로 향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곳.
열 채 정도의 집들과 창고들이 보이는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규모의 이곳에 왔다.
“하··· 어쩌다 여기 오게 된 거야?”
리아인은 황당하면서 당황했다.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도 같은 상태였다.
이곳에 오기 전,
류안이 말했다.
‘지금 이대로 이 길을 지나갈 거야?’라고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던 리아인,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은 당연히 그런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작디작은 마을에 오게 되었다.
류안의 말에 의하면 차원의 틈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아이고······
그런 것이었으면 좀 자세히 말해 줄 것이지···.
리아인,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은 류안을 지그시 봤으나,
자신들의 반응에 물음표를 머리에 띄우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뭐라고 해 줄 말이 없었다.
그건 그렇고
작디작은 마을의 상태를 본
류안을 제외한 그들의 표정이 심각해져 갔다.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마을의 광경은 처참했다.
그 열 채 정도 되는 집들은 대부분 파손되어 있었고 곳곳에 불길이 일고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듯했다.
“어? 당신들 뭐야?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곤충 수인족으로 보이는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의 머리에는 한 쌍의 더듬이가 있었고 몸은 곤충 특유의 외피를 갑옷처럼 두르고 있었다.
곤충 수인족 여성은 누가 봐도 평범한 여행객 차림인 그들을 보며 안심하는가 싶더니,
곧 짜증을 드러냈다.
“아─ 젠장!! 이 망할 꺼먼 것들이 틈을 벌려놔서 애먼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었잖아.”
‘···꺼먼?’
리아인은 순간 검은 옷 무리가 떠올랐고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도 마찬가지였다.
“하아, 당신들 보면 알겠지만, 지금 여기는 난리 중이어서 이곳을 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어.”
곤충 수인족 여성은 그들을 향해 단호히 말했다.
“어디 구석진 곳에 잘 숨어있어 봐. 저 망할 꺼먼 녀석들 처리하고 나면 그때 나갈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그러던 그때.
콰광─!!!
마을 한쪽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젠장!!”
곤충 수인족 여성은 황급히 폭발음이 난 쪽으로 달려가면서 경고하듯 말을 덧붙였다.
“잘 숨어있어! 잘못하면 저놈들 제물로 끌려갈 수 있으니까.”
리아인은 멀어지는 여성의 등을 보며 표정이 밝아졌다.
‘엮일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이 틈에 류안한테 얼른 가자고 해야······.’
리아인은 밝은 표정으로 류안을 향해 고개를 돌리다가 쌍둥이 제우와 네우의 표정을 보고는 움찔했다.
쌍둥이 둘의 표정이 아주 살벌했다.
그 옆 벨드라엔은 씁쓸함이 묻은 표정으로 쌍둥이 둘을 보고 있었다.
“도와주자.”
“도와줘야 해.”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서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리아인과 류안을 보며 동시에 말했다.
“도와줄 거지?”
“어? 어? 어······.”
리아인은 똑같이 생긴 녀석들이 살벌한 눈으로 쳐다보자 아주 살짝 쫄아서는 저도 모르게 승낙했다.
그와 동시에
유명한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리아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콰과광──!!!
다시 폭발음이 들린 곳에 도달한 곤충 수인족 여성은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사마귀 등등 공격력이 강한 곤충의 외투를 몸에 두른 채 열심히 꺼먼 것들을 상대해 주고 있는 동료와 가족들을 보고는
부서진 바위 뒤에서 다시 공격할 준비 중인 동료들한테 다가갔다.
“좀 어때?”
“어떻긴··· 짜증 나지. 꺼먼 것들 대부분은 어찌어찌 처리했는데, 저 하얀 창을 든 녀석과 몇몇 꺼먼 것들이 영 속을 썩이네.”
동료이자 친구인 한 명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근데, 샤난. 저 사람들은 누구야?”
“응?”
곤충 수인족 여성 ‘샤난’은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짜증과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왜? 숨어있으라니까!”
샤난은 검은 옷 녀석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꺼먼 녀석들한테 제물로 잡히고 싶어? 당신들까지 보호해 줄 정신 없어!!”
방해 말고 구석에 가 찌그러져 있으라는 그녀의 손짓에 쌍둥이 둘은 동시에 말했다.
“도와주러 왔습니다.”
“도와드리고 싶어요.”
그 말에 샤난은 코웃음을 쳤다.
평범한 여행객들이 뭘 어떻게 도와주겠다고
방해만 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저 하얀 창을 든 검은 옷 무리와 싸워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샤난의 눈이 커졌다.
쌍둥이가 아닌 리아인이 한 말로
빨리 해결을 하고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서 나선 것이었다.
“교란 현상이나 허상이 걸리적거리지 않았습니까?”
샤난과 그녀의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지형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는 자신들이었기에 지형 교란은 그런대로 대처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은신에 특화된 꽃 사마귀나 자벌레의 능력이 있는 동료들이 검은 옷 녀석들한테 기습공격을 했으나, 허상인 바람에 오히려 은신하고 있던 것을 들켜서 애를 먹고 있었고
시각 교란 때문에 멀미가 올 것 같았으며
저들을 틈 밖으로 쫓아내려고 해도
저 하얀 창을 든 창술사가 뭘 어떻게 했는지 틈이 뒤틀려 잘 되지가 않았다.
“저희가 교란 현상과 허상을 없애고 저 하얀 창을 든 자도 막아드리겠습니다.”
리아인은 자신의 말에 눈을 반짝이는 샤난과 그녀의 동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잘하고 계시지만, 마무리 뒤처리를 도울 수 있게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리아인의 질문에 샤난은 웃는 얼굴로 대답을 대신 표현했다.
그것을 본 리아인은 앞으로 나가서는
하얀 창을 든 창술사와 열 명의 검은 옷 녀석들을 마주 보며 섰다.
그 행동에 검은 옷 녀석들이 경계하면서도 뭔 허세인가 하는 사이.
리아인은 뒤에 있는 류안의 나지막한 목소리를 들은 후, 두 가닥의 백금빛 전류를 뻗쳤다.
얼핏 백금빛 전류 줄기는 검은 옷 녀석들이 있는 곳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가는 듯했으나.
파지지─직───!
“으아악──!!”
백금빛 전류 줄기가 꽂힌 아무도 없던 곳에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의 교란 마법사가 쓰러지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주변이 일순 일렁이면서 교란과 허상이 사라졌다.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리아인의 공격에 허를 찔려 검은 옷 녀석들이 당황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제우가 재빨리 녀석들을 공격했으며
네우는 방어막으로 녀석들의 공격을 막았고
샤난과 그녀의 동료들이 녀석들을 제압, 포박하며 생포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하얀 창을 든 자.
예전 하얀 창이 신을 소멸시키는 것을 봤으나,
눈앞의 창술사가 지닌 하얀 창은 평범한 형태로 특출날 것이 없어 보여 별 무리 없이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리아인은 손에 다시 백금빛 전류 파편들을 모았다.
열세에 몰린 창술사는 검은 장갑을 낀 손에 힘을 주어 하얀 창을 꽉 쥐었다.
“크윽─!!”
창술사의 얕은 신음이 흘러나왔고,
그의 손에 낀 검은 장갑 위로 드러날 정도로 힘줄과 핏줄이 울퉁불퉁 징그럽게 꿈틀거리더니 팔과 몸은 물론 얼굴 전체에도 퍼졌다.
‘겨우 얻은 기회이다. 그분께 내 가치를 증명할 기회······.’
창술사는 일그러진 얼굴로 곤충 수인족과 갑자기 합류한 정체불명의 이들을 쳐다봤다.
‘저것들을 제물로 포획하는 것은 실패했으나, 이대로 기회를 날리지는 않는다. 적어도··· 내 목숨과 함께 이곳에 있는 저것들을 모두 반드시 제물로 삼아 미완성인 이 창을 완성 시킴으로써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
창술사는 각오를 다지며 창을 쥔 손에 힘을 더 주었고
이미 흉측하게 손과 팔, 온몸을 뒤덮은 힘줄과 핏줄이 더욱 기이하게 꿈틀거리더니
그에 따라
평범한 모양이었던 하얀 창도 기괴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크크크··· 크하하하──!!”
창술사는 미친 듯이 웃었다.
그리고,
기괴하게 변한 하얀 창에서 기분 나쁜 기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곤충 수인족들과 쌍둥이 둘, 리아인은 덮치듯 다가오는 기분 나쁜 그 기류에 절로 몸을 사리며 움츠렸다.
리아인은 저 하얀 창에 대해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닫는 동시에 위험하다는 것을 재차 인지했다.
“젠장···.”
창술사는 웃는 것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이제 곧 이 하얀 창은 이곳에 있는 모두를 제물로 삼아서 완성체가 될 것이고,
완성체가 된 하얀 창으로 그분께 내 가치가 증명될 것이며
그분의 이상향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핏줄과 힘줄로 흉측하고 기이한 창술사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다.
그 순간.
탁─!
뭔가 낚아채지는 소리에 느낌에 창술사는 눈을 떴다.
그리고 이상함을 느꼈다.
하얀 창에서 흘러나오던 기류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손에서는 허전함이 느껴졌고
자신의 손에 있어야 할 하얀 창을 들고 있는 자가 보였다.
검고 긴 머리카락의··· 소년.
류안이 창술사한테서 뺏은 하얀 창을 손에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철커덩─!
하얀 창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하얀 창은 기괴하게 변했던 모양은 사라지고 평범한 모양으로 돌아가 있었고
창촉에는 뭔가가 빠져나간 듯 구멍이 생겨 있었다.
그것을 보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창술사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하아─···.”
저긴 또 언제 간 것인지···
리아인은 한숨을 쉬고는
류안이 이번에도 하얀 창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는 것을 보며 위험하다고 여겼던 것은 과잉반응이었나 생각하면서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류안이 한 뜬금없는 행동에
얼이 빠진 듯 보이는 곤충 수인족들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역시 얼이 빠져 굳어있는 창술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녀석 안 잡습니까?”
그 말에 정신이 든 곤충 수인족들 여럿이 창술사한테 일제히 달려들어 제압했고
창술사는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포박당했다.
이로써 모든 상황이 끝나고,
창술사를 포함한 검은 옷의 녀석들 전부 생포되었다.
* * *
집들이 대부분 파괴되는 바람에 임시로 마련된 천막.
그 안에 샤난과 마을 촌장, 천막 입구를 호위하고 있는 두 명의 곤충 수인.
그리고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 리아인과 류안이 있었다.
리아인은 벨드라엔을 지그시 바라봤고
그 시선의 의미를 인지한 벨드라엔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마을 촌장은 옆에 있는 샤난을 보더니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벨드라엔을 보며 말했다.
“먼저 우리 종족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마을 촌장의 말에 의하면 자신들은 ‘곤충 수인’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하게는 곤충들의 힘을 빌려 쓰고 있으며 차원의 틈에 터전을 잡고 살면서 그 틈이 뒤틀어지지 않게 막는 것이 사명인 ‘바니스’종족이라고 하였고
보통은 자급자족하기에 특별히 필요하거나 부족한 것이 없으면 틈의 입구이자 출구를 막아두고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간다고 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저 검은 옷의 녀석들이 강제로 틈을 벌리려 하더니
결국에는 어제 하얀 창을 든 창술사에 의해 틈이 벌어지면서 습격을 받았고,
자신들을 보며 ‘하얀 창’의 제물로서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라고 외쳤다고 했다.
‘창의 제물’.
이 말에 쌍둥이 제우와 네우의 눈빛이 다시 살벌해졌다.
‘제물’이라는 말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
“저 검은 옷의 무리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쌍둥이 제우의 물음에 마을 촌장이 답했다.
“먹어야지요.”
“네?!!”
놀라는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을 보면서
마을 촌장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저 꺼먼 것들 때문에 마을이 박살이 났고 그걸 복구하려면 많이 힘이 필요한데, 다들 저것들 상대하느라 지치고 기력도 많이 소진된 상태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영양보충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을 촌장은 입맛을 다시며 말을 이었다.
“아주 좋은 단백질을 산 채로 잡았으니 제대로 영양보충 해야지요. 저 꺼먼 것들이 했던 말대로 우리 종족의 영양분이 되어 가치를 증명하면 저것들도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리아인과 쌍둥이 둘은 그 말이 옳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 모습에 샤난과 마을 촌장은 흡족함을 보였다.
“아, 그래도 그 창술사는 맨 마지막으로 드셔주십시오.”
“이유가 있습니까?”
그 말에 마을 촌장이 이유를 물었고,
리아인은 웃으며 답했다.
“검은 옷 무리에 대한 정보를 빼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에는 습격을 막았다고 해도 또 언제 습격해올지 알 수 없으니,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왜 이곳을 노린 것인지, 저들이 말하는 존재의 가치와 제물에 대해 알아내야 좋을 것 같습니다.”
“오오─ 그렇군요. 배가 고파 한시라도 빨리 영양보충을 하고 싶다는 맘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맞아요, 당연히 알아낼 것은 알아내야죠! 그리고 두 번 다시 이곳을 노리지 못하게 해야죠!!!”
마을 촌장에 이어 샤난도 리아인의 말에 동의했다.
리아인은 이렇게 검은 옷 창술사한테서 곧 얻게 될 정보는 벨드라엔과 묶어 왕실에 던져 줄 예정이었다.
그러면 왕실에서는 벨드라엔한테서 더 정보를 얻기 위해 그한테 집중할 것이고
그 틈에 류안을 데리고 스리슬쩍 빠질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었다.
그날 저녁.
창술사 한 명을 제외하고 생포된 검은 옷 무리는 모두 ‘바니스’종족과 곤충들의 저녁 만찬이 되었다.
비명 하나 울리지 않은 조용한 저녁 시간이 흘렀다.
만찬이 되어주는 자들을 위한 배려고 뭐고,
비명을 지르며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 입맛 떨어진다고 마취해서 재운 뒤,
아주 맛있게 먹은 것이었다.
그렇게 밤이 흘러 지나고
다음 날.
평소에는 식량 보관창고로 이용하고 있는 서늘한 공기가 감도는 동굴.
그 안에 창술사가 포박되어 앉아 있었다.
힘줄과 핏줄이 튀어나온 흉해진 얼굴로 여전히 얼이 빠져있었다.
‘어떻게······.’
창술사는 현재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포박되어 이곳에 잡혀있는 상황이?
아니···,
지금 자신의 상황은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 '틈'에 사는 자들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얕잡아 본 것.
누군가 이 자들을 도와줄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에 맞는 대응을 제때 하지 못한 것.
자신의 능력, 힘이 부족해 패배한 것이니···
승복하고 있었다.
창술사는 포박되어있는 자신의 몸을 봤다.
몸 전체에 피부 위로 튀어나온 흉측한 힘줄과 핏줄들이 보였다.
하얀 창을 다루려다 생긴 부작용.
‘어떻게··· 창을··· 아무런 마법이나 장치 없이 다룰 수 있지?’
‘어떻게 이미 제물을 먹으려는 식욕이 발동한 하얀 창을 만져놓고는 아무렇지 않은 것이지······?’
얼이 빠져 초점이 흐려진 그의 눈에 자신 앞에 버려지듯 놓여있는 하얀 창의 구멍이 있는 창촉이 보였다.
그 구멍의 자리에 있던 것은 하얀 창을 다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그것 또한 그냥은 다룰 수 없는 것이었다.
혼자 하염없이 의문과 생각에 빠진 창술사는
자신의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보았고
샤난과 벨드라엔이 동굴로 들어와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을 보았다.
그 뒤로 들어오는 쌍둥이 둘, 리아인.
마지막으로 긴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
류안을 보았다.
샤난과 벨드라엔, 리아인이 창술사를 어떻게 심문할지 논의하고 있을 때,
류안은 창술사 바로 앞에 쭈그려 앉아서는 무릎 위에 팔을 올리고 한 손에 턱을 괴었다.
그런 와중에
창술사의 흐릿한 눈동자는
류안의 짙은 회색 눈동자에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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