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40 화 – 마수들 간의 격돌.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40 화 – 마수들 간의 격돌.
퍼어어어억────!!!
쿠당탕───!
뒤틀림의 그릇 ‘도프’를 공격하려던 키메라 마수는 성벽 위에서 뛰어내린 마수의 거대한 앞발의 공격에 힘없이 바닥으로 패대기쳐지듯이 쓰러졌다.
마수는 그대로 쓰러진 키메라를 발로 밟았고
키메라는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렸다.
그 상태로 마수는 거대한 앞발을 꽉 쥐더니 키메라의 가슴팍을 빠르고 강하게 강타했다.
퍼거억────!!!
콰직──!
그 공격으로 도프의 액체형 투명한 돌에 뒤틀린 기운을 모두 빼앗겨 텅 비어버린 키메라 마수의 몸속 투명한 돌이 깨지며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그러자,
키메라 마수는 조정에서 벗어나 버둥거리던 움직임을 멈추고 축 늘어졌다.
죽음의 안식을 맞이한 것이었다.
그 모습에 키메라 마수를 공격한
마수의 숲 지배자급 마수가 우렁차게 포효했다.
쿠아아아─아────!!!
하울링과도 비슷한 포효소리.
원래 마수들은 약육강식의 원칙에 따라 동족이 사냥당해도 죽임을 당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약하기에 강한 자한테 사냥당한 것이므로.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상태로 제 의지와 상관없이 조정 당하고 농락되는 것은
감정이 차가운 마수라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배자급 마수의 울분 어린 포효소리에
성벽 위 마수들이 적의 마수···
아니, 적에 의해 농락당한 마수들의 안식을 위해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으─··· 으아아아─── 피해─!”
“────!!!”
쿠직─! 쿠지직───!!!
수십 마리의 마수들이 하강하는 모습에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은 황급히 피했으나,
운? 없는 몇몇 병사들은 마수들의 발에 자비 없이 짓이겨지며 밟혀버렸고
그런 그들을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밟은 것보다도 신경 쓰지 않는 마수들은
곧바로 키메라 마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
퍼벅-!
퍼거걱──!!
콰자아악────!!!
마수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동족이었던 마수들을 조정하고 농락하는 투명한 돌을 부서트려 제거하는 것.
뒤틀린 기운이 모두 사라져 빈껍데기가 된 인조 투명한 돌은 경계하지 않아도 되기에
마수들의 움직임에는 거침이 없었다.
또한,
뒤틀린 기운이 사라져 몸의 움직임이 둔해진 적의 마수들을 상대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 없었다.
크아아아아─아────!
크아아악────!!
퍼억! 퍽─! 콰직───!!!
거대한 울음과 울림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육탄전으로 이루어진 마수들의 전투.
그 괴력은 어마어마했다.
그 괴력은 고스란히 조정 당하는 마수의 온몸에 충격파를 퍼트려 투명한 돌을 철저히 파괴해 갔다.
콰지지지─직───!
단지, 문제라고 한다면
조정 당하는 마수는 대체로 가슴 심장 쪽에 투명한 돌이 자리하고 있어서 제거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에 비해
키메라 마수는 투명한 돌 위치가 모호했다.
가슴팍에 있는 키메라 마수도 있었고
머리 쪽이나 배 쪽에 자리하고 있는가 하면
그것은 차라리 양호할 정도로
어깨, 팔다리, 손발 등등 예측하기 힘든 곳에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키메라 마수의 몸을 해체하다시피 뜯어 투명한 돌을 찾아 파괴해야 했다.
사지가 처참하게 갈가리 뜯기고 그로 인해 내장이 사방으로 흐트러지는 광경과
그 와중에도 죽지 못해 버둥거리는 모습은 결코, 보기 좋지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
수적으로 분리했다.
적의 마수와 수 자체는 비등했으나,
움직임이 둔하다고 해도 한 마리에 여러 마리 마수가 붙어 움직임을 봉쇄하고
다른 한 마리가 공격하며 상처를 입혀야 했기에 수적으로 분리해 졌다.
또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마수들의 수가 늘어가면서 공격력이 저하되고 있는 방면,
적의 마수들은 움직임이 둔해진 것 외에는
상처를 입든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든 공격력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점점 상황이 좋지 않게 흐르던 중.
투명한 액체가 또다시 흘러와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더니 적의 마수들 몸속 투명한 돌로 스며들었다.
빈껍데기가 된 투명한 돌에 들어가봤자 무슨 소용인가 할 수 있겠지만,
목적은 뒤틀린 기운이 아니었다.
몸속 투명한 돌이 투명한 액체에 점령당한 마수는 일순 움직임을 멈췄다가
곧 다시 움직이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공격 대상은 적의 키메라 마수들이었다.
투명한 액체에 재조정 당하는 마수들의 움직임에는 둔함이 없이 매끄러웠다.
그러면서 공격력도 상승했으며
그 무엇보다도 어디에 자리하고 알기 힘들었던 투명한 돌을 정확하게 노리고 공격해
힘 낭비 없이 깔끔하게 해치웠다.
성벽 위에서 이런 광경을 보고 있던 류안은 신기했다.
액체형 투명한 돌 능력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실제로 보니 남달랐다.
워스만도 그 상황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저.”
깜짝이야.
인기척 없이 정말 물 흐르듯이
옆에 와있는 도프를 보면서 류안은 놀랐고
워스만도 놀랐다.
그런데 도프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배가 ···고파요.”
“아-!”
“······─???”
워스만은 도프가 정말로 배가 고픈가 싶어
간단하게 배 채울 수 있는 곳을 알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다른 배고픔임을 알게 되었다.
“뒤틀린 기운이 많이 소진되었네.”
류안의 말에
도프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뒤틀린 기운을 담는 ‘그릇’.
그런 도프가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뒤틀린 기운이 필요했고
적의 마수 몸속 투명한 돌의 뒤틀린 기운을 액체형 투명한 돌이 흡수했다고 하지만,
고스란히 적의 마수를 조정하는 것에 사용해
도프는 지금 무척 허기진 상태였다.
그 영향 때문인지
액체형 투명한 돌에 의해 조정 당하는 마수들의 움직임이 삐걱거리며 둔해지고 있었다.
워스만은 의문이 들었다.
뒤틀린 기운이 없어 허기진 것은 알겠으나
어디에서 뒤틀린 기운을 공수해 올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곧 의문은 풀렸다.
류안이 도프의 가슴팍 중앙에 손끝을 살며시 대자,
손끝에서부터 뒤틀린 기운이 흘러나오는 듯하더니 이내 도프의 몸속으로 스며 들어갔다.
스스스스스스────······.
뒤틀린 기운이 채워져 갈수록
배고픔으로 인해 조금씩 흐려지던 도프의 눈동자에 생기가 깃들었다.
그와 동시에
적의 마수 몸속 투명한 돌에서 기운 빠진 듯이 축 처진 채 빠져나오려던 액체형 투명한 돌이 류안과 도프가 있는 성벽 위를 한번 보더니,
언제 축 처졌다는 듯이 생기가 넘쳐서는 도로 투명한 돌 속으로 들어가 마수들을 다시 조정했다.
아주 그냥 기운이 넘쳐 보였다.
류안은 충분하다 여기고
도프의 가슴팍에 댄 손을 치웠다.
멍하니 제 가슴 쪽을 보는 도프를 보며
류안은 갸웃거렸다.
“······? 더 필요해?”
“···아뇨.”
한 박자 느린 도프의 대답을 듣고
류안은 시선을 돌려 전장을 바라봤다.
적의 키메라 마수들과 격돌 중인 마수들.
하얀 창을 지닌 검은 옷의 창술사들과 사냥꾼들을 상대하고 있는 네 명.
리아인,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
열심히 성벽을 올라오려고 하는 적국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
그런 적들을 최선을 다해 막고 있는 뉘스 마을 병사들.
그런 그들보다는
그 너머에 있는 흰색 로브의 서른 명과
어딘가에서 은신하며 때를 기다리는 듯 조용히 있는 ‘그분’이라는 자를 보고 있었다.
전장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조용하게 침묵이 내려앉은 성벽 위.
“그윽-···.”
조금 과식한 것인지 도프의 트림 소리에 무거웠던 침묵이 일순 깨버렸고
그러던 그때.
콰직-!!!
키메라 마수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액체형태인 투명한 돌이 스며들어 조정하는 마수의 투명한 돌을 파괴했다.
투명한 돌이 파괴된 마수는 그대로 주저앉더니 곧 널브러지듯 바닥 쓰러졌다.
털썩─······.
그렇게 키메라 마수의 손에 몇몇 마수가 돌이 파괴되면서 쓰러졌으나,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쓰러진 마수에서 물뱀처럼 스르륵거리며 흘러나온 액체형 투명한 돌은
그대로 키메라 마수의 몸속 투명한 돌로 스며 들어가 키메라 마수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키메라 마수가 저항했지만,
헛된 행동이었다.
이런 식으로
키메라 마수가 조정 당하는 마수의 투명한 돌을 파괴해주는 일거양득 효과가 생기면서
그 틈을 이용해
지배자급 마수와 다른 마수들도 동족이었던 마수들의 안식을 찾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투명한 돌을 파괴해 갔다.
콰직. 콰직. 콰지지지직────!
적의 수백 마리의 마수는 앞자리 수가 바뀌며 그 수가 줄어들어 가더니
곧 수십 마리로 줄어들었으며,
수십 마리도 이내 열댓 마리로 줄어들었다.
허나, 키메라 마수들을 상대하면서
마수의 숲 마수들도 적지 않은 희생이 있었다.
그렇지만,
마수들은 죽음 안식을 맞이하며 쓰러져 있는 조정과 농락에서 벗어난 마수들을 보며 흡족함을 드러냈으며
얼마 남지 않은 키메라 마수들을 처리해 마수 간의 격돌을 일단락 지으려던 즈음.
소름 끼치고 기분 나쁜 기운이 전장을 뒤덮었다.
츠르르르르르───────······.
전장 한가운데 일렁임이 꿀렁이며 생겨났고
그 일렁임에서 대형 드래곤보다도 큰 덩치를 자랑하는 키메라들이 모습을 보였다.
그 대형 키메라들은
이제껏 상대했던 키메라 마수들과는 달랐다.
그 기괴하고 끔찍함이 남달랐다.
마수들과 짐승들을 합친 것은 기본이었고
드래곤을 포함해 수인족, 인간의 모습도 섞여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쓰고 버린 쓰레기를 끌어모아 합친 듯했다.
────────!!!
“·········──!”
“────!!!”
당연히 마수들뿐 아니라
드래곤들도 격분하고 있었으며
성벽 위 병사들은 물론이고,
적인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마저도
눈앞에 보이는 대형 키메라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암울하고 기분 나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러한 분위기 속,
두꺼운 끈으로 꿰맨 자국이 가득한 대형 키메라의 아가리가 천천히 움직이더니
두꺼운 끈이 끊어질 듯 벌어졌다.
그리고는.
우어어어─어───────!!!
기괴하고 날카로운 울음소리의 울림이 전장에 가득 퍼졌다.
귀를 파고드는 것을 넘어
심장을 파고드는 듯한 울림에
적, 아군 할 것 없이 다들 귀를 막았다.
몇몇은 괴로움에 주저앉기까지 했다.
전쟁의 신 워스만도 울음소리의 울림에 인상이 구겨졌다.
슬픔, 괴로움, 분노, 증오, 절망 등등
온갖 서글프고 절박한 감정들이 뭉치고 뭉쳐져 울림의 안에서 거칠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젠장, 이것들이 대체 무슨 짓까지 하는 거야?”
워스만은 적을 조력하는 신이 움직이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미 도를 넘은 검은 옷 조직의 만행인데
그마저도 아주 가뿐히 넘어버린 만행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워스만이 움직이려던 그 순간.
“흐억─···!!!”
누군가의 고통 어린 신음에
워스만은 움직임을 멈추고 신음이 난 곳을 봤다.
류안이 있었다.
류안은 괴로운 듯 가슴 쪽을 움켜잡은 채
식은땀과 함께 거친 숨을 내쉬면서 힘없이 주저앉고 있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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