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38 화 – 모든 저력이 모이다.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38 화 – 모든 저력이 모이다.
“후퇴하라─!!!”
워스만의 외침에
뉘스 마을의 병사들이 후퇴하기 시작했고
시민인 척 위장하고 있는 병사들도 집에서 나와 일제히 후퇴했다.
다다다다다다────······.
그렇게 병사들이 성벽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콰직-! 콰앙! 콰지직──!
쿠아앙───!!!
적의 충차[衝車]로 인해 두꺼운 성벽 문은 결국 부서지며 열렸다.
“와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
타지헤 왕국 병사 천 명이 함성을 지르며 부서진 성벽 문을 헤치고 거침없이 마을 안으로 들어왔고,
그들의 눈에 시민들을 이끌고 도망치는 레쉬아 왕국 마을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은 도망가는 그들을 바로 뒤쫓지 않고 멈춰 섰다.
그리고는 그 너머를 보고 있었다.
눈앞 도망가고 있는 그들 너머로 보이는 또 하나의 성벽.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은 마을 성벽이 하나 더 있다는 것에 놀라기는 했으나,
딱히 동요하지 않았다.
한 마을이나 도시에 성벽을 여러 개 세우는 것은 그리 드문 일도 아니고
이곳의 영주는 레쉬아 왕국의 제일 부호로 유명한 헨즈 공작 가문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은 대열을 정리하고 경계태세를 갖췄다.
두 번째 성벽 위에 뉘스 마을 병사들 또한 공격태세를 잡고 경계하기 시작했으며
그러는 사이,
마을 병사들과 시민인 척한 병사들 모두 두 번째 성벽 안으로 들어가고 성벽 문은 굳게 닫혔다.
쿠우웅────!
앞서 부서진 외곽 성벽의 나무문과는 다른 거대한 암석으로 된 문.
거기에 견고함이 더해 보였으나
성벽 크기는 앞서 부순 성벽과 비슷했다.
거기에 덧붙여
성벽 위로 보이는 병사들의 수도 얼마 되지 않아 보였다.
많아야 이백에서 삼백 정도였다.
끼릭-. 끼릭-. 끼릭-···.
성벽 위 병사들이 일제히 활을 들어 타지헤 왕국 병사들을 향해 겨냥했다.
그리고 동시다발로 화살을 쏘았다.
피융- 피융- 피유웅─···.
쏘아진 수백 개의 화살이 허공을 가르며 적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적을 명중시킨 화살은 하나도 없었다.
파가가각───······, 파각─!
수백 개의 화살은 적 마법사들의 방어막에 부딪히며 속절없이 부서졌다.
성벽 위 병사들이 재빨리 다시 활에 화살을 장착하고 쏘려던 그때,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다들 몸을 숙여라! 보호막을 펼쳐라-!!”
워스만이었다.
병사들은 그 말에 황급히 몸을 숙였고
드래곤 수장 카르티아가 두 명의 마법사를 도와주면서 성벽에 보호막을 두르자마자.
퐈라라라라─라─────!
곧 보호막 너머 성벽 쪽으로 날라오는 수많은 화염 공을 볼 수 있었다.
파방! 쾅─!! 콰광──!!!
시야를 뒤덮을 정도인 화염 공의 폭발에
보호막은 크게 흔들리며 울렸고
그 진동의 여파는 성벽 위 병사들한테로 고스란히 전달되어 병사들은 귀를 막고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쿠아아앙────!!!
파스스스스─────······.
보호막은 다행히 화염 공을 모두 막았지만,
드래곤 수장 카르티아의 도움으로 만든 보호막치고는 너무나 허무하게 부서지며 사라졌다.
타지헤 왕국의 병사 지휘관이 그것을 지켜보다가 입을 움직였고,
“호오-, 이거 의외군. 놀라워.”
허를 찔렀다 여겼던 기습 공격에 나름 잘 대응한 뉘스 마을의 병사들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자신들의 행보가 이미 들켰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타지헤 왕국의 지휘관은 순전히 저들이 평소 훈련이 잘되어있고
두 개의 성벽을 활용한 전략을 숙지하고 있었다가 대응한 것이라 여겼다.
타지헤 왕국 지휘관은 손을 들어 보였다.
상대편 적이 잘 대응하고 있는 만큼,
시간 낭비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콰과가광─────!!!
타지헤 왕국의 마법사들이 뚫고 들어온 외곽 성벽을 완전히 부스며 무너트렸다.
마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였고
그러기 위함이 맞았다.
완전히 부서져 사라진 외곽 성벽 밖으로
텔레포트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이내 빛이 발휘되고 있었다.
우우우우우─웅────······!
텔레포트 마법진의 빛은 일순 강렬하게 빛났다가 사라지기를 몇 차례 반복했고
그에 따라 2만 명의 타지헤 왕국 병사가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 그들 사이에 검은 옷을 입은 무리도 있음이 보였다.
그리고
병사들 맨 뒤쪽에 흰색 로브를 입은 서른 명도 얼핏 보였다.
천 명 뒤로 새로이 대열을 갖추고 자리한 2만 명의 앞 대열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이 활을 들었다.
두 번째 성벽을 겨냥하고 있는 화살에
그 뒤에 자리한 마법사들이 마법의 힘을 덧씌웠다.
파바바방────!!!
고막을 긁는 강렬한 활시위 소리와 함께 천 개가 족히 넘는 화살들이 성벽을 향해 일제히 쏘아졌고,
화살촉에 덧씌워진 마법이 발동되면서 화살은 빛에 휩싸였다.
콰가가가가─각────!
성벽 위 마법사들이 다시 보호막을 펼쳐 막았으나 빛 화살은 잠깐 멈칫하기만 했을 뿐이었다.
끼기기기긱────······.
멈춘 화살의 힘은 사라지지 않은 채, 보호막을 뚫으며 앞으로 움직이고 시작했고
그렇게 보호막을 가볍게 뚫은 화살 몇 개가 성벽에 꽂혔다.
그리고 그 동시에.
콰아앙───!!!
빛이 폭탄처럼 터지며 성벽 일부분을 부쉈고
그 뒤로 모든 빛 화살이 보호막을 뚫으며 성벽을 향해 날아갔다.
파아앙─!
콰과가광────!!!
빛 화살이 엄청난 섬광과 함께 굉음을 내면서 폭발했으며
그로 인해 생긴 여파로 흙먼지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화아아아─아───······.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사방으로 퍼진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가려졌던 시야가 트이게 되어 눈앞에 보이는 성벽을 볼 수 있었다.
너무나 멀쩡한 상태의 성벽.
그리고
그 앞에 앞서 화염 공에 쉽게 부서졌던 보호막과는 전혀 다른
엄청난 두께의 세 가지 막.
보호막, 방어막, 결계막이
서로 각각의 다른 옅은 빛을 보이며 어우러져 있었다.
타지헤 왕국의 지휘관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고 명령을 내렸다.
“하얀 창 앞으로─!”
그 명령에 병사들 사이에서 하얀 창을 든 검은 옷의 창술사들이 앞으로 나왔다.
그와 동시에
성벽 위에 하얀 창을 든 여성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고함을 질렀다.
“야이, XX들아! 감히 내 귀여운 성벽에 상처를 내? 그 죄값 내가 이자까지 쳐서 받아낼 테니까, 각오하고 있어─!!!”
찰진 욕을 날리며 거침없이 소리치는 여성.
뮤리나였다.
뮤리나는 창을 들어 올렸다가 창대 끝을 바닥에 힘차게 내리쳤다.
퉁───!!!
성벽 전체에 맑고 묵직한 울림이 퍼져나가면서 함께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성벽 안 뒤쪽에서 거대하고 견고한 성벽이 새로이 솟아 올라왔다.
쿠구구구─구───······ 쿵─!!!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성벽은
날이 아직 밝지 않아 어두웠음에도 웅장함이 느껴졌다.
“니들 발밑 조심해.”
적들이 놀라 얼이 나간 모습에
뮤리나는 의기양양하게 말하면서 다시 창대 끝을 바닥에 가볍게 툭 쳤다.
퉁─!
그 작은 울림은 조용히 성벽을 타고 내려가 적들이 있는 땅으로 퍼져나갔다.
쿠구구구───······.
울림은 적들의 발밑에서 존재를 드러내면서
곧 수많은 땅꺼짐 현상이 일어났다.
“어어··· 으악!”
“으아아아아─···.”
“헉─!!”
적들은 대비할 틈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땅꺼짐 현상에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땅꺼짐 구덩이 속으로 빠져버렸다.
뮤리나가 성벽을 세우기 위해 흙과 돌을 끌어모으면서 생긴 구덩이들을 그냥 두지 않고
교묘히 가려놓아 함정을 만든 것이었다.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 상당수가 구덩이에 빠지고 균형을 잃은 와중에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흰색 로브의 무리 중 한 명이 손을 들어 휘저었다.
후웅. 후웅─. 후웅─···.
그 손짓에 따라
구덩이에 빠진 병사들이 비행 마법이 걸린 듯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 뒤,
또 다른 흰색 로브의 한 명이 손을 움직여 보였고
그 손짓에 이번에는 얕은 바람이 구덩이투성이인 땅바닥을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얕은 바람이 지나간 구덩이들이 어느새 메꿔져 있었다.
그렇게 평평해진 땅바닥에 공중에 띄워졌던 병사들이 안전감 있게 내려졌다.
그 광경을 본 뮤리나는 신기하면서도 이질감이 들었다.
구덩이를 메운 것이 흙이나 돌이 아닌···
돌 원소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질감은 나무의 능력이 있는 다미엔도 같이 느꼈다.
그러다 곧 인지했다.
‘신’이다.
이곳은 이미 전장이 되어 영역이 모호해진 상태.
그런 상황에서
검은 조직을 조력하는 저 하얀 로브의 신들이 단순하게 조력하는 수준으로 있을지,
아니면 직접 나설지 가늠하기 힘든 상태.
적들의 신이 어떤 변수가 될지
전쟁의 신 워스만은 예의주시하며 신중함을 기하고 있었다.
타지헤 왕국의 지휘관 역시 신중해졌다.
외곽 성벽 외의 성벽과
그 뒤로 순식간에 생겨난 거대한 성벽.
땅꺼짐 함정.
타지헤 왕국의 지휘관은 저들이 기습 공격에 잘 대응한 것이 아닌
자신들이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음을 인지했다.
‘대체 어떻게······?’
허나, 지금은 이 의문이 중요하지 않았다.
좀 더 왕국의 안쪽으로 파고든 후, 전력을 드러낼 예정이었으나
안일하게 했다가는 큰코다치는 상황이었다.
타지헤 왕국의 지휘관은 명령을 내렸다.
“이곳이 시작점이다. 모두 준비하라─!!!”
이 말에 흰 로브의 한 명이 미소지으며 중얼거렸다.
“여기서 끝장을 볼 생각인가 보군.”
그리고 그 흰 로브의 한 명 뒤로
하늘에 맞닿을 만큼 거대한 일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벽 위 워스만의 미간이 일순 구겨졌다.
리아인, 레이쉴, 다미엔, 카르티아 역시 경계를 했다.
크아아악───···.
키아아아아─아────.
크아악───······.
그 일렁임 속에서 수많은 키메라 마수가 기괴한 괴성을 지르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대형 비행 마수들도 모습을 보였으며
그 앞에 키메라 천사 새 수인들과
검은 천사가 있었다.
“흠, 저쪽이 저렇게 나오기 시작했으니, 우리도 그에 맞혀 대응해줘야지.”
워스만은 미소 지으며 레이쉴을 봤고
레이쉴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준비하라─!”
워스만의 우렁찬 목소리에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성벽 위에 올라와 포진했다.
그에 맞혀
드래곤 수장 카르티아는 양손을 하늘로 뻗어 올리며 텔레포트를 발동시켰다.
위이이이잉────.
거대한 성벽 위 허공에
그에 걸맞은 대형 텔레포트 진이 생겨나면서
루카테르가 드래곤 모습으로 힘찬 날갯짓을 하며 텔레포트 진에서 나왔고
그 뒤를 따라 수많은 드래곤과 마수들이 모습을 보이며 성벽 위에 자리했다.
위이잉───.
거기에 다시 소형 텔레포트 진이 생기면서
거기서는 하얀 창을 든 까마귀 수인 쿠우카를 필두로 새 수인족들이 모습을 보였다.
적과 아군.
그렇게 양쪽의 모든 저력이 모였다.
그리고 동쪽에서 하늘색이 변하며 뜬 태양이
적과 아군을 차별 없이 비췄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 작가의말
탈자, 오자 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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