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39 화 – 각자 맞서기 시작하다.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39 화 – 각자 맞서기 시작하다.
고요함과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아침 햇살이 한 마을을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햇살은 이내 하늘에 드리워진 검은 구름···
아니, 검은 연기에 가려지며 그 빛이 희미해졌다.
마을 외곽성벽은 완전히 부서져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였고
건물들도 일부분이 부서지거나,
불에 타 그을려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을 외곽 쪽에 거주 중인 시민들은 이미 모두 대피한 상태였기에
거리에 돌아다니는 시민들은 아무도 없었다.
대신,
2만 명이 넘는 병사와 마법사.
여러 짐승과 마수가 기괴하게 조합된 키메라 마수 수백 마리가 자리해 있었다.
그와 더불어
검은 옷의 검은 천사와
검은 날개의 키메라 새 수인들,
거대한 까마귀를 닮은 비행 마수들이 하늘을 점령이라도 하려는 듯 떠 있었다.
그리고,
2만 명 병사 앞에 선봉으로 자리하고 있는 하얀 창을 든 검은 옷의 무리.
마을을 침범하고
더 나아가 왕국을 집어삼키려는 적들.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과 검은 옷 조직원들.
그 적들은 눈앞에 새로이 세워져 있는 2중 성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성벽 위 수많은 병사와 더불어
뒤쪽 거대한 성벽에 자리하고 있는 마수들과
하늘의 수호자처럼 날갯짓하는 드래곤들,
그리고 검은 날개의 새 수인족들을
살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침입한 적의 병사들과
그 적으로부터 영토를 지키려는 병사들.
순리에서 벗어난 키메라 마수와
그를 안쓰럽게 보는 드래곤들과 마수들.
동족을 배반하고 희생시킨 검은 천사와
이를 저지하려는 검은 날개의 새 수인족들.
이렇게 상반된 서로가 시선을 마주한 채,
시간이 흘러가면서 긴장감은 팽팽하게 고조되고 있었다.
──────.
폭풍 전야 같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면서도 성벽 위 중심에 선 자들
리아인, 레이쉴, 워스만, 다미엔, 뮤리나
그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지만, 긴장되지 않는 듯 여유로움을 보였다.
그러던 중,
성벽 위 중심에 선 그들 뒤로 누군가가 다가서 왔다.
─────!!!
그 누군가의 등장으로
적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었고
아군들의 긴장감은 안정되기 시작했다.
“아, 일어났어?”
“···응.”
리아인의 말에
잠시 쪽잠을 자고 온 류안이 손등으로 눈가를 비비며 대답해주었다.
그리고는 성벽 난간에 몸을 기대고 적을 바라봤다.
선봉에 서 있는
검은 옷의 창술사들와 사냥꾼들.
그 사이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검은 옷 조직의 ‘그분’이라고 불리는 자.
류안은 시선을 움직여
적의 병사들 뒤 먼발치에서 대기하듯 있는 흰 로브를 입은 서른 명을 주시했다.
“음-, 일렁임의 신과 한 명. 그 외에는 상관이 없는 것 같네.”
“······───?”
“·········?”
류안의 중얼거림에 리아인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리아인하고만 관련된 중얼거림이었으니까.
류안은 시선을 다시 앞쪽으로 움직이다가
‘그분’이라고 불리는 자와 일순 시선이 마주쳤다.
그와 동시에
‘그분’이라는 자의 손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일종의 신호였다.
“···시작하려나 보네.”
“그럼,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제대로 손님맞이를 해줘야지.”
류안의 말을 들은
지휘를 맡은 워스만이 자신만만히 말했으며
레이쉴, 다미엔은 손에 자신들의 하얀 창을 불러내 쥐었고
뮤리나도 하얀 창을 고쳐 잡았다.
리아인 역시 아공간 주머니에서 투명한 돌을 꺼내 들었으며,
투명한 돌은 이내 하얀 창으로 모습을 변화하면서 리아인의 손에 자리했다.
워스만도 적을 조력하는 신들을 맞서기 위해 몸에 갑옷을 두른 후,
전쟁의 신으로서의 기운을 펼쳤다.
류안 역시 신으로서의 기운을 펼쳐 보냈다.
“호오~.”
워스만은 저도 모르게 감탄을 흘렸다.
심판자 권능의 기운과
또 하나의 권능이 섞인 기운.
워스만의 기운이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뿜으며 모든 적을 향해 펼쳐나간 방면,
류안의 기운은 흰색 로브의 서른 명.
신들을 향해 유유히 나아갔다.
“─────!”
“───!!!”
적들과 조력하는 신들은
성벽 위 두 신의 기운에 흠칫하며 일순 몸을 움츠렸다.
단 한 명.
‘그분’이라는 자는 담담하게 넘기면서
검은 옷의 창술사들과 사냥꾼들한테 명령을 내렸다.
“시작하라!”
하얀 창을 굳게 잡은 창술사들과 사냥꾼들은
성벽을 보호하기 위해 드리워진 두꺼운 삼중 막을 부수기 위해 움직였다.
콰가각-! 콰창!! 콰각──!!!
성벽을 보호 중인 삼중의 두꺼운 막이 하얀 창들에 의해 크게 진동하며 울렸다.
하지만, 쉽게 부서지지 않았고
몇몇 하얀 창은 튕겨 버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창술사들과 사냥꾼들은 개의치 않고 하얀 창에 뒤틀린 기운을 스며들게 한 후,
더욱 깊숙이 밀어 찔렀다.
끼기기기긱─────!
뒤틀림을 품은 투명한 돌이 박힌 창촉이 막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기 시작했으나,
이내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멈췄다.
“후우우──···.”
“후우─···.”
“·········.”
검은 옷의 창술사들과 사냥꾼들은 땀범벅이 된 채 숨을 크게 몰아쉬고는 하얀 창을 쥔 손을 놓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분’이라는 자가 발을 움직여 수십 개의 하얀 창이 박혀있는 막 앞에 섰고
창술사들과 사냥꾼들은 뒤로 물러났다.
‘그분’이라는 자는 하얀 창을 힘주어 지웠다.
심판자가 처형자한테 준 마지막 하얀 창.
그 하얀 창을 ‘그분’이란 자는 높이 들어 올렸다가 성벽을 보호하는 막과 땅의 경계 부분에 내리박았다.
푸욱───!!!
기이이이─잉────.
땅에 박힌 하얀 창이 빛을 발하며 울렸고
막에 박혀있는 수십 개의 하얀 창으로 빛이 뻗어 나가 감싸고는 공명하기 시작했다.
기이이이잉────······ 콰직─!!!
수십 개 하얀 창의 공명 울림으로 의해 막에는 미세하게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콰직-! 콰지직─!! 콰직───!!!
미세한 균열은 큰 균열로 번져가더니 결국.
콰자─창────!!!!!
두꺼운 유리막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성벽을 보호하는 삼중 막이 부서지고 흩어지며 사라졌다.
파스스스스────······.
그렇게 막이 사라지자마자.
“와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성벽을 향해서 맹렬히 갔으며
마법사들은 마법진을 발동해 충차 외에도 공성탑, 투석기 등을 소환해 준비했다.
‘그분’이라는 자는 성벽 위 처형자의 하얀 창들을 가지고 있는 검은 천사.
류안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분’이라는 자는 막에 박혔던 하얀 창들을 공명시킬 때,
처형자의 하얀 창들을 향해서도 공명을 일으켰고 분명 반응도 있었다.
그러했으나,
오히려 역으로 지배당할 것 같은 느낌에 공명을 일찍 끊어야 했다.
성벽을 보호하고 있던 막들을 깨부수는 것에는 문제가 없긴 했었으나,
‘그분’이라는 자는 불쾌감을 애써 감추며
류안을 보던 시선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콰과광-! 콰광───!!!
충차와 공성탑이 성벽 문과 성벽에 부딪히며 굉음을 울렸다.
공성탑 안에서는 투명한 돌에 침식되어
이지 없이 조정 당하는 마수들이 대거 자리해 있었다.
그렇게 조정 당하는 마수들이 공격하기 위해 움직이려 할 때.
파지지직────······ 콰광─!
백금빛의 전류 줄기가 공성탑을 관통하며 산산이 부서트려 버렸고
공성탑 안에 있는 마수들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궁! 쿵─!! 쿵──···!!!.
꽤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덩치가 있기에 큰 충격을 받았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투명한 돌이 몸에 박힌 마수들은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성벽으로 돌진해 왔다.
“우리도 움직이자.”
지휘를 맡은 워스만이 아닌
류안이 말을 했고,
리아인,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는 각자 자신의 하얀 창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각자의 하얀 창은 그 기운에 따라 서로 다른 옅은 빛을 발했다.
성벽 위 하얀 창을 가진 네 명은 난간 위로 올라간 후,
일제히 발에 힘을 주어 난간을 박차고는 적들의 무리 중심으로 파고 들어갔다.
파박─── 팍! 팍!!!
적이 내부로 은밀히 잠입해 공격하려 했듯이
그들도 적들 내부로 침투해 공격하면서 맞대응이었다.
파지지지─직────!!
전류 파편들을 모을 필요 없이
백금빛을 발하는 하얀 창을 휘두름과 동시에 수많은 백금빛 전류 줄기들이 거칠고 날카로운 빛을 뿜으며 적들을 향해 사방으로 뻗어 나갔고.
화르르르륵────!
붉은빛이 드리워진 하얀 창에서는
붉은 불의 용오름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크게 아가리를 벌려 적들을 집어삼키려는 듯 주변을 활개 치며 움직였으며.
휘리리릭──── 촤작. 촥─!
녹음의 빛을 띄운 하얀 창끝이 땅에 닿자
나뭇가지와 넝쿨 줄기들이 무수히 솟아 나와서는 화려하게 춤을 추듯이 주변의 적들을 향해 휘갈기고 있었다.
쿠구구─구─── 콰가곽-!
회색빛이 감도는 하얀 창에 반응한 땅은
돌과 흙으로 된 수많은 석창을 만들어서는 적들을 타개하기 위해 뻗쳐갔다.
“으아아악────!”
“크아악─!!!”
“흐아아아─악────!!”
하얀 창을 가진 네 명의 공격에
각각 공격 범위 안에 있는 적들은 방패를 들고 보호막을 둘러 방어를 했으나,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었다.
리아인,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는
키메라 마수나 투명한 돌이 박혀 조정 당하는 마수들은 제외한 채,
타지헤 왕국의 병사들을 상대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검은 옷의 창술사들 및 사냥꾼들을 집중적으로 상대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상대할 자들은
자신들처럼 하얀 창을 가진 자들이고,
적의 마수들을 상대할 자들은 따로 있다는 듯했다.
그것이 맞았다.
적에게 농락당한 마수들은
마수들과 드래곤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투명한 돌의 뒤틀린 기운.
류안이 아니면 다룰 수 없는 것.
드래곤이라고 할지라도 뒤틀린 기운은 다룰 수가 없었다.
류안이 움직여 도와줘야 하나 생각할 때,
쉬리리리리─릭────······.
어디선가 투명한 액체가 흘러오더니
적의 마수 몇몇들 몸에 있는 투명한 돌에 스며 들어갔다.
그리고는
적들의 투명한 돌에 있는 뒤틀린 기운을 모두 흡수하고는 다시 어딘가로 흘러갔다.
그렇게 흘러가 도착한 곳.
성벽 위 류안의 옆에는
성벽의 돌 색이 몸에 비쳐 옅은 회색빛을 품은 한 명이 서 있었으며
투명한 액체는 그 한 명 주위를 유유히 맴돌고 있었다.
“어··· 배가 고픈 것 같아 온 건데······ 전쟁··· 중?”
어눌한 말투이지만,
천천히 제 할 말을 전하는 뒤틀림의 그릇 ‘도프’였다.
그리고 그 주변을 맴돌고 있는 투명한 액체는 바로 물 속성을 지닌 액체형태의 ‘투명한 돌’이었다.
“마침, 잘 왔다.”
류안이 반가이 그릇 ‘도프’를 맞이했다.
정말 반가웠다.
그릇이 있으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되었기에.
반응이 느린 도프였으나,
류안의 밝은 표정에 바로 호응하며 똑같이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고
도프 몸을 맴도는 액체형 투명한 돌도 반가움을 드러내며 류안한테 다가가려 하는 것을 도프가 얼른 손으로 잡아 막았다.
액체형태인데 용케 잡고 있었다.
“배가 고프다고 했지?”
“···네.”
“저기 보이는 마수들의 투명한 돌 보여?”
“···네.”
“가서 실컷 먹어.”
“···네.”
류안의 말에
도프는 액체형 투명한 돌을 이끌고 적의 마수들 틈으로 들어갔다.
──────!!!
키메라 마수와 조정 당하는 마수들은
갑자기 끼어든 도프를 향해 몰려들었고
도프의 몸을 맴돌던 액체형태의 투명한 돌이 여러 갈래로 갈리며 마수들 몸에 있는 모든 투명한 돌로 거침없이 스며 들어갔다.
그리고 뒤틀림을 깔끔하게 모두 흡수한 후,
도프한테로 돌아왔다.
뒤틀림이 티끌도 남지 않고 사라진 적의 마수들은 빈껍데기처럼 변하면서 한순간 움직임을 멈췄으나,
조정 당하고 있는 것은 사라지지 않아 곧 다시 움직이며 도프를 공격하려 했다.
그 순간,
성벽 위에서 커다란 덩치가 뛰어 내려와
커다란 앞발로 도프를 공격하려는 적의 마수를 후려갈겼다.
퍼어억────!!!
크르르르─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