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31 화 – 신과 아이들을 줍게 되었다.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31 화 – 신과 아이들을 줍게 되었다.
하늘의 재앙처럼 내리친 강렬한 번개 무리.
그리고 검은 천사.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세 명은 놀란 정신을 서둘러 추스르고는
자신들의 신을 구해줄 수 있는 자를 만나기 위해 은밀히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그런데.
“여기에 있었어?”
“!!!!!”
세 명은 갑자기 보인 류안의 얼굴에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체험을 한 것처럼 놀라며 경직되었다.
대체 언제 온 것인지······.
“류안. 그렇게 예고 없이 다가가면 다들 놀란다고.”
“응? 그래? 놀라?”
“응, 그래. 많이 놀라.”
리아인의 말에
류안은 경직된 채 벌렁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세 명을 본 후,
다시 고개를 돌려 리아인을 봤다.
“···사과해야 하는 거야?”
“어? 아니, 그 정도는 아니야.”
침울한 듯한 류안의 얼굴에
리아인은 당황하며 허둥지둥 류안을 달랬다.
그 모습을 재미있게 보던 워스만이
나오려는 웃음을 헛기침으로 막으며 말했다.
“크흠, 무슨 용건인지 알고 싶은데 말해줄 수 있나?”
침울해하는 어린아이와 그런 아이를 달래는 보호자 같은 둘의 모습에
신의 아이 세 명은 이건 또 뭔 상황인지 이해되지 않아 어리둥절하고 있다가
워스만의 말에 정신 차리고 말을 했다.
“아, 네. 여기서 설명하는 것보다··· 저희와 같이 가주실 수 있으신가요?”
굳이 설명 듣느라 시간 허비할 것 없이 바로 만날 수 있으면 오히려 더 편했기에
리아인, 워스만은 흔쾌히 응했다.
그리고,
2인조 여성과 남성도 얼떨결에 꼽사리로 같이 가게 되었는데,
괜히 남겨두었다가
검은 옷 조직의 뒤 끝에 탈 나면 안 되기 때문에 같이 간 것이었다.
* * *
신의 아이 세 명의 안내에 따라간 곳.
신이 있다고 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버려진 한 폐가에 도착했다.
“호오~.”
워스만은 그 폐가 주변을 흥미롭게 봤고
영역과 함께 여러 결계용 막들이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신의 아이 세 명은 양해를 구하고는
출입구인 낡은 철문을 열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던 그 순간.
늘 그래왔듯이 류안이 별생각 없이 유유히 걸어가 낡은 철문에 손을 갔다 댔다.
“어! 자··· 잠깐만요. 문에는 겨ㄹ···!!!”
세 명은 놀라 류안을 말리려 했지만,
다른 더 큰 놀람과 마주하게 되면서 아무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끼이이익───······.
외부 침입을 막는 결계가 쳐진 낡은 철문이
류안의 손에 아무런 저항 없이 열렸다.
“하─···.”
세 명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디로 가면 돼?”
“아, 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철문 안쪽으로 모두가 들어온 후.
끼이익──··· 철컹─!!
낡은 철문이 다시 굳게 닫히면서
음산한 분위기와 폐가는 온데간데없고
푸른 넝쿨 줄기들과 세월의 멋이 드리워져 있는 아담한 붉은 지붕의 2층 벽돌집이
그들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벅. 저벅. 저벅─···.
신의 아이 세 명의 안내에 따라 벽돌집 안으로 들어간 후,
세 아이의 신이 있는 방앞에 도착했다.
“저─···.”
세 명은 망설이면서
류안의 눈치를 조심히 살피고 있었다.
“나 혼자 들어가 볼게.”
그렇게 말한 류안은 방문 손잡이를 잡았다.
“───!”
혼자 들어간다는 류안을
리아인은 놀라며 말리려고 했으나,
방문 틈으로 느껴지는 강한 뒤틀린 기운에
어쩔 수 없이 가만히 방으로 들어가는 류안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탁─!
방문이 닫히고
신의 아이 세 명, 리아인, 워스만, 카르티아 그리고 2인조 여성과 남성이 있는
복도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
끼익─······.
하는 문소리와 함께
류안이 얼굴을 빼꼼 내밀고는
리아인, 워스만 그리고 카르티아한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어? 저희는···?”
세 명은 열린 문틈으로 뒤틀린 기운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것을 인지하면서
자신들은 부르지 않는 류안의 행동에 의아해하며 의문을 표했다.
“음, 너희는 나중에 끝나면 들어와. 아, 심심하면 그 두 명 돌봐줘.”
“네···?”
탁─!
리아인, 워스만, 카르티아가 방에 들어가며 문은 다시 닫혔고
복도에 남겨진 신의 아이 세 명은 뻘쭘함을 내보이며 2인조 여성과 남성을 봤다.
“·········.”
“·········.”
2인조 여성과 남성도 어색함에 뻘쭘하고 있었다.
류안의 부름에
방으로 들어온 리아인, 워스만, 카르티아는
얇은 커튼이 쳐져 있는 침대를 바라봤고
커튼 뒤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오호- 재미있는 조합이군.”
중후한 저음의 여성 목소리가 들렸다.
“전쟁의 신과 드래곤 수장. 그리고··· 뒤틀린 아이인가?”
이 말과 함께
침대 안 그림자의 손짓에 커튼이 걷히며
노파의 모습을 한 신이 보였다.
“내 소개를 먼저 하는 것이 순리겠지? 난 순리[順理]의 신 ‘히마’라고 하네. 이렇게 도와주러 와주어 고맙네.”
순리의 신 히마는 인사를 건넨 후,
류안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순리에서 벗어나 있는 어린 신.
“그동안 용케 뒤틀린 기운을 버티셨군.”
워스만은 류안을 향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
히마한테 말은 건넸다.
“자연적인 것이 아닌 뒤틀린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은 것이기에··· 거부할 수 있었지. 하지만, 뒤틀림은 그런 순리마저 뒤틀어버리려고 해서 조금만 늦었어도 어찌 되었을지··· 후후후.”
순리의 신 히마는 워스만을 보며 말하다가
다시 류안을 바라봤다.
“정말 신기한 어린 신이야. 분명 순리에서 벗어나 있는데, 그 역시 순리라는 모순이 공존하는 신.”
히마는 류안을 향해 묘한 웃음을 보였다.
“자넨 정말 무서운 신이군.”
“왜? 무서운 신이 되는 것이 더 나아?”
“훗, 아닐세. 그냥 지금처럼 있어 주게.”
“날 먼저 건들지만 않으면 걱정할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히마와 류안은
할머니와 손자가 장난을 주고받듯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뭔가 위험한 얘기가 될 것 같은 느낌에
워스만이 흐름을 바꾸기 위해 본론으로 돌아가기 위해 말을 했다.
“그래서 우릴 부른 이유가 뭐지?”
히마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뒤틀림에 위험했었으나
류안 덕분에 뒤틀림이 사라지며
다시금 되찾은 실로 오랜만에 느끼고 만끽한 여유로움을 그대로 내보였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말했다.
“난 이곳을 떠나고 싶네. 그래서 자네들이 조금 도와주었으면 하는데, 도와줄 수 있겠나?”
“이곳을 떠나서 갈 곳은 있는 건가?”
“음, 글쎄. 어디 한적한 곳에서 순리의 흐름을 조용히 지켜보고 싶은데.”
히마는 워스만에서 시선을 옮겨 카르티아를 보고는 리아인과 류안도 봤다.
“자네들이 지내고 있는 세 곳 중에··· 혹, 추천할 만한 적당한 곳 없는가?”
히마가 말하는 세 곳.
듀아 왕국, 드래곤 영역, 레쉬아 왕국이었다.
허나,
엄연히 각각 영역의 주인이 있기에
그곳에서 머물기 위해선 허락이 필요했다.
그리고 또한,
그런 중대한 일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바로 답할 수 없어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건 일단 이곳을 떠난 후, 결정해도 되지 않아?”
류안이 침묵을 깨며 말했다.
“곧 손님들이 올 것 같은데.”
“이런, 정말 그렇군. 그런데, 어디로 가는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이동할 방법이···. 섣불리 움직였다가 도착하게 될 그곳을 검은 옷 조직들이 알게 되면···. 이기적이고 염치없다 해도 그런 피해를 줄 수는 없는 것인데···.”
순리의 신 히마는 난감하다는 듯 말했지만,
저들은 분명 방법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며 능글맞은 속셈을 드러내고 있었다.
확실히 방법은 있었다.
워스만은 슬며시 류안을 바라봤다.
“또? 너무 자주 사용하면 안 좋아. 특히, 순리의 신은 그것 때문에 영향받을 수 있는데 괜찮겠어?”
류안은 히마를 보며 난감해했다.
“내 사정이 급하니 해주면 안 되겠나?”
“하아··· 난 책임 없어. 나중에 문제 생겨도 딴소리하지 마.”
“그래, 알겠네. 걱정하지 말게. 그리고 고맙네.”
류안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한 순리의 신 히마 이였으나,
그 걱정하는 짐작한 상황을 실제 눈앞에 보니 그저 놀랄 따름이었다.
“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차원의 틈이 아무렇지 않게 열렸다.
차원을 억지로 여는 것은 분명 순리에서 벗어난 행위이건만,
‘순리의 신’인 히마는
류안이 차원을 뒤틀어 틈을 여는 동안
그 어떤 거북함도, 아무런 거부감도 느끼지 못했다.
“허어─···.”
히마가 저도 모르게 탄성을 하는 사이
류안이 말했다.
“아이들 들어오라고 해. 아, 그 두 명도 같이 들어오라 해.”
문이 열리고
뒤틀림이 사라져 평안해 보이는 신의 모습에
신의 아이 세 명은 기뻐하는 것도 잠시,
“───!!!”
“···──?!!!”
눈앞에 보이는 차원의 틈에 경악해야 했고
2인조 여성과 남성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일단, 레쉬아 왕국의 오두막으로 가는 것이 좋겠지? 가서 벨드라엔하고 잘 상의해봐.”
그러면서
류안은 리아인하고 한걸음 뒤로 빠졌다.
“난 뒷마무리 좀 하고 갈게. 음─··· 부셔도 되지?”
“그래, 미련없는 곳이니 상관없네.”
히마는 류안을 보며 맘대로 하라고 했다.
“저··· 저희도 여기에 들어가나요?”
2인조 여성이 어리둥절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조심히 말을 했고
“음, 남고 싶으면 남아도 되지만, 여기 남으면 진짜든 가짜든 곧 도착할 손님들 표적이 될 건데, 그래도 돼?”
“아, 아뇨! 가겠습니다!”
류안의 말에
2인조 여성과 남성은 기겁하면서 눈앞의 차원의 틈으로 망설임 없이 냉큼 들어갔고,
그 뒤로 순리의 신 히마와 세 명의 아이가 연신 신기해하면서 들어갔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워스만과 카르티아가 신경전 중 있었다.
“같은 신이 가서 대화를 나눠야 잘 조율되지 않겠습니까?”
“그곳에 있는 신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 걱정할 필요 없어. 그쪽이야말로 드래곤 수장으로서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어?”
워스만은 그러면서 카르티아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외형도 같은 노년의 모습이니 순리의 신과 잘 통할 것 같은데.”
“외형은 상관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루카테르가 있으니 괜찮습니다.”
전쟁의 신과 드래곤 수장은
서로 환하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뒤로 느껴지는 신경전의 기운은 어마어마했다.
“가위바위보 단판으로 정하던가, 아니면 그냥 둘 다 돌아가!”
리아인의 싸늘한 말투에
신과 드래곤은 불만 없이 흔쾌히 승부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결과.
드래곤 수장 카르티아 – 승[勝].
전쟁의 신 워스만 – 패[敗].
카르티아와 워스만은
격투대전게임의 승패 화면 같은 연출 했다.
전쟁의 신이지만 승패는 별개이기에······
워스만은 엄청나게 아쉬워하며 차원의 틈으로 들어갔다.
워스만이 마지막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류안은 차원의 틈을 닫았고
리아인, 카르티아와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곳에 있던 신이 다른 곳으로 가면서
영역이 사라짐과 동시에 폐가처럼 보이게 했던 결계막까지 모두 사라져
원래의 모습을 보였었다.
그리고
검은 옷 조직원들이 다가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나한테서 물러나.”
리아인, 카르티아 이 둘을 뒤로 물러나게 한
류안은 카르티아를 보며 말을 덧붙였다.
“휩쓸리지 않게 잘 지켜.”
“걱정하지 말게.”
류안은 리아인을 한번 보고는
벽돌집을 바라보며 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이제까지와는 다른 뒤틀린 기운이 존재를 드러냈다.
츠스스스스─스────······.
평소 류안이 뒤틀림을 다루며 잠재웠다면
지금은 순리의 신한테서 가져온 뒤틀림을 폭주시키듯이 방출하고 있었다.
“호오─······.”
카르티아는 온몸의 비늘이 일어서는 듯한 소름을 느꼈다.
어마어마한 뒤틀림은
벽돌집을 중심으로 구 형태를 이루더니
곧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뒤틀어버렸다.
콰지지지─직────.
벽돌집을 포함해 구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뒤틀리고 뒤틀려지면서 원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을 즈음.
“네놈들 누구냐?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거야?”
리아인과 카르티아가 넋을 놓고 보고 있었던 것처럼
검은 옷 조직원들도 넋 놓고 보고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고함을 질렀으나,
보고도 감당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뒤틀림의 광경에 쉽사리 발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이 무슨······.”
검은 옷 조직원들이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거대한 뒤틀림의 중심에 서 있는
검고 긴 머리카락의 존재를 하염없이 보고 있을 때.
류안이 고개를 돌려 그들을 봤다.
뒤틀림의 지배자.
검은 옷 조직의 위선에서
검은 천사의 제거 명령이 떨어졌으나,
그들은 인지했다.
자신들은 함부로 감히 손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몸속 깊은 곳에서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쩌적─!
뒤틀림으로 의해 차원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보이더니,
그 크기를 키우면서
리아인과 카르티아를 덮쳤고
차원에 생긴 균열도 커지며 깨져서는 블랙홀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강한 바람이 사방에서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
슈화아아아아────.
“크윽─···!.”
“윽─!!!”
검은 옷 조직원들은 빨려 들어가지 않게 균형을 잃지 않게 온몸으로 애쓰면서
강하게 휘몰아치는 바람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순간.
훅- 하면서 바람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
“······───!!!”
그 현상에 검은 옷 조직원들은 눈을 떴고
그들의 눈앞에는 애초에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공허한 공터만이 보였고
어마어마했던 뒤틀림도 사라진 채,
블랙홀 같았던 차원의 균열 또한 보이지 않았다.
검은 옷 조직원들이 믿기 어려운 광경에
다들 멍하니 있는 사이.
독특한 검은 옷을 입은 정보원이
귀에 보이지 않게 장착된 통신 장치를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은밀히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토독- 톡. 톡톡 토독. 톡- 톡.
· 검은 천사가 신과 아이들은 데리고 간 듯함.
· 조직에는 신이 뒤틀림을 이기지 못하고 차원도 뒤틀리면서 아이들과 함께 자멸했다고 보고하겠음.
신호를 모두 보낸
검은 옷의 정보원은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검은 옷 조직원들은 무시한 채.
홀로 그곳을 떠났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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