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43 화 – 일어난 변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43 화 – 일어난 변수.
까마귀 수인 쿠우카의 품에서
하얀 까마귀 수인 카밀은 가루가 되었고
그 하얀 가루는
쿠우카가 일으킨 것인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공중으로 하늘로 흩뿌려졌다.
쿠우카는 하늘로 흩뿌려지는 하얀 가루를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그리고
아직 하늘에서 키메라 천사들을 상대 중인
동족, 동료들을 보았다.
검은 천사였던 카밀이 사라져서인지
키메라 천사들은 싸울 의지 없이 순순히
검은 날개 새 수인족들의 손에 잡혀주고 있었다.
쿠우카는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났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키메라 천사의 몸속에 있는 투명한 돌을 없애고 안식을 찾아주어야 했고
하늘에 여전히 떠 있는 까마귀를 닮은 키메라도 해결해야 했다.
쿠우카는 날아오르기 전
류안한테 감사의 인사를 하려던 중,
뭔가를 보고는 황급히 류안을 끌어당겼다.
쿠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땅이 대형 키메라의 손에 깊이 파였다.
“류안-!”
리아인이 놀라 소리치며
류안한테로 다가가려 했으나,
대형 키메라들의 공격에 막혀버렸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저게 왜 움직여?”
리아인은 대형 키메라를 봤다.
별빛을 닮은 반짝임은 보이지 않았고
분명 대형 키메라들의 몸속 투명한 돌은
모두 파괴했다.
그러면서도
몸이 무너지지 않는 것에 의아하긴 했지만
움직임이 없었기에
그냥 류안이 아니라 자신들이 파괴한 것이라
반응이 좀 늦은 것이라 여겼었고,
하늘에서 두 회오리바람이 격돌하는 것에
신경과 시선이 옮겨져
대형 키메라들을 무시하게 되었다.
어쩌면 방심한 것일 수도 있었고
그런 방심을 틈타 변수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때,
대형 키메라 넷 중 둘의 몸이 무너졌다.
후둑- 툭. 툭. 와르르륵-.
그 무너진 잔해들을 남은 두 대형 키메라가 다가가더니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덩치가 커지고 있었다.
“이런 젠장.”
리아인뿐만 아니라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도 난감함을 표출하고 있을 때.
까아아악──!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던
까마귀를 닮은 키메라도 울음을 토해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쿵. 쿵. 쿵. 쿵.
묵직한 땅 울림과 함께
더 거대해진 초대형 키메라 둘이 움직이며
류안과 쿠우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것을 본
리아인,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
그리고 쿠우카는 의심 없이 인지했다.
‘류안을 노린다.’
하얀 창을 든 네 명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대형 키메라 둘의 움직임을 방해했고
그 사이 쿠우카는 류안을 안은 채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라 성벽으로 향했다.
그때.
까아아악-!
까마귀 형태의 키메라가 빠른 속도로
커다란 부리를 쩍 벌리며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검은 날개 수인족들이
황급히 날아와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까마귀 키메라가 펄럭이는 날개의 풍압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낙엽처럼 나가떨어지던
그 순간.
퍼억-!!!
금색 바탕에 검은색과 빨간색 줄무늬가 있는
한 덩치 하는 드래곤이 날아와
까마귀 키메라의 머리를 주먹으로 냅다 후려치고 있었다.
루카테르였다.
거기에 그 뒤로 드래곤들이 다가와
까마귀 키메라를 상대하기 위해 자리했다.
키메라 마수나 키메라 천사 때는
마수들과 검은 새 수인족들이 맡아야 하는 일이기에
철저하게 보조역할로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드래곤 자신들의 차례였고
나서야 할 때였다.
소형 드래곤 제드마와 몇몇 드래곤은
상처 입고 겨우 하늘을 비행 중인 검은 새 수인족들을 도와 성벽으로 데리고 갔고
쿠우카도 류안을 안고 성벽으로 다가왔다.
성벽에 쳐진 방어막 일부가 자연스레 열리며
그들을 성벽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워스만과 도프가 다가가
류안의 상태부터 살펴보았고
류안은 잠들기 직전의 상태였다.
쿠우카가 류안을 데리고 성벽으로 온
가장 큰 이유였다.
류안은 성벽 위 바닥에 앉아
양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잠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워스만은 그런 류안을 보며
그냥 잠을 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키메라들을 상대하고 마무리는
자신과 주위에 있는 자들이 한다고 해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류안의 힘이 필요했다.
류안이 길을 열어주어야 했다.
워스만은 걱정 어린 표정을 애써 누르며
류안을 보며 말했다.
“조금 더 참을 수 있겠나?”
류안도 지금 잠이 들면 안 되는 걸 알기에
답했다.
“어··· 아마도···?”
무엇보다 자신이 놓친
키메라들을 조정하는 것을 찾아주고 나서 잠들어야겠다 생각했다.
류안은 워스만과 쿠우카의 부축을 받아 일어서면서 일순 얼굴에 떨떠름함이 자리했다가 사라졌다.
졸리기는 하지만,
일어나는데 두 사람이 도와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뭐, 그건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니니,
기억 저편으로 던져버리고
성벽의 난간에 기대서며
대형 키메라 둘과 까마귀 키메라를 지그시 바라봤다.
그리고, 특이점을 발견했다.
대형 키메라 둘은 투명한 돌이 모두 파괴된 상태였고
까마귀 키메라는 아예 투명한 돌이 없었다.
그 대신,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구슬이 자리하고 있었다.
류안은 저 ‘핵’의 위치를 어떻게 알려주나 난감했다.
핵이 각자 하나가 있긴 했지만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는 데다가
그 이동속도나 방향이 들쭉날쭉 불규칙했다.
류안은 성벽 아래와 하늘을 다시 번갈아 봤다.
하늘에서는 드래곤들이
까마귀 키메라를 상대하고 있었으며
땅에는 하얀 창을 든 네 명과 마수들이
초대형의 마수 둘을 상대하고 있었다.
수적으로 우세했고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지만.
시간이 걸림돌이었다.
빨리 처리하지 못하고 장시간 끌게 되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분리해질 수 있었고
거기에 더해
아직 움직이지 않는 흰색 로브의 서른 명과
‘그분’이라는 자가 남아있었다.
검은 옷 조직을 조력하고 있는 신들.
류안은 그런 신들을 지그시 보다가
몇 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 중 한 명.
일렁임의 신은 무슨 이유에선지
미안함을 솔직히 내비치며 손을 살며시 흔들어 보였다.
그 행동에 영문을 모르는 류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를 짙게 품고 있는 한 명.
류안은 더 자세히 볼 생각에
굳이 할 필요 없는 행동이지만
성벽의 난간 밖으로 상체를 쭉- 내밀었고
워스만은 그런 류안의 목덜미를 잡았다.
졸려서 해롱거리기 직전인 데다가
몸을 너무 많이 내밀어 아차 하면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류안은 고개를 돌려 워스만을 봤고
워스만은 한숨을 쉬며
성벽 안쪽으로 류안의 상체를 끌어와 바로 세웠다.
“뭐 찾은 거라도 있어?”
“응.”
워스만의 물음에
류안은 짧게 답하고 나서는
워스만한테 선택의 물음을 했다.
“움직이는 핵을 없애는 것이 편해?”
“아니면, 그 핵을 조정하는 신을 막는 것이 편해?”
“그거야-···.”
워스만은 그 질문에 답해주려다가
말을 멈췄다.
움직이는 핵보다는 조정자를 없애는 것이
확실한 처리방법이긴 하지만,
그 조정자가 ‘신’일 경우 문제가 있었다.
신은 그 누구도 죽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같은 신도 불가능했다.
처형자의 하얀 창이나
눈앞에 있는 류안을 제외하고는···.
“음, 까다로워도 저들한테 처리를 맡길 생각이라면 핵을 없애는 쪽이 낫겠지.”
“그러면서 조정자의 움직임을 막기도 해야 할 거다.”
“그럼, 다미엔이 좀 고생해야겠는데.”
“괜찮아?”
“다미엔?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저번 스체스 왕국 때의 경험이 있으니 각오하고 있을 거라 괜찮을 거다.”
“그리고, 신이 움직인다면 난 듀아 왕국의 수호신으로 듀아 왕국의 왕자인 다미엔을 지킨다는 명분이 있으니 내가 나서도 되고···!!!”
워스만은 한껏 미소를 지어 보이며
기특하다는 듯이 류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리아인이 대형 키메라를 상대하느라 못 봤기에 다행이지.
봤다면 십중팔구 리아인의 하얀 창은 대형 키메라가 아닌 워스만을 향해 날아왔을 것이다.
류안은 기지개를 한껏 쭉 피고는
검은 날개를 펼쳐 전장 중심으로 날아갔고
쿠우카도 자신이 할 일을 하기 위해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로
까마귀 키메라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땅에 발을 디딘 류안은 다미엔한테 가기 전
마수의 숲 지배자급 마수한테 다가갔다.
지배자급 마수는 자세를 낮춰
류안을 맞이했다.
“키메라의 움직임을 멈춰 줘.”
류안의 말에
지배자급 마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낮춘 자세를 바로 폈다.
그리고 이내.
쿠아아아-!!!
지배자급 마수의 하울링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 하울링에
중구난방으로 대형 키메라 둘을 공격하던 마수들이 일제히 대형 키메라의 다리 쪽으로 몰려들었다.
대형 키메라의 발길질과 휘두르는 팔에
마수들이 대거 내팽개쳐지고 있었지만
지배자급 마수가 달려들어 그런 팔의 움직임을 막았고
마수들은 다시 대형 키메라의 다리를 집중공격하면서 부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류안은
다미엔한테 다가가 포션을 하나 건네주었다.
드래곤 수장 카르티아가 준 포션이었다.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인지한
다미엔은 포션을 마셨다.
그리고는
“엑──!”
하는 소리를 저도 모르게 내뱉었다.
예전 타지헤 왕국에서의 2인조도 그러더니
역시 맛이 괴상한 모양이었다.
암튼,
포션을 마신 다미엔은 체력이 회복되면서
나무 원소의 힘도 증폭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때.
쿠직- 쿠지직-!
쿠우웅-!!!
마수들의 집중된 공격에
초대형 키메라의 다리는 부서져 주저앉았고
지배자급 마수가 초대형 키메라의 머리 미간에 크게 주먹을 때려 박으며 완전히 땅바닥에 넘어트렸다.
다리가 부서진 채 큰 대자로 누운 초대형 키메라.
다미엔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초대형 키메라의 가슴팍에 올라서서는
하얀 창을 높이 들었다가 힘껏 내리박았다.
푸욱─!
촤좌자자자─작!!!
박힌 하얀 창에서 수많은 식물 줄기들이 뻗어 나와 초대형 키메라의 몸속으로 파고 들어갔고
온몸에 거미줄을 펼치듯
마치 혈관이라도 된 듯이 뻗어 나갔다.
그로 인해
초대형 키메라는 고통을 느끼는 것인지
줄기들이 뻗어 나가는 것에 대한 저항인지
온몸을 부들거리며 양팔을 휘젓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마수들이 달려들어 휘젓는 양팔을 제압했고
온몸이 식물 줄기로 점령당한 초대형 키메라의 움직임이 움찔거리며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다가
이내 완전히 멈췄다.
다미엔은 하얀 창을 양손으로 꽉 쥐면서
눈을 감고는 온 신경을 집중했다.
스르륵- 스륵-.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그 뭔가가 식물 줄기에 닿는 것을 느꼈다.
다미엔은 번뜩 눈을 뜨고는
하얀 창을 쥔 손에 힘을 더 주어서는 창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초대형 키메라의 온몸에 퍼져있던 식물 줄기들이 그물처럼 도망가려는 그 뭔가를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옭아매면서
하얀 창과 함께 뽑혀 나와서는
다미엔의 눈앞에 자리했다.
공처럼 뭉친 식물 줄기들.
그 안에는 ‘핵’이 옭매져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혈관에 둘러싸인 심장의 형상 같았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