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18 화 외전. 쌍둥이 제우와 네우.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218 화 외전. 쌍둥이 제우와 네우.
일란성 쌍둥이 제우와 네우.
이 둘이 자란 곳은 어느 한 고아원[孤兒院]이었다.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서인지 아니면···
어떤 사정으로 버려진 건지 알 수 없지만,
사물을 인지하기도 전부터 고아원에서 자라왔다.
이 고아원은 겉보기에는
여느 고아원과 다를 것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곳보다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이 당시뿐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후원금이나 기부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옷과 식사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고아원이 허다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곳은 풍족하지는 못해도
옷과 식사를 제때 필요한 만큼 챙겨주었고
잠자리 또한 나쁘지 않았으며
위생관리도 잘 해주고 있는 편이었다.
뭐,
고아원 운영비 명목으로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노동해야 하긴 했으나
착취수준까지는 아니었고
무엇보다 신체적 학대는 없었다.
거기에다가
기초적인 글과 숫자도 교육해 주고 있었다.
이렇게 나름대로 좋은 평을 받는 고아원의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겉모습으로는 잘 구분되지 않지만,
일반 아이들 틈에 돌연변이 아이들 상당수 섞여 있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눈에 확 띄는 돌연변이로
붉은 눈동자와 백발인 아이와
양쪽이 다른 오드아이 눈동자 색을 가진 아이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 특징이 돌연변이로 인한 것임을 모른다면
그저 독특한 특징을 가지 아이로만 인식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신체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이상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양성[兩性]인 아이가 있는가 하면
무성[無性]인 아이도 이었는데.
쌍둥이 제우와 네우가 이 무성[無性] 돌연변이였다.
또한,
이 고아원에 있는 아이 중
일반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독립해 나가는 것은 다른 곳과 똑같았으나,
돌연변이 아이는 12, 13살 정도가 되면
어떤 단체에서 후원 및 특별관리를 해준다고 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실상은 돈을 받고 파는 것이었지만,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은
특별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마냥 부러워하면서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보곤 했는데,
그 모습이 귀족이나 왕족이 된 것처럼
허황[虛荒]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상상하는 거야 개인의 자유였고
모두가 그런 망상을 하지는 않았다.
쌍둥이 제우와 네우도
자신들이 돌연변이인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특별관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있었다.
허나,
망상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것으로
기초 교육이 아닌 고등교육이나
특정 기술들을 배우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쌍둥이 제우와 네우가 12살이 되던 해.
그 어떤 단체에서 늘 그래왔던 것처럼
고아원 원장한테 은밀하게 돈을 건네고는
쌍둥이 제우, 네우와 함께
한 살 많은 13살의 오드아이를 가진 아이를 데리고 갔다.
그렇게 자신들이 팔린 건지도 모르는
돌연변이 아이들이 단체 인원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차라는 것을 타고 도착한 곳에는
신전을 닮은 하얀 건물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건물 외부나 내부를 구경할 틈도 없이
각각 방에 들어가 자리하게 되었다.
제우와 네우는 일란성 쌍둥이라서 그런 건지
같은 방에 배치되었다.
배치된 방은 그리 좁지는 않았고
욕실과 화장실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나름대로 좋다고 할 수 있는 방이었다.
그런데,
방에는 침대 두 개와 조명 기구, 탁자와 의자 외에는 이렇다 할 가구가 없었다.
공부나 기술을 더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던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책상과 관련 책들이 없는 것이 의아했다.
무엇보다
창살이 드리워진 작은 창문이 신경에 거슬렸다.
방 크기에 비교하여 유독 작은
성인 얼굴 크기 정도의 창문에 있는 창살이
마치, 감옥을 연상케 했다.
게다가 방문에 있는 작은 직사각형의 창 역시 감옥 문을 연상케 했다.
뭔가 찜찜함이 있었지만,
어찌 되었건 앞으로 지낼 곳이었기에
일단은 방을 더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창살이 있는 창 너머 밖으로 제단이 보였다.
신전에는 한 번이라도 가보기는커녕
본 적도 없었던 쌍둥이 제우와 네우였지만,
눈에 보이는 저 제단이 뭐랄까···
본능적이라고 할까···
일반적인 제단과는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묘하고 이상함을 품은 채,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이 방에서 앞으로 지내야 했다.
감금된 채로.
고아원에 있을 때는
고아원 울타리 밖으로는 나갈 수 없어도
마당으로는 나가 아이들끼리 서로 떠들고 장난도 칠 수 있었는데,
이 신전을 닮은 곳에서는
마당은커녕,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식사는 하루 세끼 제시간에 나오고
갈아입을 옷도 하루 한 번 챙겨주면서
용기 내어 읽을거리를 부탁하면 책 몇 권을 주기도 했다.
분명, 이상한 생활이었지만,
아직 많이 어렸기에
이 이상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수긍하며 1년을 보내던 어느 날.
그날은 정말 평소와 달랐다.
읽을만한 책을 주기는 했지만,
감금과 방치 속
무료해지며 정신이 멍해질 것 같은 그때.
식사와 옷, 책을 챙겨주던 관리인이
귀엽고 어린 토끼 두 마리를 돌보라며 주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뭔가 책임지고 할 일이 생긴 것에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의욕이 생기면서
그 두 마리의 토끼를 잘 돌보았다.
그렇게
방 여기저기 배설하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토끼들을 돌보느라
무료할 틈 없이 몇 달이 지나가고
두 마리 토끼가 건강한 성체가 되었을 때,
관리인이 수고했다면서 두 마리 토끼를 데리고 가 버렸다.
몇 달간 돌보면서 정들은 상태라
많이 아쉽긴 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자신들이 할 일은 끝났고
뭘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그날 저녁,
평소처럼 제시간에 식사가 나왔다.
평소와 조금 다른 점을 굳이 찾자면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스튜, 빵, 샐러드, 주스 혹은 우유.
그중에서 스튜 속 고기가 유독 푸짐하고
샐러드 안에도 고기가 추가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갸웃하면서도
토끼들을 잘 돌본 보상인가 싶어 개의치 않고
맛있게 먹었다.
그 후, 며칠 뒤.
이번에는 관리인이 노란색이 예쁜 병아리 두 마리를 주며 돌보라고 했다.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다시 할 일이 생긴 것에 좋아하며
병아리들을 정성껏 잘 돌보았고
이번에도 역시 몇 달 후
병아리가 닭이 될 정도로 다 자라자
관리인이 수고했다 하면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저녁 식사로 나온 음식들을 보고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움찔해야 했다.
평소와 다른 음식
닭고기 스테이크가 나온 것이었다.
쌍둥이 둘은 설마 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닭은 가축으로
고아원에 있을 당시에도 자주는 아니었지만
닭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먹었었기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먹었다.
하지만,
안쓰럽게도 쌍둥이 네우가 처음으로 체하며
밤새 토하느라 고생해야 했다.
쌍둥이 네우가 체해 아픈 것을 본 것인지
한동안은 돌보라며 동물들을 맡기지 않았고
음식들도 무슨 재료를 썼는지 쉽게 알 수 없는 형태의 음식들이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관리인이 다시 동물들을 돌보라면서
강아지 두 마리를 건네주었다.
꼬리를 살랑거리는 강아지를 보며
쌍둥이 네우는 좋아하고 있었지만,
쌍둥이 제우는 껄끄러움이 내심 있었다.
하지만,
당장 먹을 것이 없이 힘들어하는 빈민가가 아닌 이상
가축인 토끼나 닭과는 달리
요리재료로 쓰이는 일이 극히 드물었고
감금 생활을 하고 있지만,
반려동물로서 식용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안심해 버렸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흘러서
강아지는 성체가 되었고 관리인이 데리고 가려고 했다.
그때,
쌍둥이 네우가 드물게 관리인한테 부탁했다.
그냥 자신들이 계속 돌보면 안 되냐고
앞으로도 잘 돌볼 수 있다며 애원했다.
그런 쌍둥이 네우의 모습에
관리인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네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곳에 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 관리인의 모습에
네우도 저도 모르게 따라 미소를 지었다.
관리인은 네우를 지그시 바라보며
다 큰 개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한테 도움을 주기 위해 데리고 가는 것이라면서
성체가 된 두 마리의 개를 데리고 가버렸다.
꼬리를 살랑거리며 관리인의 손에 이끌려가는 두 마리의 개를 보며
쌍둥이 네우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마음을 접었다.
그런 네우와 달리
쌍둥이 제우는 관리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으나,
네우를 위해 내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식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똑같았다.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안심하며
스튜를 한입 먹었다.
그런데, 맛이 평소와 달랐다.
향신료가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뭔가의 맛을 가리기 위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그냥 묵묵히 먹었다.
그런 후, 변화가 있었다.
결단코 좋다고 볼 수만은 없는 변화···.
언제부터인가
세끼 꼬박 챙겨주던 식사가 두끼로 줄더니,
또 어느새인가
점심 한끼로 줄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지
줄어든 만큼 한끼 식사량은 푸짐해져서
먹고 하루 동안 움직이는 것에 큰 지장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중.
또다시 관리인이 돌보라면서 동물 두 마리를 주었다.
태어난 지 이제 갓 한 달 된
어미 젖을 겨우 뗐을 작고 앙증맞은 아기 고양이 두 마리.
쌍둥이 네우의 눈동자는 그 어느 때 보다 반짝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동물들을 맡길 때는
사료와 최소한의 관련 용품만 챙겨주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장난감도 넉넉히 챙겨주었고
그 무엇보다도 목걸이를 주었다.
작고 귀여운 금색 방울이 달리 빨간색 목걸이.
이는 반려동물로서 돌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여
쌍둥이 네우는 기뻐하고 있었고
그에 반해 제우는 별 반응 보이지 않았다.
쌍둥이 제우는 동물들을 싫어하지 않았지만
잘 돌봐주기는 했지만,
딱 돌봐주는 그 수준이었다.
가족처럼 함께 지낼 반려동물이 아닌
가축으로서 정을 주지 않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질척거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때만 해도
쌍둥이 제우의 이러한 행동과
쌍둥이 네우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알지 못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 작가의말
한편으로 올릴 예정이었으나,
분량조절 실패로... 두편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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