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17 화 – 신을 향한 감정.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17 화 – 신을 향한 감정.
듀아 왕국의 2 왕자 다렌과 1 왕녀 나엔은
지원 물자와 식량을 모두 아미스 백작한테 기부했다.
물론,
스체스 왕국 수도 성벽 종전상태에서
레쉬아 왕국의 헨즈 공작 가문에서 보낸 지원 물자로 충분하다는 것을 기반한 결정이었으면,
아미스 백작의 도움으로
듀아 왕국의 2차 지원 물자를 받을 예정인 스체스 왕국의 지휘관 텀스와 상의도 했었다.
지휘관 텀스는
‘구호물자로 기부하신다데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이러면서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다렌와 나엔의 표정에는 홀가분함이 충만했다.
비록 표정에는 다미엔한테 혼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살짝 스며있었지만···.
어찌 되었든 제대로 마무리하였기에
아미스 백작한테 작별인사를 한 후,
도시 ‘디누’가 생각보다 넓어
곳곳에서 식량 배급하느라 원래 임무와는 다른 고생을 해야 했던 수행원들과 함께
워스만이 열어준 통로를 통해 듀아 왕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워스만은 빈민 도시 디누에 여전히 있었다.
흥미가 많이 가는 아미스 백작의 빈민구호정책에 대해 더 체계적으로 알아보고
다미엔한테 알려주기 위함도 있었지만,
도움을 받기 위해 데리고 온
류안과 리아인, 쇼트가 여관에 남아있어서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게 통로를 열어주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리아인이 예비용으로 가지고 있는 텔레포트 스크롤이 있어 괜찮다고 했는데도
워스만은 다른 이유를 대며 남아있었다.
원래라면 리아인, 쇼트는
듀아 왕국의 왕자와 왕녀를 찾는 일이 마무리되었으니 당장이라도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류안이 멍하니 움직이지 않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그냥 있었다.
그렇다고 둘은 불만을 품지는 않았다.
워스만이 같이 있는 것은 불만이었으나
바가지 숙박료는 대신 내주고 있었기에 물주[物主] 취급하며 그냥 넘겼다.
그러던 중,
평소였다면 볼일이 끝난 곳은 미련 없이 레쉬아 왕국에 있는 오두막으로 돌아갔을 텐데
가만히 있는 류안의 행동이 의아했다.
이곳에 류안의 발을 잡을만한 뭔가가 있는 것인지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류안으로 인해 여관에 머무르고 있는 세 명.
그런 네 명을 보며 의아함에 빠져있는 또 한 사람이었다.
이곳 ‘디누’의 영주인 아미스 백작으로
정확하게는 네 명 중,
전쟁의 신만큼?
아니, 그보다 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년의 모습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저 소년의 정체가 뭐지···?’
전쟁의 신 워스만도 눈치? 보고 있는 소년.
류안이 들었으면 싫어하겠지만,
스체스 왕국 수도 전쟁의 승리로 이끌어 준 검은 천사라고는 생각조차 못 하는
아미스 백작이 의문에 빠지던 중.
덜커덩─.
“아저씨~♬ 오늘 식량 배분할 담당자 제가 선발해도 되죠?”
어두운 갈색 머리카락과 밝은 갈색 눈동자의 여자아이.
‘뮤리나’가 명랑하게 여관 안으로 들어왔다.
“어─?”
뮤리나는 갑자기 어벙한 소리를 내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들어서는,
콕─★.
하고 멍하니 앉아있는 류안의 왼쪽 뺨을 찔렀다.
뮤리나 손가락 끝으로 따듯하고 보드라운 살결이 느껴졌다.
“···──!!!!!”
“─!!!!!”
“······?”
뮤리나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워스만, 리아인과 쇼트, 아미스 백작까지 놀란 부엉이 눈이 되어버렸으며
류안도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뮤리나를 봤다.
그 시선에,
“어? 인형이 아니네. 미안, 고양이처럼 예뻐서 인형인 줄 알았어. 그래서 아저씨가 어디서 인형 수집해 오셨나 했는데···.”
뮤리나는 류안의 뺨에서 손가락을 떼고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함을 보이더니,
류안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빤히 봤다.
“음, 너 혹시 남자애니?”
“·········.”
류안은 대답 없이 눈을 한번 깜박이고는
뮤리나를 빤히 쳐다봤고
뮤리나는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남자애한테 예쁘다 해서 화났나 라고 생각할 때.
류안의 입이 움직였다.
“돌 좋아해?”
“어?”
뜬금없는 질문이었으나,
뮤리나는 류안의 목소리도 예쁘다고 감탄하며
대답했다.
“응, 좋아해. 현무암, 섬록암, 화강암, 석회암, 규암, 대리석, 짱돌, 조약돌 할 거 없이 다 좋아해. 그중에서도 오랜 세월 땅속에서 숙성된 수정이나 금강석도 좋아하고, 자연의 예술작품이라고 하는 종유석, 석순, 석주 등도 좋아해~.”
뮤리나는 필요 이상으로 좋아하는 이유까지 줄줄 말했고
아직 남았는지 말을 더 이었다.
“특히, 희귀하고 희귀한 앤소다이트[Anthodite-동굴꽃]를 보는 것이 평생소원 중 하나야. 아, 그리고 보니 투명한 돌이라는 것도 있다던데 보고 싶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쥐고
부푼 꿈을 꾸며 황홀감에 잠시 빠진 뮤리나는
“근데 왜?”
왠지 모를 기대감에 류안한테 되물었고
류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다른 질문을 했다.
“돌 관련 능력 있어?”
“응? 능력?”
류안의 이 말에
워스만, 리아인과 쇼트는 질문의 의도를 눈치채는 동시에
뮤리나한테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없는데. 있으면 정말 정말 좋겠지만···. 그러면 세상에 있는 모든 돌을 찾아볼 수 있잖아?”
뮤리나는 세계여행을 하면서 돌 능력을 사용해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돌을 찾는 관찰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다시 황홀감에 빠졌다.
“···이상하네.”
류안은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류안이 이곳에 온 후, 아직도 머물러 있는 이유.
앤소다이트[Anthodite-동굴꽃]가 매개체인 투명한 돌이 공명 작용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으로,
뮤리나가 여관으로 들어오자 공명의 강도가 강해졌다.
그러한데···,
뮤리나는 돌 관련 능력이 없다고 해서 이상했다.
‘아직 능력이 개화하지 않은 건가? 아니면 투명한 돌이 저 여자아이가 그냥 맘에 들었나?’
어찌 되었든
류안은 돌 원소 신의 기운이 깃든 투명한 돌을 넘겨줄 적합자를 찾았다고 여겼다가
능력이 없는 자한테 줄 수는 없었기에 허탈감이 생겼다.
뚱한 표정이 된 류안을
뮤리나는 묘한 표정을 하다가 이내 멍하니 바라봤다.
예쁘게 생긴 것과는 별개로 묘한 매력?
시선을 사로잡는 뭔가가 있음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빛이 가득한 하늘은 아름답기는 할지라도 눈부심에 오래 바라볼 수 없으나
별빛만이 있는 밤하늘은 하염없이 보게 되는
그런 느낌임을 인지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뮤리나 뿐만 아니라
류안을 보고 있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고
류안의 ‘방’에 더부살이 중인 신의 사념체 둘도 인지했다.
“·········.”
“······.”
침묵과 함께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뚱했던 표정이 풀어지면서 류안이 입을 움직였다.
전에도 목소리에서 달콤함이 느껴졌었는데
그 느낌이 더 강해져 있었으면서도 거부감이 전혀 없는 미성[美聲]이 흘러나왔다.
“오두막으로 돌아갈래.”
“어? 응, 그래.”
잠시 넋 넣고 있던 리아인이 정신을 차리며 호응했고
다른 이들도 류안을 멍하니 보던 것을 인지하는 동시에 멈추고는 정신 차렸다.
워스만은 그런 상황에서
다른 의미로 류안을 바라봤다.
‘흠─···, 육체는 인간에 더 가까워졌으면서 더 강해진 신의 기운을 저도 모르게 풍기고 있는 건가?’
신들은 하위 존재들이 권위에 불복[不服]하거나 불신[不信]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각자의 ‘지배력’이 있었다.
전쟁의 신 워스만은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위압감’이었으며,
멸[滅]의 신 벨드라엔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 좋아 보이는 ‘거부감 없는 인상[印象]’이었다.
그런 인상이 리아인한테는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 워스만이 봤을 때,
류안의 지배력은 ‘시선을 사로잡는 매혹[魅惑]’인 것 같았다.
또한,
소년의 모습일 때는 보호 본능 자극으로 인해 그런 매혹[魅惑]의 지배력이 반감이 되는 듯했고
성인의 모습일 때 매혹[魅惑]의 지배력이 강하게 풍겼음을 인지했다.
‘이건 좀 위험할 것 같은데.’
모든 힘에는 반동과도 같은 부작용이 있듯이
매혹은 독점욕을 부를 수 있었기에 위험했다.
그러면서 워스만은 계속 류안을 바라봤고
류안과 시선이 마주쳤다.
“통로 열어줘.”
“···그러지.”
워스만은 묵묵히 움직여 숙박료와 식비, 그 외 추가 요금을 계산한 후,
여관 밖으로 나와 전용 통로를 열었다.
아미스 백작은 네 명을 배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서는,
“언젠가 다시 오시는 그때는 여관 손님이 아닌 저의 손님으로서 맞이해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다음을 기약하는 인사말을 건네며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워스만, 리아인과 류안, 쇼트는
레쉬아 왕국의 오두막으로 돌아왔으며
워스만은 다미엔의 부름에 곧바로 듀아 왕국으로 돌아갔다.
* * *
“뭐? 사냥꾼을 잡았다고?”
오두막으로 돌아온 리아인은 쌍둥이 제우와 네우로부터 어이없는 엄청난 말을 들었다.
스체스 왕국의 수도 성벽에 간 사이 사냥꾼 셋이 검은 천사를 사냥하러 침입했고,
그중 두 명을 생포해 지하 감옥에 있다는 거이었다.
아, 추가상황으로
류안을 독살하려고 했던 취사병 B도 스체스 왕국에서 인계를 받아
지하 감옥에 갇혀있었다.
“그래서 류안보고 참관하라고?”
리아인은 싸늘한 눈으로 쌍둥이를 봤다.
“아니, 참관할 필요까지는 없고, 사냥꾼 둘이 검은 천사 타령을 해서 안면이 있는 사냥꾼들인가 확인만 해주면 돼.”
리아인은 쌍둥이한테서 시선을 돌려 류안을 봤다.
류안은 별 관심 없이 기생 마수한테 쿠키를 먹여주고 있었다.
스체스 왕국에서 류안이 당한 그 일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것인지······
통통했던 기생 마수는 홀쭉해져 있었다.
“가볼래?”
리아인이 혹시나 해서 물었고,
류안은 접시에 남은 쿠키를 모두 기생 마수 입에 털어 넣어 주고는
리아인과 함께 지하 감옥으로 향했다.
드물게 쇼트도 따라갔다.
* * *
도착한 지하 감옥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경비병들 대부분이 두통에 시달리는 듯, 한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으며,
얼굴빛도 영 좋지 않았다.
게다가
사냥꾼이 갇혀있는 감옥 입구에는
탈출을 막기 위한 결계막 같은 것이 아닌,
방음용 막이 3중으로 씌워져 있었다.
“왔나?”
벨드라엔, 레쉬아 왕국 국왕 레이쉴, 그리고 국왕의 누님 세이지가
류안과 리아인, 쇼트를 맞이했다.
류안과 리아인은
감옥 안에 있는 두 사냥꾼을 확인했다.
한 명은 오른쪽 뺨에 세줄 흉터가 있는 남성 ‘몬드’로 의식불명 상태였으며
다른 한 명은 왼쪽에 붉은 안대를 한 금발의 여성 ‘엘라’는 입에는 재갈이 물린 채 씩씩거리고 있었다.
“이 두 사냥꾼이 너흴 사냥하러 왔었지.”
레이쉴이 병사들을 이끌고 루카테르와 드래곤 수장 카르티아의 도움으로 스체스 왕국 수도 성벽으로 향하고
리아인과 류안도 드래곤 제드마와 함께 항구로 간 사이,
쌍둥이 네우가 그것을 감추기 위해
허상 마법으로 레이쉴, 리아인과 류안이 왕궁에 있는 것처럼 꾸몄었다.
그리고 그 허상 마법에 속은 상태로
병력이 줄어든 틈을 노려
검은 옷 사냥꾼 몬드와 엘라, 그리고 검은 가면의 남자가 사냥하려고 침입을 했었다.
그러나,
사냥감인 당사자들은 없는 상태에서
수호신 벨드라엔과 쌍둥이 둘을 얕잡아 보다가,
검은 옷의 사냥꾼 몬드가
벨드라엔의 머스킷 투명한 돌 탄환에 저항다운 저항도 하지 못하고 당해 먼저 잡혔으며,
검은 옷의 사냥꾼 엘라는
쌍둥이 제우와 네우의 힘에 밀려 붙잡혔다.
나머지 한 명 검은 가면의 남자는
검은 천사가 없다는 알아채고는 일찍 도망쳐 아깝게 놓쳤다.
그런 와중에
엘라는 세이렌의 목소리를 이용해 경비병들을 홀린 후, 조정해서 탈출하려고 했으나···
세이지의 꿰뚫어 보는 힘 때문에 실패하고 도로 붙잡혔다.
그래서 그 여파로 인해
왕궁에 있는 자들은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입에 재갈을 물고 씩씩거리던 엘라는
류안은 보고는 눈빛이 바뀌었다.
잡힌 검은 옷 조직원들이 류안을 보는 시선이 으레 그러했듯이
엘라의 눈빛 또한 그랬다.
하지만,
엘라는 류안의 시선을 받을 수 없었다.
세이지가 앞으로 나서며
류안과 자신의 동생인 국왕 레이쉴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을 모두 물러나게 했다.
감옥 안에는 의식불명인 몬드는 제외하고
세이지와 엘라.
둘만이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엘라는 눈앞의 세이지를 무슨 수를 쓰든 죽이겠노라며 노려봤으며
세이지는 그런 살의 어린 시선을 덤덤하게 넘겼다.
그리고
기품있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했다.
“‘나의 동생’을 위한 ‘신의 시선’을 너 같은 년이 감히 욕심내면 안 되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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