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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뱅이 님의 서재입니다.

The Root : 대악마의 직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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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느림뱅이
작품등록일 :
2021.12.15 17:17
최근연재일 :
2022.05.18 09:20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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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5,544

작성
22.03.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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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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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번외] 야상곡

DUMMY

※ 번외편은 읽지 않고 넘기셔도 되는 내용입니다.



* * * * *


울음을 뿌에엥 터트린 나디아를 어르고 달랜 루카스가 일행들에게서 따로 떨어져나왔을 무렵.


그곳과 동일한 농도의 석양이 항구도시 키자쿠크'의 지평선에도 내려앉고 있었다.


지정학적으로 헤트만 동부 무와디니 지방에 속해 있는 이곳은, 서방대륙과의 거래를 희망하는 동방대륙 상단이 유입되는 대표적인 국제무역항 중 한 곳으로써, 헤트만 내에서 두번째로 큰 대도시였다.


또한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이자 국제교역이 미미했을 당시, 아슬라니 제후가 이 땅을 오마르에게 귀족작위와 더불어 넘겨버리는 바람에 뭇사람들에게 '가넴 자작령'으로 불리게 됐다는 흥미로운 내력의 도시이기도 했다.


당연히 이 무역도시의 주인이자 차뮤타이 상단을 지배하고 있는 오마르 가넴의 영향력은 자작이란 작위와 그에 따른 먹이사슬을 사뿐히 넘어섰는데, 헤트만 상권의 과반을 장악했던 전성기 당시엔 '헤트만 왕실이 망해도 가넴 가문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란 공공연한 소문까지 두루 나돌았을 정도였다.


물론 오늘날엔 회귀자 칼리드의 수완에 치여 그 힘이 깎이긴 했으나, 그래도 이 나라의 제후들이 괜스레 건드리기 꺼려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자금력과 위세는 여전히 자랑할만 했다.


그런 영주성 지하의 감옥시설. 그 음습한 독방의 두꺼운 철문 너머로 새어나오는 타격음이 묵직했다.


- 퍼억, 퍽. 퍽. 퍽. 퍼벅.


중간중간 섞여 터지는 피해자의 곡소리가 상대적으로 쥐꼬리만하다는 것으로 볼 적에, 이 독방의 방음처리가 얼마나 잘 됐는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 퍽, 팍, 콰직.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슬슬 지칠 줄 모르는 가해자의 체력에 탄복할 즈음, 밖에서 인기척이 조심스레 들려왔다..


- 똑. 똑. 똑.


값비싼 정복차림의 노신사가 나타나 철문고리를 정확히 세 번 두드린 다음, 배식용 가림막을 살짝 젖히며 안쪽에 양해를 구했다.


"가주님, 디와프입니다."

"들어와."


철문을 끼이익 개방한 디와프를 맞이해주는 건 총 여섯 명의 인물이었다.


손수건으로 얼굴과 회갈색 머리카락에 묻은 핏물을 닦아내는 오마르 가넴과 그 좌우를 지키는 거한들, 또 간수와 신관쯤으로 여겨지는 자. 끝으로 검붉은 액체를 실시간으로 게워내는 죄수.


디와프는 사방 진동하는 역한 피비린내에 속이 몹시 울렁거렸으나, 오마르의 눈길이 살짝 고개 숙인 자신을 향할 때까지 꾹 참고 기다렸다.


"그래, 무슨 일이지?"

"파마 길드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이 시간에? 내일 다시 오라고 해."

"죄송합니다. 지부장 '토도로빅(Todorovic)'이 직접 찾아와 사정사정하는 바람에 차마 그대로 돌려보내지 못했습니다. 현재 토르페가 9번 접객실에서 감시를 겸하여 응대중입니다."

"쯧, 어쩔 수 없이 일찍 끝내야겠군. 후후후, 그래. 이 녀석도 어쩌다 덜 맞는 날은 있긴 있어야겠지? 하하하, 축하한다, 임마. 너 오늘 운수가 대통했어."


죄수를 향해 양껏 비아냥거려준 오마르는, 구석 한 편에서 딱딱하게 기립하고 있던 어느 신관을 돌아봤다.


"오늘은 신관께서 굳이 수고로우실 필요가 없겠군요. 이만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예, 자작님."


오마르는 식은땀 흘리며 눈치보는 신관과, 너덜너덜한 죄수에게 묽게 희석한 포션을 흠뻑 끼얹는 간수의 모습을 뒤로하며 문밖을 나섰다.


"집무실에 갈아입으실 의복을 준비해뒀습니다."

"아니, 그냥 앞장 서. 내 일과를 방해한 인간에게 별로 예의차리고 싶진 않다."

"예, 가주님의 뜻대로."


그가 한참을 걸어 별관 응접실로 들어서자, 토르페와 50대 남짓으로 보이는 사내가 벌쩍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느닷없이 찾아와 떼를 써서 송구합니다, 가넴 자작님."

"오랜만이네, 지부장. 대충 한 달만이던가?"

"예."


오마르는 자연스럽게 상석에 기대 앉으며 말했다.


"그래서 날 보자한 용건은?"

"그으..."


수전증 환자처럼 토도로빅의 손이 엷게 떨렸다. 피로 얼룩진 의복을 두른 권력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상황이므로 충분히 그럴만 했다.


"제가 자작님께 깊이 사죄를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흠... 비스마우어 일족과의 접촉에 실패했을 때만큼이나 쩔쩔 매는 꼬락서니를 보니, 이번에도 퍽이나 유감스러운 소식인 모양이지?"

"죄, 죄송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어디 읊어봐."


이 말에 토도로빅은 온갖 귀금속이 담긴 보석함 2개부터 꺼내놓고 운을 뗐다.


"제게 요청하신 특정 정보의 접근제한 건은... 더이상 연장이 어렵게 됐습니다. 여기 의뢰금과 위약금입니다."

"참나, 그렇게 호언장담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딴소리라... 쯧, 우리 토도로빅 지부장도 배짱이 꽤나 두둑해지셨어~."

"어이고, 절대 아닙니다! 저희 길드장님께오서 직권으로 기각하신 터라 저로선 어쩔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 그럼 그 기각사유는?"

"그게... 몇몇 지부장과 임원들이 정기회의 때 단체로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크크크, 뭐야. 결국 돈이 부족하단 소리였잖아? 쯧, 얼마나 더 주면 되는데?"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토도로빅은 오마르에게 미운 털 박히는 일만은 면하기 위해, 흡사 맹신자가 기도하듯이 무릎까지 꿇으며 말을 이었다. 그가 파마 길드의 중역이라고 하여 딜레-둠브라 소속 암살자들이 예외를 두고 방문하지 않을 거란 보장이 그 어디에도 없으니 당연한 처세술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자작님. 이번 일은 도저히 돈으론 해결이..."

"됐고, 펜이랑 종이 줄 테니까 이번에 투정 부린 녀석들 명단이나 작성해. 이런 잡일 따윈 더 많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내가 친히 보여줄 테니까."

"외, 외람되나 이번만큼은 정말 불가능합니다! 헤트만 뿐만 아니라 타미아르, 심지어 킬리프로스와 기아나크 지부들까지 일부 엮여 있ㄴ..."

"...뭐?”


오마르의 귓가엔 정보통제 실패로 귀결되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흥분할 대로 흥분한 그의 주먹이 탁상 겉유리를 아작냈다.


- 쾅! 째쟁...


”뭐가 어쩌고 어째?!!!"

"고, 고정하십시오, 자작님!"

"돈은 돈대로 받아 처먹어 놓고, 무슨 일 처리를 이 따위로 있는 거야, 앙?!!! 다른 나라 지부장들이 우리나라 예언자의 존재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건데?! 죽고 싶어?!"

"지, 진정하시고 제 말을 들어주십쇼! 그게 어찌된 영문인가 하면...(하략)..."


이 부분에 관한 사전조사와 핑계가 완비된 지부장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자신을 열심히 변호했다. 정말로 큰 출혈을 각오하고 달려들면 파마길드를 헤트만에서 완전히 퇴출시킬 수도 있는 인물이 바로 오마르 가넴이었기 때문이었다.


"...(중략)... 그렇게 된 겁니다."

"어이, 지부장. 나보고 지금 그 말도 안 되는 소릴 믿으란 거냐?"

"제, 제가 철저히 알아봤습니다! 정말입니다! 믿어주십쇼, 자작님!"

"후우... 그러니까..."


오마르는 마른 세수를 하며 좀 전에 들은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논란의 맹점이... 우리나라 예언자가 아니었다?"

"예, 지부장들의 정보해제 요구는 현재 예언자를 비호 중인 인물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헤트만 예언자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했었습니다. 그저 은폐 범위에 그 인물이 포함됐었던 터라... 일이 공교롭게도 이렇게까지 틀어지게 된 겁니다."


가넴 자작은 소파에 등을 맡기며 뜨끈해진 이마를 매만졌다.


"참나~, 어이가 없구만! 어이가 없어!"

"제가 어떻게든 중론을 뒤짚으려 노력했습니다만, 길드의 위신과 평판이 걸린 사안인지라 묵살 당했습니다."

"쯧! 됐고. 가서 길드장이랑 약속 잡아, 당장. 지금 어디에 있건 내가 직접 방문하겠다고 전해."

"...안 그래도 이곳으로 찾아오기 전에 미리 확인해봤는데... 그으... 저희 길드장께오선 현재... 타미아르 지부의 불시감찰이란 명목으로 일찌감치 국경을 넘으셨..."


- 쾅!


"이 썩을 새끼가 감히 작정하고 내빼?!"


깨진 유리판을 한 번 더 가격한 오마르의 주먹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디와프조차 선뜻 다가오지 못할 정도로 오마르가 내뿜는 살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후우... 너 나가."

"자, 자작님!"

"시끄럽고 내 앞에서 꺼져.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으니까."

"이, 일단 치료부터 하시옵고..."

"당장. 나가라고."


그의 잔잔한 음성에 담겨 있는 역동적인 분노는, 헤트만 내 파마 길드의 향후 활동에 심각한 악영향을 예고하는 듯 했다.


"오, 오마르 가넴 자작님! 약간의 말미를 주시면 제가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닥치고 꺼져! 아니면 니 놈도 지하실에 처박아 줄까!!!"

"히, 히익!"


토도로빅은 사색이 되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음질 쳤다. 그도 영주성 지하에 갇혀 고문과 치료를 근 8년 동안이나 반복하는 죄수에 대해 익히 아는 까닭이었다.


그렇게 응접실의 손님을 빠르게 떠나보낸 오마르의 숨소리가 몹시 뜨거웠다.


"후욱... 후욱... 후욱... 제기랄..."


오마르는 디와프가 적절하게 내민 미적지근한 치유수를 상처에 대충 뿌리고, 또 그것을 독주처럼 한 모금 쓰게 삼켰다.


"하하, 진짜... 이것도 안 돼, 그렇다고 저것도 안 돼. 보험 삼았던 깡패새끼들은, 정작 필요할 땐 아무 도움 안 되는 허당들이었고... 젠장, 빌어먹을..."


혼잣말처럼 푸념을 털어놓던 오마르는, 퀭하게 구멍 뚫린 감정을 메우려 담뱃대를 찾았다. 그러나 디와프가 은근슬쩍 한 발짝 나서서 그런 그를 정중히 말렸다.


"가주님, 머잖아 마님께서 기침하실 시간입니다. 차라리 오늘은 입욕을 평소보다 길게 즐기시는 편이 어떻겠습니까?"


오마르의 유일한 낙으로 감정을 환기시키고자 했던 디와프의 선택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그래. 그게 좋을 거 같군. 우리 델레나는 담배 냄새를 몹시 싫어하니까."


디와프는 안색이 한결 달라진 오마르를 향해 허리를 한껏 숙였다.


"바로 준비시키겠습니다."




* * * * *


보름달이 가장 높이 솟은 시간. 오마르의 모습은 이 도시에서 최고로 호화롭고 화사한 공간인 델레나의 침실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옷깃 하나하나까지 깨끗하기 짝이 없는 의복과 심지어 은은한 향수까지 완비한 그는, 뼈만 앙상한 여인을 측은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델레나.'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의 얼굴은 얇은 면사로 잘 덮여 있었으나, 겨우 그것만으론 거진 70대로 보이는 외형을 전부 다 가리지 못했다.


'내 탓이다. 내가 진즉에 알아챘어야 했다.'


그가 아내의 자기희생을 뒤늦게 알아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었다. 아무리 지위 높은 신관의 도움을 받아도 악화 진행속도를 늦추는 게 고작인, 아내의 심각한 병세를 이렇게 마주할 적마다 속이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델레나, 왜 내게 다 말하지 않았던 거요? 어쩌자고 연금술나부랭의 헛소리만을 믿고서 날 속였단 말이오? 그깟 부귀영화가... 당신보다 귀할 리가 없잖소...'


거듭하는 후회과 자책의 감정 배출구는, 오늘도 어김없이 지하감옥 독방의 사기꾼이었다.


- 으득.


오마르의 어금니가 섬뜩하게 갈렸다.


'니 놈은 내가 절대로 쉽게 죽이진 않을 거다.'


그가 지하 독방에 감금시킨 죄수이자, 이 지경에 이르는데 크게 일조한 약아빠진 연금술사를 떠올리며, 내일은 그 놈을 어떻게 고문해줄 것인가를 잠시 고민할 때였다.


"으으음... 좋은 밤이에요, 여보."

"아! 잘 잤소, 델레나?"


오마르는 언제 살기를 피웠냐는 듯이 따뜻한 미소로써 아내의 이마에 입맞췄다.


"오늘은... 들꽃향이 나네요?"

"특별히 수소문해서 구해봤소. 민백미꽃으로 만든 향수라 하더군."

"은은한 게 자극적이지 않고 좋아요."

"당신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오."


여기까지 말한 오마르는 손수 아내를 바퀴의자에 앉혀주는 등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델레나가 깨어있을 수 있는 시간이 극히 한정되어 있는 만큼, 그녀의 기력이 허락하는 동안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호호호, 그래요?”

"그럼그럼~. 그리고 이번에 동방대륙 상인들이 유명한 종마라며 들여온 놈을 봤는데 영~ 못 쓰겠더라고. 어찌나 당나귀처럼 쬐깐하던지! 처음엔 대뜸 화부터 치밀더라니까? "

"어머, 정말요?"

"그때 와락 구겨진 내 표정을 본 상단주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지. 바짓춤에 노랗게 실례까지 하면서 말이야. 하하하!"

"아으~, 그건 당신이 너무 하셨어요."

"아, 물론! 오해를 풀고나선 사과도 정식으로 하고 보상도 넉넉하게 해줬다오!"

"네네, 당신의 성격상 어련하시겠어요. 호호호."


불과 몇 시간 전에 독기를 풍기던 모습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그 누구도 비쩍 마른 아내의 손을 꾹 잡은 채로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지금의 오마르를 그 순간의 오마르와 같은 인간으로 여기지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행히 이런 그의 노력과 마음이 잘 전달된 것인지, 쓴 약을 찻물처럼 홀짝홀짝 조금씩 삼키는 델레나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여보, 당신의 연주가 듣고 싶어요."


오마르는 체력이 다 했을 적에 보내는 아내의 우회적 표현을 곧장 알아들었다.


"아이쿠, 이런! 시간이 벌써?! 하하하, 우리 애기~, 자장가 들을 준비됐어?"

"호호, 당신도 참... 누가 들으면 욕 해요."


그는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델레나를 침대 위에 살포시 눕혀주곤, 클라비코드(Clavichord, 건반악기)가 설치되어 있는 벽면으로 향했다.


"오늘처럼 달 밝은 날엔 이 곡이 좋겠지?"


과장된 한 마디와 함께 그의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부드러운 음색과 풍부한 가락이 잔잔하게 퍼져나갔다.


- 띵~♪ 띠리링~♩ 따라라란~♬


이 덕분에 델레나는 오마르가 선곡한 악보의 절반이 채 되기도 전에, 육체의 고통과 동떨어진 평안한 꿈나라로 빠져들 수가 있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가주님."


호위 둘과 함께 문밖을 지키던 디와프가 먹먹한 심정으로 침실을 나선 그를 위로했으나, 정작 오마르는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었다.


"후우... 병세가 더 악화됐어. 이젠 깨어있는 시간이 4시간도 안 돼. 식사와 약을 챙겨주기에도 빠뜻해."

"가주님께서 온갖 수단을 강구하고 계시니, 머지 않아 해결책이 생길 겁니다."

"당연히 그래야 돼. 어차피 아내 덕에 쌓아올릴 수 있었던 재력이야. 델레나의 병세만 고칠 수만 있다면 난 그 전부를 쏟아부워도 전혀 아깝지 않아."


- 짝. 짝. 짝. 짝.


"?!"


한밤중 복도에 낮게 깔린 박수소리는 걷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호호호, 웬 미친 인간이 있다길래 한 번 와봤더니, 이거 의외로 괜찮은 녀석이었잖아?"

"누, 누구냐?!"

"글쎄, 네가 애타게 찾아헤매던... 그런 부류랄까?"


도둑이나 암살자처럼 잠입에 최적적된 복색의 여인은 어깨를 으쓱했고, 반면 오마르는 각종 보안을 뚫고 들어온 침입자의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느끼며 혀를 짧게 찼다.


"쯧, 순순히 대답할 생각은 없어뵈는군. 여의치 않으면 죽여도 된다."


- 끄덕.


고갯짓으로 순명을 표현한 호위들은 팔과 손바닥을 쫙 펼쳐 소맷자락 속에 숨겨진 장치를 건드렸다.


- 파팡!


모종의 트리거가 작동되면서 감춰진 단검들이 팍하고 튀어나오자, 침입자가 실실 쪼갰다.


"어머나~, 꽤 잘 만든 장난감이잖아? 이 누님한테도 하나 선물해주지 않으련?"


그러나 과묵한 호위들은 그녀의 농담에 대꾸도 않고 자리를 박찼다.


- 타다닷!


오마르 왼편에 있었던 경호원은 침입자의 다리 힘줄을 끊을 기세로 미끄러지듯 파고 들었고, 다른 이는 그보다 한 발짝 뒤로 따라붙으며 곧 이어질 침입자의 변칙행동에 대응코자 했다.


그러나 첫번째 사람과 침입자 사이의 거리가 1미터로 좁혀진 순간 인근의 그림자가 꿀렁거리며 그를 통째로 속박했고,


- 슈아아아아...

"큽!"

"어엇?!"


이 찰나를 이용해 앞선 이의 단검을 빼앗은 침입자는, 덩달아 중심을 잃어버린 두번째 사람의 목덜미 부근에 깊은 자상을 선사해줬다.


- 휘리릭, 스각!

"읔!"


여기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침입자의 마무리 행동이었다.


- 으적, 으적. 쮸아아압~.

"아아아악! 꺼어어어..."


그녀는 포획한 사냥감들의 싱싱한 피를 그대로 얼마간 게걸스럽게 탐닉했다.


"하아, 하아... 오랜 세월 뜨겁게 단련된 인간의 피! 쓰으흐으읍... 하아아... 너~무~ 좋아! 달콤해! 짜릿해!"


졸지에 4급 기사 둘을 잃게 된 오마르였지만, 그래도 그들의 희생 덕에 침입자의 정체를 여실히 간파할 수 있었다.


"비, 비스마우어 일족...이셨군요."

"오호호호, 실제로 보니까 어때? 무서워 죽겠어?"


살벌한 흑마법사의 실없는 우스갯소리는 오마르를 다른 의미로 설레게 했다.


"결코 아닙니다. 꼭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제 가슴을 열어 미치도록 기뻐서 요동치는 심장을 보여드리고픈 심정입니다."

"후후후, 원한다면 당장 꺼내줄 수도 있다만?"

"상호간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부디 참아주시겠습니까?"

"크크크크, 너 제 정신이니? 거상이라 불리는 인간들은 원래 다 이런 거야?"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오마르는, 자존심 따윈 일찌감치 내다버린 간신처럼 이마를 땅에 가져다 붙였다.


- 쿵.


"키자쿠크의 영주인 이 오마르 가넴이 고귀한 일족을 뵈옵습니다! 부디 제게 존함을, 이 미천한 종에게 당신의 존함을 알려주십시오!"

"꺄하하하하! 뭐어? 종? 미천한 조옹?"


한참을 자지러지던 그녀는 입가에 남은 핏물을 스윽 갈무리하며 말했다.


"아으~, 이거 들을수록 가관이네! 좋아, 네가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 건지 대충 짐작도 되고 흥미가 꽤 돋았어. 난 '코스미나 모르겐슈테른'이야. 그래 어디 한 번 진지하게 대화 좀 해볼까?"

"일생의 영광입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기시지요. 이곳보다 덜 누추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오호호호, 나도 푹신한 소파가 그리운 참이긴 했어. 우리 거상의 취향은 어떤지 좀 볼까?"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바로 말씀해주십시오! 당신께서 명하시는대로 바꾸겠습니다. 이쪽입니다!"


오마르는 이 날의 만남이 키자쿠크 도시에서 일어난 식귀 사태의 출발점이 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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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적의 적 (3) 22.04.16 169 8 12쪽
150 적의 적 (2) 22.04.15 168 8 14쪽
149 형벌적 윤회 (7) + 적의 적 (1) 22.04.14 166 8 15쪽
148 형벌적 윤회 (6) 22.04.13 168 8 13쪽
147 형벌적 윤회 (5) 22.04.12 171 8 16쪽
146 형벌적 윤회 (4) 22.04.11 172 8 16쪽
145 형벌적 윤회 (3) 22.04.09 170 8 12쪽
144 형벌적 윤회 (2) 22.04.08 174 8 12쪽
143 [번외] 의외로 치명적인 (3) + 형벌적 윤회 (1) 22.04.07 185 8 14쪽
142 [번외] 의외로 치명적인 (2) 22.04.07 184 6 14쪽
141 [번외] 의외로 치명적인 (1) 22.04.07 183 7 11쪽
140 마셔야 하는 독주 (5) 22.04.06 178 8 18쪽
139 마셔야 하는 독주 (4) +2 22.04.05 175 8 15쪽
138 마셔야 하는 독주 (3) 22.04.04 175 8 15쪽
137 마셔야 하는 독주 (2) +2 22.04.02 190 8 13쪽
136 마셔야 하는 독주 (1) 22.04.01 189 8 13쪽
135 경솔함이 빚어낸 결실 (2) 22.03.31 191 8 15쪽
134 경솔함이 빚어낸 결실 (1) 22.03.30 182 9 13쪽
133 편애와 편증 (5) 22.03.29 177 8 14쪽
132 편애와 편증 (4) 22.03.28 178 8 12쪽
131 편애와 편증 (3) 22.03.26 183 8 16쪽
130 편애와 편증 (2) 22.03.25 183 7 12쪽
129 애물단지 (5) + 편애와 편증 (1) 22.03.24 186 8 15쪽
128 애물단지 (4) 22.03.23 183 8 11쪽
127 애물단지 (3) 22.03.22 185 8 12쪽
126 애물단지 (2) 22.03.21 194 8 14쪽
125 애물단지 (1) 22.03.19 202 8 14쪽
» [번외] 야상곡 22.03.18 190 7 19쪽
123 속상한 혼잣말 (11) +2 22.03.18 190 9 15쪽
122 속상한 혼잣말 (10) 22.03.17 194 8 16쪽
121 속상한 혼잣말 (9) 22.03.16 204 10 14쪽
120 속상한 혼잣말 (8) 22.03.15 208 8 16쪽
119 속상한 혼잣말 (7) 22.03.14 203 8 17쪽
118 속상한 혼잣말 (6) 22.03.12 205 8 14쪽
117 속상한 혼잣말 (5) 22.03.11 203 8 17쪽
116 속상한 혼잣말 (4) 22.03.10 211 8 13쪽
115 속상한 혼잣말 (3) 22.03.09 214 8 11쪽
114 속상한 혼잣말 (2) 22.03.08 213 9 14쪽
113 서툰 오해 (4) + 속상한 혼잣말 (1) 22.03.07 209 8 13쪽
112 서툰 오해 (3) 22.03.05 213 8 14쪽
111 서툰 오해 (2) 22.03.04 214 7 16쪽
110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7) + 서툰 오해 (1) 22.03.03 215 7 16쪽
109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6) 22.03.02 219 8 14쪽
108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5) 22.03.01 214 8 13쪽
107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4) 22.02.28 217 8 12쪽
106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3) 22.02.26 219 8 13쪽
105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2) 22.02.25 228 7 14쪽
104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3) +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1) 22.02.24 221 8 15쪽
103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2) 22.02.23 232 8 14쪽
102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1) 22.02.22 233 8 17쪽
101 가려진 발자취 (7) 22.02.21 224 8 17쪽
100 가려진 발자취 (6) 22.02.19 223 8 13쪽
99 가려진 발자취 (5) 22.02.18 229 8 12쪽
98 가려진 발자취 (4) 22.02.17 231 8 16쪽
97 가려진 발자취 (3) 22.02.16 241 8 12쪽
96 가려진 발자취 (2) 22.02.15 242 7 13쪽
95 가려진 발자취 (1) 22.02.14 238 8 13쪽
94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6) 22.02.12 235 7 13쪽
93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5) 22.02.12 238 8 17쪽
92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4) 22.02.11 238 8 15쪽
91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3) 22.02.10 240 8 18쪽
90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2) 22.02.09 241 8 15쪽
89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1) 22.02.08 254 7 15쪽
88 내일은 영주님 (3) 22.02.07 249 7 12쪽
87 내일은 영주님 (2) 22.02.05 253 8 14쪽
86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3) + 내일은 영주님 (1) +2 22.02.04 262 8 15쪽
85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2) 22.02.03 252 7 15쪽
84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1) 22.02.02 262 8 15쪽
83 확률을 읽는 소녀 (8) 22.02.01 255 8 16쪽
82 확률을 읽는 소녀 (7) 22.01.31 254 8 13쪽
81 확률을 읽는 소녀 (6) 22.01.29 253 8 13쪽
80 확률을 읽는 소녀 (5) +2 22.01.28 254 8 16쪽
79 확률을 읽는 소녀 (4) 22.01.27 254 8 14쪽
78 확률을 읽는 소녀 (3) +2 22.01.26 262 8 14쪽
77 확률을 읽는 소녀 (2) 22.01.25 270 8 19쪽
76 확률을 읽는 소녀 (1) 22.01.24 294 8 15쪽
75 [번외] 드디어 알파테스트 22.01.24 285 7 15쪽
74 어긋난 신조 (4) 22.01.22 268 7 17쪽
73 어긋난 신조 (3) 22.01.21 271 7 13쪽
72 어긋난 신조 (2) 22.01.20 275 7 16쪽
71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5) + 어긋난 신조 (1) 22.01.19 282 7 16쪽
70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4) 22.01.18 272 7 13쪽
69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3) 22.01.17 269 7 16쪽
68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2) 22.01.17 278 7 14쪽
67 그가 잘 하는 일 (4) +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1) +2 22.01.16 269 10 13쪽
66 그가 잘 하는 일 (3) +4 22.01.15 265 11 14쪽
65 그가 잘 하는 일 (2) +2 22.01.14 275 9 15쪽
64 난해한 정신세계 (6) + 그가 잘 하는 일 (1) +1 22.01.13 275 8 15쪽
63 난해한 정신세계 (5) 22.01.12 271 7 13쪽
62 난해한 정신세계 (4) +1 22.01.11 275 8 15쪽
61 난해한 정신세계 (3) +5 22.01.10 275 11 13쪽
60 난해한 정신세계 (2) +2 22.01.09 277 10 14쪽
59 난해한 정신세계 (1) +1 22.01.08 277 16 14쪽
58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2) +1 22.01.07 273 11 14쪽
57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1) 22.01.07 283 10 13쪽
56 그대는 순례자 (5) 22.01.06 273 15 12쪽
55 그대는 순례자 (4) +1 22.01.05 274 15 14쪽
54 그대는 순례자 (3) 22.01.04 288 8 15쪽
53 그대는 순례자 (2) 22.01.03 287 13 14쪽
52 그대는 순례자 (1) 22.01.03 296 9 11쪽
51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5) 22.01.02 289 10 14쪽
50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4) +1 22.01.02 292 10 12쪽
49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3) +3 22.01.01 291 12 13쪽
48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2) +1 22.01.01 295 12 13쪽
47 그날 이후 (3) + 혁명은 성공, 반란은 실패의 역사 (1) +1 21.12.31 311 9 14쪽
46 그날 이후 (2) 21.12.31 298 9 12쪽
45 그날 이후 (1) +1 21.12.30 300 10 13쪽
44 결코 다시 전쟁 (4) +1 21.12.30 298 13 14쪽
43 결코 다시 전쟁 (3) +3 21.12.29 308 12 18쪽
42 결코 다시 전쟁 (2) 21.12.29 313 10 13쪽
41 결코 다시 전쟁 (1) 21.12.29 329 15 12쪽
40 트로돈의 사냥개 (3) +1 21.12.28 310 14 16쪽
39 트로돈의 사냥개 (2) 21.12.28 307 14 15쪽
38 트로돈의 사냥개 (1) 21.12.27 313 10 13쪽
37 유적발굴 금지령 (3) 21.12.27 312 11 13쪽
36 유적발굴 금지령 (2) +1 21.12.26 318 11 15쪽
35 첫인상 (3) + 유적발굴 금지령 (1) 21.12.26 325 12 14쪽
34 첫인상 (2) +1 21.12.25 339 10 15쪽
33 궁여지책 (3) + 첫인상 (1) 21.12.25 334 10 14쪽
32 궁여지책 (2) +1 21.12.24 342 11 14쪽
31 궁여지책 (1) 21.12.24 355 10 15쪽
30 얼떨결에 강림 (4) +2 21.12.23 366 11 14쪽
29 얼떨결에 강림 (3) 21.12.23 368 10 15쪽
28 얼떨결에 강림 (2) 21.12.23 362 10 11쪽
27 얼떨결에 강림 (1) +1 21.12.22 372 10 13쪽
26 시간벌이 (3) 21.12.22 377 10 14쪽
25 시간벌이 (2) 21.12.22 380 10 14쪽
24 시간벌이 (1) 21.12.22 418 11 15쪽
23 전쟁유발자 (3) 21.12.22 393 12 15쪽
22 전쟁유발자 (2) 21.12.22 411 12 13쪽
21 전쟁유발자 (1) 21.12.22 424 14 13쪽
20 눈높이 스승 (4) 21.12.22 423 14 14쪽
19 눈높이 스승 (3) +1 21.12.22 427 16 13쪽
18 눈높이 스승 (2) 21.12.21 434 15 12쪽
17 눈높이 스승 (1) 21.12.21 487 13 13쪽
16 메마른 하늘, 흐르는 빗물 21.12.21 458 14 13쪽
15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7) 21.12.21 449 13 11쪽
14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6) +1 21.12.21 458 14 14쪽
13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5) 21.12.21 491 13 15쪽
12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4) 21.12.21 500 13 14쪽
11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3) 21.12.21 568 16 17쪽
10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2) 21.12.21 574 16 11쪽
9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1) +1 21.12.20 619 17 14쪽
8 시험과 거래와 마왕 (3) +1 21.12.20 730 18 15쪽
7 시험과 거래와 마왕 (2) +2 21.12.20 744 18 13쪽
6 [번외] 새로운 시도 (2) + 시험과 거래와 마왕 (1) +1 21.12.20 799 19 14쪽
5 빼앗긴 축복 (2) + [번외] 새로운 시도 (1) 21.12.20 906 21 14쪽
4 빼앗긴 축복 (1) 21.12.20 972 25 16쪽
3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2) +6 21.12.20 1,195 67 15쪽
2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1) +7 21.12.20 1,883 72 13쪽
1 어느 다큐멘터리 공식 예고편 +36 21.12.20 3,286 1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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