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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뱅이 님의 서재입니다.

The Root : 대악마의 직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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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느림뱅이
작품등록일 :
2021.12.15 17:17
최근연재일 :
2022.05.18 09:20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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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41
추천수 :
1,940
글자수 :
1,135,544

작성
22.01.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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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9쪽

확률을 읽는 소녀 (2)

DUMMY

"크으으~, 어쨌거나 당신도 이 섬에서 되도록 빨리 벗어나시구랴. 혹시라도 어제 그놈들하고 재수 없게 또 마주치게 되면 신상에 이로울 게 하나도 없으니까. 에이, 썅! 나도 이 거지 같은 섬 생활을 청산하던가 해야지 원..."

"배려 고맙습니다. 하지만 나는 배편이 없습니다."

"허어... 그 많은 배편이? 전부 말이오?"

"그렇습니다."


이 섬을 빠져나가는 장거리 배편만 해도 하루 평균 16척이 넘었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도 아닌데 그 뱃길이 모두 막혔다는 건 그만큼 의외라 할 수 있었다.


"아니 그럴리가?! 다른 배편은 몰라도 보급품 때문에 가까운 내륙을 항시 오가는 쪽배들은 무조건 있었을 텐데?"

"그런 배들은 이미 만석이라 했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강조했습니다. 섬 사람들의 생활용품 조달이 우선이라고. 항만조합의 보증서를 받아오거나, 아니면 열흘을 기다려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른 배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대단히 실망스럽게도."


여관주인은 그가 말을 끝마치기가 무섭게 콧방귀를 뀌었다.


"쯧. 그 놈들이 섬 사람들을 운운했다면, 그건 순수 100% 개소리라오! 이 망할 새끼들이 간만에 뭔가 또 크게 한탕 벌이나 보네."

"......"

"그래도 좋게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놈들이 당신 찾겠다고 생난리 피우진 않을 거 같다란 사실이오.”

"...그렇습니까?"

”라구루의 우두머리인 크레이그는 본인이 쳐 맞았으면 모를까, 겨우 말단 딱까리 몇 놈 쳐 맞은 거 때문에 거액의 위약금을 부담할 만큼 의리 넘치는 위인이 아니거든."

"아하, 납득했습니다."


이내 잔을 흔들어 남은 술량을 가늠하던 주인장은, 내친 김에 선심 써준다는 표정으로 운을 뗐다.


"크흠, 어쩔 수 없지. 바로 항만조합으로 가서 '개러스(Gareth)'라는 직원을 찾아보쇼. 누가 물어보면 나 '곤살로(Gonzalo)'의 소개로 왔다하고."

"항만조합? 개러스?"

"아, 그 놈이 바로 내 처남인데. 항만조합 내에서 큰 소리칠 정도로 높은 직급은 아니나, 원체 싹싹하고 똘똘하기로 유명하니 제 나름대로 당신에게 쌈박한 방법을 강구해줄 꺼요. 처남도 어제 일을 대략 전해 들었으니까 최소한 냉대하진 않을 거외다. 양심상 보증서 정도는 끊어주겠지."

"오!"


주인장의 뜻밖의 친절은 루카스의 잔잔한 감동으로 이어졌다.


"나는 진심으로 당신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하하, 됐소. 근데 혹시라도 돌아다니다가 해골에 엇갈린 닻 모양의 문신 새긴 놈들이 보이면 꼭 피하시구랴. 특히 해골 눈가에 눈물자국까지 새겨져 있다면 더더욱 상종을 마시오. 그건 라루구 패거리 중에서도 간부급이란 표식이거든."

"매우 잘 알았습니다."


곤살로는 감격에 마지 않는 루카스를 향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리곤 아직 못다한 청소를 마무리 하고자 앞치마를 손에 집어 들며 뒤돌아 말했다.


"그럼 부디 안전한 순례가 되시길 바라오. 마음 같아선 몇 잔 더 나누고 싶지만, 지하창고에 숨겨둔 마눌님을 데려오기 전에 여길 대충이라도 치워야 하거든. 꽤나 새가슴인 마눌님이기에 어쩔 수 없다오. 흐흐, 그래도 어리고 예쁜 아내를 모시고 살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으하하핫!"

"나는 이해합니다. 그리고 이건 미안함과 감사의 표시입니다."


- 탁, 짤그덕.


여러 개의 동전이 일으킨 아름다운 공명이 곤살로의 귓가에 맴돌았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시선을 돌리지 못한 채로 껄껄 웃었다. 그의 온몸에 새겨진 피멍들 때문에 앞치마를 다시 착용하는 일조차 상당히 버거워서였다.


"허허, 이거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고객님이시네! 안 그래도 다시 사들여야 할 물건들이 하도 많아서 몹시 궁했거든! 하하핫, 어쨌거나 내 기쁘게 받으리다! 윽, 우그그그그~. 아놔, 드럽게 아프네."

"이 돈으로 충분했으면 좋겠습니다."

"흐흐흐, 잘 쓰겠소. 아무쪼록 좋은 여행이 되시구랴, 순례자 양반."

"당신도 평안하길."


- 저벅저벅. 끼익, 삐걱~, 삐걱~.


거슬리는 정문 소리와 함께 홀로 남겨진 곤살로가 혼잣말로 투덜댔다.


"쉬뿔, 빌어먹을 새끼덜... 겁나 섬세하게도 박살내놨네. 좀 적당히 하면 어디 덧나나? 질투 쩌는 건너편 가게에서 작정하고 사주라도 한 거야 뭐야... 어엉?"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다 감지된 금빛 광채 물결에 의해 곤살로의 투덜거림이 뚝 끊겼다. 잠깐 헛것을 본 건 아닌가 싶어진 그는, 통증조차 잊은 채 루카스가 남긴 성의표시로 후다닥 다가섰다.


"헉, 그, 금화? 맙소사! 진짜 금화라고?!"


은화도 아닌 금화, 그것도 소금화 10개에 해당되는 헤트만 대금화가 무려 7닢이나 주르륵 늘어진 눈부신 위엄은 쉽게 현실로 와닿지 못했다.


"어후야....... 대금화라니! 아까 직사게 쳐 맞다가 내 눈깔이 어떻게 된 건 아니겠지?!"


스스로 뺨을 때리는 행동에 이어 동전을 이빨로 깨물어본 곤살로는, 자신의 허름한 가게따윈 몇 개라도 인수가능한 금액을 선뜻 내놓고 사라진 루카스가 짐짓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 * * * *


한편.

복잡한 시장 뒷골목 속으로 몸을 숨긴 그림자는, 상당히 애처로운 오후를 보내는 중이었다.


- 바스락.


비교적 덜 더러운 천조각으로 눈가를 싸맨 10살 남짓한 여아가, 꽤나 조심스러운 인기척을 향해 물음을 던졌다.


"엉니아아?!"

"응, 나야. 언니야."


소리의 정체를 확인한 아이는 허우적거리며 일어나 오매불망 걱정했던 언니의 품으로 쏘옥 안겼다. 그리곤 수화를 통해 의사를 정확히 표현했다.


「언니, 어디 안 다쳤어?」

"난 괜찮아. 이 언니는 우리 '나디아(Nadia)'가 미리 자세하게 가르쳐준 대로만 움직였거든."

「나, 나! 진짜 언니 걱정 많이 했어!」


키만 컸지 아가씨라 부르기엔 다소 애매한 그녀의 언니는, 겉옷 안에 고이 숨겨온 누런 납작빵을 꺼내어 동생 오른손에 쥐어줬다.


"짠! 언니가 주는 생일 선물! 많이 배고플 텐데 어서 먹어."

「우와! 고마워! 나 이거 언니랑 반반 나눌래!」

"후후, 그래주면 언니야 고맙지~."


절반으로 쪼개진 빵을 건네받은 언니는 동생의 안색을 천천히 살피며 걱정스레 물었다.


"저기... 나디아. 눈은 좀 어때? 아직도 많이 아파?"


- 도리도리.


언니가 어디선가 몰래 훔쳐온 빵을 입속에 담뿍 머금고 있던 나디아는 고개를 휘휘 젓는 행동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행이다. 그나저나 꽤 오랫동안 혼자 있었는데 안 무서웠어?"

「나 하나도 안 무서웠어!」

"정말? 우와, 우리 나디아 참 대단하다~."

「응! 나는 '야스민(Yasmine)' 언니만 걱정하느라 아무 것도 생각 안 났어!」

"......"

「내가 알려준대로만 해도, 빵집 아저씨한테 들킬 확률이 17%가 넘었었단 말야!」


생각이 여물지도 않았을 앳된 소녀가 특정 확률을 운운하는 모습이 사뭇 쌩뚱맞았으나, 나디아의 '선택적 예지능력'에 익숙한 야스민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나디아의 이능은 대상의 가까운 미래, 특히 구체적이면 구체적인 행위일수록 그 성공확률을 소수점 첫째자리까지의 도출할 수 있는 힘이었다.


가령, 누군가가 '내가 이 상품을 가져다 저 마을에서 팔면 은화 30개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을까?'이라고 나디아에게 묻는다면, '그 확률은 73.2%이에요.'란 답변이 되돌아오는 식이었다.


비록 본인을 대상으로 지정할 수 없고, 오직 살아 숨쉬는 생명체에 국한되며, 더불어 예언 대상의 살갗에 손이 직접 닿아야 한다는 식의 제한조건이 있었으나, 이것만으로도 상인들과 권력자들의 탐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나디아의 언니인 야스민은 정작 그런 것엔 하등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이 좀도둑질하다 걸려 손목이 잘리면 어쩌나하고 안절부절했을 동생의 어깨를 다독여줄 뿐이었다.


"언니가 널 걱정시켜서 미안해. 그래도 오늘이 나디아의 아홉 번째 생일인데, 맛있는 걸 못해줄지언정 우리 동생을 하루종일 굶기고 싶진 않았어. 비록 나쁜 짓을 하더라도 말이야."

「응, 근데 앞으론 안 했으면 좋겠어. 도망치는 중이라 어쩔 수 없는 건 나도 알지만, 그래도 난 언니가 상처 입는 게 하루종일 굶는 거보다 싫어.」

"알았어, 나디아. 언니가 나쁜 모범을 보여서 정말 미안해. 다신 안 그럴게. 그리고 생일 축하해."

「응. 고마워, 언니.」


그녀는 나디아의 이마에 살포시 입을 맞췄다. 하루종일 발품 팔던 엄마를 대신해 10살 터울 동생을 업어키워온 야스민에게 있어, 나디아는 친딸이나 다름 없었다.


- 새근새근.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일까? 야스민의 품에 안겨 있던 나디아는 순식간에 꿈나라로 향했다.


'이런 게 신의 축복이라고?'


훔친 빵으로 치졸스런 허기를 달래던 야스민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니, 우리 같이 힘없는 약자에겐 한낱 악마의 저주일 뿐이야!'


지킬 여력 없는 하층민의 비범함이란 오히려 본인의 숨통을 옥죄는 족쇄에 불과했다.


'에휴...'


야스민은 심장부근이 뭉클 아려옴을 느끼며 나디아의 머리를 가만히 쓸어내렸다. 그녀의 한숨에 담긴 비통함이 어찌나 처량한지 그간 삶의 굴곡이 공공연히 느껴질 정도였다.


'...죽기 살기로 아빠를 말렸어야 했어.'


불행의 출발점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매번 '알았다니까?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라 외치며 도박판에서 나디아의 능력을 써먹다가 들통나게 된 일이 화근이었다.


그렇게 아버지란 존재는 여느 스산한 뒷골목 그림자에 삼켜졌으며, 주변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사인을 규명해달라며 총독 관저 앞에서 울부짖던 어머니마저 어느 날 홀연히 실종돼버렸다.


물론 겨우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부모라는 최후의 가림막이 사라지마자, 듣도보도 못했던 빚문서들이 훌훌 날아와 그녀들을 암시장 경매로 내몰았던 것이다.


'...흐흑... 흑흑...'


과거를 되짚을수록 야스민의 속이 들끓었다. 특히 나디아가 본인의 혀를 가위로 잘라버린 자해사건은 천추의 한으로 응어리졌기 때문이었다.


'이 언니가... 대체... 뭐라고...'


그런 나디아의 끔찍한 자해 덕에, 무능력자 야스민은 창관으로 팔려가지 않을 수 있었고, 동생의 입을 대신하는 시녀이자 보모 역할을 맡게 됐다고 하겠다.


'시력마저 잃으면 안 되는데...'


이 안타까운 탄식과 노파심은 예기치 못한 어제의 일 때문이었다. 나디아가 갑자기 피눈물을 쏟으며 자지러졌던 것이다.


'하필이면 그때 그래가지고...'


출항준비를 마친 어느 범선의 밑바닥에 숨은 뒤에 일이 터졌더라면 그녀가 이렇게까지 초조하진 않았을 터였다.


'어쩌지? 이제... 어떡하지?'


답이 없는 고민과 걱정을 거듭하던 야스민이었지만, 그녀 또한 극심한 피로에 못 이겨 결국 어느 순간 깊은 수마에 떨어지고 말았다.


- 툭, 툭, 툭, 툭, 툭.


그렇게 그녀가 깜박 얼마나 잠들었을까?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찔러대는 나디아의 재촉에 야스민의 눈이 부스스 떠졌다.


[언니! 일어나봐!]

"으, 응? 왜 그래? 무슨 일... 어라?"


야스민은 나디아가 수화를 하지 않고 있음을, 그리고 동생의 말이 텔레파시처럼 머릿속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지, 지금 말한 거니?"

[응!]


어느샌가 눈가리개를 벗고 있는 나디아는 맑은 눈동자로 야스민을 응시했다.


[언니, 진짜 내 말 들려?]

"...어? ...어, 어. 잘 들려."


야스민은 여전히 꿈을 꾸는 것만 같기에 본인의 손등을 억세게 꼬집은 뒤에 말했다.


"어, 어떻게 된 거니? 새로운 능력이라도 생긴 거야?"

[응! 내가 언니 몸에 손을 대고서 말하면 된대!]

"...누가?"

[몰라, 그냥 그렇게 써 있어.]

"응? 어디에?"

[여기에! 아, 그리고 이건 언니한테만 가능하다고도 써 있어!]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본 야스민에게 혼란이 가중됐지만, 일단은 좋은 일이었으므로 다른 문제부터 확인했다.


"그나저나 눈가린 거 풀었네? 이젠 안 아픈거야?"

[응! 이제 하나도 안 아파! 눈도 안 아프고, 머리도 안 아파! 하나도 안 아파!]

"아휴, 정말 다행이다."

[웅!]


나디아는 작게 안도하는 야스민을 향해 또 하나의 희소식을 전했다.


[언니! 언니! 근데, 근데 있잖아~! 나 능력이 막 엄청 쎄진 거 같애!]

"예언 능력이?"

[웅! 직접 안 만져도 돼! 그리고 내가 진짜 열심히 집중하면 몇 가지 숫자들이 막 나타난다? 게다가 내가 이것저것 골라서 움직여볼 수도 있어!]

"어머, 정말? 그럼 혹시 네 숫자도 이제 보이는 거니?"

[...아니... 내 숫자는 계속 안 보여.]

"그래도 정말 잘 됐다!"

[...응.]


살짝 시무룩해진 동생만큼은 아니었지만, 야스민 또한 덩달아 흥분되긴 했다. 현재 상황에서 나디아의 능력향상은 그녀들의 생존률 상승과 직결된 까닭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곧바로 내뱉어진 나디아 예지로써도 증명되었다.


[그러니까 빨리 움직여야 해!]

"...왜?"

[여기 계속 있으면, 언니가 붙잡힐 확률이 82.6%야! 글자들이 빨갛게 위험하다고 깜박여!]

"......그, 그래?"


일순간 등골이 서늘해진 야스민은 그 즉시 나디아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곤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이리저리 헤맸다. 물론 활로를 찾는 건 어디까지나 나디아의 몫이었다.


[언니, 이쪽이야!]

[저기로 가면 언니가 나쁜 아저씨들 눈에 띄지 않고 지나갈 수 있어!]

[바로 이 다음이야! 왼쪽. 그 다음에도 왼쪽.]


'야스민의 탈출 성공'이란 명제에 초점을 맞춘 나디아의 확률읽기엔 거침이 없었다. 그녀의 아홉 번 째 생일을 기점으로 능력이 또 한 번 개화했는지까진 알 길이 없었지만, 시시각각 미래를 도출해내는 속도가 이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빠르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히잉... 어쩌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혹한 현실이란 한계가 그녀들의 숨을 점점 옥죄어 왔다. 마을 중심부를 벗어나 항구에 가까워질수록 야스민의 도피성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급기야는 그마저도 몰래 숨어들 범선들을 물색하는 동안에 한 자릿수로 폭락해버렸다.


[으앙~, 이젠 제일 큰 숫자가 8%도 안 돼!]


아무래도 예덴 섬에 대한 라구루 연합의 영향력이 나디아의 능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뿌리 깊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옳은 것 같았다.


단순히 눈으로 읽을 수 있다고 하여, 그 확률과 연관된 모든 환경까지 좌지우지하는 식의 통제는 불가능한 모양이었다.


"여기에 계속 숨어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자. 보통 캄캄해지면 확률이 올라갔었잖아."

[...미안해, 언니.]

"아냐, 괜찮아. 이게 어떻게 네 잘못이니? 울음 뚝!"

[흑흑... 진짜 미안해...]

"언니는 괜찮아. 정말이야."


품에 안겨온 동생을 다독이는 야스민의 몸짓과, 막막한 수심으로 가득찬 그녀의 표정이 참으로 상반됐다.


[......어?]


그러던 그때. 야스민의 가슴에 얼굴을 부벼대며 훌쩍이던 나디아가 갑자기 들뜬 의사를 전달해왔다.


[잠깐! 언니! 이상해! 저거 이상해!]

"응? 왜 그래? 혹시 또 어디가 아파?"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저기! 저기!]


어느새 나디아는 노예들에 의해 수출입화물이 줄줄이 오르내리는 어느 집하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언니도 저 대빵 큰 아저씨 보여?! 쩌어~기!]

"...어, 보여. 근데 그게 왜?"

[저 아저씨한테는 숫자가 없어! 하나도 없어!]

"응?"

[내가 숫자들을 저 아저씨한테 막 부딪쳐봤는데, 그냥 흐릿해지다가 진짜진짜 깨끗하게 사라져!]


안타깝게도 듣는 사람이나 설명하는 사람이나 교육수준이 높지 않았다.


물론 이 시대, 그것도 이 나라의 하층민이 문자와 수학, 그리고 수화까지 익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으나, 그거야 어디까지나 나디아의 장애와 능력을 보조할 생존수단으로써 어렵사리 획득한 '얕은 지식'에 불과했던 것이다.


"언니가 이해를 못해서 그러는데 숫자가 커지는 거야, 아니면 작아지는 거야?"

[아니, 아니!]

"호, 혹시 저 아저씨가 매우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니?"

[우웅... 그게 아니구우! 깨끗하게 지워져! 어떤 숫자들도 아무 소용없어! 확률이 0이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없어지고 있어!]

"...미안해, 이 언니는 공부가 부족해서 제대로 못 알아 듣겠어."

[힝... 그러니까...]


나디아가 어떻게든 야스민에게 잘 전달하고자 노력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그녀의 표현력으론 새로운 변수가 기존 확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재계산 자체가 불가능해지게 만드는 이 해괴한 현상을 설명할 마땅한 묘안이 없었던 것이다.


[으음... 그게...]


- 반짝!


[핫?!]

"?"


별안간 희뿌연 구슬이 나디아의 코앞에 두둥실 출현했다.


[......어, 언니야...]

"응? 왜?"

[이게... 뭐야?]

"?"


나디아는 곧장 의뭉스런 빛구슬을 가리켰으나, 야스민의 반응으로 볼 적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왜? 거기에 뭐가 있니?"


- 팔랑~.


"어맛!"


그러나 빛구슬이 신기루처럼 증발해버리기 직전, 갑자기 툭하고 토해낸 양피지 조각은 그녀의 눈에도 똑똑히 보였다.


[어, 언니?]

"으, 응?"


예지능력이 발현된 이래로 가장 큰 충격에 휩싸인 나디아는, 옆에서 덩달아 어리둥절한 상태의 야스민에게 조곤조곤 물었다.


[저기 근데... 신변보호랑 이목분산이 뭐야?]

"???"


고개를 갸웃한 나디아의 시선은, 빛구슬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 뽀얗게 드리운 글자들을 향해 고정돼 있었다.


<< 돌발 임무 : 대상에게 '양피지'를 전달하여 신변보호를 요청하세요. (Tip : 이목분산 및 미끼사용을 권장.) >>


작가의말

오늘은 분량이 조금 많습니다.

적당히 자르려고 했는데... 너무 애매했어요.

참고로 1회 게시글 분량은 5~6천 자 내외로 잡고서 작업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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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형벌적 윤회 (3) 22.04.09 170 8 12쪽
144 형벌적 윤회 (2) 22.04.08 174 8 12쪽
143 [번외] 의외로 치명적인 (3) + 형벌적 윤회 (1) 22.04.07 185 8 14쪽
142 [번외] 의외로 치명적인 (2) 22.04.07 184 6 14쪽
141 [번외] 의외로 치명적인 (1) 22.04.07 183 7 11쪽
140 마셔야 하는 독주 (5) 22.04.06 178 8 18쪽
139 마셔야 하는 독주 (4) +2 22.04.05 175 8 15쪽
138 마셔야 하는 독주 (3) 22.04.04 175 8 15쪽
137 마셔야 하는 독주 (2) +2 22.04.02 190 8 13쪽
136 마셔야 하는 독주 (1) 22.04.01 189 8 13쪽
135 경솔함이 빚어낸 결실 (2) 22.03.31 191 8 15쪽
134 경솔함이 빚어낸 결실 (1) 22.03.30 182 9 13쪽
133 편애와 편증 (5) 22.03.29 177 8 14쪽
132 편애와 편증 (4) 22.03.28 178 8 12쪽
131 편애와 편증 (3) 22.03.26 183 8 16쪽
130 편애와 편증 (2) 22.03.25 183 7 12쪽
129 애물단지 (5) + 편애와 편증 (1) 22.03.24 186 8 15쪽
128 애물단지 (4) 22.03.23 183 8 11쪽
127 애물단지 (3) 22.03.22 185 8 12쪽
126 애물단지 (2) 22.03.21 194 8 14쪽
125 애물단지 (1) 22.03.19 202 8 14쪽
124 [번외] 야상곡 22.03.18 190 7 19쪽
123 속상한 혼잣말 (11) +2 22.03.18 190 9 15쪽
122 속상한 혼잣말 (10) 22.03.17 194 8 16쪽
121 속상한 혼잣말 (9) 22.03.16 204 10 14쪽
120 속상한 혼잣말 (8) 22.03.15 208 8 16쪽
119 속상한 혼잣말 (7) 22.03.14 203 8 17쪽
118 속상한 혼잣말 (6) 22.03.12 205 8 14쪽
117 속상한 혼잣말 (5) 22.03.11 203 8 17쪽
116 속상한 혼잣말 (4) 22.03.10 211 8 13쪽
115 속상한 혼잣말 (3) 22.03.09 214 8 11쪽
114 속상한 혼잣말 (2) 22.03.08 213 9 14쪽
113 서툰 오해 (4) + 속상한 혼잣말 (1) 22.03.07 209 8 13쪽
112 서툰 오해 (3) 22.03.05 213 8 14쪽
111 서툰 오해 (2) 22.03.04 214 7 16쪽
110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7) + 서툰 오해 (1) 22.03.03 215 7 16쪽
109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6) 22.03.02 219 8 14쪽
108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5) 22.03.01 214 8 13쪽
107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4) 22.02.28 217 8 12쪽
106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3) 22.02.26 219 8 13쪽
105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2) 22.02.25 228 7 14쪽
104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3) + 편법, 꼼수. 그리고 잔머리 (1) 22.02.24 221 8 15쪽
103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2) 22.02.23 232 8 14쪽
102 그 여자와 그 남자의 고충 (1) 22.02.22 234 8 17쪽
101 가려진 발자취 (7) 22.02.21 224 8 17쪽
100 가려진 발자취 (6) 22.02.19 223 8 13쪽
99 가려진 발자취 (5) 22.02.18 229 8 12쪽
98 가려진 발자취 (4) 22.02.17 231 8 16쪽
97 가려진 발자취 (3) 22.02.16 241 8 12쪽
96 가려진 발자취 (2) 22.02.15 242 7 13쪽
95 가려진 발자취 (1) 22.02.14 238 8 13쪽
94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6) 22.02.12 235 7 13쪽
93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5) 22.02.12 238 8 17쪽
92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4) 22.02.11 238 8 15쪽
91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3) 22.02.10 240 8 18쪽
90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2) 22.02.09 241 8 15쪽
89 기껏해야 100년, 영원같은 100년 (1) 22.02.08 254 7 15쪽
88 내일은 영주님 (3) 22.02.07 249 7 12쪽
87 내일은 영주님 (2) 22.02.05 253 8 14쪽
86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3) + 내일은 영주님 (1) +2 22.02.04 262 8 15쪽
85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2) 22.02.03 252 7 15쪽
84 헬퍼드 가의 최종병기 (1) 22.02.02 262 8 15쪽
83 확률을 읽는 소녀 (8) 22.02.01 255 8 16쪽
82 확률을 읽는 소녀 (7) 22.01.31 254 8 13쪽
81 확률을 읽는 소녀 (6) 22.01.29 253 8 13쪽
80 확률을 읽는 소녀 (5) +2 22.01.28 254 8 16쪽
79 확률을 읽는 소녀 (4) 22.01.27 254 8 14쪽
78 확률을 읽는 소녀 (3) +2 22.01.26 262 8 14쪽
» 확률을 읽는 소녀 (2) 22.01.25 271 8 19쪽
76 확률을 읽는 소녀 (1) 22.01.24 294 8 15쪽
75 [번외] 드디어 알파테스트 22.01.24 285 7 15쪽
74 어긋난 신조 (4) 22.01.22 268 7 17쪽
73 어긋난 신조 (3) 22.01.21 271 7 13쪽
72 어긋난 신조 (2) 22.01.20 275 7 16쪽
71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5) + 어긋난 신조 (1) 22.01.19 282 7 16쪽
70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4) 22.01.18 272 7 13쪽
69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3) 22.01.17 269 7 16쪽
68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2) 22.01.17 278 7 14쪽
67 그가 잘 하는 일 (4) + 정령과 악령의 상관관계 (1) +2 22.01.16 269 10 13쪽
66 그가 잘 하는 일 (3) +4 22.01.15 265 11 14쪽
65 그가 잘 하는 일 (2) +2 22.01.14 275 9 15쪽
64 난해한 정신세계 (6) + 그가 잘 하는 일 (1) +1 22.01.13 275 8 15쪽
63 난해한 정신세계 (5) 22.01.12 271 7 13쪽
62 난해한 정신세계 (4) +1 22.01.11 275 8 15쪽
61 난해한 정신세계 (3) +5 22.01.10 275 11 13쪽
60 난해한 정신세계 (2) +2 22.01.09 277 10 14쪽
59 난해한 정신세계 (1) +1 22.01.08 277 16 14쪽
58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2) +1 22.01.07 273 11 14쪽
57 [번외] 그 시각 그 사람들 (1) 22.01.07 283 10 13쪽
56 그대는 순례자 (5) 22.01.06 273 15 12쪽
55 그대는 순례자 (4) +1 22.01.05 274 15 14쪽
54 그대는 순례자 (3) 22.01.04 288 8 15쪽
53 그대는 순례자 (2) 22.01.03 287 13 14쪽
52 그대는 순례자 (1) 22.01.03 296 9 11쪽
51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5) 22.01.02 289 10 14쪽
50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4) +1 22.01.02 292 10 12쪽
49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3) +3 22.01.01 291 12 13쪽
48 혁명은 성공, 실패는 반란의 역사 (2) +1 22.01.01 295 12 13쪽
47 그날 이후 (3) + 혁명은 성공, 반란은 실패의 역사 (1) +1 21.12.31 311 9 14쪽
46 그날 이후 (2) 21.12.31 298 9 12쪽
45 그날 이후 (1) +1 21.12.30 300 10 13쪽
44 결코 다시 전쟁 (4) +1 21.12.30 298 13 14쪽
43 결코 다시 전쟁 (3) +3 21.12.29 308 12 18쪽
42 결코 다시 전쟁 (2) 21.12.29 313 10 13쪽
41 결코 다시 전쟁 (1) 21.12.29 329 15 12쪽
40 트로돈의 사냥개 (3) +1 21.12.28 310 14 16쪽
39 트로돈의 사냥개 (2) 21.12.28 307 14 15쪽
38 트로돈의 사냥개 (1) 21.12.27 313 10 13쪽
37 유적발굴 금지령 (3) 21.12.27 312 11 13쪽
36 유적발굴 금지령 (2) +1 21.12.26 318 11 15쪽
35 첫인상 (3) + 유적발굴 금지령 (1) 21.12.26 325 12 14쪽
34 첫인상 (2) +1 21.12.25 339 10 15쪽
33 궁여지책 (3) + 첫인상 (1) 21.12.25 334 10 14쪽
32 궁여지책 (2) +1 21.12.24 342 11 14쪽
31 궁여지책 (1) 21.12.24 355 10 15쪽
30 얼떨결에 강림 (4) +2 21.12.23 366 11 14쪽
29 얼떨결에 강림 (3) 21.12.23 369 10 15쪽
28 얼떨결에 강림 (2) 21.12.23 362 10 11쪽
27 얼떨결에 강림 (1) +1 21.12.22 372 10 13쪽
26 시간벌이 (3) 21.12.22 377 10 14쪽
25 시간벌이 (2) 21.12.22 380 10 14쪽
24 시간벌이 (1) 21.12.22 418 11 15쪽
23 전쟁유발자 (3) 21.12.22 393 12 15쪽
22 전쟁유발자 (2) 21.12.22 411 12 13쪽
21 전쟁유발자 (1) 21.12.22 424 14 13쪽
20 눈높이 스승 (4) 21.12.22 423 14 14쪽
19 눈높이 스승 (3) +1 21.12.22 427 16 13쪽
18 눈높이 스승 (2) 21.12.21 434 15 12쪽
17 눈높이 스승 (1) 21.12.21 487 13 13쪽
16 메마른 하늘, 흐르는 빗물 21.12.21 458 14 13쪽
15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7) 21.12.21 449 13 11쪽
14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6) +1 21.12.21 458 14 14쪽
13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5) 21.12.21 491 13 15쪽
12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4) 21.12.21 500 13 14쪽
11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3) 21.12.21 568 16 17쪽
10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2) 21.12.21 574 16 11쪽
9 악마는 희생을 모른다. (1) +1 21.12.20 620 17 14쪽
8 시험과 거래와 마왕 (3) +1 21.12.20 730 18 15쪽
7 시험과 거래와 마왕 (2) +2 21.12.20 744 18 13쪽
6 [번외] 새로운 시도 (2) + 시험과 거래와 마왕 (1) +1 21.12.20 799 19 14쪽
5 빼앗긴 축복 (2) + [번외] 새로운 시도 (1) 21.12.20 906 21 14쪽
4 빼앗긴 축복 (1) 21.12.20 972 25 16쪽
3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2) +6 21.12.20 1,195 67 15쪽
2 그들이 추구하는 영광 (1) +7 21.12.20 1,883 72 13쪽
1 어느 다큐멘터리 공식 예고편 +36 21.12.20 3,286 1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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