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막무가내
...
하아. 피곤하다. 어서 세자를 찾아서 평양성을 관리감독 하는 모습을 보여, 송응창 경략이 조선의 군사권을 포기하게끔 유도해야하는데....
"전하. 소장 군사권 없이는 이곳에서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보시게, 자네는 황명을 받고 달려온 장수이지.. 조선의 내정을 장악하려고 온 사신이 아닐세."
"전하 께오선 어찌 보실 지는 모르나, 소장에겐 중요한 사안 입니다."
그렇겠지... 암.. 그렇고 말고.. 조정을 장악하기 위해선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을 보이기 위해선 견제 대상인 조선의 군사권을 자기가 장악하려 함이 틀림이 없으리라. 허나 세자라는 아주 좋은 명분이 있었으니, 그가 나설 틈이 있었겠는가? 허나 그는 분명 틈을 억지로 라도 내어서 그 틈을 벌려 깊숙히 아주 깊은 은밀한 곳 까지 도달하려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조선을 자기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고 좌지우지 하려 들겠지.'
이런 마음을 들킬까봐, 나는 앉은 자리에서 한치의 변화 없이 그를 내려다 보기만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의 일이다.
"전하!! 큰일 이옵니다!!"
"또 무슨 일이란 말이더냐."
갑자기 들이닥친 상선에 의해 나는 이마를 짚었다. 요즘 따라 급격히 힘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조금 피로가 쌓였다. 지금 자기 근처엔 어의 허준도 없었고 또 다른 왕자들도 옹주들도 피신해 있었다. 의지할 수 있는 받침돌이 없어 더욱 힘들기도 하고 말이다.
"임해군 마마 께오서 왜적들에게 납치 되었다 합니다!"
"......!!!"
공빈 김씨에게서 얻은 적자 왕자인 임해군이... 지금 누구에게 납치 되었다고....? 이에 소상히 말해 보라고 다급하게 상선에게 독촉하였고 그에 상선은 울상이 된 얼굴로 고하였다.
"전하.. 함경도 내에 있던 백성들이... 임해군 마마를.. 왜적들에게..."
"내 나라 내 백성들이... 정녕 그리 하였단 말인가...?"
"틀림이 없었습니다. 분명 서찰에 날라온 그 서체는 임해군 마마의 호위대장인 김고연 이란 자의 서체가 확실 하였습니다."
"크윽..."
"전하!!!"
임금은 방금들은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한편 이 소식을 바로 옆에서 들었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건 다름아닌 송응창 경략. 그는 이 소식과 또 현재 자기 자신의 정보력으로 아프다고 알고 있는 세자와 그리고 바로 옆에서 쓰러진 임금과 더불어 적자인 임해군 마저 적들의 손에 잡힘을 알자 곧 서인들과 손을 잡으려 하였다.
"그래서 우리에게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라고요?"
"끌끌...."
솔직히 말해 늙은 대신들로서는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이러한 사태에서 협상을 보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송응창은 젊은 유생들이나 중신들을 대려다가 협상을 노렸다. 여기에서도 또 문제가 있다면은 오랫동안 집권해서 나라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가지는 이들이 동인 내에선 꽤 많았다. 그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서인이라는 한정된 구역을 노렸고 마침 서인들 쪽에서도 불순한 자들이 상당히 있어 주었다.
"자네들은 저 노인들이 계속 있으면은 아마 그 관직을 유지하는데만 하여도 벅치겠지."
".....잘 아시는군요."
솔직히 전란이 아니였다면은 이 자리를 유지 하는 것 조차 힘들었을 것이다. 나이든 노인 세력들이 자기들을 우습게 여기고 먼저 득세하면서 대신 또는 당상관이 되어가는 이 판국이니 말이다.
"자네들에게 내 친히 기회를 주지."
"기회라 하면은...."
"당상관 자리들... 참으로 탐나는 자리가 아닌가?"
그러자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꿀꺽. 하면서 침을 삼켰다. 더욱 높은 자리로 올라 갈 수록 자기 자신들을 우습게 여기는 자들은 적어진다. 더 높아질 수록 그들을 아래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더 높아 질 수록..... 개개인의 힘이 커진다. 이건 반박할 수 없는 이치이다. 그래서 그런지 욕심을 내는 이들의 수는 상당했다.
"그러면은 어서 이렇게 주청하시게."
"전하! 전하 께오선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세자를 향해 벌을 내려 지금 이곳 의주로 와서 대죄를 하라 명하십시오!!"
"......"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대죄라니... 임금은 어이가 없어서 저 젊은 유생들과 중신들을 바라 보았다. 전부 죄다 서인 이다. 서인 독단 적으로 벌인 일이라 짐작한 임금은 나이든 대신들을 향해 시선을 보내었는데... 이상했다. 나이든 대신들 역시 깜짝놀라는 것이 아닌가. 이를 본 임금은 그들을 다시 바라본체 물었다.
"세자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그건 무슨 증좌로 말하는 것이지?"
"전하! 지금 세자저하 께오서는 아픔을 핑계되고 술과 기생들을 품고서 놀기를 반복한다는 말이 현재 평양성에 있는 이치언이 보고를 하였습니다!"
방금 그들이 말한 이는 같은 서인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평양성 주변에 머물고 있던 강원신이 이르기를 군기가 엉망이고 평양성 보수작업은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다 합니다."
그 역시도 서인이다.
"또한 강원도 순찰사의 아랫사람인 김기원 역시도 그리 말하였습니다!!"
"그는 평안도 관할이 아니다. 어찌 그를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그만큼 소문이 아니 좋다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빌어먹을... 임금은 속으로는 욕을 하면서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세자는 지금 평양성에 없는데... 평양성에서 무슨...? 엉뚱한 소리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라는 유교의 나라인데... 사대의 나라가 되어버리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현 임금이레 칼을 빼든 적이 있다면은 그 때는 다름아닌 기축옥사 때 뿐일 것이다. 그 때 동인 세력이 얼마나 날아갔는가? 자칫 잘못 하면은 5할 이상이 날아갈 뻔 하였다. 허나 지금에 와서는 이제 다시 7할 이라는 세력을 보유 하면서 버텨가고 있었다.
"네이놈들!!! 세자저하 께오서 있으셨기에 지금 왜적들이 평양성을 못 넘기는게요. 헌데 어찌하여 나라의 중신들과 유생이란 놈들이 이런 짓들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이에 좌의정 이산해가 언성을 내면서 막아보려 하였다. 모함이 확실함에도 이렇게 밖에 못하는 자기 자신이 화가나 그 화를 저들에게 쏟아내고 있었다. 물론 옆에 있던 우의정 유성룡 까지 나서서 저들을 한심함을 폭언으로 쏟아내고 있었고 그를 바라보는 동인 대신들은 전부 물러서지 않는 다면은 우리 쪽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듯이 나섰다. 이를 바라보는 서인 대신들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 하였다.
'그나마 동인이 있어서 내 마음을 치료해 주는구나.'
"동인을 갈아 엎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동인이 가로막고 있어서 저희들이..!"
"네이놈들!!!!"
급하게나마 마련한 서인들의 본거지에서 나이든 대신들이 언성을 내고 있었다. 의주 관아 안에서 그 따위 언사를 내 뱉으면서 자기들 끼리 멋대로 일을 버렸다. 이 점 부터가 화가 날 만도 하지만 서도 더욱더 문제였던 것은 세자를 이곳으로 불러 대죄를 하게 하라 했던 점이다.
'아무리 중앙 고위 관직에 대한 욕심이 많다 하여도 이 일은 용서 할 수가 없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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