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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뱅이 님의 서재입니다.

The Root : 대악마의 직계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퓨전

완결

느림뱅이
작품등록일 :
2021.12.15 17:17
최근연재일 :
2022.05.18 09:20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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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5,544

작성
22.02.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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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가려진 발자취 (7)

DUMMY

* * * * *


곧 유적지 안에 돌풍이 일었다. 천장까지 가득 메운 거대한 식물 줄기들이 바람을 잠재우고자 그것을 통째로 휘감았건만 오히려 무참히 썰려나가는 참상만 초래했다.


{카아아아아아!!!}


그렇게 소중한 힘의 일부분을 상실한 악령이 괴성을 질렀다. 그 흉물스런 외관도 외관이지만, 한때 이면세계의 작은 왕으로 군림하며 1대 정령왕을 보필하던 그 위엄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음성이었다.


- 콰르릉-!


때리는 자와 발악하는 자. 그들 사이에서 얼마간 진행된 충격의 여파가 내부에 쌓이고 쌓이다 못해 발굴지 전체가 폭삭 무너져내리고야 말았다.


"으아악! 고대 성전이!!!"

"내 연구가! 내 일생일대의 연구가아!!! 으아아아아아!!!"


저 멀리 둔덕에서부터 절절하고 선명히 들려오는 제프리와 토비의 통곡처럼, 그 옛날 로기온 기사단 창설에 한몫 단단히했던 성전은 이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끔 돌조각으로 화했다.


한편, 요정족들은 여실히 드러난 봉인지역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루카스의 무시무시한 폭력에 혀를 내둘렀다.


"소왕이라 불렸던 정령 맞아? 저렇게 일방적으로 털린다고?"

"봉인에서 막 깨어난, 가장 취약한 시점이라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과거 기록엔 12개로 분할된 정령왕보다 1.5배 이상은 더 강력하다고 쓰여 있어! 더군다나 저건 악령으로 변질된 상태인데!"

"...어쨌든 저 자가 인간이 아닌 건 확실해."

"그러고 보니 트로돈 전사들도 저 사람을 악몽의 화신이라고 부르지 않았냐?!"

"그렇구나! 그래, 맞아! 천신의 화신체라면 저것도 납득이 가능해!"


단편 정보에 기반한 가설이 숱하게 오갔으나, 그래도 루카스의 정체를 제대로 알아본 이는 제3자가 아니라 직접 얻어터지고 있는 당사자였다.


{너, 너는 저 너머의 부정한...!}

"말이 많구나."


루카스는 악령이 쓸데없는 말을 더 떠벌리기 전에, 살벌한 폭행 위에 무자비함을 곁들였다.


{꺼어어어어....}


존재력이 얄쨜 없이 해체되고 해체되던 악령에게 이윽고 한계가 찾아왔다. 이 정도로 식물의 왕이 시들해진 모습은 아무 때 접할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


{무, 무조건 항복하겠다! 부디 살려만다오!}

"알았다. 하지만 입은 다물어야 할 거다."

{...약속한다.}


악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루카스의 혹독한 폭력은 일단락 됐다. 그러나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잔존해 있었다.


"...흐음... 이거 재봉인은 어렵겠는데?"

"그러게, 이 정도로 망가진 봉인석은 재활용 해봤자 별 의미가 없겠어."


매몰됐던 봉인석을 어렵사리 찾아낸 폴라와 리코우의 의견에서 알 수 있듯, 해당 기물은 격전에 휘말렸던 여파 속에 본연의 고유기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지금으로썬 짱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흔한 돌덩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리코우, 즉시 본토에 지원요청 해."

"어? 넌 아직 전달 못 받았나보구나? 며칠은 소요될 거다."

"뭐? 며, 며칠?"

"트로돈의 무단침입을 막기 위해 최근 모든 구간에 걸쳐 방어조치가 실행됐어. 그 탓에 어떤 공간이동이나 전이도 불가능해졌지. 본토 경계에서 말을 타고 일주일은 꼬박 달려야 마법이 정상적으로 발동하는 장소에 간신히 닿을 거야. 그러니 며칠이란 소리지."

"......그래도 통신엔 문제 없을 거 아냐. 일단 상황보고 차원에서 내용전달 해. 이만한 피해 규모면 자칫 외교문제로도 붉어질 수도 있어."


이런 폴라의 정론을 리코우라고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에효효효... 환장하겠네."

"충고하건대 곧장 지휘체계를 거쳐 총통 각하와 장로회에 알리고 대응방향을 전달받는 편이 좋을 껄? 더욱이 지금은 트로돈의 전사들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잖아."

"...그럼 네가 좀 해줄랴? 내가 알랭 단장님까진 괜찮은데, 그 윗줄은 좀 많이 불편..."


태도를 딱딱하게 고친 폴라는 그의 떠넘김을 전적으로 거부했다.


"흠흠! 왜 이러십니까, 리코우 조장님! 저는 일개 지원조 대원일 뿐입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특임조 조장님께서 직접 보고하심이 지극히 옳습니다."

"...폴라 양, 모름지기 동기 좋다는 게..."

"불가. 절대 불가! 무조건 거절이야! 나도 단장님 이상은 상대하기 거북하다고!"

"으이구... 하필이면... 나 때 이런 일이..."


이 둘의 대화를 들은 다른 요정족들의 표정도 좋을 리 없었다. 그만큼 채드의 육체를 완벽히 탈취한 악령이란 그들에게 있어서 통제불가의 존재였던 것이다.


"흐음..."


루카스 역시 마뜩잖았다. 당장 자신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을 파악한 악령이 실실 쪼개는 표정은, 자신도 모르게 때리고 싶을 정도로 얄궂었기 때문이었다.


{크큭, 크크크...}

"...웃어?"

{.....}


오랜 세월에 걸쳐 비뚤어진 악령의 어긋난 성정이라면, 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하게 되는 건 예정된 수순으로 봐야 했다.


'지난번 정령왕과 달리 상당히 뻔질 거리는 놈이군. 그냥 영멸시켜도 크게 상관없을 거 같은데...'


이때 나디아가,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그녀 머리 위로 발현된 아리사엘의 기적이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줬다.


- 스팟-!


"""악!"""

"""윽, 슈밤! 내 눈!"""


요정족들은 휘황찬란한 번쩍임 이후에 뎅그러니 생겨난 수정을 보며 혼란스러워 했다.


"헛?! 이건 뭐지?"

"분명 마나 파동은 일어나지 않았는데?!"


반면 두어 번의 경험을 통해서 이런 게 익숙한 나디아는, 자기 팔뚝만한 수정을 들어 루카스 앞에 내밀었다.


"아삐~, 이거여!"

"?"


그녀는 늘 그래왔듯이 야스민의 도움을 받아 물건의 사용법도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봉인수정이라..."

"나디아가 알파테스트? 그와 관련한 어떤 실험이라고 말하네요. 물론 저나 나디아나 그게 무슨 뜻인진 전혀 모르겠지만요."

"아하, 나는 이해했다."


아리사엘의 목적까지 파악한 루카스는 삐딱하게 누워있던 악령을 발로 툭툭 차며 물었다.


"말해라, 네 이름."

{......}


악령이 애써 아닌 척 하고 있었으나, 미약하게 어깨를 떨고 있는 행색으로 볼 적에 나디아의 설명을 몰래 경청한 모양이었다.


"이름!"

{......}

"...어쭈?"


- 우드득.


루카스의 주먹에서 무쇠 끊어지는 소리가 진동하고나서야 비로소 악령의 말문이 트여졌다.


{나, 나셴이다.}

"똑바로. 이건 마지막 경고다."

{...나는 이면세계에서 '나셴-바실커스(Nasshen-Basilcus, 식물의 작은 왕)'라고 불리는 자다.}

"쯧, 불쌍하니까 봐준다."

{......}


루카스는 앞서 배운대로 봉인수정을 채드의 코앞에 가져다댔다.


"나셴-바실커스."

{이, 이래 봤자 소용 없어! 숙주의 영혼은 이미 내가 모조리 먹어치웠...}


나셴이 채드의 영혼은 돌이킬 수 없다며 버둥댔지만, 루카스의 목적은 오직 방해꾼을 제거하는 것. 유혹에 홀랑 넘어가 악령에게 삼켜진 나약한 숙주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이 땅의 이면세계에서 식물의 작은 왕으로 불리던 자, 나 그대를 여기에 봉한다."

{하, 하지마아아아아!!!}


- 슈아아아아...


나셴의 영체는 수정 속으로 밑도 끝도 없이 빨려들어갔다.


{으으윽!!! 이, 이대로 어이없게 당할 순...}


발버둥 치던 그가 기생까지 포기하면서까지 탈주를 시도했으나, 대천사 가브리엘이 설계주도한 장치에서 벗어나긴 여러모로 버거워 보였다.


{저, 저주하겠... 으아아아아아!!!}


깔끔하게 작동완료한 봉인수정. 루카스는 제니티아 영역을 열어 한때 저택 음식물쓰레기 소각장으로 이용되던 장소에 그것을 대충 던져넣었다.


- 퉁, 퉁. 또르르르...


천상의 신물로 의해 악령과 행성 사이의 연결고리가 뚝 단절된 까닭인지, 봉인수정은 저 너머의 상위차원으로 넘어갔어도 별다른 이상징후가 발현되지 않았다.


"음, 멋지군. 성능 확실하다."


루카스의 말따라 이제 나셴의 봉인이 풀린다 해도 문제될 일은 없었다. 그가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이상 나셴이 다시 이곳으로 넘어올 방도가 없는 까닭이었다.


"어, 어떻게 하신..."


레이첼을 비롯한 눈이란 눈들이 모두 의아해 했다. 하지만 루카스가 그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이미 간략하게 정해져 있었다.


"천상의 힘으로 악령 치웠다. 그 뿐이다. 너흰 이 어린 신탁자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신탁자?"


장황하게 설명하고 싶지 않은 그는, 나디아를 풀쩍 들어 목마 태우며 마을 방향으로 돌아섰다.


"잘 했다, 나디아."

"히힛! 아삐, 져 배고퍄요!"

"알았다, 가서 밥 먹자."

"녜!"

"또 고기만 골라 먹으면 안 된다. 나물도 중요하다."

"히잉..."


이내 눈치 빠른 순서로 하나둘 씩 짝지어 루카스의 뒤를 쫓았다. 으레 자석처럼 따라붙는 야스민을 제외하면, 그 중 행동이 제일 빨랐던 인물은 단연 레이첼이었다.


"가, 같이 가요!"


잠시후 에벨린을 포함해 어리숙한 몇몇의 소수인원만이 귀찮은 사건수습 담당으로써 남겨지는 형국이었다.


"아니! 리코우 조장님! 은근 슬쩍 어디 가십니까?!"

"...어... 음... 당연히 먼저 보고를..."

"그래서 제가 휴대용 통신장치 챙겨왔지 말입니다!"

"이런 쪽으론 쓸데 없이 유능하구나, 에벨린."

"감사합니다! 빨리 보고부터 하십쇼!"

"...칭찬 아니다."

"히히, 그건 저도 잘 알지 말입니다."

"으휴... 네가 나중에 호봉 좀 쌓이면 얼마나 기어오를지 벌써부터 두렵다."

"헤헷!"


보고에 앞서 현장을 스윽 훑어본 리코우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가죽만 남았다 말해도 과언이 아닌 채드의 시신을 바라보며 한숨 쉬었다.


'후우... 한바탕 전쟁 치르게 생겼네.'





* * * * *


리코우의 긴급보고를 시발점으로, 이튿날 새벽 같이 시작된 요정족 수뇌부의 회의는 중간중간의 휴식을 가지며 정오까지 장시간 이어졌다.


<그랬구나. 너는 이만 폴라에게 가서 그 루카스란 인물과의 협의 후에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일러라.>

"네, 삼촌. 아니, 총통님!"

<이제 베클린 영주에 관해 결정된 대응안을 전달해야 하니까 거기 조장 좀 바꿔.>

"넹~. 자, 여기요~, 리코우 조장님."

"...후우, 이제 제 차례군요."


앞서 특별지령을 하달받은 레이첼은 곁에서 대기중인 리코우에게 통신장치를 이양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가장 먼저 폴라와 페이에게 접촉, 좀 전에 수뇌부에서 결정된 사항을 그대로 알렸다.


"...(중략)... 전달내용은 이게 끝이에요. 더불어 샌더스 삼촌, 아니 총통님께서 폴라 씨의 협상능력에 기대하고 있다 말씀하셨고요."

"솔직히 약간 부담스럽네요. 그 역할은 지금으로썬 저보다 레이첼 양이 더 적합할 것 같은데..."

"장로분들께서 제가 영 못 미덥다면서 난리치신 모양이에요. 칫,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뭐 아무튼 고고학자분들은 제가 옆방에 데리고 가서 상대하겠습니다. 잃어버린 지식엔 지식으로써 보상해주라고 하시네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가서 부딪쳐보죠."


그렇게 루카스와의 협상대표로 선정된 폴라는, 이후 펼쳐진 진중한 대화의 장에서 그녀가 보유한 카드 중 가장 먹음직스런 미끼부터 루카스를 향해 투척했다.


"...치료할 수 있다?"

"네, 거의 확신합니다."


예상대로 루카스의 지대한 관심을 획득한 폴라는, 옆에서 거들어주는 페이와 함께 나디아의 입속을 천천히 관찰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혀가 뿌리까지 뽑힌 것도 아니고, 일부가 단순히 잘려나간 거라 매우 희망적이네요. 한창 성장기임을 적극 활용하면..."

"폴라 님, 그게 정말인가요? 제 동생의 혀를 고쳐주실 수 있는 건가요?"


폴라는 눈동자가 은하수를 머금은 듯 반짝반짝해진 야스민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예, 현재 상태에선 92% 이상 단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녀가 추가적인 단서를 달려고 하자 루카스가 불쑥 끼어들었다.


"잠깐. 어째 나는 당장은 불가능하단 소리로 들린다."

"그렇습니다, 루카스 님."

"헌데 내 생각엔. 그대는 지금이라도 가능할 거 같다. 내 말이 틀린가?"

"......"


그녀를 응시하는 루카스의 눈빛엔 '개수작 부리지 말고 재깍 고쳐'란 무언의 압박이 담겨 있었으나, 협상주도권을 거머쥘 작정인 폴라는 빙긋 웃는 미소로써 태연하게 대응했다.


"...호호, 저를 높이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보다 고급인력에게 맡기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희 본토의 전문 의료진들은 훈련 중 심각한 부상을 입는 대원들을 자주 상대하기 때문에 실력이 남다르거든요."

"흐음......"

"저희 오드노아의 구성원 중 '시노토(Seanoto)' 계파는 치유 및 교정 분야에서 단연 최고랍니다. 저는 그분들에 비하면 응급처치 수준에 불과한데다가, 관련 장비와 약품도 당장 가진 게 하나도 없기도 하고요.”

“......”

”루카스 님께서 따님의 완벽한 치료를 바라신다면 그분들께 맡기시는 편이 최선이라고 감히 단언하는 바입니다."

"...좋다, 납득했다. 그럼 너흰 뭘 원하지?"


폴라는 협상 1라운드에서 쟁취한 이 작은 승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없습니다. 작은 보답으로 여겨주셨으면 좋겠네요."

"......"

"그렇게 의심치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일도 그렇지만, 저희 종족은 지난 드레프타에서 게이트 탈취를 막아주신 일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하고 있답니다."

"일단 무조건 협상자리에 앉히고 보자는 의도로 느껴진다. 마치 사기꾼들 수법처럼."

"훗,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저희의 초청은 루카스 님께도 전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


이미 요정족 본토인 '메디오스페라(Mediospera)'로의 여정이 확정된 순간이었음에도, 최종 목적이 분명한 그녀는 남은 패들을 선보이며 쐐기를 박았다.


"에... 그러고보니 마침 애드 군과 샤비 양의 입학식도 예정되어 있군요? 내일 중으로 출발하면 딱 맞게 도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차하면 보고를 통해 약간의 일정조율도 가능하니 딱히 조급할 이유도 없겠네요, 호호호."

"......"

"아, 맞다! 혹시 포리스트 씨가 바네사 양과 함께 저희 본토에서 근력강화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최근 소식은 들어보셨으려나요? 요즘 같이 어수선한 시기에 서로 돕고 도울 수 있어서 제 개인적으로도 멋진 일이라 여기고 있답니다. 성공만 하면 전력증강에 큰 보탬이 될 테니까요."

"....."

"사실 저희 본토만큼 자원이 풍부하고 안전한 지역이 또 없습니다. 아낌 없이 지원되고 있으니 근시일내에 완성되리라 예상합니다."

"후우..."


내심 못마땅한 루카스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막연한 우려처럼 그의 주먹이 폴라의 얼굴로 날아 꽂히는 불상사는 발생되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서 그녀는 단순 근황을 알려왔을 따름이지, 그들을 볼모로 붙잡아 놓고 루카스를 협박하고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군. 이번엔 내가 진 것 같다."

"저희의 초청에 흔쾌히 응하셨단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조금 불쾌하다. 하지만 일종의 배려라 생각하고 참겠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는 하나 더 요구하고 싶다."

"네, 물론입니다.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요."


폴라는 순순히 긍정했다. 타의를 억지로 강요받은 상대방의 언짢은 기분을 풀어주는 일 또한 원만한 타협의 기본임을 알고 있어서였다.


"여행중에 이 친구 훈련시키는 걸 너희가 도와줬으면 한다."


그의 손가락 끝은 야스민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훈련이요?"

"그렇다. 저 친구에겐 유능한 선생이 필요하다, 당신과 당신 친구 같은."

"외람된 질문이겠지만 아내분은 갑자기 왜..."

"진짜 아내 아니다. 필요한 임시 위장이었다."

"아~, 그랬었군요~. 어쩐지 아내분과 따님의 나이 간극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의아했었습니다."


이런 폴라의 고갯짓에 루카스는 자기방어를 위한 변명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나는 그 정도로 쓰레기가 아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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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속상한 혼잣말 (10) 22.03.17 194 8 16쪽
121 속상한 혼잣말 (9) 22.03.16 204 10 14쪽
120 속상한 혼잣말 (8) 22.03.15 208 8 16쪽
119 속상한 혼잣말 (7) 22.03.14 202 8 17쪽
118 속상한 혼잣말 (6) 22.03.12 205 8 14쪽
117 속상한 혼잣말 (5) 22.03.11 203 8 17쪽
116 속상한 혼잣말 (4) 22.03.10 211 8 13쪽
115 속상한 혼잣말 (3) 22.03.09 214 8 11쪽
114 속상한 혼잣말 (2) 22.03.08 212 9 14쪽
113 서툰 오해 (4) + 속상한 혼잣말 (1) 22.03.07 209 8 13쪽
112 서툰 오해 (3) 22.03.05 212 8 14쪽
111 서툰 오해 (2) 22.03.04 214 7 16쪽
110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7) + 서툰 오해 (1) 22.03.03 214 7 16쪽
109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6) 22.03.02 219 8 14쪽
108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5) 22.03.01 213 8 13쪽
107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4) 22.02.28 216 8 12쪽
106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3) 22.02.26 218 8 13쪽
105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2) 22.02.25 228 7 14쪽
104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3) +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1) 22.02.24 220 8 15쪽
103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2) 22.02.23 232 8 14쪽
102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1) 22.02.22 233 8 17쪽
» 가려진 발자취 (7) 22.02.21 224 8 17쪽
100 가려진 발자취 (6) 22.02.19 223 8 13쪽
99 가려진 발자취 (5) 22.02.18 228 8 12쪽
98 가려진 발자취 (4) 22.02.17 231 8 16쪽
97 가려진 발자취 (3) 22.02.16 241 8 12쪽
96 가려진 발자취 (2) 22.02.15 242 7 13쪽
95 가려진 발자취 (1) 22.02.14 238 8 13쪽
94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6) 22.02.12 235 7 13쪽
93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5) 22.02.12 238 8 17쪽
92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4) 22.02.11 237 8 15쪽
91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3) 22.02.10 239 8 18쪽
90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2) 22.02.09 241 8 15쪽
89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1) 22.02.08 254 7 15쪽
88 내일은 영주님 (3) 22.02.07 248 7 12쪽
87 내일은 영주님 (2) 22.02.05 253 8 14쪽
86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3) + 내일은 영주님 (1) +2 22.02.04 261 8 15쪽
85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2) 22.02.03 251 7 15쪽
84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1) 22.02.02 261 8 15쪽
83 확률을 읽는 소녀 (8) 22.02.01 255 8 16쪽
82 확률을 읽는 소녀 (7) 22.01.31 253 8 13쪽
81 확률을 읽는 소녀 (6) 22.01.29 253 8 13쪽
80 확률을 읽는 소녀 (5) +2 22.01.28 253 8 16쪽
79 확률을 읽는 소녀 (4) 22.01.27 254 8 14쪽
78 확률을 읽는 소녀 (3) +2 22.01.26 262 8 14쪽
77 확률을 읽는 소녀 (2) 22.01.25 270 8 19쪽
76 확률을 읽는 소녀 (1) 22.01.24 294 8 15쪽
75 [번외] 드디어 알파테스트 22.01.24 285 7 15쪽
74 어긋난 신조 (4) 22.01.22 268 7 17쪽
73 어긋난 신조 (3) 22.01.21 271 7 13쪽
72 어긋난 신조 (2) 22.01.20 274 7 16쪽
71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5) + 어긋난 신조 (1) 22.01.19 281 7 16쪽
70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4) 22.01.18 272 7 13쪽
69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3) 22.01.17 269 7 16쪽
68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2) 22.01.17 278 7 14쪽
67 그가 잘 하는 일 (4) +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1) +2 22.01.16 269 10 13쪽
66 그가 잘 하는 일 (3) +4 22.01.15 264 11 14쪽
65 그가 잘 하는 일 (2) +2 22.01.14 274 9 15쪽
64 난해한 정신세계 (6) + 그가 잘 하는 일 (1) +1 22.01.13 275 8 15쪽
63 난해한 정신세계 (5) 22.01.12 270 7 13쪽
62 난해한 정신세계 (4) +1 22.01.11 275 8 15쪽
61 난해한 정신세계 (3) +5 22.01.10 275 11 13쪽
60 난해한 정신세계 (2) +2 22.01.09 276 10 14쪽
59 난해한 정신세계 (1) +1 22.01.08 276 16 14쪽
58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2) +1 22.01.07 273 11 14쪽
57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1) 22.01.07 282 10 13쪽
56 그대는 순례자 (5) 22.01.06 273 15 12쪽
55 그대는 순례자 (4) +1 22.01.05 274 15 14쪽
54 그대는 순례자 (3) 22.01.04 288 8 15쪽
53 그대는 순례자 (2) 22.01.03 287 13 14쪽
52 그대는 순례자 (1) 22.01.03 296 9 11쪽
51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5) 22.01.02 289 10 14쪽
50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4) +1 22.01.02 291 10 12쪽
49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3) +3 22.01.01 291 12 13쪽
48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2) +1 22.01.01 295 12 13쪽
47 그날 이후 (3) + 혁명은 성공, 반란은 실패의 역사 (1) +1 21.12.31 310 9 14쪽
46 그날 이후 (2) 21.12.31 297 9 12쪽
45 그날 이후 (1) +1 21.12.30 300 10 13쪽
44 결코 다시 전쟁 (4) +1 21.12.30 298 13 14쪽
43 결코 다시 전쟁 (3) +3 21.12.29 308 12 18쪽
42 결코 다시 전쟁 (2) 21.12.29 313 10 13쪽
41 결코 다시 전쟁 (1) 21.12.29 329 15 12쪽
40 트로돈의 사냥개 (3) +1 21.12.28 310 14 16쪽
39 트로돈의 사냥개 (2) 21.12.28 307 14 15쪽
38 트로돈의 사냥개 (1) 21.12.27 313 10 13쪽
37 유적발굴 금지령 (3) 21.12.27 312 11 13쪽
36 유적발굴 금지령 (2) +1 21.12.26 318 11 15쪽
35 첫인상 (3) + 유적발굴 금지령 (1) 21.12.26 325 12 14쪽
34 첫인상 (2) +1 21.12.25 339 10 15쪽
33 궁여지책 (3) + 첫인상 (1) 21.12.25 333 10 14쪽
32 궁여지책 (2) +1 21.12.24 342 11 14쪽
31 궁여지책 (1) 21.12.24 355 10 15쪽
30 얼떨결에 강림 (4) +2 21.12.23 366 11 14쪽
29 얼떨결에 강림 (3) 21.12.23 368 10 15쪽
28 얼떨결에 강림 (2) 21.12.23 362 10 11쪽
27 얼떨결에 강림 (1) +1 21.12.22 371 10 13쪽
26 시간벌이 (3) 21.12.22 377 10 14쪽
25 시간벌이 (2) 21.12.22 379 10 14쪽
24 시간벌이 (1) 21.12.22 417 11 15쪽
23 전쟁유발자 (3) 21.12.22 392 12 15쪽
22 전쟁유발자 (2) 21.12.22 411 12 13쪽
21 전쟁유발자 (1) 21.12.22 423 14 13쪽
20 눈높이 스승 (4) 21.12.22 423 14 14쪽
19 눈높이 스승 (3) +1 21.12.22 427 16 13쪽
18 눈높이 스승 (2) 21.12.21 433 15 12쪽
17 눈높이 스승 (1) 21.12.21 487 13 13쪽
16 메마른 하늘, 흐르는 빗물 21.12.21 457 14 13쪽
15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7) 21.12.21 448 13 11쪽
14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6) +1 21.12.21 458 14 14쪽
13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5) 21.12.21 491 13 15쪽
12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4) 21.12.21 500 13 14쪽
11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3) 21.12.21 568 16 17쪽
10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2) 21.12.21 574 16 11쪽
9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1) +1 21.12.20 619 17 14쪽
8 시험과 거래와 마왕 (3) +1 21.12.20 730 18 15쪽
7 시험과 거래와 마왕 (2) +2 21.12.20 744 18 13쪽
6 [번외] 새로운 시도 (2) + 시험과 거래와 마왕 (1) +1 21.12.20 798 19 14쪽
5 빼앗긴 축복 (2) + [번외] 새로운 시도 (1) 21.12.20 904 21 14쪽
4 빼앗긴 축복 (1) 21.12.20 972 25 16쪽
3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2) +6 21.12.20 1,195 67 15쪽
2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1) +7 21.12.20 1,883 72 13쪽
1 어느 다큐멘터리 공식 예고편 +36 21.12.20 3,285 1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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