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71 화 – 예언서의 드러난 XX.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71 화 – 예언서의 드러난 XX.
검은 옷 조직 내부에서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도망쳐 나온
‘격식의 신’은 듀아 왕국의 1 왕자의 배려로 오두막에 잠시 머무르면서
오두막 밖,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신변 보호 요청할 왕국을 잘 못 선택한 건가 하고···.
앞마당에 이동통로가 열리더니
웬 남성과 신이 던져지듯 튕겨 나오고
그 뒤로 전쟁의 신이 소년을 업고 나오니
남성과 신은 각각 공격할 자세를 잡고
자신한테 향긋한 차를 대접해주던 왕자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마당으로 나가서는
저리 대치 중.
‘격식의 신’은 한숨을 쉬며
거실 창문으로 앞마당의 상황을 보다가
전쟁의 신 워스만의 한쪽 어깨에 업혀 있는 소년.
류안과 시선이 마주쳤다.
신은 창문 유리에 바짝 붙어서는
류안을 뚫어지게 봤다.
인간과 비슷하면서 다른 육체를 가진
인형을 잃고 썩어가는 껍데기에 괴로워하는 신들이 그토록 원하는 육체를 가진 소년.
격식의 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검은 천사가 와 주었다는 것에.
겉보기에는 어째 납치되어 온 듯한 모습이긴 했지만···.
워스만은 류안이
오두막 안의 신을 보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류안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 모습에 리아인은 한걸음 움직여
류안의 손을 잡고 자신의 뒤로 오게 한 후,
하얀 창을 워스만의 목에 겨누었다.
벨드라엔도 머스킷 방아쇠에 걸은 손가락에 서서히 힘을 주고 있었다.
워스만은 지금 이 상황을
재미있다는 듯이 웃어 보이던 와중에
류안이 발을 움직여 오두막으로 가는 것을 봤다.
리아인의 류안의 움직임에
하얀 창을 거두고는 뒤따라가서는
류안이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막았다.
신이 있는 오두막에 혼자 들어갔다가
무슨 돌발상황이 생길 수 알 수 없기에.
벨드라엔도 워스만을 겨냥하던 머스킷을 치우고는 류안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집중했다.
“후우─.”
그 모습을 본 다미엔은 한숨을 쉬며
일단은 화를 식혔다.
“우선 여기에 서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시죠.”
다미엔의 말에
리아인, 벨드라엔은 눈짓으로
오두막 안에 있는 신을 가리켰다.
다미엔은 자신의 하얀 창을 꺼내 보여주며
밝게 미소진 얼굴로 말했다.
“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조치해 놓았습니다.”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에
나무 속성의 힘이 깃든 하얀 창의 힘을 심어두어
외부로부터의 침입, 공격을 막는 동시에
안에 있는 존재가 불순한 움직임을 보이는 순간 공격하도록 조치해 둔 상태였다.
다미엔은 류안을 보며
손수 오두막 현관문을 열어주었고
리아인이 먼저 들어가 안이 안전한지를 확인했다.
그 뒤로 류안이 유유히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미엔이 뒤이어 들어가고는 문을 닫았다.
탁-!
덜컹-!!!
“아, 너무하네.”
“그렇게 매정하게 문을 닫을 것은 없잖아.”
워스만이 바로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고
다미엔은 그런 워스만을 눈을 가늘게 뜨고 말없이 바라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워스만은 당당하게 들어왔고
그 뒤로 벨드라엔이 머쓱하며 들어왔다.
“마실 차를 준비해 올 테니.”
“편히 앉아 계십시오.”
그리고는 주방으로 들어가
차 세트와 다과를 준비해 나왔다.
다미엔은 워스만 앞에는 투박하게 위스키와 잔을 내주었고
워스만은 피식하고 웃었다.
다미엔은 워스만의 웃음은 무시하고는
정성스레 차를 우려내 류안 앞에 놓아주었다.
검은색의 찻잔에
마치, 밤하늘의 별빛을 표현한듯한
작은 금빛들이 살짝 비치는 투명하고 맑은 차였다.
류안은 금빛이 도는 차를 빤히 보고 있었다.
다미엔은 다른 이들의 차도 내어주고 있다가
차를 마시지 않는 류안을 보며 의아해하던 중.
“아, 금빛이나 은빛이 도는 차는 지금은 좀 그렇다.”
“예?”
워스만의 말에 다미엔은 의문을 표했다.
“류안이 금빛이 도는 차를 마시고 일이 좀 있었거든.”
“아···, 죄송합니다.”
“새로 차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괜찮아.”
다미엔은 서둘러 류안 앞에 있는 차를 치우려 했지만,
류안이 먼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감사합니다.”
“???”
감사의 말에
류안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다미엔은 그 모습에 미소만 짙게 지어 보였다.
이런 모습을
신과 인간 사이에 있을 격식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
오두막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서로 죽일 듯 대치하더니
지금은 또
그저 평범하게 서로를 대하는 이들의 모습에
신은 신기하기만 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차를 한잔 비우고
기생 마수한테도 쿠키를 줄 만큼 준
류안이 입을 움직여 말했다.
“예언서 읽을 수 있어?”
“뭐? 지금··· 나한테 하는 말인가?”
“응.”
류안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답했고
신은 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격식의 신은
다른 신들과의 분위기가 어떻든
지금 자신의 처지가 안좋다고는 해도
하위 존재인 검은 천사가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이 격식에 맞지 않아 불편함을 느꼈다.
그런 신을 보며
워스만은 그저 한심하게 봤고
벨드라엔은 모른 척하고 있었다.
류안은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다가 말했다.
“내가 아직도 검은 천사로 보이나 보네.”
“무슨 말이지?”
“난 검은 천사가 아니라고.”
신은 이해되지 않는 말에 불쾌감을 드러내다가
이내 눈이 커지면서 경직되어 갔다.
오두막 거실.
아니, 전체에 영역이 펼쳐지는 것을 느꼈다.
권능의 기운과 함께.
‘호-, 이거 오싹오싹하군.’
워스만은 생각을 그렇게 해도
위스키를 여유롭게 한잔 마시고 있었고
벨드라엔은 류안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
류안은 평소 지켜봄의 권능이 아닌
학살자의 권능 기운을 옅게 풍기고 있었다.
“·········.”
격식의 신은 얼이 나간 듯
류안을 바라봤다.
“예언서 읽을 수 있어?”
류안은 다시 물음을 했고
“그··· 그래.”
격식의 신은 떨림을 감추지 못하며 답했다.
“하, 하지만 예언서는 어디 있는지 모른다.”
“아, 그거라면 걱정하지마.”
류안은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돌리고는 워스만을 바라봤다.
워스만은 주섬주섬 품에서 작은 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병 안에 있는 예쁘게 리본이 묶인 예언서를 꺼냈다.
“어··· 어떻게?”
검은 옷 조직이나 조력하는 다른 신들이 그렇게 찾아도 보이지 않던 예언서가 눈앞에 보이자
격식의 신은 당황했다.
워스만이 리본을 풀고는
격식의 신 앞에 예언서를 펼쳐놓으며 말했다.
“자세하게 알 것 없고.”
“예언서나 토씨 하나 빼지 말고 읽어 봐.”
워스만의 위압감에 움찔하던 격식의 신은 예언서를 집어 들었다.
“어···?”
격식의 신은 얼빠진 소리를 내며 워스만을 봤다.
그 시선에 워스만은 고갯짓으로
류안을 가리켰고
그에 따라 격식의 신은 류안을 봤다.
“왜? 아!”
“예언서 안에 있던 금빛 실뭉치.”
“걸리적거리길래 내가 없앴어.”
그 말에 격식의 신은 눈이 커졌다.
믿기 어려웠기에.
이 예언서를 잃어버리기 전
자신이나 다른 신들이 접했을 당시
금빛의 실에 엮이는 것을 뿌리치려 했지만,
무슨 짓을 해도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왜? 그 금빛 실이 없으면 못 읽는 거야?”
“아, 아니. 그렇지는 않다.”
격식의 신은 예언서를 탁자 위에 평평하게 펼친 후
그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손에 금빛의 빛줄기가 스르륵 나오더니
예언서의 바래진 글자를 덮으며
보이지 않았던 문장들을 완성해 갔다.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것.』
역시나 거슬리는 첫 문장이었다.
『운명의 실로 엮인 모든 세계의 존재들이여.
밤하늘처럼 검은 기운의 날개를 가진
천사의 선택을 받아 절대자가 되리니
절대자는 모든 신 위에 군림하여
신들의 틀을 깨고 평정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자로부터 신들을 구원할 것이며
신들의 억압에서 인간들을 구원할 것이니,
절대자가 되려는 신들이여.
권능을, 본질을 뒤틀어 바꿔야 할지니
그 고통을 감수할 수 있겠는가?
그 고통이 가득 채웠을 때
천사의 선택을 받아 절대자가 될지니
천사를 찾아 맞이하라.
···············. 』
격식의 신은 예언서의 문장을 읽어주었고
듣고 있던 이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특히,
류안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있었다.
격식의 신은 분위기를 잠깐 살펴보고는
계속 예언서의 문장을 읽었고
그러던 중.
“어? 뭐지?”
전에는 없던 문장이 생겨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절대자를 선택하는 검은 천사여.
절대자를 선택하는 것은 그대의 운명이니
거스르지 말지어다.
검은 천사여.
그대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그러더니,
예언서에서 격식의 신의 손에서 스며 들어갔던 금빛의 실이 뻗어 나왔다.
금빛의 실은 그대로
류안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갔다.
다들 놀라며 경계를 하는 사이.
류안은 무표정하게 그 금빛 실을 봤다.
금빛 실은
류안의 근처에 멈춰서는 파르르 떨더니
이리저리 꺾이면서 뒤틀리기 시작했고
이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예언서의 문장도 사라지려는 듯
흐려지기 시작했다.
탁! 꾸깃-.
류안은 예언서를 거칠게 구겨 잡았다.
예언서의 문장은
마치,
살아있는 듯 반항을 하며 꿈틀거리다가
서서히 움직임이 둔해지며
문장의 형태로 돌아갔다.
“하─.”
류안의 입에서 실소가 흘러나왔다.
“이런 식이구나.”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 작가의말
이 놈의 오타 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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