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7) + 서툰 오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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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칼리드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말이다.
"왕권부터 제대로 장악해라. 그 이후에 고려하겠다."
사실 마음 같아선 일말의 단서조차 달고 싶지 않은 루카스였다. 그러나 알쿤다 자매를 데리고 마계로 돌아갈 순 없는고로, 당장 내일이 될 지 모르는 훗날을 대비하자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타미아르와 견주는 강대국, 그것도 국왕의 비호라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이 행성에서 최고의 전투력을 보유한 세력집단은 단연 요정족이었다. 그러나 알쿤다 자매에게 친숙한 문화권을 선택지로 늘려놔서 나쁠 것은 없었다.
더욱이 선계의 신에게 특별히 간택된 필멸자라면 최소한의 인성과 양심은 어느 정도 보증된 셈. 그러니 성질 뻗친다고 무작정 목덜미를 댕겅 쳐내리는 건, 다소 어리석고 사뭇 아까운 행위였다.
"루카스 님! 반드시 내란을 평정하고서 당당히 따님..."
"...뭐?"
"아니, 예언자님을 모시러 가겠습니다!"
"최선 다해라. 두고두고 지켜볼 거다. 내 선택목록엔 너만 있지 않다."
"넵, 알겠습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자연스럽게 차기 헤트만 국왕에게 반말을 연신 내뱉던 루카스는, 칼리드가 열과 성으로 그려낸 몽타주 2장을 팔랑거렸다.
"이것들이 원흉이라고? 내 딸을 노리는?"
"예, 그렇습니다!"
제후들측의 거대한 자금줄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헤트만 왕실에게 커다란 이득인 바, 칼리드는 본인이 아는 모든 정보를 토대로 재깍재깍 꼰질렀다.
"첫 장은 '챠뮤타이(Chamutai)' 상단주 '오마르 가넴(Omar Ghanem)'이옵고, 그 다음 장은 범죄자 집단인 딜레-둠브라의 수장 '호르헤 발데스'입니다. 여기에 사족을 몇 마디 더 달자면 오마르는 현재 국내 상권의 5분의 2을 쥐락펴락하는 거상이며, 호르헤는 과거 타미아르에 편입되어 사라진 여리보 공국의 장군 출신으로써... (하략)..."
최종 의뢰인과 심부름꾼의 축약된 이력을 듣고난 루카스는, 나디아의 귀가 흉흉한 이야기에 더럽혀지지 않도록 야스민에게 눈치를 주어 멀찍이 물린 뒤 입을 열었다.
"칼리드 왕자, 난 엉뚱한 놈 죽이고서 주목 받고 싶진 않다. 그렇기에 나는 한 번만 더 묻겠다. 이것들이 원흉인가?"
"네! 여신 마야키니를 두고 맹세합니다. 제가 거스른 미래에선 분명 그랬습니다. 차뮤타이 상단주 오마르가 트로돈들에게 자신의 거점이 점령 당하던 그 최후까지 예언자님을 이용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주시해온 흐름상 변함 없었습니다."
"...좋다. 이것들 위치는?"
"그... 죄송합니다. 차뮤타이 상단의 거점이야 워낙 유명해서 바로 말씀드릴 수 있으나, 딜레-둠브라는 시토 사막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외엔 저도 자세히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흠..."
"깊이 생각하실 것 없이 오마르를 먼저 압박하시면 될 것입니다. 호르헤와 끈끈한 관계인 그라면 뭔가 더 알고 있겠지요. 행여나 그 역시 잘 모른다 할 지라도..."
"그렇군. 그러면 돈 때문에라도 그들이 알아서 기어나오겠군."
"예, 맞습니다. 그들이 든든한 후원자를 쉽게 포기하는 경우는 드물지요."
본인이 이 행성에서 사라진 뒤에도 나디아가 항상 꽃길만 걸었으면 하는 루카스의 고심은 짤막했다.
"알았다. 이것들은 내가 직접 치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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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툰 오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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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에 탱탱 불린 싸구려 육포 3개와 잘 손질된 물고기 2마리가 각기 모닥불 위에서 먹기 좋게 구워지고 있었다.
- 타닥, 탁.
화력이 워낙 훌륭해서인지 꼬치에서 물기가 뚝뚝 떨어져도 끄떡 없었다. 오히려 한 쪽 겉면만 타는 일이 없도록 살살 돌려주며 꾸준히 신경써줘야 하는 관리를 필요로 할 정도였다.
- 치이이익... 타타닥.
오늘의 식사당번을 맡은 폴라의 관심은 당연히 이것들에만 있지 않았다.
"난 문제 없군. 릭도 잘 들리나?"
<하하하, 아주 선명합니다! 오드노아제는 달라도 확실히 다르군요! 진짜로 마주보고 대화하는 기분입니다! 으허허허!>
그녀는 휴대용 마법통신기구를 통해 루카스와 릭이 나누는 대화를 한 마디라도 놓칠 세라 귀를 연신 쫑끗 거렸다.
"좋군. 앞으로는 이걸로만 연락하겠다. 이젠 한 달이 아닌 열흘에 한 번, 시각은 동일이다. 만약 15분 이상 연결조짐이 없으면 그 다음날이다."
<껄껄껄,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나랏님한테도 없는 이 귀한 물건을 제가 감히 사용해도 될런가 모르겠군요.>
"약정 대여라 괜찮다. 분실만 유의해라."
<예, 그러겠습니다. 남들에게 자랑하는 건 꿈에서도 하지 말아야겠군요. 허허허!>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쯤에서 서론을 마무리한 루카스는, 러셀로부터 헤트만 내전상황에 대해 간략히 전해 들었다.
<...(중략)... 이번 일을 주도했던 다섯 제후들이 괴한에 의해 모조리 납치된 이후, 전세가 1황자님께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물론 제 아비가 죽으면 손뼉을 치면서 좋아할 승계자들이 저마다 농성에 돌입한 일이 약간의 변수가 되겠으나, 판세를 재차 뒤집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혹시 자리를 보전하려는 건가? 최대한 끝까지 버티면서?"
<예, 저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내가 칼리드 당신을 국왕으로 인정하고 추대해줄 테니, 적당한 배상금을 내는 선에서 반역행위를 대충 넘어가달라.’ 뭐 그런 식의 협상을 유도하는 거겠지요. 그러니 넉넉잡아 한... 석 달? 뭐, 적어도 그 시일 안에 대관식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석 달? 그렇다면 칼리드가 왕권을 장악하는 데까진 얼마나 걸리는 거지?"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대략적인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헤트만의 지역특성상 기존 제후들의 장악력이 워낙 뿌리 깊고 지대한데다가 유착관계가 극성인 지역도 많아서 말이죠. 게다가 자원과 전력을 최대한 보전코자 하는 1황자님의 행보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뭔가 엄청난 계기가 별똥별처럼 툭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단기간 내에 타미아르와 같은 수준으로 왕권을 굳히긴 쉽지 않을 겁니다.>
"흠... 뭐 그 놈이 알아서 잘 처신하겠지. 지가 나디아를 데려가고 싶으면 말이다."
<......>
러셀은 헤트만의 지배자인 칼리드를, 사랑스런 딸내미의 탐탁치 않은 남자친구처럼 하대하는 루카스의 말투가 계속 신경 쓰였다. 그러나 본인의 정신건강관리 차원에서라도 더 깊게 관여하는 걸 그만두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에... 오늘은 따로 지시하실 사항은 없으십니까?>
"아니, 이번엔 특별히 부탁할 거 없다."
<알겠습니다. 그보다 지금 루카스 님께서 계신 지방은 제 영향력이 미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니, 갑자기 뭔가 필요하실 경우엔 개의치 마시고 말씀하십시오.>
"매번 고맙다, 릭."
<아휴~, 지난번에 제게로 보내신 보화가 얼마인데 겨우 이 정도 가지고~, 으하하하! 아참, 디마우스 님께서 루카스 님의 근황을 상세히 물어오시더군요. 그래도 허락 없이 모든 걸 밝히긴 좀 그래서... 루카스 님의 이동방향이 '키자쿠크(Kizakuk)'라고만 넌지시 전했습니다.>
루카스는 디마우스의 눈치라면 릭의 정보망을 통해서 헤트만 내에 최근 유포되고 있는 소문과 어렵지 않게 접목시키리라는 러셀의 심계에 공감했다.
"음, 그거면 충분하다. 앞으로도 가교역할 잘 부탁한다. 그리고 디마우스가 끈질기게 추궁해오면 다 말해도 된다. 나는 사소한 문제를 치우고 있을 뿐이니까."
<예, 알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그럼 열흘 후에 연락하겠다."
<예, 다음 뵙는 날까지 평안하시길.>
"안녕히, 릭."
통신종료 후 앞서 배운 대로 장치를 약식분해한 루카스는 그것을 건너편 폴라에게로 넘겼다.
"잘 썼다, 여기."
"네, 별말씀을요."
루카스는 적당하게 잘 읽은 육포로 향하던 손을 멈추며 그녀에게 물었다.
"...하나 줄까?"
"아뇨, 괜찮습니다.”
그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하며 물고기를 집어든 그녀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이어 말했다.
”육포 같은 건 훈련이나 작전 때문에 입에 물리도록 먹어야 해서, 보기만 해도 질려하는 편입니다.”
“그런가?”
”전투식량도 마찬가지고요."
폴라는 다진 고기와 채소를 지방분에 녹여서 굳힌, 오드노아식 전투식량인 ‘아뎁슈칸(Adepshkan)’이 담겨진 배낭을 애물단지처럼 바라봤다.
“그렇군.”
- 끄덕, 끄덕.
충분히 이해했다는 루카스의 고갯짓을 끝으로 이들 사이에 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 우물우물.
심지어 누구 하나 쩝쩝 거리며 식사하는 버릇이 없었으므로, 둘 사이에서 이따금씩 발생하는 소리라곤 기껏해야 수통 뚜껑을 열었다가 닫을 때 일어나는 마찰음뿐이었다.
이에 폴라는 지나치다 못해 병적 수준으로 과묵한 루카스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후우... 걸어다니는 통행증을 자처해가면서 기를 쓰고 따라붙긴 했는데... 그래도 많이 불편하긴 하다.'
다른 일행으로부터 떨어져 나온지도 어언~ 40여 일. 이 기간동안 그녀가 루카스에게서 들은 말들을 모두 합쳐도, 방금 전 릭과 통신하며 오고간 대화량에 견줄 지경이었다.
정말이지 루카스의 심기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나디아가 있고 없고의 농도차는 극명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하루 평균 내뱉는 말이라고 해봐야 아래 3가지가 전부였던 것이다.
- (지도상 현재 위치가) 여기 맞나?
- (지쳐보이는데) 쉴까?
- (이제) 갈까?
이 세 마디 외엔 그녀가 묻지 않으면 그의 입술이 먼저 열리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무엇을 조심하는진 몰라도 루카스는 혼잣말을 딱히 중얼거리지도 않았으며, 어쩌다 흐드러진 절경을 마주하더라도 '흠!'이란 외마디 감탄사가 끝이었다.
심지어 폴라의 빼어난 미모와 순한 강아지를 닮은 매력으로 인해 이따금씩 자잘한 말썽이 피어나더라도, 그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사태를 우두커니 관망할 따름이었다.
'내 실력을 믿고 저러는 걸까? 아니면 날 동료로서 인정할 생각이 아예 없는 걸까?'
공통의 관심사도 없고 화젯거리마저 한정적인 그녀가 루카스의 심리적 경계선을 안으로 들어서기란 실로 요원하기만 했다.
'아무래도 후자겠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금 그녀 곁엔 찰떡 같은 궁합의 페이는 물론이고, 평소 재잘거림을 담당해주던 레이첼 마저 없었다.
참고로 레이첼은 임무종료를 사유로 철수한 상태였다. 이런 갑작스런 변화의 계기와 뒷배경엔 파렐 스톤 대장로가 당당히 자리잡고 있었는데, 귀한 딸내미가 루카스에게 호감을 점점 키워간다는 사실에 격분하여 펼쳐낸 수작부림이 안 좋은 결실을 맺은 경우라 하겠다.
‘에휴, 그때 내가 좀 더 페이에게 주의를 줬어야 했는데...’
그리고 페이의 경우엔 동행 하루 만에 강제하차 당한 상황이었다. 물론 이건 파렐 스톤과는 전혀 무관했는데, 한 번 욱하면 물불 안 가리는 페이의 성정이 독단적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운도 없었고, 상성은 더더욱 안 맞았었지.’
사건의 발단은 루카스와의 끈적끈적한 관계를 유도해보라는 지휘부의 지시가 떨어지던 찰나였다.
"네, 단장님. 아뇨, 괜찮습니다. 미안해하지 마십쇼. 각오는 본토에서 임무지원자 모집 당시에 이미 끝냈습니다. 대신에 폴라는 제외시켜주십시오. 우리 종족을 위한 희생양은 저만으ㄹ..."
"하지 마라."
"엌! 어, 언제 돌아오셨..."
"너희가 따라온다고 억지부렸을 때부터 이상했다. 그래서 한 번 산책 나간 척 떠봤다."
"치잇... 어울리지 않게 예리하긴..."
"쯧, 그보다 마음 없는 행동은 하지 마라. 너만 불행해진다."
"......"
여기서 끝이었다면 어영부영 마무리됐을 터였다. 그러나 농담에 몹시 서툰 남자와 태생적으로 억센 여자의 어울림은 높은 확률로 큼직한 불협화음을 일궈내듯, 이 당시의 루카스와 페이가 꼭 그러했다.
"다른 이유를 다 떠나서 넌 내 취향이 아니다."
"뭣이?! 아니! 내가 어디가 어때서!!!”
“열 내지 마라. 방금 전 농담은 사과하겠다.”
”농담은 개뿔! 이쒸! 취향으로 따지자면 나도 당신 같은 근육돼지는 애시당초 완전 별로거든?!"
"재차 사과한다. 그러나 거절의사는 진짜다. 난 그거 많이 불편하다. 이건 진심이다."
무심코 자극받은 그녀의 자존심은 그동안 꾸역꾸역 쌓이다 못해 숙성과정까지 거친 불만덩어리를 화산처럼 버럭 터트렸다.
"에라잇! 진짜 드럽고, 치사하고, 서러워서 안 한다, 안 해! 에퉤퉤퉷!"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라."
"흥, 칫, 뿡이다! 이 꼴값도 못하는 바보 멍충아!"
"너는 모른다. 내가 꼴값하다 실수하면 상대방은 죽는다. 나는 뜻하지 않은 살생은 원치 않는다."
루카스는 남녀 간의 관계 중에도 세밀한 힘 조절을 끊임 없이 신경써야 하는 욕망의 딜레마를 설명하고자 했으나, 그와 기본상식의 범주가 다른 페이는 그의 말을 단순한 살해협박으로 알아듣고서 길길이 날뛰었다.
"ㅈ랄하고 자빠졌네! 막말로 내가 무슨 독살을 꾸몄어, 아니면 인질극이나 협박을 도모했어?!"
"...그만하자. 내가 잘못했다."
"흥! 누구 맘대로! 야이, 줘도 못 먹는 고자 새끼야!”
“......”
”어머, 어머! 표정 살벌한 것 좀 보소?! 진짜로 한 대 치겠네?! 그래, 내가 한 번 죽지, 두 번 죽어?! 야야, 어디 죽여봐! 죽여보라고!"
"후우우..."
그렇게 페이가 그 날 그대로 무리에서 방출된 이후 외로이 남겨진 폴라의 입지는, 휴대용 통신기기와 통행증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게 됐다.
실로 사고친 놈 따로 있고 뒷감당하는 사람 따로 있는 세상의 불합리함이 아닐 수 없었다.
여하튼 루카스의 불만이 한쪽으로만 쏠려 페이와 한 묶음으로 내쳐질 뻔한 위기는 운 좋게 모면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겹겹이 누적되는 그녀의 심리적 부담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어휴, 차라리 석상이랑 여행다니고 말지! 그나저나 정기보고가 벌써 내일모레로 다가왔는데... 이렇다저렇다 보고할 건덕지가 하나도 없어! 이번에도 VIP(루카스) 관련한 추가정보가 없음이라고 했다간 원로회에서 직접 통신을 걸어올 기세던데... 아잇, 그건 좀...'
알맞게 조리된 생선을 착잡한 심정으로 물어뜯는 폴라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기만 했다.
'뭔가 극적인 사건이나 그 비스무레한 일에 휘말려줘야 의견충돌도 생기고, 그래서 갈등도 생기고! 또 그걸 핑계삼아 어정쩡한 관계도 개선하고 그러는 건데... 어떻게 엮이는 문제라곤 얼빠진 인간 남성들의 찝쩍거림이 전부지? 으이휴...'
이와 같은 그녀의 푸념과 넋두리가 드디어 하늘구석 어딘가에 닿은 것일까?
"......?"
한껏 유들유들해진 육포의 식감을 즐기던 루카스의 눈동자가 돌연 지평선 길게 펼쳐진 산맥의 어느 능선 부근을 응시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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