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신조 (2)
* * * * *
그때 그 시각.
건물 6층의 어느 기록보관실에 꼭꼭 숨어 있던 모건은, 알 수 없는 기운이 자신의 온몸을 살살 간지럽히는 느낌을 받았다.
"아, 아, 아, 안 돼! 이, 이건! 그, 그때 그거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그는 방안의 책장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곤 도미노 현상의 시작점으로 써먹을 수 있는 하나에 낑낑 매달렸다.
"끄으으응...차아아-!"
책장의 소재가 다행히 철재가 아닌 목재였던 터라, 모건이 체중을 이용해 안간힘을 쓴 것만으로도 쉽게 기우뚱거렸다.
- 끼이익, 쿵. 쿵. 쿵. 우당탕탕탕!
이내 그의 의도대로 연쇄 작용이 일어났다. 수많은 책장들이 서로 얽히며 온갖 서류와 책더미를 토해내기 시작하자, 모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와 문을 세차게 닫았다.
- 꽝!
그리고 열쇠로 굳게 잠그는 절차 또한 잊지 않았다. 오직 전용열쇠로만 열고 닫을 수 있는 보안문은 이제 임의로 열리지 않을 터였다.
- 철컥, 철컥.
"헉, 허억, 헉... 헉..."
그런데 조금은 안정을 되찾아도 될 법한 모건의 호흡은 여전히 거칠었다. 그것은 그가 갑작스레 격동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의 등줄기에 주륵 흐르는 땀줄기와 두근두근 차오른 숨결의 진짜 원인은 전혀 다른 부분에 있었다.
{우어어어!!!}
"히익!"
기록실 문너머로 들려오는 악령의 울부짖음. 그 괴성은 모건의 얼굴색을 단번에 잿빛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시, 시, 시, 싫어!"
순간 심장 쫄깃해진 모건은 자신의 본능이 이끄는 대로 복도를 질주했다.
- 다다다다닷.
한편, 기록실에 갇힌 하급 대지의 정령도 문밖에서 지금 막 달아나기 시작한 모건을 감지했다.
{쿠어어어!!!}
정령이 마구 날뛰었으나, 이 건물은 마법사연맹의 내부시설이었다. 꼴에 몇 가지 보안마법이 가미된 상태였기 때문에, 기록실의 잠금장치는 놀랍게도 정령의 힘을 수십 차례나 견뎌냈다.
- 꽝. 꽝. 으직. 으지직.
그 덕분에 모건은 도망칠 시간을 조금 더 벌게 됐지만, 점점 거칠어지는 파공음은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채찍질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허억... 헉..."
그는 단숨에 중앙 계단을 통해 미끄러지듯이 6층에서 5층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새로이 마주한 장애물 때문에 더이상 내려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피아아아아-!}
이리저리 주유하던 바람의 정령 한 마리와 시선이 딱 들어맞은 모건. 그런 그의 입에선 애먼 목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어, 엄마아-!"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밑에서 올려다 보는 악령의 겉모습은 창백한 귀신을 닮아 있었다. 또한 자신의 동료들을 부르는 음색마저 고막을 찢을 듯한 기세였으며, 실제로도 가까운 거리의 창문과 액자 등등에 균열이 일어나기도 했다.
{끼야아아아아-!}
- 찌지직, 챙!
악령의 비명 속에 귀를 틀어 막고 움츠려든 모건의 호흡이 텁텁해졌다.
"흐흑..."
정령왕의 새로운 숙주로써 본인이 낙점됐다는 사실을 그가 알 리 없었다. 하지만 빼액 소리 지르는 악령의 뾰족한 손가락이 자신을 향해 있단 것만으로도, 절대로 붙잡혀선 안 된다는 경각심이 샘솟았다.
"으으으윽..."
그런데 몸뚱이가 좀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벌써 2층을 지나 1층 정문으로 달음질하고 있었지만, 버쩍 쫄아 굳을대로 굳어버린 두 다리는 5층과 4층 중간 계단에서 꿈쩍 하질 않았다.
{피아아아-!}
{우어어어-!}
- 쿵, 쿵, 쿵.
숙주의 발견소식 전달이 끝난 바람의 정령과, 기록보관실의 잠금장치를 기어이 박살내고 튀어나온 대지의 정령이 앞뒤에서 서서히 압박해옴에, 모건의 눈이 저도 모르게 질끈 감겼다.
"힉!"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난생 처음 만난 사내가 따뜻이 건넸던 위로의 말이 불현듯 머릿속을 스쳤다.
[계속 살아남아라.]
자신을 꽉 안아준 루카스에게서 느꼈던 알 수 없는 동질감. 그 걸쭉한 감정에 전염되어 그때 당시 얼마나 목 놓아 울었던가.
[그것이 네 어머니의 간절함이었다.]
왈칵 솟은 생존본능이 공포를 밀어냈다. 덩달아 잠잠해진 그의 눈동자 또한 살 길을 찾으려 이리저리 움직였다.
"......"
이윽고 모건의 시선이 아름드리 나무에게로 닿았다. 그는 균열이 잔뜩 생겨 위태롭기 그지 없는 유리창 너머의 그 굵은 나뭇가지를 차갑게 응시했다. 그리곤 본인이 당장 해야할 행동을 취했다.
- 타다탓!
{끼이?}
바닥에 구르며 악령의 손길을 가까스로 뿌리쳐낸 그가 펄쩍 발돋움하여 창문으로 온몸을 힘껏 던졌다.
- 쨍그랑!
이후 모건은 와장창 부서진 유리파편 사이로 뵈이는 나뭇가지를 가슴팍으로 꽉 끌어앉는 일까지 성공적으로 해냈다.
"!"
하지만 그것이 악령에게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구어어어어!}
모건의 뒤를 바짝 쫓아온 대지의 정령 또한 몸뚱이를 저돌적으로 날렸던 것이다.
"놔! 이거 놔아아! 끄으으윽..."
- 팍, 팍, 팍.
이에 모건이 즉시 발길질을 하며 발버둥쳤지만, 창문틀과 자신의 오른쪽 발목을 각각 붙잡은 악령에게서 벗어나는 행운이 따라붙진 않았다.
"나, 난! 사, 살 거야!"
다짐은 굳게 했어도 거진 5층 높이에서 붕 뜬 상태나 다름없는 평범한 소년은 위험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끼이이이-!}
"이이익!"
모건은 깨진 창문 안쪽에서부터 약올리는 몸짓으로 날아오는 바람의 정령을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는 이대로 끌려가는 순간 끝임을 본능으로 직감했기에, 젖 먹던 힘까지 박박 긁으며 악에 악을 썼다.
"시, 싫어! 싫어! 싫어!!!"
{기아아아...}
{구으어어어...}
난감함의 크기를 따지면 모건과 대치중인 악령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정령왕의 명을 받들어 숙주를 온전한 상태로 데려가야 하건만, 나뭇가지에 찰거머리처럼 착 들러붙은 인간을 떼어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약삭빠른 지성체였다면 진즉에 나뭇가지 자체를 통으로 잘라내어 운반했을 터이나, 이면세계의 깊은 곳에서 오랜 세월 짓눌리는 가운데 퇴화해버린 그들의 사고방식은 그 정도로 유연하지 못했다.
{...끼야암?}
{끄어...}
봉착된 상황을 해결할 길이 없던 악령들은 행동을 단순화시키는 게 고작이었다. 대지의 정령은 모건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몸체를 차돌처럼 변이시켜 단단히 고정시켰고, 바람의 정령은 하늘 높이 솟아 원을 빙빙 그리며 사방에서 시커멓게 몰려오는 동료들의 이정표 노릇을 했다.
"끙... 끄응..."
시간이 흐를수록 모건의 등이 비에 젖은 것처럼 땀이 흥건했다. 하지만 결의에 찬 그의 눈동자는 조금도 빛을 잃지 않았다. 이것만 놓고 보면 그가 하루 온종일 매달려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절로 들 지경이었다.
"모건!"
"?"
그의 처지가 안타까웠던 운명의 여신이 드디어 미소를 지은 것일까? 갑자기 희망이란 녀석이 레플로의 외침을 기점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팔에 힘 풀어!!!"
목소리는 레플로가 가장 빨랐지만, 실질적으로 먼저 도달한 것은 메토의 듬직한 메이스와 엘로디의 성난 불길이었다.
- 빠각!
{꾸어어얶!!!}
- 화르르...
{꺄이야아아!}
메토의 일격은 바위석상 같던 대지 정령을 무수한 잔돌로 공중분해 시켰고, 엘로디의 파괴마법은 바람 정령을 한 입에 꿀꺽 삼켰다. 또한 간발의 차이로 완성된 레플로의 마법이 추락하는 모건의 중력값과 낙하속도를 적절하게 보정해냈다.
- 푸웅~.
"좋아! 됐어!"
이렇듯 3인의 완벽한 연계는 1차적인 위협에서 모건을 지켜내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위협이란 단어에 굳이 1차란 꼬리표를 붙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다음 회차의 위협이 혓바닥을 나름거리며 그들을 향해 닥쳐오고 있었다.
{{{구어어어어어어어!!!}}}
{{{끼야야야야아아아!!!}}}
"햐~, 징그럽게도 엄청 몰려오네."
"난 너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을 거야, 메토."
"와씨, 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서 냅다 버리고 보는 겁니까?!"
"호호호, 걱정마. 묘비랑 관짝은 내가 최고급으로 사줄께."
"일 없습니다, 엘로디 아가씨!"
레플로는 위기를 코앞에 두고도 아랑곳없이 투닥거리는 메토와 엘로디를 애써 외면하며 나름의 고심을 했다.
'여기서 상위마법을 난사했다간 건물이 붕괴되는 건 둘째치고 지하 강당 자체가 매몰된다. 그렇게 되면 루카스란 양반을 만나 교섭한다는 선택조차 불가능해지겠지.'
이런 레플로의 가정에 건물 내에서 미처 대피 못했을 수도 있는 인원에 대한 가능성까지 얹혀지자, 그의 망설임이 심각한 두통으로 진화했다.
'아아, 정녕 이 불쌍한 아이의 피를... 내 손에 묻혀야만 한다 말인가?!'
그런데 때마침 건물 일부 벽면에 왜곡현상일 일어나며 또 다른 구원자가 당도했다.
- 드드드... 터더더덕...
"헛! 스, 스톤 양?"
"이쪽으로, 빨리요! 이건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그렇게 등장한 레이첼은 마무리가 살짝 부족했던 모건의 구출계획에 성공적인 종지부를 찍었다.
* * * * *
꿈은 이따금씩 현실이 되곤 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즐겁고 행복한 꿈만 골라서 적용되진 않는다는 사실에 있었다.
현재 급조된 간이 마법진을 다루는 레이첼 또한 그 버거운 현실을 맛보는 중이었다.
"으으윽..."
"스톤 양, 그만! 괜히 무리하지 말아요!"
대규모 전이를 위해 지하 강당 전체를 대상으로 설치됐던 안전장치들. 페이와 폴라에 의한 개조과정을 거친 지금은, 중급 정령들조차 쉽게 침투할 수 없는 훌륭한 방패로써 기동되고 있었다.
"이제 교대합시다! 난 충분히 쉬었어요!"
"...네에... 3초 후에... 통제권 넘길께요."
"알겠습니다. 후우~. 흡!"
다만 촉박했던 시간 안에 준비된 만큼이나 마나효율이 '고비용 저효율'을 자랑한다는 문제점과, 그보다 심각한 제약사항 한 가지가 더 존재했다.
"......끄으윽!"
그것은 페이와 폴라가 복수 안전장치들의 일사분란한 통제를 위해 추가로 만든 간이 마법진의 난이도가 매우 지독하다는 점이었으며,
이것에 요구되는 막대한 연산력과 세밀한 마나운용력, 그리고 앞서 언급한 저질의 마나효율까지. 이 모든 단점을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은 제작자들을 제외하면 레플로와 레이첼 뿐이었다.
"하아... 하아..."
폴라와 페이까지 동참하여 4교대를 진행했다면 이 정도로 괴로울 일이 없었겠지만, 그녀들은 마지막 방어선이 무너졌을 때를 대비하여 의도적으로 제외된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루카스가 돌아올 예정인 이 지하강당에서 배수진을 구축한 이래로, 레이첼과 레플로의 피 말리는 소모전 양상이 지속됐다는 의미였다.
"레이첼 양, 지금이라도 제가 돕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헥헥. 예상보다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버틸만 해요. 마음만 고맙게 받을게요, 폴라 씨."
"...알았어요."
이렇게 짤막히 대답한 폴라는 쓸데없이 고집 피우는 레이첼의 입에 치유수를 넉넉히 흘려주곤, 본래의 위치로 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의외의 모습을 오늘 유난히 많이 보게 되네?]
폴라는 은밀하게 텔레파시를 보내온 페이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같은 방식으로 대꾸해줬다.
[스스로 어려운 길을 선택했으니까, 그것에 책임지려는 거겠지.]
[쯧,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구시렁거리던 페이의 눈동자가 1m 거리의 모건에게로 서늘하게 향했다.
"왜... 왜,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 것도."
"그만해, 페이. 얘가 무서워하잖니."
순간 살기에 움찔하여 두 발짝 물러난 모건의 반응처럼, 페이의 냉랭한 태도는 처음 그를 보호하기로 의사결정했던 때완 비교불가한 차이를 보였다.
아무래도 '정령왕이 점찍은 숙주'라는 새로운 정보를 획득한 이후, 그녀들 사이에서 색다른 논쟁이 벌어졌던 모양이었다.
[숙주 후보만 쓱싹하면 상황종료인데, 어째서 쓸데없는 객기를 부리는지 원...]
폴라는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방안을 언급하는 페이를 조곤조곤한 말투로 다독였다.
[에이~, 솔직히 숙주 후보를 잃은 정령왕의 조각이 순순히 물러난다는 보장도 없잖아. 게다가 이 아이가 좋은 첫인상의 실마리라 하잖니. 너그럽게 봐줘.]
[칫, 그깟게 뭔 대수라고! 선배들이 인간 남자들은 우리가 옷만 대충 짧게 입고 허벅지만 슬쩍 보여줘도 침을 줄줄 흘린다고 했거든?!]
[너무 그렇게 열 내지 마~, 그냥 레이첼 양이 아직 어려서 그런 거라고 편히 생각해버려~. 왜? 순수하고 좋잖아?]
[나이가 어린 게 아니라, 너무 곱게 자라서 모질게 행동해야 할 때를 모르는 거야. 쳇!]
[그래도 이 결정을 따르는 대신에, 무릎 꿇고 사죄하기로 했던 벌칙은 없던 걸로 됐으니 너로선 이득 아니니? 호호호~.]
[됐고. 내가 미리 분명하게 이야기해두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난 바로 과감히 손 쓸 꺼야. 나중에 욕을 처먹어도 차라리 그 편이 훨씬 나아. 그때 혹시라도 날 말릴 생각 마라.]
[...그래. 알았어.]
이렇게 폴라와 페이가 주위 사람들 모르게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것과는 달리, 메토와 엘로디 사이에서 흐르는 대화는 전혀 은밀하지 않았다.
"아~, 루카스 형님은 뭐 이리 늦으시죠? 엘로디 아가씨, 미리 예정된 시간은 훨씬 지나지 않았습니까?"
"보나마나 다시 계산하는 중이겠지. 우린 마냥 기다리는 수밖엔 없어, 메토."
"계산?"
"야, 당연한 거야! 여기 뚫고 진입하려는 문밖의 떨거지 정령들 덕분에 마나의 밀도와 방사(Radiation), 진동수(Frequency)를 포함한 중요한 수치들이 제대로 틀어졌어. 완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건 네가 잘하는 더하기 빼기랑은 차원이 달라!"
"?!"
메토의 표정이 환청 들은 사람처럼 휘둥그레지는 가운데, 엘로디의 추가설명이 이어졌다.
"장거리 탐지마법으로 확인된 수치의 변동폭을 적용해서 재계산하고, 더군다나 안전과 직결된 마법이니 확실히 검산한 후에 기존 마법진에 반영해야 해."
"오오..."
"그런데 저기 요정족 아가씨랑 둘이서 작업했던 걸 혼자하려니 더더욱이 죽을 맛에, 아주 머리가 터질 지경이겠지. 참고로 나한테 시키면 반나절을 줄창 매달려야 될까말까한 일이야."
"이욜~, 엘로디 아가씨~. 진짜로 3성 마법사 같은 설명이었습니다!"
"팍! 씨! 야, 뒤지고 잡냐? 내가 국제공인 자격을 칼질로 딴 줄 알아?! "
"...흐흐."
그는 자연스럽게 '네'라고 대답하려다가 가벼운 웃음으로써 답변을 두루뭉술하게 때웠다. 심심한 장난이 그녀의 무분별한 폭행을 자아낼 수도 있다는 걸 이미 몸소 체험했던 까닭이었다.
이처럼 자신을 혹사시키며 고집을 관철시키려는 이들, 또 그것을 우려하는 자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아이와 기다림에 지쳐 수다를 떨던 남녀까지.
- 우우우웅...
여기 지하강당 안의 모든 인원들의 마음이 제각각 갈라지던 가운데, 그토록 고대하고 고대했던 마법의 기조가 이들 앞에서 발현되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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