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75 화 – 한바탕 난리를 피우기.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75 화 – 한바탕 난리를 피우기.
검은 옷 조직의 제 3 근거지에 있는
류안을 구하러?
아니, 데려온다는 주목적 아래에
한바탕 난리를 피우러 갈 인원.
당연하다 할 수 있는
리아인을 포함한 벨드라엔과 쌍둥이였다.
쌍둥이 제우와 네우는
평소 뒤에서 보조하는 식으로만 움직이다가
이번에는 앞서서 움직이기로 했는데,
텔레포트를 해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류안이 딴 길로 새지 않게
신경 쓰지 못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 상황에서 그런 돌발상황이 생길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기에
굳이 마음을 쓸 필요 없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였다.
거기에다가,
이런 감정과는 별개로
쌍둥이는 중재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었다.
“···넌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벨드라엔은 어느새 와서는 합류해 있는
워스만을 보며 불쾌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워스만은 벨드라엔의 물음에 아주 당당하게 답했다.
“어떻게 알기는.”
“너희가 돌아가려고 발동시킨 텔레포트가 시간이 지나도 닫히지 않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내가 탐색해봤고 류안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지.”
“그래서 류안 찾는 것에 한 손 거들려고 왔더니.”
워스만은 양팔을 펼쳐 보이고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너희가 아주 재미있는 일을 벌이려 하고 있는데 더더욱 합류해야 하지 않겠어?”
“너, 지금 이게 장난으로 보이냐?”
“장난은 무슨.”
“난 아무리 사소한 전쟁, 다툼이라도 재미있어할지언정 장난으로 취급한 적 없어.”
워스만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 어떤 신보다
권능을 잘 다루고 있는 전쟁의 신으로서
괜히 최상위급의 신인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한바탕 난리 피우는데
워스만 만한 적임자도 없었으니─.
벨드라엔은 구겨지려는 미간을 애써 피고는
검은 옷 조직의 근거지로 향하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 * *
리아인, 벨드라엔과 쌍둥이 그리고 워스만.
이들은 네우의 텔레포트를 이용해
검은 옷 조직의 제 3 근거지에서 좀 떨어진 곳에 왔다.
그리고
은밀하게 근거지를 향해 움직였다.
돌발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기습공격··· 아닌 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검은 옷 조직의 근거지에 가까워질수록
벨드라엔과 쌍둥이는 묘한 기시감이 있었다.
검은 옷 조직의 근거지가 있는 곳의
풍경들이 낯설지가 않았다.
분명, 와본 적이 있는 듯한···.
“아──!”
“!!!”
벨드라엔과 쌍둥이는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다행히 네우가 방음 마법을 펼친 상태라
소리는 새어나가지 않았다.
벨드라엔과 쌍둥이가 소리를 낸 이유.
리아인과 류안을 만나고 동행하기 전,
스쳐 지나가듯이 처음 만났을 당시
벨드라엔이 여행자금을 잃어버려
자금을 충당할 거리로 실종자를 찾는 의뢰서를 보던 중.
류안이 넌지시 알려주었던 그곳.
실종자 ‘헬리 헨즈’를 찾은 곳이었다.
이 무슨 우연이지···.
벨드라엔과 쌍둥이는
검은 옷 조직 근거지의 출입구인 듯한
녹색 지붕 2층 구조의 작은 오두막을 보며
말문이 막혀왔다.
이런 것을 알 리 없는
리아인, 워스만은 의문을 가지기보다는
빨리 행동하기 위해
멈춰 서있는 벨드라엔과 쌍둥이를 재촉했다.
“뭐 하고 있어? 어서 움직여.”
“···어, 그래.”
벨드라엔은 개량한 투명한 돌이 장착된 긴 총신의 머스킷을 꺼내 들었다.
거기에
쌍둥이 네우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머스킷에 방음 마법을 걸었다.
오두막에 둘러쳐진 결계막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타-앙!
선명한 머스킷의 발사음이 울렸다.
하지만,
네우의 방음 마법으로
주변으로 퍼져나가지 않아 조용했고
투명한 돌과 멸[滅]의 기운이 깃든 탄환은
결계막에 박히면서
소리 없이 스르르 결계막을 멸[滅]해 갔다.
그 뒤,
워스만이 탐색의 힘으로
오두막 주변을 은신한 상태로 보초 중인
세 명의 검은 옷 조직원을 찾았고
리아인이 땅바닥에 손을 펼쳐 대고는
백금빛 전류를 그 세 명한테로 흘려보냈다.
“······어?”
검은 옷 조직원 세 명은
발밑에서 무언가 느껴진다고 인지하려던
그 순간.
찌리리-릿! 풀썩!!!
그대로 발밑에서 올라오는 백금빛 전류에 감전되어 기절하는 동시에 바닥으로 쓰러졌다.
더 이상 주변에 보초 서는
혹은 감시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오두막 뒷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네우가 마법 잠금장치를 해제해 문을 열었다.
끼이익-.
문 안쪽으로는
각종 조리도구와 장작 화로 및 수납장,
벽면에는 채소들이 줄지어 걸려있는
평범한 주방풍경이 보였다.
탐색의 힘을 펼치고 있는 워스만은
문 바로 안쪽 바닥에 손을 짚었고
나무로 된 바닥을 들어 올렸다.
끼익- 덜컹!
바닥인 척 나무판자로 된 문이 열리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통로가 모습을 보였다.
워스만, 리아인, 벨드라엔과 쌍둥이 네우
순으로 비밀통로를 통해 지하로 들어갔고
마지막으로 쌍둥이 제우가 들어가면서
최대한 소리 나지 않게 조용히 판자 문을 닫았다.
덜컹- 탁!
그렇게 비밀통로 출입구가 닫히고
조용해진 오두막의 주방.
그 주방 뒷문 바닥 위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 * *
“아, 출입구로 들어왔다.”
헬리가 내어준 차를 마시던 류안이 말했다.
“곧, 시작하겠네.”
“그래, 그럼 우리도 놀라 허둥대며 맞서는 척할 준비 해야겠군.”
“음-, 근데 괜찮겠어?”
“···괜찮아, 네가 걱정할 것은 없어.”
“그래?”
“벨드라엔과 쌍둥이는 둘째 치더라도.”
“리아인, 워스만은 정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이곳을 난장판으로 만들 건데.”
“·········.”
류안의 말에
헬리는 겉으로 보이는 담담함과는 다르게
솔직하게는 걱정이 좀 되기는 했다.
류안의 말대로
전쟁의 신은 어설픔 없이 정말 제대로 이곳을 휘저어 놓을 테니
거기에다가
리아인도 류안 찾겠다고 설렁설렁하지 않을 것이 다분했고···
하지만, 각오한 일이기도 했다.
자신들이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 상태였기에.
어설프게 하는 것만큼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굳이 예시를 들자면
뺨 때리는 연기를 할 때,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진짜로 뺨을 때려서
실수 없이 한 번에 끝내는 그런 것이었다.
그래서,
헬리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한테
다치는 것을 오히려 의심을 피할 수 있어 괜찮으니,
죽지만 말라고 당부해 두었다.
그러면서도
헬리와 마법사, 마스크의 남성은
정말 진심으로 죽지 않고
다치기만 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그러던 중.
콰과광-!!!!!
시작을 알리는 폭발음이 들렸다.
쌍둥이 제우가
공포탄이 아닌 진짜 폭탄을 터트리면서
이곳에 왔음을 알렸고,
기습공격에 놀란 조직원이 비상경보를 울렸다.
삐웅- 삐웅- 삐웅-!
외부도 아닌
내부에서 들린 폭발음과 비상경보에
검은 옷 조직원들은 놀랐지만,
당황하는 것도 잠시
근거지에 침입한 적들에 대응하기 위해
바로 준비를 마치고 움직였다.
원래는 오두막 출입구에서부터
요란하게 치고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지금껏 검은 옷 조직이
내부에서 공격해왔던 걸 그대로 돌려줄 겸,
효율적으로도 더 좋았기에
이렇게 안까지 은밀히 들어와 시작했다.
콰과강-!!! 쾅-! 콰광-!!
쌍둥이 제우가
아주 신명이 나도록 폭탄을 터트려가며
지하 근거지를 부숴대기 시작했다.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파헤쳐진 바닥과
부서져 널브러진 벽면의 잔해들에 의해
검은 옷 조직원들의 움직임을 방해할 요량이기도 했다.
“저- 미친!!”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온··· 컥!”
침입자들을 보며 격분해 소리치던
조직원 한 명이 워스만이 휘두른 검기에 말을 끝맺지 못하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후-, 역시 힘들군.”
중상을 입고 쓰러져
겨우 숨 쉬고 있는 검은 옷 조직원을 보며
워스만은 검을 고쳐 잡았다.
워스만은 지금 중상을 입을지언정
목숨은 간당간당하게나마 붙어있을 정도로 힘 조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여간 까다롭고 힘든 것이 아니었다.
“으아아-, 침입자를 막아라!”
“저것들 X 쳐 버려!!!”
부서지고 조직원 몇 명이 쓰러져 있는
복도 끝에서 수십 명의 조직원이 몰려오고 있었다.
“흐음─.”
워스만은 몰려오는 조직원을 보며
도발과 함께 경고의 의미가 있는 말을
나지막하게 말했다.
“죽기 싫으면 알아서 잘 막아봐.”
그리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워스만은 검을 쥐지 않은 손을 앞으로 뻗어 보였다.
쿠구구구──.
부서진 벽면과 천장, 바닥이 잘게 올리기 시작하더니
촤자자자자─창!!!
수많은 종류의 검이 벽면과 천장, 바닥에서
검은 옷 조직원들을 향해
뻗어 나오고 내리꽂히면서 또한, 솟구쳐 올라왔다.
차앙- 챙!! 카강-!!! 캉!
“으아아악-!!!”
“크악-!”
검은 옷 조직원들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겨우 급소의 치명상만을 피했을 뿐
대부분 중상을 입으며 뒤로 물러나야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은 옷 조직원들의 중심에서
백금빛의 전류 뭉치가 솟아오르며 폭발했다.
파지지직- 콰광!!!
그 충격에 조직원들은 튕기면서
벽면을 부스며 충돌하는 것과 동시에
전류에 감전되면서 그대로 기절했다.
워스만도 그렇고
리아인 역시 인정사정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흐아-···.”
같은 편이지만,
벨드라엔과 쌍둥이 제우, 네우는
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좀 무서웠다.
그래서 얼른 류안을 찾아 돌아갈 것에 집중했다.
콰과광! 콰직!!! 파직!
“으악-!”
“크아아아-악!!!”
리아인이 워스만이 앞장서서
검은 옷 조직원을 해치워가면서 근거지 깊숙이 들어갔고
그 뒤를 따라
벨드라엔과 쌍둥이가 보조했다.
류안이 시각공유로 알려 준
류안이 있는 곳으로 순조롭게 향하던 이들은
발을 멈춰야 했다.
쉬리리-릭!!! 쉬릭! 쉬릭!
수많은 단검과 단창이
리아인, 워스만, 벨드라엔과 쌍둥이을 향해 쏟아져 왔고,
파바바-박!
쌍둥이 네우가 황급히 방어막을 펼치며
공격을 막아냈다.
카랑! 카라랑!
방어막에 튕긴 수많은 단검과 단창들이
금속음을 내며 바닥에 떨어지며 널브러졌고
그 뒤로
검은 가면을 쓴 금발의 남성이 모습을 보였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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