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00 화 – 이상한 의문···.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200 화 – 이상한 의문···.
워스만과 벨드라엔은 황급히 자신들의 영역을 펼쳤다.
걸핏하면 저지르는 워스만의 얄팍한 행동에
벨드라엔이 으르릉거린다 해도
둘은 나름대로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라
서로 충돌 없이 합동으로 영역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둘이 이렇게 영역을 펼친 이유는
마찰의 신이 여러 권능을 동시에 펼쳐 영역을 구축하면서 생기는 충돌과 그로 인한 반동의 여파 때문이었다.
이는 보호막이나 방어막 같은 것으로는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에
영역을 펼침으로써 막을 생각이었다.
조금 위험할 수 있으나,
현 상황이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었기에
전쟁의 신 워스만이 개입할 수 있었고
벨드라엔이 보조를 했다.
──────!!!!!!!
보이지 않는 영역과 영역, 권능의 여파가
충돌하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크─윽─···.”
“윽─!!”
“·········!!!”
“헉─···.”
신인 벨드라엔도 겨우 버티는 충돌의 충격에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 쌍둥이 제우가 신음을 뱉었다.
마찰의 신이 여러 권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류안하고 흡사하다고 여겼었는데···
달랐다.
늘 상식을 벗어났기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류안이 여러 권능을 동시에 펼쳤을 때는
그 어떤 충돌이나 반동, 영향이 없었다.
류안의 내부 속속히 알 수 없는 이들은
모를 수밖에 없겠지만,
류안은 신의 기운을 하나하나 각자의 권능으로 받아들여 독립된 상태로 자리해 있었고
그러한 권능들을 동시에 발휘하였기에
서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있었던 방면,
마찰의 신은 자신의 권능에
다른 권능들을 덧씌우는 듯이 받아들였고
한곳에 권능들을 몰아넣었기에
여러 권능을 동시에 발휘했을 때,
서로 충돌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반동이 있는 것이었다.
한곳에 억지로 여러 권능을 구겨놓은 것이니
어찌 볼 것도 없이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거였다.
그것을 마찰의 신 본래 권능 ‘마찰’을 이용해 강제로 조율하고 있었을 뿐.
그러던 중,
마찰의 신은 의문이 들었다.
자신이 펼친 여러 권능의 여파에
두 신도 영역을 펼쳐 방어할 정도인데,
눈앞에 있는 아이는 별 영향이 없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있었다.
의문이 드는 것은 리아인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권능들의 위압감을 느꼈으나,
그게 다였다.
위압감을 느꼈다고 해도 주눅이 들거나
몸의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둥, 제약이나 영향이 있다는 둥 하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그 이유를 인지했다.
류안이 자신한테 준 하얀 창.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 준 하얀 창.
창에 깃들은 류안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그 기운이 가호가 되어
마찰의 신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여파들을 막아주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것을 마찰의 신 역시 인지했다.
이상했다.
마찰의 신은 이해되지 않았다.
아무리 절대자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들
한낱 검은 천사의 가호가
모든 신의 권능을 아우를 수 있는
‘절대자’로서의 권능을 가진
자신이 펼친 영역 안에서 자신의 힘에 대항하고 막아낸다는 것이 납득 되지가 않았다.
영역을 펼치기 전
뒤틀린 아이의 뒤틀린 기운을 받아들이기 전
인지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어쩌면 그래서 그런 것이었는지
검은 천사가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금빛의 실을 끊고 풀려났을 때도
뒤틀린 아이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뒤틀린 기운을 가리고 있던 것도
그냥 넘기고 있었지만,
지금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한 것이었다.
신조차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기에.
마찰의 신은 하얀 창을 들고 대응하고 있는
리아인의 너머 류안을 바라봤다.
의식 없는 상태로
여전히 검은 기운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검은 천사로서의 모습이었으나,
한편으로는 한없이 인간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정체가 뭐지?”
마찰의 신 말에
워스만과 벨드라엔이 묘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들은 류안이 ‘신’이란 것을 알고 있고
상식에서 벗어나 매번 놀라기는 해도
이제는 품고 있지 않은 의문.
지금껏 여러 차례 부딪혀 왔음에도
희한하다 할 정도로
류안을 다른 존재로 착각은 많이 하면서
‘신’이라고 인지하고 눈치채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
몇몇 신이 있었긴 했지만,
류안에 의해 소멸이 되기 직전에서야
겨우 인지하는 정도였다.
벨드라엔이 류안을 만나고
거의 바로 ‘어린 신’으로 인지한 것이
정말 용하다 할 정도로 드문 사례였다.
마찰의 신은
대답할 것이라 여기진 않았으나,
아무 말 없이 있는 두 신의 모습을 보며
미간을 구겼다.
그리고
그런 두 신의 모습이 기이하게 느껴졌다.
인간 녀석들이나 신의 아이까지는
검은 천사를 보호하려 하는 행동이 수긍이 되었다.
그러나,
신이라는 자가 자신보다 하위 존재인 천사를
저렇게 보호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천사가 멸족되었다고는 해도
신과 천사가 어떤 관계인지 알고 있었다.
마찰의 신은
검은 천사를 노리던 다른 신들과는 달리
뒤틀린 아이한테 더 관심 집중하고 있었기에
검은 천사한테 가진 관심은
천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었고,
자신은 뒤틀린 아이의 뒤틀린 기운만으로도
절대자의 권능으로 만들 수 있었으니
선택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어
검은 천사는 더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단지,
뒤틀린 아이인 리아인을 손에 쥐기 위한
회유하기 위한 용도 정도로 생각은 하고 있었다.
허나, 지금은 달라졌다.
이상함과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한 세계를 뒤틀어 그 뒤틀림을 취득하려 했다가 실패했기에
자존심에 난 상처를 신경 쓰지 않기 위해
기억에서 지우고 있었던.
그 실패에 한몫한 존재.
선택하지 않고 방해한 존재.
자신을 방해한 선물로 뒤틀어진 신들을 투척했을 때,
시선을 마주했고
자신한테 미소를 보였던 검은 천사.
“···어떻게 이곳에 있는 것이지?”
뜬금없는 말에
벨드라엔과 다른 이들은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워스만은 그 말의 의미를 인지했다.
아무런 반동, 영향, 흔적도 남기지 않고
차원을, 세계를 이동했으니까.
그것뿐만 아니라
그때 선물로 투척한 수많은 뒤틀어진 신을 어떻게 처리하고 왔냐는 것이다.
“네 놈의 힘이 아니야.”
워스만을 향한 말이었고
워스만은 그 말에 미소만을 보였다.
“···천사의 힘? 그럴 리가···.”
그때도 정체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었는데.
마찰의 신은 거슬리는 의문을 풀기 위해
류안한테로 다가가기 위해 움직이려 했으나,
할 수가 없었다.
리아인이 류안한테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하얀 창을 내질렀기 때문이었다.
마찰의 신은 그 하얀 창을 유려하게 피하면서 말했다.
“하아··· 아이야.”
“잠시만 얌전히 기다려 주겠느냐?”
마찰의 신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권능 안에 받아들인 여러 권능 중
‘기다림’의 힘을 발휘했고
그 힘에 리아인은 일순 움직임이 멈추었다.
하지만,
멈춘 것은 아주 잠시뿐이었다.
마치,
주인으로부터 ‘기다려’란 명령을 들은 반려견처럼 움직임이 멈춘 것에
엄청난 불쾌감이 일어나면서
리아인은 그 명령을 거부하며 몸을 움직였고
하얀 창에 깃든 기운이
‘기다림’의 속박을 풀어버렸다.
너무나도 쉽게.
그것에 마찰의 신 한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내부에서는 동요가 일어나고 있었다.
마찰의 신은 다시 여러 권능을 동시에 펼쳤다.
영역을 펼치기 위함이 아닌
리아인 한 명을 속박하기 위해 펼쳤다.
제어, 봉쇄, 지시.
거기에 더해
‘기다림’의 권능도 다시 펼치면서
신이 하위 존재한테 내릴 수 있는 ‘언령’을 더 추가했다.
“아이여, 기다리거라.”
“─!!!”
그 말에 리아인은 몸이 움찔하며 또다시 멈추었다.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네 가지의 권능으로 인해 발생한 속박에
몸의 움직임이 멈추었지만,
리아인은 다시 그 속박을 깨고 움직이며
마찰의 신한테로 하얀 창을 휘둘렀다.
마찰의 신은
동요하는 것을 이번에는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펼친 권능의 힘을 다시 무력화시켰기에.
상쇄, 해제, 파괴 같은 것과 달랐다.
아무런 힘이 느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렇지 않게 무력화시키는 것이
마치, 뒤틀어버리는 것 같았다.
뒤틀린 아이.
마찰이 신은 리아인의 하얀 창에 대응하면서
뒤틀린 아이가 뒤틀림을 다루어 사용하는 것인가 살펴보았지만,
리아인한테서는 뒤틀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애초에 뒤틀린 적이 없었던 것처럼
그 어떤 뒤틀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찰의 신은 시선을 옮겨
자신한테로 향해오는 하얀 창에 집중했다.
검은 천사의 기운이 느껴지는 하얀 창.
이상했다.
하얀 창에 깃든 검은 천사의 기운은
리아인을 가호하듯이 감싸고 있기는 했지만,
기운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 어떤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 기운은
뒤틀린 아이를 움직일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자신의 ‘마찰’의 권능을 기본으로
‘지배’와 ‘제한’의 권능을 펼친 영역 안에서,
영역 안에 있는 존재를 지배하고
움직임에 제한을 두는 동시에
이를 거부하고 억지로 움직이려 하면
마찰로 인해 반동이 생기면서 움직임이 묶이게 되는,
자신의 수하, 영향력 아래에 있어야 했다.
그러니, 이상했다.
저 두 신도
자신의 영역,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동영역을 무리하게 펼쳤는데,
일개 천사의 기운이
한낱 인간을 아무런 제약 없이 움직일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파지직─ 파앙-!!!
마찰의 신은 리아인의 공격을
‘반사’의 권능을 이용해 되돌려주면서 튕겨내어 버렸고
리아인은 그로 인해 뒤로 물러나야 했다.
“치잇-!”
리아인은 혀를 차며
다시 공격하기 위해서 자세를 잡았고
그러는 사이
마찰의 신은 두 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하면서 계속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영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역을 펼친 두 신.
합동으로 영역을 펼쳤다고는 해도
그래 봐야 두 권능으로 이루어진 영역.
자신의 이 영역은
마찰, 지배, 제한 외에도
다른 권능들의 기운을 추가해 펼친 영역이었다.
권능의 수적 우위에 있기에
두 신의 공동영역은
자신의 영역에 먹혀 사라져야 했다.
그런데도 두 신은
자신의 영역에 거친 충돌을 일으키며
공동영역을 제대로 구축했다.
그 범위가 비록
본인들과 곁에 있는 일행들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좁았지만.
그러다,
마찰의 신 눈에 다시금 들어왔다.
검은 천사의 날개.
의식이 없는데도 여전히 펼쳐져 있는
검은 기운의 날개.
뒤틀린 권능을 다루어
절대자의 권능으로 변화시켜 주는···.
마찰의 신은 순간,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떠오르며 고개를 가로젓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이상한 의문만이 가중되어가던 중,
뇌리에 박힌 한가지.
자신의 여러 권능을 이용해 영역을 펼칠 때,
일어난 충돌과 반동.
이는 여러 권능을 동시에 펼쳐서
그런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것도 맞기는 했다.
하지만,
눈앞의 두 신이 자신의 영역에 맞서면서
공동영역을 펼쳐 충돌이 생겼듯이
이미 펼쳐진··· 누군가의 영역 안에서
자신이 영역을 펼쳐 생긴 충돌과 반동이라면
그리고
그 영역의 주인이 저 검은 천사라면···.
“하─···.”
마찰의 신은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고 말이 되지 않아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헛웃음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었다.
검은 천사의 가호를 받는
검은 천사의 기운이 깃든 하얀 창을 휘두르는 아이.
자신의 권능에 맞서는 리아인의 모습이
설명되었으며,
두 신이 검은 천사의 기운을 도움받아
자신의 영역에 맞서는 영역을 펼친 것 또한
설명되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천사는 영역을 펼칠 수 없었다.
권능의 영역, 영향력이었기에
이는 권능을 가진 신만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한데 어떻게 천사가···.
말도 안 되는 의문으로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한 마찰의 신을 보며
벨드라엔은 저도 모르게 피식했다.
상식에서 벗어난 어린 신.
류안이 ‘신’이라는 것을 인지해도
한번 의문을 가지게 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의문들이 꼬리를 물면서
의문의 거친 파도에 휩쓸리게 되는데,
‘신’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선
의문의 소용돌이에서 더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알기에
정말 아무런 의도 없이
공감으로 인해 저절로 나온 웃음이었다.
허나,
그 웃음은 마찰의 신 심기를 건드려버렸고
그 덕에 마찰의 신은 의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리아인의 하얀 창 공격에 맞서야 했다.
리아인이 마찰의 신이 상념에 빠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을 가한 것이었다.
마찰의 신은 권능 마찰의 부속된 힘.
백색 빛의 전류 줄기를 퍼트리며
하얀 창을 튕겨냈다.
파지지지─지지-직!
튕겨내려 했다.
파지지지──지─지-.
파지지─직!!!
하지만, 백색 빛의 전류 줄기는
리아인의 하얀 창을 튕겨내지 못했고
백색 빛 사이로 백금빛의 전류가 침투 잠식해오고 있었다.
“···무슨.”
일개 인간의 힘이
정식 아이도 되지 않은 뒤틀린 아이의 힘이
‘신’인 자신의 힘을
신을 넘어서 ‘절대자’가 된 자신의 힘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잠식해오고 있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 작가의말
200화 인데... ㅜ.ㅜ
중후반부 수정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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