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19 화 – 적합자 찾기.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19 화 – 적합자 찾기.
‘뒤틀린 아이’를 찾았다.
일렁임의 신은
절대자의 후보들이 ‘선택을 하지 않을 검은 천사’를 없애려 하는 이때.
‘뒤틀린 아이’를 찾은 것을 이용해 다른 신들이 뒤틀린 아이한테 집중하는 사이
검은 천사를 자신이 소유할 생각을 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 *
그 후,
시간은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갔다.
검은 옷 조직이 스체스 왕국의 수도 성벽 전쟁에서 손실이 꽤 심했었는지
현재는 별 움직임 없이 조용한 와중에.
스체스 왕국의 유령도시 ‘야누’에서
종전 축하 기념 축제 및 병력 강화를 위한 인재를 뽑는 대회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 대회에 류안이 비밀리에 참관하고 있었다.
종전[終戰]되었고,
검은 옷 조직의 움직임이 잠잠해졌다 하여도 언제 어디서 돌발적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시국에
이런 축제와 대회가 열리게 된 이유.
축제와 대회가 주최되기 일주일 전,
레쉬아 왕국의 국왕 레이쉴의 집무실에 류안이 왔다.
물론, 옆에는 리아인이 껌처럼 같이 있었다.
“뭐? 스체스 왕국에 있는 돌 능력자를 찾는다고?”
레이쉴은 류안의 요청에 의아했다.
보는 힘으로 누굴 찾는 것이 어려울 것 없을 터였기에.
레이쉴의 표정을 본 류안은 다시 말했다.
“아, 찾는다기보다 ‘추천받고 싶다’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까나?”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하얀 창.”
류안의 짧은 즉답에
레이쉴은 무슨 의미인지 인지했다.
불의 왕국 레쉬아에서 불의 능력자인 자신과
나무의 왕국 듀아에는 나무의 능력자 다미엔.
그러니
돌의 왕국인 스체스에서
돌 원소 신의 기운이 깃들고 앤소다이트[Anthodite-동굴꽃]가 매개체인 투명한 돌의 적합자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음, 이건 스체스 왕실 측과 상의를 해야겠는데.”
레이쉴은 신중하게 말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미 결론은 내리고 있었다.
검은 옷 조직에 대항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인 ‘하얀 창’을 가질 기회를 거절할 리가 없을 것이라 확신했으며,
그 예상대로
스체스 왕실에서는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대외적으로는 인재를 뽑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적합자를 찾기 위한 대회를 열기로 한 것이었다.
거기에 따라
유예누 후작이 관광도시로 개발 중인 유령도시 ‘야누’를 대회 개최지로 제공했다.
수도나 근처 도시는 전장이었던 곳이 가까이 있어서 자칫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기에
현재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대회장 설립에 문제가 없는
‘야누’를 개최지로 선택했다.
또한,
유예누 후작은 이 기회에 ‘야누’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기에 개최지로 선뜻 제공한 것이었다.
그리고
종전 축하 기념 축제 및 인재 선발 대회가 의도한 한 가지가 더 있었으니,
검은 옷 조직의 움직임이 있나 은밀히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해서
스체스 왕국의 각 지역 도시와 마을에는
축제 알림과 대회 참가자 모집공고가 알려줬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모집공고가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 많은 능력자가 속속 ‘야누’로 모여들었다.
이렇게 순조롭게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왕실에서 먼 지역에 있는 능력자들을 배려해 텔레포트 마법사를 각 지역에 지원해 준 덕이었다.
와글와글 왁자지껄.
유령도시 ‘야누’는
이젠 ‘유령도시’란 명칭을 버려야 할 만큼
축제를 즐기기 위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오가도 있었으며
그에 맞추어 필요한 시설들과 상점 및 여관들이 여기저기 터를 잡고 자리해 있었다.
대회 참가인들을 접수하는 곳.
참가 신청하러 많은 이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곳에서 좀 떨어진 상점가 야외테라스 의자에 앉은 류안은 그런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으며
그 옆에는 리아인이 스체스 왕국 토속 군것질을 맛보며 지켜보고 있었다.
맞은 편 자리에는 워스만이 탐색의 힘을 펼쳐 능력자들을 하나하나 눈여겨보면서
검은 옷 조직의 움직임이 있나 예의주시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야외테라스로 다가오더니
손가락으로 콕! 하고 류안의 뺨을 찔렀다.
“···───!”
갑작스러운 상황에 리아인, 워스만은 시선을 돌려 그 누군가를 봤다.
뺨을 찌른 손가락의 주인은
빈민 도시 ‘디누’에서 만났던 ‘뮤리나’였다.
“역시 너였구나. 묘한 기운이 느껴져서 혹시나 하고 온 거였는데.”
“·········.”
“······.”
명랑하게 말하는 뮤리나의 모습을 보면서
리아인, 워스만은 침묵한 채 놀라고 있었고
류안은 신기했다.
워스만은 접수대에서 참가 신청하고 있는 능력자들을 위주로 탐색하고 있었다지만,
바로 근처로 올 때까지 인지하지 못한 것에 놀랐고
리아인은 류안의 뺨을 또 제멋대로 찌른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류안은 앤소다이트[Anthodite-동굴꽃]가 뿌리내린 투명한 돌이 다시 공명 반응을 일으키고 있기에 신기했다.
“여기서 날 보니까, 반갑지 않아?”
자신을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에
뮤리나는 아주 환하게 웃으며 말했고
좀 떨어진 곳에서는 함께 온 듯한 네 명이 쭈뼛거리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디누’의 영주 아미스 백작이 배려해주어
뮤리나를 포함해 다섯 명이 대회에 참가하러 온 거였다.
류안은 뮤리나를 빤히 봤다.
투명한 돌의 기운을 잘 감지하는 것 같았고
적합자로서 가능성이 가장 있어 보였으나,
장식용으로 주는 것이 아닌 이상 능력이 없는 일반인한테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류안은 혹시 자신은 못 알아본 것인가 싶어
이쪽으로 전문가인 워스만을 바라봤다.
그 시선의 의미를 아는 워스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뮤리나한테서 능력자로서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뮤리나도 둘의 행동이 보이는 의미를 어느 정도 짐작하면서
뭔가를 품에서 꺼내 류안한테 내밀었다.
돌돌 말리고 리본으로 봉인된 서신이었다.
“아미스 백작님이 너한테 주래. 참고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하던데?”
류안은 뮤리나한테서 서신을 건네받았다.
“그럼, 난 마감되기 전에 신청하러 갈게. 좀 있다 나중에 봐~.”
뮤리나는 손을 흔들어 보이며
같이 온 네 명과 함께 접수대로 향했다.
류안은 나중에 보자니 뭔 소리인가 하다가
봉인용 리본을 풀고 서신을 펼쳤다.
그 서신 안에는 다섯 명의 능력과 신상정보가 있었다.
서신의 내용을 보면
네 명은 능력자 중에서는 딱히 눈에 띌 것이 없는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뮤리나는 특이사항이 있었다.
『돌과 접촉해야만 능력 발휘.』
“호오-, 특이하군. 그래서 능력이 감지되지 않았던 것인가?”
워스만은 서신에서 시선을 돌려 류안을 봤다.
“그럼, 적합자로 결정할 수 있지 않나?”
워스만의 말에
류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단은 보고.”
류안은 대회에서 뮤리나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선택하기로 했다.
대회장 출입구 접수대에서는
신청 접수와 함께 마법 수정으로 능력 측정을 하고 있었다.
수많은 지원자 중,
1차 심사로 걸러내기 위함이었으며
능력치가 기준 미달인 자는 바로 그 자리에서 탈락이 되었다.
돌과 접촉해야 능력이 발휘된다는 뮤리나.
수정도 엄연히 돌에 속하기에 능력이 기준 이상으로 측정되어 무난히 통과되었다.
그리고 같이 온 네 명 중,
두 명은 통과되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안타깝게도 탈락이었다.
그렇게 접수와 함께 1차 심사가 끝나고
그다음 날.
대회장 관람석에 스체스 왕국의 국왕과 유예누 후작 외, 고위 귀족들이 자리했다.
국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보였고
그와 동시에.
퍼벙! 펑─···!
폭죽이 화려하게 터지면서
인재선발대회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각 지역에서 모인 1차 심사를 통과한
백 명 남짓의 능력자들은 주최 측에서 제공해준 온갖 돌, 광물들을 이용해 차례차례 능력을 선보였다.
몇몇 능력자는 능력의 세밀함과 정교함을 뽐내며 커다란 대리석을 멋들어진 조각품으로 만들었고
또 다른 능력자들은 모든 방해물을 부술 듯 날카롭고 강한 공격능력을 선보였으며,
반대로 벽이나 돔 형태의 막, 방패 등을 만들어 방어력을 선보이는 능력자들도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인재를 뽑는다는 명목이었기에
돌 이외의 능력이 있는 자들도 자신의 능력을 화려하고 과감하게 선보였다.
이렇게 능력자들이 능력을 선보이는 것을 끝날 때마다
관중석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와아아아아────···.”
“오오오오───.”
짝짝짝 짝 짝짝─···.
시간이 흘러
뮤리나의 차례가 되었다.
뮤리나는 관중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 후
바닥에 아무렇게 굴러다니는 흔하디흔한 돌덩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잠잠했던 그녀의 능력이 발휘되면서 주변의 흙, 모래, 자갈들이 모여들었다.
슈화아아아────··· 가라락──.
모여든 흙과 모래, 자갈들이 서로 뭉치며 커다랗고 견고한 바윗덩어리를 이루는가 하면
자잘한 자갈로 나누어져서는 춤을 추듯 유려하게 뮤리나의 주변을 빙글빙글 맴돌았고
그 뒤, 모래가루로 변하여 대회장 전체를 덮칠 만큼의 폭풍을 일으켜갔다.
이렇게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형태를 다양 각색하게 바꾸는 돌들을 보며
관중들이 조용히 감탄하고 있을 때,
마지막으로
뮤리나의 양손에서 뭉친 돌들이
덩치를 줄여가면서 압축되고 응축되더니 다이아몬드같이 맑고 투명한 돌이 되어서는
프리즘처럼 하늘의 햇빛을 반사해 주변을 무지개색 빛으로 찬란히 비추었다.
“우오오오오─오────.”
짝짝짝짝 짝 짝짝─.
뮤리나는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능력을 갈무리하고는 다시 허리 숙여 인사한 후,
참가자 대기석으로 갔다.
“호오─, 여러 방면으로 꽤 유용한 능력인데.”
워스만은 감탄하며
대기석에 앉아 쉬고 있는 뮤리나를 봤고
류안은 서신의 맨 아래 추신 글을 봤다.
『전쟁의 신과 함께 와주신
당신과 접촉한 덕분에
뮤리나의 능력이 개화한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잉?”
류안의 입에서 괴상한 의문이 튀어나왔고
그 소리에 양옆에 자리한 워스만과 리아인이
가운데 류안이 들고 있는 서신의 추신 글을 봤다.
그리고는 시선을 옮겨 류안을 봤다.
“어? 난 누구한테 능력을 주는 능력은 없어. 투명한 돌에 깃들은 돌 원소 신의 기운에 반응해 능력이 개화한 건가?”
류안은 갸웃거리며 말하면서도
얼굴에는 왠지 찜찜함이 남아있었다.
그런 류안의 표정을 본 워스만은 짐작이 되는 것이 있었다.
‘저도 모르게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해줬나 보군.’
워스만은 안쓰럽게 류안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손을 뻗었다가
리아인의 손에 의해 저지당했다.
“·········.”
“············.”
류안을 가운데 둔
워스만과 리아인은 서로 눈빛을 쏘아대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그 순간.
“오오오─오────.”
지금까지의 참가자들과는 사뭇 다른 기운에
기대감 충만한 환성이 관중석에서 흘러나왔고
그와 함께
류안의 시선을 끌은 자가 있었다.
남성으로 보이는 자는 얼굴에 가면을 쓴 채
양팔을 펼쳐 보였다.
쿠구구구구────······!
땅바닥이 진동하며 울리더니
수많은 석창이 바닥에서 솟구쳐 올라오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남성의 주변에 대기하듯 당당히 자리했다.
그런데 남성은 가만히 있었다.
석창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관람석에서 술렁임이 일기 시작하던 그때,
대회장 중앙 남성이 서 있는 바닥의 그림자가 점점 넓어지는 것 같더니
어느새 그림자는 대회장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넓어졌다.
그것을 인지한 대회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하늘을 바라봤다.
──────!!!!!!!
하늘 높은 곳에는 대체 언제 만든 것인지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부유하고 있었다.
바윗덩어리는 곧 공기 중력파를 일으키며
가면을 쓴 남성의 위로 내려왔고
저러다 큰일이 나는 것 아닌가 싶던 즈음,
남성은 바닥 쪽으로 펼친 팔을 힘차게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슈화아아아아아─악─────!!!
그 손짓에 따라
침묵하고 있던 수많은 석창이 하나둘 하늘의 바윗덩어리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일제히 동시다발적으로 솟구쳐 올라갔다.
콰가가각──! 콰과광───!! 쾅!!!
퍼벙─! 퍼버벙───!!!
수많은 석창은 거대한 바윗덩어리를 거침없이 부수는 동시에 폭죽처럼 터져댔다.
그렇게 부서진 바위와 석창의 파편들은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별빛의 비처럼 내려와 바닥으로 흩어지면서,
가면의 쓴 남성의 주변을 반짝이는 빛의 물결로 물들였다.
촤라라라라라─────······.
그리고 그 경이로운 광경을 본 이들은
잠시 무거운 정적에 가라앉는 듯하다가,
“·········와아.”
한 사람의 탄성을 시작으로
“우와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
짝짝 짝 짝짝짝짝 짝──···
짝짝짝짝 짝짝 짝─!!!!!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엄청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회장 전체를 울리는 환호와 박수에
가면을 쓴 남성은 귀족처럼 한 손은 가슴에 다른 쪽 팔은 펼치고 허리 숙이며 화답을 보이더니 이내 한 곳을 바라봤다.
스체스 왕국의 국왕과 고위 귀족들이 있는 곳이 아닌 일반 관람석.
류안이 앉아있는 곳이었다.
가면을 쓴 남성의 시선을 받은 류안은 당혹감에 빠졌다.
“······─?”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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