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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뱅이 님의 서재입니다.

The Root : 대악마의 직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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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느림뱅이
작품등록일 :
2021.12.15 17:17
최근연재일 :
2022.05.18 09:20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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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43
추천수 :
1,940
글자수 :
1,135,544

작성
22.04.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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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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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6쪽

하늘과 땅 사이 (3)

DUMMY

“과연! 본좌 앞에서 천하제일을 지껄일 만하다!”


그와 약 7m 거리에 있던 주소걸이 그 발언을 맞받아쳤다.


“헛헛헛! 그렇게 말하는 네 놈이야말로 제법이구나! 한낱 마두 따위가 이 정도로 나와 합을 섞어낼 줄이야!”

“끌끌끌, 본좌를 감히 마두라 칭하다니.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잡소리로다. 이 노옴! 이제 보니 무공보다 배짱이 훨씬 더 두둑한 소졸이었구나!”

“허허이~, 아해야~. 그 말은 내가 하려던 참이었단다. 이쯤에서 그만 항복함이 어떠하냐?”


각자의 세상에서 정점에 섰던 인물들이었던 만큼, 서로를 인정은 했으되 결코 본인의 실력이 상대방보다 아래라고 여기진 않았다.


“푸하하하, 헛소리마라! 날 승복시킬 재간이 네게 있을 줄 아느냐?”

”허허허, 물론! 이 어르신께선 성명절기를 아직 펼치지 않으셨단다~. 이제라도 엎드려 목숨을 구걸한다면 넓은 아량을 베풀어줄 수도 있다.”

“크하하핫! 기어코 관짝을 봐야 눈물을 훔칠 종자로고!”

“헛헛허, 아해야~, 네 녀석이야말로 숨겨놓 재롱이나 마저 부려보거라! 부단히 세치 혀만 놀리지 말고.”

“...주제도 모르고 끝까지 기어오르는군. 쯧, 흥이 식었다.”

“뭐? 승복하겠다고?”

“이 놈이!”


정색한 항사룡의 손끝을 시작으로 그의 전신에서 시뻘건 강기가 끓어오르자, 주소걸에게서도 푸르스름한 기운이 양껏 피어 올랐다.


“본좌가 말년에 완성한 ‘탄서일현공(吞噬一玄功)’을 마주하고도 그런 여유가 있나 보자!”

“헛헛헛, 확실히 그 기세는 내가 만나본 여느 마두보다도 대단하구나. 허나 그깟 근본도 없는 무공을 펼쳐봤자이니라! 이 어르신의 ‘건곤총체결(乾坤總體訣)’을 견식해보겠느냐?”

“갈-!”


- 드드드드드드드...


그 파장에 영향을 받은 요정족들의 방어결계가 부르르 떨렸다. 두 사람이 단순히 내면의 힘을 방출했을 뿐인데도 이 수준인지라 오드노아 마법사들 전체가 바짝 긴장했다.


‘아놔, 젠장! 좀 전보다 심각하잖아!’

‘마석, 마석이 부족하다! 망할! 더 챙길 껄!’

‘어? 마법도 쓸 줄 아는 저 자식은 왜 저기서 멍하니 놀고 자빠졌어? 죽을라고, 팍 씨!’


그들의 현실도피 욕구가 아군 동료들을 향한 비뚤어진 불만으로 진화하려 했다. 그러나 때마침 항사룡이 선공을 취한 터라 그들은 그것을 겉으로 표출하진 못했다.


- 쾅-!


손날과 손날이, 때로는 주먹과 주먹이 매순간 맞부딪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거기서 비롯된 굉음은 고막을 찢을 기세였다.


항사룡이 수백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다듬어낸 절기와, 수많은 천재 기인들을 거치며 정제된 주소걸의 전승절예가 서로 맞부딪치며 불꽃을 하얗게 토했다.


- 쿠과과광! 콰릉-!


시각적으로 무언가 번쩍번쩍한 다음에 소리가 왕왕 울려퍼졌으므로, 앞뒤 정황 모른채 눈 딱 감고 있으면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자기 발치에 떨어진 줄로 착각하게 될 정도였다.


그래도 이런 자연재해와도 같은 인재 속에서 이득을 보는 자들은 있었다. 특히 희미하게나마 주소걸과 항사룡의 잔상을 쫓을 수 있었던 알랭 단장의 경우엔 최대 수혜자로 선정해줘야 마땅했다.


‘...그랬군.’


루카스가 어느날 마지못해 던져줬던 과제가 알랭의 이성을 휘어잡았다.


<진지하게 고민해봐라, 땅에서부터 하늘까지의 거리를. 그대에게 가장 절실한 건 그 부분이라고 나는 추정한다.>


그가 자존심 버리고 끈덕지게 가르침을 청했을 당시엔 좀 잡을 수 없었던 루카스의 조언. 그 단서를 곱씹으며 며칠의 시간의 허비했을 적만 해도 루카스가 자신을 떨궈내려 적당히 내뱉은 건 아닐까란 의심마저 북받치던 알랭이었었다.


그런 차에 초월을 앞둔 존재들의 치열한 공방은 훌륭한 단초가 돼줬다. 알랭이 눈앞의 격전을 유심히 관찰하면 할수록 그의 기존 관념이 조금씩 느른해지며, 루카스가 던져준 실타래가 술술 풀려나갔다.


‘그랬다! 맹점은 거리가 아니라 ‘하늘’ 그 자체였다!’


하늘이란 정의는 사람마다 달랐다. 어린 아이에겐 두 손을 뻗은 위치일 것이고, 등산가에겐 높은산 꼭대기가 맞닿은 면이나 혹은 구름이 머무는 자리일 것이나, 또 어떤 누군가에겐 태양이 매달린 곳일 수도 있고, 또는 별들이 알알이 맺힌 장소가 하늘일지도 몰랐다.


이렇듯 한 가닥 실마리를 잡은 이래로 알랭의 깨우침은 급물살을 탔다. 정말이지 루카스가 정령왕을 기세로 찍어 누르던 이전 날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때는 감히 엄두도 못 낼 격차에 억눌려 사고가 일시정지 됐었던 반면, 지금은 잔뜩 고조된 상태로 모든 것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어쩌면 미친듯이 노력하면 언젠가 주소걸과 항사룡의 경지에게 닿을 수도 있겠다란 희망이, 그 막연한 일말의 가능성이 알랭의 등을 쑥하고 떠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근 수백 년동안 오드노아 최강의 전투사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착화돼 있던 인식의 테두리, 그 편협함을 벗어던져 버리매 꽉 막혔던 장벽이 절로 허물어지고 새로운 풍광이 스르륵 펼쳐졌다.


‘아아...’


알랭은 그 중요한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분갈이에 대성공한 묘목처럼 자신의 내면세계를 최선을 다해 확장시켰다.


그렇게 잠시간의 관조를 마친 알랭은 자신이 한 단계 높은 경지에 발을 걸쳤음을 느꼈다.


솔직한 심정에선 이것이 특급의 경지가 맞을까란 의문이 일기도 했지만, 이전의 자신이 워낙 우습게 느껴지는 현재인지라 금세 확신할 수 있었다.


‘드디어!’


더불어 루카스가 어째서 모호하게만 표현해줬었는지도 새삼 깨우쳤다.


‘그랬더라면 이만큼 성장하지 못 했겠지.’


무릇 진리란 자신이 도달하는 것이고, 깨달음이란 본인 스스로가 이뤄내는 것이었다. 그가 만약 초심자가 세세히 지도 받듯이 장벽을 허물었더라면, 그 성취는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리라는 짐작도 가능했다.


‘훗, 돌아가자마자 감사인사를 꼭 드려야겠군.’


이렇듯 엉뚱한 곳에서 일생의 염원을 풀게 된 알랭의 시선이 다시금 주소걸과 항사룡의 격전장으로 옮겨졌다. 그들과의 큰 격차 때문인지 짙은 안개 속 그림자처럼 여전히 흐릿하긴 했지만, 흙탕물 속 미꾸라지의 움직임을 바라보듯 했던 처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을 목격한 그의 주먹에 고양감이 불끈 실렸다. 멀쩡한 항사룡과 1대1로 붙으면 뼈도 못 추릴 터이나, 기진맥진한 상태라면 충분히 비벼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샘솟은 것이다.


‘이대로 꼭 무승부로 끝나길 바란다! 몇 날 며칠이고 이 자리를 지키며 기다려주마!’


탈진한 항사룡의 명치를 빡세게 연타하는 상상만 했을 뿐인데도 해일처럼 밀려오는 통쾌함과 황홀감이 엄청났다.


‘본토로 줄줄이 실려간 부하들의 몫으로 100대.’

‘까딱 절음발이로 살게 될 뻔한 내 몫으로 10대.’

‘트로돈의 앞잡이가 된 비스마우어 일족과 결탁한 죄목으로 1,000대.’

‘히죽거린 면상이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으니까 100대.’

‘곱씹을수록 기분 더러우니까 100대.’

‘그냥 괘씸하니까 1,000대.’


들쭉날쭉한 기준과 명목으로 두둘려 팰 횟수를 얼마간 셈하던 그의 이성은, 불현듯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인내와 평정이 필수적이란 결론에 귀착했다.


‘그래, 잔뜩 들떠서 실수를 범할 순 없지.’


그는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차분히 심호흡을 이어나가며 양껏 끓어오른 감정선을 추슬렀다.


‘후우우우우......’


그런데 그때 이변이 발생했다. 항사룡이 알랭의 변화와 살기를 알아채자마자 그대로 줄행랑 쳐버린 것이다.


“...아닛?! 야! 이! 저 자존심도 없는 망할 X%@!!! #&@&!!!“


자신도 모르게 오드노아어로 욕설까지 시원하게 내뱉은 알랭은, 항사룡을 추격하기 시작한 주소걸의 뒤를 서둘러 쫓아 나섰다.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


- 파팟-!


그렇게 빗살처럼 사라진 알랭의 모습은 남겨진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헉!”

“단장님?!”

“맙소사!”


그들은 알랭이 수백 년 만에 1급의 벽을 깨부순 뒤 특급에 이르렀음을 눈치채고 열렬히 환호했다.


“크으~, 취한다! 이제 싹 다 뒤졌어!”

“우와! 뭐야, 개쩔어요!”

“역시 우리 종족 최강의 전투사! 단연코 최애에고시다! 역대급 가즈아-!”






* * * * *


자존심.

사람이 어떤 때는 목숨과 맞바꿀 만큼 중요하게 내세우다가도, 막상 목숨을 걸어야 할 처지에 놓이면 휴지조각보다 못하게 취급되는 일종의 감정 덩어리였다.


그 가치는 단세포 생물에서부터 포유류 동물까지 환생을 거듭한 항사룡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품위고 나발이고 추하게 등돌려 내빼는 것 아니겠는가.


‘자존심 세우는 일도 숨이 붙어 있어야만 의미가 있는 거지. 뒈지면 뭔 소용이야?’


항사룡은 쪽팔려 죽을 것 같은 심정을 털어내기 위해, 작금의 전략적 후퇴를 자기최면에 가까울 정도로 정당화시켰다.


‘운이 없었던 거다. 유흥거리로 살려둔 놈이 하필이면 이때 골치 아프게 괄목상대해서...’


알랭의 성장보단 상황이 위협적이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직행되는 주소걸과의 대결이었기에, 뒤통수로 쏟아진 알랭의 살기를 무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중에 기회를 봐서 주소걸이란 놈만 따로 처리하면 된다. 그 놈 외엔 문제도 아니니까.’


물론 정령왕과 소왕들의 존재가 상당히 껄끄럽긴 했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만 된다면 그들은 라호나바스를 맞상대하느라 자신에게 신경 쓸 겨를조차 없게 될 터였다.


‘그나저나 이 놈의 경공이 생각보다 제법이군.’


그와 주소걸 사이의 간격은 좀처럼 벌어지질 않았다. 주소걸이 어찌나 기를 쓰고 추격해오는지, 야물딱지게 떨쳐내기는커녕 그가 처음 기습적으로 벌려낸 100여 장의 간극을 유지하기도 만만찮았다.


‘...얼씨구? 환장하겠군!’


잠시 후 항사룡은 죽기살기로 쫓아오는 알랭의 존재까지 알아채고서 개탄했다. 때문에 전혀 달갑지 않은 기분과는 별개로, 끈덕진 추격전 끝에 허무하게 붙잡히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야만 했다.


‘빌어먹을.’


항사룡은 지극히 우발적이었던 탈주계획을 비틀어 경유지를 한 곳 추가했다. 다름 아닌 환생한 이프리티아가 머물고 있다는 자히드 영주성이었다.


‘하는 수 없군. 마음 같아선 그 년이 귀천하기 전까지 두고두고 고문하고 싶었으나...’


이프티리타가 여신의 위상을 회복하게 되면 그로서도 답이 없었다. 그러니 형벌기간을 다 못 채운 지금 이 시기에 죽여야 했다. 그래야만 그녀에게 철저하게 앙갚음할 다음 기회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승천을 앞뒀는데 미물이나 짐승으로 다시 태어나진 않을 터. 오늘 이후로 어미 뱃속에서 태어난 젖먹이들은 전부 쳐죽이리라!’


게다가 까딱 재수없게 도주가 실패할 작은 가능성 때문에라도 더더욱 그녀의 목을 썰어야 했다. 분노한 일곱 천신들에 의해 자신의 영혼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순간에 모종의 정신승리라도 누리려면 그게 최선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게 서지 못할까-!”


주소걸은 항사룡의 틀어진 방향을 읽고 식겁하여 고래고래 외쳤다. 허나 그 행위는 항사룡의 달음질을 더욱 부추길 따름이었다.


‘옳커니! 안절부절 못하는 저 놈의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진정 여신이 그곳에 있음이렸다!’


확신에 찬 그는 있는 힘껏 허공을 박찼다. 이에 따라 음속에 가까웠던 속도가 그것의 몇 배로 치솟았다.


‘끄으으음...’


한바탕 신나게 싸웠던 상태에서 다소 무리한 바람에 공력 소비가 극심해졌다. 그러나 자신을 미친 듯이 추격해오는 주소걸의 처지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기에 충분히 감내할만 했다.


게다가 귀찮은 변수이자 걸림돌인 알랭과의 거리가 훌쩍 멀어진 부수적인 소득 또한 흡족스러웠다.


[이노옴! 안 된다! 그곳은 아니 돼!]

[크하하하하!]


주소걸의 다급한 전음이 그의 측두골을 연거푸 때리며 진동시켜왔다. 그러나 그 가치는 항사룡에겐 똥강아지 우짖는 소리만도 못했다.


[당장 멈추지 못 하겠느냐!]

[크크, 헛소리가 풍년이구나! 이프리티아가 육편으로 화하는 꼴이나 잘 지켜보거라!]

[안 된다, 이 놈! 그것만은 안 된다!]


이들이 전음을 주고 받으며 티격태격하는 사이, 어느덧 지평선 끝머리에 영세한 규모의 성채 하나가 드리워졌다.


‘다 왔군!’


항사룡은 초행이었지만 저것이 자히드 영주성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외부 성벽을 에워싸기 시작한 방어막의 특성이 요정족 고유의 그것과 꼭 같았기 때문이었다.


‘훗, 이게 이렇게 풀리나?’


폴라와 페이가 항사룡의 탈주소식을 접하고서 내린 결단이 오히려 독이 된 꼴이었다. 그녀들은 혹시 모를 돌발상황 때문에 정석대로 대처한 것이나, 이는 공교롭게도 로비샤가 이 성채에 있다고 광고해준 결과가 됐던 것이다.


’으흐흐흐, 그냥 확 통째로 무너트려? 아니, 아니지. 그것 또한 예상범위일지 모른다. 어쩌면 대역을 세웠을지도 모르니 내성의 여자란 여자는 모조리 죽여야겠군.’


어차피 모든 힘을 잃고 유배중인 여신과 유약한 여성들을 처리하는 데엔 그가 병든 닭 모가지를 비트는 수고만 들이면 될 일. 그는 다시 없을 기회를 소중히 다루기로 했다.


‘끌끌끌, 이거 살짝 미안해지는걸?’


문득 그는 좀 전에 나 몰라라 버린 에더빈이 떠올라 씨익 웃었다. 그가 로비샤의 생김새를 정확히 알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에더빈의 환영마법 덕이기 때문이었다.


‘또 만날 일이 있으면 그땐 잘 챙겨주는 걸로. 크크크.’


항사룡은 에더빈을 또 만나게 되면 조금은 잘 대해주리라 생각하며 눈앞의 방어막을 뭉텅 잘라냈다. 당연히 이깟 일에 낭비할 힘은 없었으므로 본인이 딱 통과할 크기로만 찢었다.


- 촤라락-!

“읏차!”


그렇게 항사룡은 외성 안쪽으로 무사히 안착했다. 아니, 안착할 뻔 했다. 그의 발끝이 땅바닥에 닿기도 전에 그의 인지속도를 초월한 무언가가 나타나 그와 충돌하지만 않았어도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 뻐억-!

“쾗-!”


삽시간에 튕겨나간 그의 몸뚱이가 그대로 외성벽을 꿰뚫었다.


- 콰과강-!


또 그것도 모자라 투명한 보호막을 물리적으로 와해시키며 성채 경계선 바깥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 파바바바바바...


지면에 닿은 후에도 한참이나 나뒹굴었다. 정말이지 일곱 천신의 축복이 가득 깃든 신체가 아니었더라면, 일찌감치 즉사했을 어마어마한 충격량이었다.


“으어어어어어어...”


그의 입에서 곡소리가 절로 흘러 넘치는 가운데, 두 인물이 반짝 나타나 그의 발치 좌우편에 섰다. 한 명은 방금 사고의 가해자였고, 다른 한 명은 헐레벌떡 뛰어온 주소걸이었다.


“루카스 경! 내 정말 미안하외다! 이 놈이 싸우다 말고 갑자기 도망치는 바람에...”

“변명은 됐고. 난 분명 결과만 본다고 말했었다.”

“제발 한 번만! 한 번만 봐주시오! 그동안 나눈 술잔을 생각해서라도!”


‘...쿨럭, 우웨엑...’


검은 피를 한 웅큼 게워낸 항사룡이 상황파악을 위해 고개를 부들부들 치켜 올렸는데, 그의 눈에 들어오는 건 주소걸에게 루카스라 불린 인물이 손가락으로 영지 바깥을 가리키며 성깔부리는 장면뿐이었다.


“쯧, 알겠다. 저쪽 가서 놀아라! 이게 또 기어들어오면 그땐 너도 때릴 거다! 알겠나?”

“헛헛헛! 고맙소이다! 이번엔 그럴 일 절대 없을 거요! 후환 없게끔 이 자리에서 바로 마무리 짓겠소이다!”


주소걸은 황당한 실수를 반복할 세라, 그 길로 항사룡의 얼굴을 냅다 걷어찼다.


‘이, 이게 뭔 ㅈ같은...’


- 퍽!

“으읔!”


그렇게 항사룡의 시야가 뚝하니 암전됐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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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속상한 혼잣말 (10) 22.03.17 194 8 16쪽
121 속상한 혼잣말 (9) 22.03.16 204 10 14쪽
120 속상한 혼잣말 (8) 22.03.15 208 8 16쪽
119 속상한 혼잣말 (7) 22.03.14 203 8 17쪽
118 속상한 혼잣말 (6) 22.03.12 205 8 14쪽
117 속상한 혼잣말 (5) 22.03.11 203 8 17쪽
116 속상한 혼잣말 (4) 22.03.10 211 8 13쪽
115 속상한 혼잣말 (3) 22.03.09 214 8 11쪽
114 속상한 혼잣말 (2) 22.03.08 213 9 14쪽
113 서툰 오해 (4) + 속상한 혼잣말 (1) 22.03.07 209 8 13쪽
112 서툰 오해 (3) 22.03.05 213 8 14쪽
111 서툰 오해 (2) 22.03.04 214 7 16쪽
110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7) + 서툰 오해 (1) 22.03.03 215 7 16쪽
109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6) 22.03.02 219 8 14쪽
108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5) 22.03.01 214 8 13쪽
107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4) 22.02.28 217 8 12쪽
106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3) 22.02.26 219 8 13쪽
105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2) 22.02.25 228 7 14쪽
104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3) +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1) 22.02.24 221 8 15쪽
103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2) 22.02.23 232 8 14쪽
102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1) 22.02.22 234 8 17쪽
101 가려진 발자취 (7) 22.02.21 224 8 17쪽
100 가려진 발자취 (6) 22.02.19 223 8 13쪽
99 가려진 발자취 (5) 22.02.18 229 8 12쪽
98 가려진 발자취 (4) 22.02.17 231 8 16쪽
97 가려진 발자취 (3) 22.02.16 241 8 12쪽
96 가려진 발자취 (2) 22.02.15 242 7 13쪽
95 가려진 발자취 (1) 22.02.14 238 8 13쪽
94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6) 22.02.12 235 7 13쪽
93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5) 22.02.12 238 8 17쪽
92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4) 22.02.11 238 8 15쪽
91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3) 22.02.10 240 8 18쪽
90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2) 22.02.09 241 8 15쪽
89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1) 22.02.08 254 7 15쪽
88 내일은 영주님 (3) 22.02.07 249 7 12쪽
87 내일은 영주님 (2) 22.02.05 253 8 14쪽
86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3) + 내일은 영주님 (1) +2 22.02.04 262 8 15쪽
85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2) 22.02.03 252 7 15쪽
84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1) 22.02.02 262 8 15쪽
83 확률을 읽는 소녀 (8) 22.02.01 255 8 16쪽
82 확률을 읽는 소녀 (7) 22.01.31 254 8 13쪽
81 확률을 읽는 소녀 (6) 22.01.29 253 8 13쪽
80 확률을 읽는 소녀 (5) +2 22.01.28 254 8 16쪽
79 확률을 읽는 소녀 (4) 22.01.27 254 8 14쪽
78 확률을 읽는 소녀 (3) +2 22.01.26 262 8 14쪽
77 확률을 읽는 소녀 (2) 22.01.25 271 8 19쪽
76 확률을 읽는 소녀 (1) 22.01.24 294 8 15쪽
75 [번외] 드디어 알파테스트 22.01.24 285 7 15쪽
74 어긋난 신조 (4) 22.01.22 268 7 17쪽
73 어긋난 신조 (3) 22.01.21 271 7 13쪽
72 어긋난 신조 (2) 22.01.20 275 7 16쪽
71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5) + 어긋난 신조 (1) 22.01.19 282 7 16쪽
70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4) 22.01.18 272 7 13쪽
69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3) 22.01.17 269 7 16쪽
68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2) 22.01.17 278 7 14쪽
67 그가 잘 하는 일 (4) +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1) +2 22.01.16 269 10 13쪽
66 그가 잘 하는 일 (3) +4 22.01.15 265 11 14쪽
65 그가 잘 하는 일 (2) +2 22.01.14 275 9 15쪽
64 난해한 정신세계 (6) + 그가 잘 하는 일 (1) +1 22.01.13 275 8 15쪽
63 난해한 정신세계 (5) 22.01.12 271 7 13쪽
62 난해한 정신세계 (4) +1 22.01.11 275 8 15쪽
61 난해한 정신세계 (3) +5 22.01.10 275 11 13쪽
60 난해한 정신세계 (2) +2 22.01.09 277 10 14쪽
59 난해한 정신세계 (1) +1 22.01.08 277 16 14쪽
58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2) +1 22.01.07 273 11 14쪽
57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1) 22.01.07 283 10 13쪽
56 그대는 순례자 (5) 22.01.06 273 15 12쪽
55 그대는 순례자 (4) +1 22.01.05 274 15 14쪽
54 그대는 순례자 (3) 22.01.04 288 8 15쪽
53 그대는 순례자 (2) 22.01.03 287 13 14쪽
52 그대는 순례자 (1) 22.01.03 296 9 11쪽
51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5) 22.01.02 289 10 14쪽
50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4) +1 22.01.02 292 10 12쪽
49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3) +3 22.01.01 291 12 13쪽
48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2) +1 22.01.01 295 12 13쪽
47 그날 이후 (3) + 혁명은 성공, 반란은 실패의 역사 (1) +1 21.12.31 311 9 14쪽
46 그날 이후 (2) 21.12.31 298 9 12쪽
45 그날 이후 (1) +1 21.12.30 300 10 13쪽
44 결코 다시 전쟁 (4) +1 21.12.30 298 13 14쪽
43 결코 다시 전쟁 (3) +3 21.12.29 308 12 18쪽
42 결코 다시 전쟁 (2) 21.12.29 313 10 13쪽
41 결코 다시 전쟁 (1) 21.12.29 329 15 12쪽
40 트로돈의 사냥개 (3) +1 21.12.28 310 14 16쪽
39 트로돈의 사냥개 (2) 21.12.28 307 14 15쪽
38 트로돈의 사냥개 (1) 21.12.27 313 10 13쪽
37 유적발굴 금지령 (3) 21.12.27 312 11 13쪽
36 유적발굴 금지령 (2) +1 21.12.26 318 11 15쪽
35 첫인상 (3) + 유적발굴 금지령 (1) 21.12.26 325 12 14쪽
34 첫인상 (2) +1 21.12.25 339 10 15쪽
33 궁여지책 (3) + 첫인상 (1) 21.12.25 334 10 14쪽
32 궁여지책 (2) +1 21.12.24 342 11 14쪽
31 궁여지책 (1) 21.12.24 355 10 15쪽
30 얼떨결에 강림 (4) +2 21.12.23 366 11 14쪽
29 얼떨결에 강림 (3) 21.12.23 369 10 15쪽
28 얼떨결에 강림 (2) 21.12.23 362 10 11쪽
27 얼떨결에 강림 (1) +1 21.12.22 372 10 13쪽
26 시간벌이 (3) 21.12.22 377 10 14쪽
25 시간벌이 (2) 21.12.22 380 10 14쪽
24 시간벌이 (1) 21.12.22 418 11 15쪽
23 전쟁유발자 (3) 21.12.22 393 12 15쪽
22 전쟁유발자 (2) 21.12.22 411 12 13쪽
21 전쟁유발자 (1) 21.12.22 424 14 13쪽
20 눈높이 스승 (4) 21.12.22 423 14 14쪽
19 눈높이 스승 (3) +1 21.12.22 427 16 13쪽
18 눈높이 스승 (2) 21.12.21 434 15 12쪽
17 눈높이 스승 (1) 21.12.21 487 13 13쪽
16 메마른 하늘, 흐르는 빗물 21.12.21 458 14 13쪽
15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7) 21.12.21 449 13 11쪽
14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6) +1 21.12.21 458 14 14쪽
13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5) 21.12.21 491 13 15쪽
12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4) 21.12.21 500 13 14쪽
11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3) 21.12.21 568 16 17쪽
10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2) 21.12.21 574 16 11쪽
9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1) +1 21.12.20 620 17 14쪽
8 시험과 거래와 마왕 (3) +1 21.12.20 730 18 15쪽
7 시험과 거래와 마왕 (2) +2 21.12.20 744 18 13쪽
6 [번외] 새로운 시도 (2) + 시험과 거래와 마왕 (1) +1 21.12.20 799 19 14쪽
5 빼앗긴 축복 (2) + [번외] 새로운 시도 (1) 21.12.20 906 21 14쪽
4 빼앗긴 축복 (1) 21.12.20 972 25 16쪽
3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2) +6 21.12.20 1,195 67 15쪽
2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1) +7 21.12.20 1,883 72 13쪽
1 어느 다큐멘터리 공식 예고편 +36 21.12.20 3,286 1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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